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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유가 카놀라유보다 안전하다고?! 거 개소리 말라~

dolf 2025. 6. 13. 09:06

사람이 건강을 챙기는 것은 여유가 있는 세상이라면 과거에도, 현대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최대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다들 마찬가지일 것이니까요. 아직 'Who Wants To Live Forever'를 외칠 정도로 인간의 기술은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아, 전설의 명곡 하나 듣고 넘어가죠.^^

 

 

 

문제는 이러한 인간의 욕구를 악용하여 속칭 '약팔이'를 하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과장과 거짓말로 사람들의 불안을 이끌어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팔아 해치우고 경쟁자에게 엿을 먹이려 하는 것이죠. 그나마 광고 정도는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이 약팔이를 언론이 해대면 그야말로 황색 언론이 되는 것입니다. 정치 기사를 날조해야만 약팔이 황색 언론이 되는게 아닙니다. 정치는 정론을 말해도 건강에 대한 관심을 이유로 약을 팔면 그 언론은 황색 언론을 못 벗어납니다.

 

 

자, 오늘의 약팔이는 '유채유'입니다. 다른 이름으로 '채종유'이자 '카놀라유' 되겠습니다. 이 세 가지가 서로 완전히 다른거라 약을 파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차이가 없습니다. 채종유는 유채 씨앗을 짠 기름이라는 뜻이라 유채유와 완전히 같은 말이고, 사실 카놀라유는 유채유지만 아주 약간 다른게 있기는 합니다.

 

일단 이 이야기를 하려면 저 뉴스에서 말하는 '에루크산'이라는 물질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합니다. 에루크산이라는 물질은 유채유에 상당히 다량 함유되는데(심하면 절반 수준), 기름에 역한 쓴맛을 주고 영양 흡수를 방해하기도 하지만 이 물질이 심장 근육 손상을 유발하여 더 문제입니다. 일본, 특히 에도시대의 밤 문화를 설명할 때 반드시 나오는게 이 유채유인데, 이 에루크산 때문에 식용보다는 조명용으로 더 많이 쓰였습니다. 다만 이 에루크산의 심장 관련 문제는 20세기에 규명된 것이고, 그 조차 동물실험(쥐)에서 나온 것이지 영장류에 대해서 나온 결과는 아니라는걸 그냥 기억해 두시면 되겠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것이 바로 카놀라유입니다. 사실 카놀라는 'CANadian Oil Low Acid'의 약자입니다. 즉 '저산도 캐나다산 기름'일 뿐입니다. 캐나다에서 개발한 유채 품종 이름이기도 한데, 일단 위의 에루크산 함량이 낮은 기름 채취용 품종이라고만 기억하시면 되겠습니다. 이걸 굳이 이름을 따로 붙인건 유채의 영문 이름 때문입니다. 유채가 영어로 'Rape'인데, 이 단어를 보면 여러분은 유채라는 단어가 생각나십니까 아니면 매우 불순한 어떤 의미가 생각나실지요. 그냥 대놓고 이해하기 쉽게 써 드리면 이 식물의 이름이 우리나라에서 '강간'이라고 불리고, 이 씨를 짠 기름을 '강간유'라 부르는 상황이라 보시면 됩니다. 참 많이 팔리겠습니다. 그래서 판촉을 위해 이름을 저렇게 바꾼 것이고, 전 세계에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으니 카놀라유라는 이름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카놀라유는 그냥 기름용 유채로 짠 기름이자 원래 유채유의 이름이 거시기해 상표명 비슷하게 부르는 이름인 것입니다.

 

일단 저 뉴스에서 팔고 있는 약 가운데 '국산이라 좋아'는 사실 뭐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국산 식재료를 수입 식재료보다 선호하는 것은 대다수의 국가에서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신토불이'가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품질이 좋냐 나쁘냐는 둘째 치고 일단 이건 국가와 민족 차원의 이야기라서 절대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저 조차 같거나 비슷한 가격이면 국산을 더 선호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GMO가 아니라 좋아'와 '국산은 에루크산이 없고 수입산은 에루크산이 있어'는 그야말로 약팔이입니다.

 

GMO 식물이 안 좋은 건 맞지 않냐 하실 분이 많을 것입니다. 실제로 콩같은 식품은 GMO 논란에서 늘 자유롭지 못하죠. 유채 역시 GMO 식물이 대다수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이게 약팔이냐구요? 그 이유는 수입 유채유, 그냥 여기서는 카놀라유라 하는 것들에는 GMO 유전자가 안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설명을 드리면...

 

일단 우리가 먹고 있는 기름이라는 것은 어떻게 만들까요? 재료를 볶거나 찐 다음에 무언가로 눌러 짠다... 다들 이렇게 아시겠지만 이게 아닙니다. 방앗간의 참기름이나 이렇게 짜지 이런 식으로는 재료가 지닌 기름 성분의 반도 못 짭니다. 이렇게 짜면 맛은 있겠지만 기름의 가격은 그야말로 하늘로 치솟아서 지금의 튀김 문화는 성립조차 못 합니다. 대량으로 생산되는 기름, 즉 콩식용유나 카놀라유는 그냥 재료를 갈아버린 다음 유기용매인 헥세인에 담가서 기름 성분을 추출하고 그 헥세인을 증발시켜 회수하여 순수한 기름만 남기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이렇게 되면 재료의 기름 성분을 거의 대부분 짜낼 수 있죠. 물론 진한 맛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정말 싸집니다. 

 

헥세인 자체는 몸에 좋지 않은 화학물질입니다만, 각국도 바보는 아니라서 이 헥세인의 잔류량을 다 규제합니다. 즉 지금 나오는 식용유를 퍼마셔도 살이 쪄 오래 못 살 수는 있어도 헥세인때문에 오래 못 사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덤으로 GMO 작물에 대해 헥세인은 의외의 결과를 하나 더 낳는데, GMO 단백질과 유전자를 파괴시킨다는 것입니다. GMO 성분 자체가 기름에 아예 안 남다보니 카놀라유를 비롯한 유채유는 아예 GMO 표기 대상조차 아닙니다. 즉 카놀라유는 GMO 유채로 짜기는 해도 정작 가장 걱정하는 GMO 유전자/단백질이 전혀 없어 비 GMO 유채와 결과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이 됩니다.

 

유채는 유채지 에루크산 전무한 유채따윈 GMO가 아닌 이상 판타지입니다

 

그리고 에루크산 문제... 국산 유채유는 에루크산이 없고 수입산은 있다고 하는데 이것도 약팔이에 불과합니다. 위에 적었지만 유채 자체에 에루크산은 그야말로 넘쳐나며, 카놀라라는 유채 품종 자체가 이 에루크산을 줄인 품종입니다. 즉 국산 유채라는 것이 에루크산이 자연적으로 0%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게 가능한가 하면 에루크산 자체를 기름 정제 과정에서 제거하기 때문입니다. 시중에 팔리는 유채유/카놀라유는 법적으로 에루크산 함량이 2% 이하여야 하는데, 이 정도면 헥세인과 마찬가지로 카놀라유를 퍼마셔도 살이 쪄 혈관이 막히는게 문제지 에루크산이 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수입산 카놀라유도 다 에루크산 정제를 해서 나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저 국산 유채유라는 것의 정체는 그냥 경제성(가격)을 일단 무시하고 국산 유채씨에서 전통 방식으로 기름을 짜고, 에루크산을 최대한 정제한 '고급 기름'에 불과하며 무슨 안전성 면에서 특별한 물건이 아닙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만큼 더 진하고 맛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수입산 기름, 즉 카놀라유보다 더 안전한 것은 십원 한 장 없는 것입니다.국산 깨로 방앗간에서 직접 짠 참기름이 수입산 깻가루로 만든 공장제 기본형 참기름보다는 더 고소하고 맛있지만 더 안전한 식품이라는 것은 아닌 것과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MBC는 그냥 수입 카놀라유에 맞서 고급 유채유로 승부를 건다고만 했으면 문제가 없을 것을 무슨 되지도 않는 GMO와 에루크산을 운운하면서 식품에 대한 불신만 키워 약팔이를 시전한 것입니다. 정치만 바른 소리를 하면 그게 공정 언론이 아니라 경제도, 사회도, 문화 부분에서도 헛소리와 약을 안 팔아야 공정 언론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