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방의 2잔째 할인 정책, 이걸로 나아질거라 생각하는가?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속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 이건 개인의 삶도 그렇지만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려한 명품 브랜드도 그 경영 상황은 그야말로 엉망이라 망하기 직전인 경우도 많고 실제로 이렇게 망한 것들도 많습니다. 자동차에서 슈퍼카 제조사들은 다들 한 번씩은 망해본 경험이 있을 정도구요.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싸구려도, 최고의 힙한 명품도 없습니다.
뉴우요오커가 되기 위한 첫발, 별다방도 요즘 경영 상황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망해 나자빠지기 직전인 것은 아니지만 화려한 면면 뒤에 실속이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내외적으로 위기 신호는 계속 나오고 있는데, 그걸 타파하겠다고 몇 가지 변화를 준 것이 있습니다. 과연 그게 별다방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길일까요? 당연히 아니니 이 포스팅이 나오겠죠.
이 뉴스에서 나온 정책들이 별다방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정책인 이유를 따져 보려면 먼저 별다방 vs 메가커피의 영업이익률부터 봐야 합니다. 언론 등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2024년 스타벅스코리아 영업이익률은 6.1%, 메가커피는 21.7%입니다. 2025년 1분기 스타벅스 영업이익률은 4%대까지 떨어졌습니다. 훨씬 비싼걸 파는데 영업이익률이 낮다... 사실 이게 별다방의 이번 정책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이유입니다.
마이너스의 손께서는 별다방의 영업이익률이 떨어졌으니 단순히 매출액을 늘려서 커버하자는 단무지한 생각으로 이번 정책(2잔째 할인, 영업시간 연장)을 선택한 것이지만 이게 그야말로 신칸센 대탈선슛급의 선택입니다. 왜 별다방이 메가커피보다 영업이익률이 낮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사람들이 왜 별다방에 가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이게 별다방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낳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별다방에서 테이크아웃하러 가시는 분이 많은지요? 안 계시지는 않겠지만 다들 자리 잡고 애플 기기 펼쳐 놓고 SNS에 사진 올리러 또는 몇 시간동안 자리 잡고 공부하러 가실 것입니다. 이 때문에 별다방은 인테리어에 돈을 쓰고 음악을 깔고 자리에 AC 전원 콘센트를 넣죠.
그렇지만 이런 고객은 영업이익률을 낮추기는 딱 좋다는 점이 근본적인 약점입니다. 요식업계에서 '회전율'을 중요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테이블을 놓고 영업하는 곳에서는 회전율이 높아져야 매출도 늘어납니다. 그렇지만 별다방을 선호하는 이런 고객들은 회전율을 낮추는 데 정말 기여(?)합니다. 그렇다고 왕창 매출을 올려주는 것도 아니죠. 이 상황에서 인테리어 등 고정적인 유지비는 많이 듭니다.
반대로 메가커피같은 저가 커피는 이 회전율이 높습니다. 노트북을 놓고 몇 시간이고 죽치기 딱 좋은 환경도 아니며 그렇다고 SNS에 폼나게 올릴 수 있는 매장 분위기도 아니죠. 그러니 정말 커피 마시면서 담소 나눌 정도의 고객만 오고 회전율이 별다방보다는 확실히 빠릅니다. 무엇보다 이들은 테이크아웃 중심인데, 테이크아웃은 회전율 계산조차 불필요합니다. 그러면서도 매출액은 Eat-In과 동일하게 나오니 테이크아웃이 많을수록 영업이익률이 올라갑니다.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후보의 커피 120원 발언을 두들겨 패는 보수층의 단합이 나름 놀랍지만, 사실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할 때 순수한 커피 원두의 원가만 따져보면 그 말도 틀리지는 않습니다. 괜히 전통적으로 '물장사'가 영업이익률이 높다고 하는게 아닌데, 다른 부대 비용 때문에 총 비용이 올라가는 것이지 순수한 식자재비 자체는 총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방도, 메가커피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데 별다방이 원두에 더 신경을 쓰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아메리카노에 쓰는 원두의 원가 차이가 몇 배 차이가 나겠는지요. 즉 순수한 재료비의 차이는 압도적이지 않은데 이 회전율의 차이, 그리고 기타 비용의 차이가 영업이익률의 차이를 만듭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메가커피보다 6배 더 매출액이 높아봐야 영업이익 자체는 두 배 차이도 나지 않는 것은 결국 순수한 커피 자체의 원가가 아닌 이 한 잔을 팔기 위해 들어가는 총 비용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원인입니다. 이렇게만 적으면 해결책은 간단해 보입니다. 비용을 줄이고 회전율을 높이면 됩니다. 그렇지만 그게 쉬울까요? 절대 안 쉬운게 현재 별다방의 딜레마입니다.
딱 까놓고 말해보죠. 별다방의 아메리카노가 메가커피의 아메리카노보다 수치적으로 3배 맛있다고 할 수 있나요? 당연히 맛이라는 것은 이렇게 정량적으로 잴 수 있는게 아닌 취향의 문제일 뿐이죠. 그러다보니 '맛있기는 한데 3배 돈을 더 주고 마시기는 그렇다'는 반응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별다방도 바보는 아니라서 단순 비교가 될 수 있는 아메리카노나 라떼가 아닌 여러 티나 프라푸치노같은 것을 내놓으며 차별화를 하고 있지만 아메리카노나 라떼만 찾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꼭 별다방을 그냥 '후딱 커피 마시러' 갈만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합니다. 메가커피보다 3배 비싼 가격은 어쩔 수 없으니까요. '폼나게' 사람을 만나야 할 경우나 갈만한 곳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비용을 줄인다... 이건 기존 고객들의 이탈을 불러옵니다. 인테리어가 애플 기기와 조화되지 않는 폼이 나지 않는 별다방은 그 돈을 주고 커피를 마실만한 메리트가 없는 곳이죠. 그래서 인테리어에 힘을 뺄 수도 없습니다. 이미 메가커피는 기본인 키오스크 도입도 제대로 못 하는 것도 '고객과 직접 접한다'는 별다방의 이념과 상충한다는 내외부적인 문제와 충돌합니다. 그렇다고 얼마 차이도 안 나는 원재료의 질을 낮춘다... 이건 돈도 별로 못 줄이고 고객을 다 잃는 짓이죠. 절대 선택할 수 없고 선택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회전율을 높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위에 적었듯이 순수한 커피류만으로는 별다방이 다른 저가형 커피와 압도적인 차이를 내지는 못합니다. 별다방의 분위기를 즐기지도 못하는 테이크아웃을 저가형 커피 대비 3배를 주고 마시는 사람이 괜히 바보 소리를 듣는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Eat-In과 테이크아웃의 가격 차별을 두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것도 극히 위험합니다. 돈 몇 백원을 빼줘봐야 그 가격 차이가 채워지는 것도 아닌데다 이 경우 Eat-In 고객의 이탈이 심해집니다.
별다방도 이를 모를 리는 없으니 이도 저도 못 하는 것이며, 나름 발버둥을 치겠다고 비웃음을 당한 되도 않는 구독제를 시행하고, 이번과 같은 운영 시간 연장과 추가 할인 정책을 발표한 것입니다만 이는 현재의 별다방의 영업 방식을 생각하면 씨알도 안 먹히는 방법입니다. 매출이 없을만한 시간대에만 쓸 수 있는 구독제는 이미 비웃음의 대상으로 전락했고, 너무 빨리 닫는다는 불만을 들은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것은 고객 불만을 줄일 수는 있으나 대신 그만큼 비용이 더 들며 이 시간대 매출이 많은 것도 아니라서 오히려 마진율면에서는 NG입니다. 오후에 한 잔을 더 구매하면 할인하는 것은 Eat-In으로 전환되면 오히려 손해만 더 커지는데다 자칫 잘못하면 '커피의 원가라는게 이렇게나 싼데 왜 가격을 올리냐!'라는 공격 대상만 될 뿐입니다.
아직 별다방은 열심히 버티고는 있으나 이대로 가다간 이디야가 몰락한 것과 같은 길을 서서히 걸을 위험도 큽니다. 싸지도, 인테리어가 훌륭하지도 않은 애매모호한 이디야가 훅 간 것도 결국 돈이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별다방의 미래는 어떻게든 마진율을 높이는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길은 안 보입니다.
추신: 다음 포스팅은 다시 또 캠핑 이야기입니다. 슬슬 여름 시즌에 가족 캠핑을 생각하신다면 눈여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