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잡아서 고문하고 암살하고 심지어 대놓고 학살까지 해댔던 서슬 퍼런 군사정권, 그리고 신군부 시대. 하지만 그 철권 통치 시대에도 정권이 마음대로 못 하는 일은 있었습니다. 민주화 운동? 노동 해방? 오히려 이런 거창한 것은 두들겨 패기 쉬웠죠. 정권이 마음대로 못 컨트롤한 것은 바로 국민의 '일상적인 삶의 양식' 그 자체였습니다. 미풍양속을 바로 잡는다, 절약과 검소를 일상화한다는 명목으로 정부는 여러모로 국민의 삶에 간섭하려 들었지만 그 시도 가운데 대다수는 국민의 커다란 반발에 직면하고, 최소한 불복종하는 소극적이고 지속적인 저항에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명분만 따지면 타당한 것도 있었지만, 국민의 삶의 양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