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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악산 용하야영장 - 푸르고 시원한 숲속에서의 하룻밤(2026/5/16)

dolf 2026. 5. 19. 06:59

아무리 습도가 낮다고 하지만 30도가 넘는 불볕 더위가 세상을 잡아 먹은 이 때. 에어컨 아래에서 집콕이라는 방법을  택한 분도 계실 것이고, 더위에도 들로, 산으로 나가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아, 시원한 극장으로 마이콜 대형(?) 영화를 보러 가신 분도 계시겠죠. 

 

그렇지만 이렇게 더워도 산 속 깊숙히 들어가면 나름 더위를 잊을 수 있는, 그늘만 찾으면 시원한 때이기도 합니다. 바다 캠핑보다는 숲 캠핑이 땡기는 그런 시즌이기도 합니다. 아직 벌레 테러가 덜 심해서 더욱 좋구요. 지난 주말, 저는 작년에 참으로 아쉽게 한 번도 못 가본 레알 숲 캠핑을 즐기러 월악산으로 떠났습니다. 나름 해프닝도 겪었지만 정말 시원한 숲 캠핑을 제대로 즐기고 왔습니다. 

 


 

월악산국립공원 용하야영장 충북 제천시 덕산면 월악산로 913

 

■ 국립공원공단 월악산 용하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영지 57 사이트,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거 먹는건가요?
- 전기: 제공(옵션. 표기상 1,300W 허용)
- 매점: 있음
- 사이트 타입: 마사토
- 테이블: 기본 제공
- 편의시설: 인공냇가, 카트
- 체크인/아웃: 일반: 오후 2시/정오(비공식적으로 오후 1시 체크인)
- 무선 네트워크: 그런 거 숲속에서는 안 키웁니다
- 요금(주말 기준): 일반 30,000원

- 기타 사항: 쓰레기장이 영지에서 조금 멀리 있음

 

월악산 속 깊은 캠핑장, 누가 와서 노나요

 

국립 캠핑장 많기로는 지리산 다음가는 곳이 이 월악산입니다만, 그 가운데서도 이 용하야영장은 좀 이질적인 면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위치 때문인데, 5개 있는 캠핑장 가운데 세 곳(송계, 덕주, 닷돈재)은 다 하나의 냇가(동달천)을 끼고 있고 같은 마을에 있는 '송계리 3형제'라서 그냥 이웃사촌입니다. 나머지 두 곳인 용하와 하선암만 다른 곳에 있는데, 정말 이질적인 위치에 있기로는 정 반대쪽(단양)에 있는 하선암이 최고지만 여기는 캠핑카/카라반 전용 캠핑장이라 오는 사람이 제한적입니다. 그에 비해 정말 월악산 가운데를 깊숙히 뚫고 가는 용하야영장은 일반적인 캠핑장 가운데는 가장 이질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실제로 이 캠핑장 최대의 약점은 이로 인한 접근성입니다. 송계리 3형제는 508번 지방도 바로 옆에 있고, 수안보온천과도 그렇게까지 멀지는 않아서 여기와 연계도 가능합니다. 그에 비해 월악산을 가운데로 파고드는 용하야영장은 여기에서 20분은 더 들어가야 합니다. 월악산의 두 번째 인기 등반 코스인 신륵사 코스까지는 마을을 수많은 과속방지턱을 넘으며 와야 하고, 신륵사부터는 사실상 왕복 1차로 도로를 따라 가야 합니다. 즉 여기는 들어오면 나갈 때 까지 그냥 캠핑장 안에서 조용히(?) 지내야 합니다. 충주를 가건 제천을 가건 1시간은 죽어라 가야만 합니다.T_T

 

주차장인가, 축구장인가

 

대신 그렇게 힘들게 온 만큼 나름 만족스러운 숲 캠핑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월악산에서도 덕주야영장이 숲 캠핑장 컨셉을 갖고 있지만, 용하야영장이 이 숲 캠핑장으로서의 밀도가 더 높은 편입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조금 더 자세히 적기로 하고... 덕주야영장 대비 용하야영장의 또 다른 장점은 주차장입니다. 주차장이 '크고 아름다운' 수준인데, 덕주야영장이 좁고 긴 구조로 인해 나름 주차로 스트레스가 좀 있는 캠핑장이라서 이러한 스트레스가 없길 바라면 용하야영장이 더 낫습니다.

 

체크인은 입구에서 하면 되며, 운전석쪽이 아니라 반대쪽에 사무실이 있어서 운전자가 체크인을 해야 하면 좀 귀찮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별 것도 아니죠. 쓰레기 봉투는 여기서 팔지 않으니(제천시 쓰레기 봉투가 필요합니다.) 아래에 설명하는 매점에 한 번은 들려야 합니다. 주차장이 넓으니 주차 스트레스 자체는 없지만, 대신 영지에 가까운 곳에 대는 것이 문제일 뿐입니다.

 

 

영지 구성은 크게 A~C까지 나뉘지만 실상은 주차장 윗쪽의 C 영지, 그리고 오른쪽의 A/B 영지로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A/B는 뒤에서 보여드릴 인공 냇가를 기준으로 나뉘는 것이라 위치상으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주차를 못 하는 스트레스는 없지만 A/B 영지에 비해 C영지(관리사무소 기준 왼쪽)에 가까운 주차장의 주차 공간이 압도적이라 너무 늦게 오는 경우 영지와 주차장이 좀 멀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영지의 전반적인 길이가 짧지 않아서 깊게 들어가면 꽤 짐을 옮겨야 하는 거리가 길어집니다. 

 

우리 모두 카트를 운전(?)합시다

 

물론 이걸 그냥 다 손으로 들고 옮기게 하는 무식함(?)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샤워장 옆에 카트를 대여하고 있기에 이걸 애용하면 그나마 짐 옮기기가 한결 편해집니다. 물론 주차장 끝에서 캠핑장 끝까지 이동하려면 나름 힘은 들지만 바퀴를 굴리는 것과 아닌 것에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납니다.

 

B/C 영지의 예

 

위에서도 적었지만 이 캠핑장은 전형적인 숲 캠핑장입니다. 울창한 숲 속에 영지가 있어 공기가 습하지만 않다면 햇볕은 나무가 그런대로 잘 막아줍니다. 즉 주차장이 30도 땡볕이라도 영지쪽은 그런대로 살만합니다. 물론 영지마다 조금 차이는 있기는 합니다만, C 영지는 냇가(광천)을 끼고 조금 좁게 배치되어 있고, A/B 영지는 전반적으로 넓은 배치를 갖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숲 느낌을 받고자 한다면 아무래도 A/B 영지가 더 낫기는 합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그 곳

 

A/B 영지는 인공 냇가를 통해 구분이 되는데, 이 냇가가 나름 용하야영장의 아이덴티티가 됩니다. B/C 영지 옆을 흐르는 광천은 여름 시즌이 아니면 개방하지도 않고 물도 꽤 많이 흐르기에 아이들의 물놀이에는 적절하다 하기 어렵지만 수심이 얕은 인공 냇가는 아이들이 즐기기에 딱 좋습니다. 아직은 물이 차갑기에 물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지만 보는 것 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일이죠. 그래서 이 캠핑장은 캠핑 마니아가 오기에도 나쁘지 않지만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캠퍼에게 더욱 추천합니다.

 

어디를 가도 이 영지 구조는 바뀌지 않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영지 구경을 해봅니다. 슬프게도 이 캠핑장에서 쇄석이나 데크 영지는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만민평등 마사토 영지입니다. 그래서 비가 온 직후라면 물이 잘 빠지지 않아서 좀 더 습해지는 약점이 있습니다. 또한 평탄화가 조금 차이가 있고 돌이나 솔방울 등이 중간중간 있을 수 있으니 이건 적절히 골라내고 텐트를 설치하셔야 합니다. 그래도 덕주야영장의 영지 상태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영지 크기는 5m * 8m라 타프셸도 충분히 칠 수 있는 넉넉한 수준입니다.

 

폭탄(?) 영지는 이렇게 유용한 공간으로 재활용되었습니다

 

사실 과거에는 이 캠핑장은 좀 뽑기운이 있었습니다. 영지에 나무가 박혀 있는 등 텐트가 크면 아예 설치가 불가능한 수준의 영지가 나오곤 했는데, 그나마 지금은 이런 영지는 폐쇄하여 의자 등 공용 시설을 설치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은 다 있습니다

 

그 이외의 영지 시설은 평이한 수준입니다. 나무 테이블이 기본 비치되어 있어 테이블 걱정은 일단 하지 않아도 되며, 전기 콘센트는 1개만 제공되는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영지당 하나는 확보되기에 10m 정도의 릴이면 어디든 닿습니다. 전기는 공식적으로는 1,300W까지 쓸 수 있어서 2,000W급 하이라이트는 무리더라도 캠핑용 소형 힛플레이트나 소형 커피포트 정도는 쓸 수 있고, 캠핑용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빵빵하게 돌릴 수 있습니다. 

 

야외 개수대
샤워장/화장실/실내개수대
시설은 무난하지만 가전의 혜택(?)이 없습니다T_T

 

보통은 텐트를 치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 전에 공용 시설부터 돌아 봅니다. 뒤에 적지만 해프닝이 있었기 때문인데, 화장실과 샤워장, 실내 개수대는 주차장 가장 오른편, 캠핑장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중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슬프게도 개수대에 전자레인지나 공용 냉장고는 없어서 냉동식품 파티는 이 캠핑장에서는 힘듭니다. 전체 캠핑장 크기가 작은건 아니라서 중간중간 야외 개수개가 있는데, A/B 영지는 배치가 괜찮지만 C 영지는 주차장에 딱 하나가 있어서 물 쓰기는 아무래도 A/B 영지쪽이 더 나은 편입니다. 쓰레기장은 주차장 왼쪽 아래에 있어서 의외로 멉니다.

 

누구나 한 번은 들려야 하는 곳은 관리사무소만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캠핑장은 매점이 있습니다. 체크인을 하는 관리사무소 바로 옆에 있는데, 엄청나게 대단한걸 취급하지는 않고 쓰레기봉투와 간단한 음료와 간식, 양념류를 중심으로 합니다. 매점에서 전체 식자재 조달을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고, 더울 때 음료 조달이나 양념이나 장작을 잊었을 때 사는 목적으로 들리면 됩니다. 쓰레기봉투는 여기서만 파니 한 번은 들려야 하는데, 해가 지면 문을 닫으니 가급적 일찍 들리는걸 권장합니다.

 

펌프가 도는데 왜 펴지지 않아! T_T

 

돌아볼 것은 다 돌아봤으니 텐트를 쳐야 하는데... 정말 슬픈 사고가 있었습니다. 텐트의 공기 주입을 커다란 수동 펌프로 하는 것이 영 불편하여 알리발 소형 펌프로 대체했는데... 이 망할 것이 20% 이상 텐트에 공기를 주입하지 못합니다. 소음만 크지 그 이상 텐트 폴을 펴지 못합니다. 예. 출력 부족이 원인입니다. 텐트를 못 치는 난감한 사태에 빠졌으니 잘못하면 철수까지 고민해야 할 상황이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는 것도 뭣하죠. 결국 현지에서 펌프를 조달하기로 합니다.

 

이것을 조달하기 위해 2시간 왕복을 해야만 했습니다.T_T

 

위에 적었지만 여기에서 갈 수 있는 도시는 충주와 제천이지만 어떻게 하건 1시간은 걸립니다. 하지만 할 수 없죠. 일단 충주로 출발했는데... 검색한 캠핑 매장이 폐업을 하여 다른 곳을 찾으라 30분을 더 허비해야 했습니다. 더군다나 여기가 훨씬 가까웠다는 것.T_T 눈물나는 지출을 하여 펌프를 사들고 다시 캠핑장으로 달려오니 거의 저녁 7시가 다 되었습니다.

 

600W 수퍼 빠와~
섰다, 섰다 텐트가 섰다~

 

아직 해는 남아 있으니 빠르게 펌프를 연결해 텐트를 세웁니다. 600W짜리 펌프는 100% 텐트를 세우는 데 1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지출은 뼈아프고 시간 낭비도 뼈아프지만 이런게 캠핑이죠. 후딱 잘 자리도 마련하고 해가 다 떨어지기 전에 밥을 먹을 준비를 들어갑니다. 사실 점심도 먹지 않아서 배가 좀 고프기도 하구요.

 

해가 지고 있지만 아직 밝은 캠핑장에서...
닭을 굽습니다. 아니, 볶는다에 가깝다 해야 할지요
탄수화물도 보글보글 끓이고...
구운(?) 닭을 열심히 집어 먹습니다

 

솔로 캠핑은 밥이 단순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날씨가 좋은데 면식만 할 수는 없으니 고기를 구워 봅니다. 원래는 닭갈비에 밥을 볶아 먹을까 고민했고, 플랜 B로 냉면에 대패를 생각했으나 출발 전 들린 마트에서 소금구이 닭을 보고 그걸 들었습니다. 한 팩에 6,000원대라 가격이 꽤 착하긴 했습니다. 밥은 그냥 라면으로 대체해 라면에 닭을 반찬삼아 무알콜 맥주를 들이키는 좀 엽기성 있는 저녁이 되었습니다. 나름 소금 절임이 잘 되어 그런대로 먹을만한 맛이 나옵니다. 

 

불멍하는 어른들과...
냇가 주변을 뛰어노는 어린이들이 밤을 수놓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숲 속은 덥지 않은데, 해가 지니 빠르게 기온이 떨어집니다. 물론 밥을 먹을 때는 선풍기를 살짝 틀어주면 더 좋은 정도지만 몸에서 열기가 좀 빠지니 정말 살만한 시원함이 숲을 덮습니다. 장작을 때면서 불멍을 즐기는 분들, 저녁 고기 파티를 즐기는 분들 등 다양하게 캠핑을 즐기고, 저는 설겆이까지 끝내고 텐트 속으로 들어가 영화 하나 틀어 놓고 눈을 감습니다. 옆 텐트의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노래자랑을 하는 사운드 때문에 실제 자는 데 까지 좀 시간은 걸렸습니다만.

 

이렇게 시원한 밤이 흐릅니다...

 

이렇게 숲 캠핑장은 어둠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슬슬 시원함을 넘어 쌀쌀함이 찾아 오는데, 전기장판을 가져는 왔으나 귀찮음에 설치하지 않았더니 새벽에는 좀 추운 느낌도 듭니다. 5월도 중순이지만 숲은 정말 시원함을 제공해줍니다. 열심히 이불을 똘똘 말고 최대한 버텨봅니다. 그렇게...

 

짹짹짹...
바깥은 반바지로 활동하기는 좀 쌀쌀합니다.T_T

 

5시부터 슬슬 밖은 밝아오고 쌀쌀하기도 하니 밥을 먹고 열기를 보충하기로 하여 5시 반에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없지만 뭔가 활동을 하기엔 충분한 날씨입니다. 

 

Simple is Best. 꼬치를 폭풍흡입합니다

 

원래 예정한 아침밥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감자탕 볶음밥이었으나 원래 전날 간식으로 먹을 예정이었던 오뎅 꼬치가 남아서 그걸로 대신했습니다. 힛플레이트를 켜고 물을 받아 코펠에 물을 끓이고 그 사이 잠시 이불 속에 들어갔다 물이 끓을때 쯤 나와서 소스와 오뎅을 투입하고 잠시 끓이면 끝. 꼬치 10개라서 정말 이것만 먹어도 저탄고지(?) 밥이 됩니다. 설겆이는 그냥 대충 헹구고 수세미질하면 끝. 

 

햇볕이 산을 비출 때 후딱 도망칩니다

 

철수하기 전까지 이불 속에서 뒹굴거릴지 고민하였으나 덜 더울 때 철수를 결정하여 슬슬 다른 분들이 아침에 일어날 때 철수를 시작했습니다. 부지런한 분들은 아침 장작이라는 로망을 추구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제 솔로 캠핑에는 로망은 없으니 실내를 재빨리 정리하고 팩을 제거한 뒤 밸브를 열어 텐트를 주저앉히고 그 사이에 쓰레기 정리를 하며 일부 짐을 차에 넣은 뒤 텐트를 잘 말아 넣고 가방에 텐트를 올려 넣어 모든 정리를 끝냅니다. 산에 햇살이 비칠 때 차에 시동을 걸고 시원한 캠핑장을 뒤로 합니다. 가는 길은 3번 국도를 통해 천천히 올라가는 코스를 골랐고, 청주 시내에 들어서기 전까지 차의 창문을 전부 열고 산 공기를 차에 한가득 집어 넣었습니다. 

 

이제 6월이 되면 본격적인 여름 캠핑 시즌이 도래할 것입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이 캠핑장은 A/B 영지 사이의 인공 냇가 덕분에 가족 단위 캠핑에 더 적합하며, 여름 캠핑은 이러한 가족 캠핑의 절정을 이루는 만큼 수도권에서 조금 발을 떼 주말이나 휴가 때 캠핑을 즐기고자 하신다면 이 캠핑장은 나름 추천할만한 캠핑장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닷돈재보다는 예약 경쟁이 덜 치열하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