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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 오타쿠는 널리 퍼졌다! - NRI가 분석한 오타쿠의 5가지 패턴(2005/10/7)

dolf 2023. 5. 31. 12:53

오타쿠는 널리 퍼졌다! - NRI가 분석한 오타쿠의 5가지 패턴

(들어가며: 개인적으로 '오타쿠'라는 단어를 매우 혐오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일본 사회에서도 일반적으로 오타쿠라는 말은 '사회낙오자'의 뜻을 강하게 지니기 때문입니다. 오타쿠라는 말을 전부 '마니아'로 바꾸고 싶지만 원문을 살려 그대로 '오타쿠'라는 말을 씁니다.)

미래 분석 기업인 노무라종합연구소(NRI)의 오타쿠시장예측팀은 새로운 오타쿠 분석 데이터를 2005년 10월 6일에 발표했다. NRI는 2004년 8월에 일본의 오타쿠 시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의 관심을 끈 바 있다.

2004년과 2005년의 오타쿠 분류는 크게 달라졌는데 2004년에는 애니메이션, 아이돌, 만화, 게임, 조립 PC가 핵심 키워드였다면 2005년에는 그것을 12단계로 세분화했다. 여기에는 AV(Adult Video라고 해석하면 죽음! Audio/Video다.), 자동차, 카메라 등 성인의 마니아 시장이 늘었고 패션, 카메라, 철도 등 일본인이면 누구나 인정할만한 마니아 분야도 더해졌다.

12가지 주요 오타쿠 시장의 수요를 합하면 172만명, 시장 규모는 약 4천110억엔(약 4조원) 수준이다. 각 시장 분류와 시장 규모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역주: 각 오타쿠 시장의 아이템을 정리하면 이렇다.

만화 - 만화책, 잡지, 동인지, 동인지 제작 관련...
여행 - 말 그대로 여행 자체 비용
아이돌 - 연예인 관련 음반, 영화, 액세서리...
자동차 - 자동차 본체, 튜닝, 잡지...
조립 PC - 조립 PC용 부품, 소프트웨어
게임 - 게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게임 관련 잡지, 액세서리
애니메이션 - 애니메이션 타이틀, 액세서리, 피규어...
카메라 - 카메라 본체, 렌즈, 액세서리, 필름, 인화비...
패션 - 말 그대로 몸 치장하는 데 드는 돈
A/V - 스피커, 리시버, TV, 케이블...
모바일 기기 - 노트북 PC, PDA, 휴대전화, 휴대용 게임기...
철도 - 철도 요금, 철도 관련 액세서리, 피규어...)


(역주: NRI의 자료에는 1인당 소비 예상액이 없는데 시장 분석 차원에서 한번 1인당 소비액을 계산했다. 그러면 충분히 예상할만한 결과가 나오는데 오타쿠 한 사람이 시장에 지출하는 금액은 자동차가 가장 많고 그 뒤를 카메라, 패션, 여행이 뒤를 잇는다. 반대로 모바일 기기, 애니메이션, 게임, 조립 PC는 순위 하위를 차지한다.

그 이유는 취미 계층 차이 때문인데 자동차, 카메라, 여행은 취미를 즐기는 데 들어가는 돈이 상대적으로 크다. 자동차 휠만 갈아도 수십만엔, 카메라 렌즈 하나가 10만엔을 넘는건 기본이다. 여행도 한 번 가면 몇 만엔은 든다. 그만큼 경제적인 여력이 있는 성인이 즐기는 취미다. 패션은 단가는 앞의 세 개 보다는 조금 낮아도 그 빈도는 훨씬 많다.

반대로 쓰는 돈이 가장 작은 모바일 기기는 기기 가격 자체는 수 만엔~수 십만엔 수준이지만 한 번 사두면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적고 중고 거래가 많아서 부가가치 창출이 많지 않다. 게임, 애니메이션은 웬만해선 1만엔대면 해결을 보고 즐기는 계층도 10대~20대에 몰려 있다. 아무리 오타쿠 취향이 깊은 세대라 해도 돈이 없는 젊은 층이 쓸 돈은 정해져 있다. 조립 PC는 평균적인 PC 값이 마지노선인데 고급형 PC라 해도 웬만하면 20만엔을 넘지 않는다.

참고로 만화는 1권당 단가는 매우 낮지만 한 사람이 사는 책 수가 많은 것이 평균 소비액을 늘리는 이유가 되고, 연예 시장은 비싼 컨텐츠 비용, 맹목성을 고려하면 이해가 간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 이해가 안 가는 분야는 철도인데 인구와 시장 규모는 매우 적은 것은 당연하겠지만(일본에서도 독특한 존재로 보니까.) 1인당 시장 규모가 적지 않은 것은 놀랍다. 도대체 왜 그럴까?)


오타쿠는 아키바계만이 아니다?

(역주: 아키바계는 도쿄의 전자단지인 아키하바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마니아층을 가리키는 단어로서 조립 PC, 모바일 기기,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카메라, A/V가 여기에 포함된다.)

'오타쿠의 정의는 시대와 함께 달라져왔다'며 NRI IT 컨설턴트가 말했다. 실제로 1980년대에 오타쿠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만화, 애니메이션, SF 분야에 마니아가 몰렸지만 1990년대부터 PC, 게임이 새로 늘었다. 이 때 까지만 해도 오타쿠의 정의 기준은 겉모습과 의사소통 방식의 차이였지만 21세기가 되면서 그 구분 방식이 크게 변했다. 겉모습과 의사소통 방식만으로 오타쿠를 구분하지 않고 어떤 분야든 집착이 강하면 오타쿠로 부르게 된 것이다. 그래서 '건강 오타쿠', '야외 오타쿠'등 생소한 말이 생겼다.

NRI는 요즘에는 드라마 '전차남'(역주: 이건 나름대로 국내에도 마니아층을 쌓았는데 전차, 모바일 기기 오타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萌え'(역주: 이건 꽤 해석이 어려운 단어인데 좁게 보면 귀여운 연하에 대한 애정이고 넓게 보면 특정한 대상에 대한 신뢰, 애정을 가리킨다. 열혈을 가리키는 '燃える'와 다르니 쓸 때 주의하자.) 열풍을 타고 오타쿠가 사회 전 분야로 퍼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오타쿠의 정의를 새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타쿠의 새로운 정의

NRI는 오타쿠를 크게 소비성, 심리성, 양성(진성) 오타쿠로 분류한다. 소비성은 인기있는 것에 대해 돈, 시간을 쏟아 붓는 것, 심리성은 자신의 취미에 대한 홍보, 창조 활동에 열을 올리는 부류, 양성은 그 두 가지 속성을 전부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NRI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오타쿠 가운데 소비성을 가진 사람은 11%, 심리성은 36%, 양성은 3.6%다. 나머지는 이런 정도는 아닌 단순한 '팬'이다.

(역주: 저작권 문제로 사진을 그대로 올리진 않지만 12개의 오타쿠 분야별로 성향 분석을 한 그래프가 있다. 이 표를 말로 어떻게든 설명해보면 이렇다.

단순한 팬의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은 카메라로서 전체 오타쿠의 80%가 이 레벨이다. 그밖에 80%에 근접한 분야가 철도, 패션, 여행이다. 반대로 만화, 애니메이션은 팬의 비중이 50%를 넘지 않고 나머지는 소비성, 심리성, 양성을 띤다.

성향을 띤 오타쿠의 비중을 분석하면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은 소비성 오타쿠의 비중이 매우 낮고 대부분이 심리성향을 띤다. 물론 10~20%는 양성이다. 반대로 아이돌(연예인), 여행, 철도는 소비성과 심리성 비중이 비슷하다.)

(역주: 또 하나의 그래프가 각각의 오타쿠별 유사성인데 예를 들어 하나의 오타쿠 성향을 가진 사람은 그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또 하나의 오타쿠 성향을 가지고 있거나 그런 사람과 잘 어울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NRI는 이런 성향을 크게 여행계, 메카닉계, 컨텐츠계로 분류했는데 각각의 성향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여행계: 여행, 철도(그밖에 온천, 슬로우족...)
컨텐츠계: 연예인,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그밖에 RPG, 콘서트, 피규어...)
메카닉계: A/V, 조립 PC, 자동차, 모바일 기기(그밖에 중고 마니아, 인테리어, 얼리어댑터...)
중립 성향: 카메라, 패션(그밖에 어린이, 무관심족...) )


NRI는 '블랙홀 주변의 별' 가설을 내세웠는데 이는 블랙홀 주변의 별이 주변에 있을 때는 천천히 빨려들어가다 중심으로 갈수록 깊고 빠르게 빨려들듯이 오타쿠가 자신의 취미를 위해 돈을 쓸 때 마다 애착은 늘고 돈과 시간을 쓰는 비중도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러다 자신의 취미를 다른 이에게 소개하려는 심리성향을 띠게 된다.

오타쿠의 5가지 패턴

NRI는 여러 오타쿠, 팬, 마니아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해 오타쿠가 가지는 6가지 욕구를 분석했다. 그 것을 정리하면 이렇다.

* 공감욕구 - 다른 사람이 내 특징, 장점을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
* 수집욕구 - 뭔가를 가지고 싶다는 마음
* 현시욕구 - 자신의 주장을 다른 이에게 말하고 싶어하는 마음
* 자율욕구 - 나만의 주장을 갖고 싶다는 마음
* 창작욕구 - 뭔가를 만들거나 고치고 싶어하는 마음
* 귀속욕구 - 성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고 싶어하는 마음


이 6가지 욕구를 바탕으로 오타쿠를 크게 '가정을 가진 가면오타쿠', 내 길을 가는 레거시 오타쿠', '정보에 민감한 멀티오타쿠', '사교성이 강한 강한체오타쿠', '동인여성계오타쿠'로 나눴다. 비율은 각각 25%, 23%, 22%, 18%, 12%다.

각각의 성향의 특징을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 가면오타쿠 - 집에서 몰래 취미 활동을 하는 계층으로서 자신의 취미를 남에게 알리려 하지 않는다. 보통 조립 PC나 A/V 쪽에 많지만 여행쪽에도 적지 않다.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다니는 부모가 이런 성향을 띤다.
(욕구 성향: 귀속욕구, 수집욕구, 창작욕구)

* 레거시오타쿠 - 정보 수집과 비평에 무게를 두는 20, 30대 남성이 많고 조립 PC, A/V, 모바일 기기, 자동차, 카메라 등 메카닉계에 널리 퍼져 있다. 그밖에 연예인 오타쿠 가운데도 이런 사람이 있다.
(욕구 성향: 귀속욕구, 자율욕구 중심의 올라운드)

* 멀티오타쿠 - 이 성향을 띠면 자신의 취미를 밝히고 남에게 소개하는 데 주저하지 않게 된다. 유행에 민감하고 다른 사람의 반응에도 안테나를 뻗친다. 보통 여성이 이런 성향을 띠고 취향도 다양하다. 보통 커뮤니티 사이트, 경매를 좋아한다. 악플을 다는 초딩 수준이 아닌 그나마 정상적인 인터넷 폐인이면 이런 쪽이 아닐까 생각해 보자.
(욕구 성향: 수집욕구, 귀속욕구 중심의 올라운드)

* 강한척오타쿠 - 스스로 주체적인 생각을 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마징가, 건담 세대의 30대가 이런 성향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을듯 하다.
(욕구 성향: 공감욕구, 수집욕구, 자율욕구)

* 동인여성계오타쿠 -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에 집착하는 사람. 동인지 활동도 자주 하지만 활동을 드러내놓고 하지 않는다. 일명 '동인녀'들이 이런 성향이고 남자들 가운데는 아키바계에 많다.
(욕구 성향: 창작욕구, 현시욕구 On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