오늘은 설날입니다. 이 블로그를 찾으신 모든 분께 새해 많은 복이 함께 하길 기원하며 오늘의 온천이야기 시즌 3를 시작합니다. 이제 이틀, 아니 하루 반 남은 연휴. 어디 다녀오신 분도, 아무데도 안 다녀오신 분도 피로를 풀기 위해 따끈한 물에 몸을 담갔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드실 것입니다. 많이 춥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안 추운건 아닌 적절한(?) 2월 날씨. 이래저래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특이한(?) 온천 이야기로 이번 설 연휴를 장식합니다.
이 온천 역시 매 온천이야기 시즌마다 다루고 있지만 장단점은 분명한 온천입니다. 무난한 접근성과 무난한 전체 시설 구성,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범용성 및 특이한 온천수라는 장점, 그리고 시설 노후화로 젊은 분들 감성과는 좀 거리가 있다는 단점이 그것이죠. 이 모든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푸는건 아래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포천 일동으로 갑니다.

포천 일동하면 보통은 '막걸리'를 떠올리실 것입니다. 요즘은 유통의 발전으로 양평의 지평막걸리가 더 유명해졌지만 과거에는 서울막걸리 말고는 수도권에서 좀 특이한 막걸리하면 이 일동막걸리를 꼽았죠. 하지만 이 일동의 온천 역시 아는 사람들에게는 꽤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온천이 관광지로서 사양길로 들면서 이 일동의 온천들 대부분이 사라졌습니다. 가장 먼저 수입리에 있던 일동사이판이 없어졌고,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던 일동용암천도 코로나 정국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일동에 남은 온천은 이 제일유황온천 하나 뿐입니다.T_T


일단 본편 시작 전 이 온천의 나름 장점(?)인 대중교통 접근성에 대해 적습니다. 포천 일동 읍내 자체가 그렇게 작은 동네가 아니며(갈비로 유명한 이동만 해도 정말 작습니다.), 그 읍내 끝에 있는 이 제일유황온천도 일동으로 가는 버스 대부분이 섭니다. 온천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대부분은 두세시간에 한 대씩 오지만, 의정부역에서 이동 도평리까지 가는 의정부 버스 138-5가 30분에 한 대씩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의정부역에 내려서 이걸 타도 되지만, 동서울터미널에서 일동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일동터미널에 내린 뒤 저 두세시간에 한 대 오는 버스 가운데 아무거나 먼저 오늘걸 타고 5분만 가도 이 온천이 나옵니다. 날씨가 좋으면 좀 걸어도 되는 거리지만 지금은 좀 춥죠.
차로 올 경우는 더 간단합니다. 빠르게 오려면 세종포천고속도로를 타고 신북IC에서 나와 43번->37번 국도를 통해 일동으로 들어오는 루트를 고르면 서울 동부에서는 1시간 정도면 도착합니다. 이 고속도로가 없을 때에는 망우리에서 47번 국도를 타고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 갈매->진건->진접->내촌->일동 루트를 거쳤는데, 지금도 시외버스는 이 루트를 대부분 타서(덕분에 요금이 비쌉니다.T_T) 통행료를 아끼기 위해서 이 루트를 고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체가 없다면 시간 차이가 엄청나게 큰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온천에 도착한 분은 생각보다 작은 온천 앞 주차장에 당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비수기에는 이 주차장도 꽤 비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은 극성수기. 여기에 자리가 나는 행운은 쉽게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건물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비교가 안 되는 몇 배 크기의 주차장이 기다립니다. 지금 시즌은 이 주차장도 대부분 들어차지만 최소한 주차를 못 해서 되돌아가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주차 요금 정산같은건 있지도 않습니다.

건물만 보면 나름 좋게 말하면 운치(?)가 있고 나쁘게 말하면 좀 노후화된 면이 있기는 합니다. 일단 온천 이외에도 모텔을 겸하고 있는데, 모텔은 현재도 영업중이며 오른쪽에 입구가 따로 있습니다. 온천만 오신 분들은 그냥 1층 전면 입구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운치 있는 모습은 건물 1층, 즉 매표소부터 이어집니다. 키오스크로 입욕권을 끊는 것이 아닌 전통적인 매표소를 그대로 유지하고, 로비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좋아할만한 아이템을 파는 매점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오뎅 꼬치나 컵라면을 파는 매점도 있지만 어르신 취향의 옷이나 액세서리 매장도 있습니다. 쌍화탕과 십전대보탕같은 한방차도 팔죠. 이런 부분에서는 젊은이 취향은 아니지만 대신 나름 정감은 있습니다. 특히 나이를 먹어가는 입장이 되니 한방차같은 것은 나름 끌리기도 합니다.^^ 여탕은 1층, 남탕은 지하 1층에 있습니다.
라커룸에서 대충 옷을 벗고 때수건을 들고 탕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바로 계란 노른자의 냄새, 나쁘게 말하면 달걀 썩는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사실 이것도 꽤 약해진 편인데, 한창때는 정말 이 냄새에 적응 못 하는 분은 바로 인상을 찡그렸습니다. 이 냄새가 이 온천의 핵심인데, 달걀 썩는 냄새는 황(S) 성분에서 옵니다. 예. 이 온천, '유황천'입니다. 유황 성분이 노랗게 팍팍 올라올 정도는 아니라서 아쉽지만 최소한 냄새는 아직까지 살아 있습니다. 한반도는 상당히 오래되고 안정된 지형이라서 특이한 온천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인데, 옆나라처럼 화산지형도 아니라서 유황천은 정말 그 수준이 어찌되었건 귀중한 존재입니다.
위에서 건물이 운치가 있다고 했는데 시설 역시 딱 그러합니다. 라커룸부터 1990년대 후반 감성이며 내부 탕 시설도 그러합니다. 관리는 최대한 잘 하고 있으나 시설의 노후화는 아무래도 눈에 띌 수 밖에 없습니다. 호텔식의 정말 깔끔하고 화려함을 추구한다면 좋아할 부분은 아니겠죠. 그래도 시설은 충분히 잘 관리되고 있어 최소한 안 돌아가는 시설은 없습니다. 뭐 안 돌아갈만한 시설 자체가 없기도 합니다만.
탕 구성은 실내에는 온탕, 열탕, 폭포탕이라 쓰고 실제로는 수영장이라 읽는 탕 하나에 사우나가 두 개, 그리고 작은 수면공간이 있는 정도입니다. 의외로 심플한데 사실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바깥에 노천탕(?)이 있기 때문인데, 물음표가 붙는 이유는 표기는 노천탕이지만 실제로는 그냥 옥외탕입니다. 예. 돔 구조라서 하늘은 안 보입니다. 이렇게 노천탕이라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햇볕 들어오는 실내와 같은 온천도 꽤 있죠. 하늘을 볼 수 없고 내리는 비를 맞을 수도 없지만 대신 한겨울에도 춥지 않습니다. 이는 온천 입장에서도 중요한데, 노천탕은 동계에는 운영이 어려운 곳도 많은데다 관리에도 손이 갑니다. 이런 반 실내 구조의 노천탕은 가동률이 올라가니 1년 365일 활용할 수 있죠.
이 노천탕에는 동굴 온탕, 수면공간, 폭포, 그리고 냉탕이라 쓰지만 실제로는 수영장으로 읽는 곳이 있습니다. 실내 온탕 수온은 40도 내외, 열탕은 44~45도 내외로서 온탕은 최소한 들어가면 발이 저릴 정도는 아닙니다. 노천 온탕은 이 보다는 대체로 낮지만 이게 시간대에 따라서 온도가 달라서 40도 내외까지 올라갈 때도 있는 반면 30도 초반까지 내려가는 일도 있어 좀 복불복입니다. 실내 폭포탕은 30도대 초반, 노천 냉탕은 20도대 후반 정도 온도이며 실내 폭포탕은 피부가 민감한 분의 피신처로 딱 좋고, 노천 냉탕도 진짜 냉탕이 아니라서 찬물에 약한 분도 어떻게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한겨울 이 아닌 한여름에도 이 온천은 충분한 메리트가 있습니다.
폭포 이외에 안마탕이 없는 것은 좀 아쉽지만 이 폭포는 나름 진짜배기입니다. 실내 폭포탕은 그냥 강제로 물줄기를 쏘는 것이라 별다를게 없고 실상은 아이들 수영장에 가깝지만, 노천 폭포는 정말 건물 2층 높이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물과 1층 높에서 강제로 쏘는 물의 하모니라 정말 폭포 수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덤으로 여기에서 튀는 물 덕분에 조금 바깥에 서 있으면 나름 비를 맞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노천이 아닌 약점을 어느 정도 상쇄시킵니다.
정리를 해보죠. 먼저 나쁜 부분부터 적으면 이 온천은 시설 자체를 즐기는 젊은이 취향에는 그렇게 잘 맞지는 않습니다. 폼나는 다양한 안마탕도 없고 호텔급으로 번쩍번쩍한 시설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이외의 나머지는 충분한 장점이 됩니다. 유황천이라는 나름 특이한 수질, 다양한 피부 민감도를 갖는 분들, 그리고 4계절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온도 분포의 탕, 제대로 된 폭포 안마탕, 차량과 대중교통 모두 수도권에서 접근 가능한 교통망은 큰 맘을 먹지 않아도 이 온천을 쉽게 올 수 있게 합니다. 날이 좋으면 저 위의 산정호수를 들렸다 여우고개를 넘어 여기를 오는 길을 선택해도 되고, 그 다음 일동 읍내에서 막걸리라도 사가시면 딱 무난하죠. 중년 이상의 온천 마니아에게 추천하지만 순수하게 물을 즐길 줄 아는 젊은 온천객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 제일유황온천 시설 요약
- 온천수 특성: 유황천
- 목욕탕 크기(대/중/소): 중
- 탕 종류(전체): 온탕 2(실내/노천), 열탕 1, 냉탕 1(노천), 사우나 2, 폭포안마 2(실내/노천)
- 노천탕 여부: O(돔형)
- 요금: 10,000원(2026년 2월 기준)
- 부대시설: 모텔
- 주차장: 제공(별도 시간 제한 없음)
- 대중교통: 일동터미널에서 버스 5분, 온천 앞에서 의정부행 좌석버스 운행
- 추천 대상: 특별한 온천수 선호자, 중장년 온천객, 여름 온천 이용객
- 비추천 대상: 다양한 시설을 선호하는 온천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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