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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가스, 구멍을 뚫는게 잘못이 아니라 송곳이 잘못인거다

dolf 2025. 6. 2. 19:11

이번달 캠핑이 이번달 중순부터 하기에 당분간 캠핑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오늘 포스팅은 캠핑과 약간 관련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부탄가스 이야기입니다. 부탄가스는 캠핑과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이며, 사실 일반 가정에서도 하나씩은 갖고 있는 그런 물건입니다. 식탁에서 끓여내야 하는 것이라면 캠핑장이 아니더라도 일명 '부르스타'와 이 부탄가스 캔은 구경해야만 하는 존재죠.

 

하지만 작아도 가스는 가스. 터지면 좀 위험한 물건입니다. 요즘은 법적으로 폭발방지기능을 다 넣고 있는데, 사실 이게 100% 모든 폭발을 막는건 아니고, 폭발 직전의 압력 상승 시 압력 감소 기능을 넣은 것입니다만 없는 것 보다는 낫죠. 그래도 100% 안전한게 아닌 이상에는 폭발의 가능성은 늘 조심해야 하고, 폭발이 아니더라도 쓰는 데 주의가 필요한 존재하는 점은 늘 잊지 마셔야 합니다. 

 

이렇게 캠핑장이건 바깥이건 부탄가스 취급은 주의해야 하는 점은 사실인데... 그래도 언론은 이걸 침소봉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침소봉대의 한 가지 사례가 뉴스에 보여 디스해봅니다.

 

 

 

재차 강조하지만, 부탄가스를 안전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점은 두 번, 세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뉴스에서 하는 말 자체가 전부 과장되거나 거짓말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여름의 차량 안에 부탄가스를 보관하면 폭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건 실제 사례도 있습니다. 부탄(뷰테인이라고 쓰라는 대한화학회의 요구는 무시합니다.^^)의 발화점은 405도 정도입니다. 차 안의 온도가 올라가봐야 60~70도 내외니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 발화점은 어디까지나 1기압일 때 기준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부탄가스는 액화, 즉 상당한 고압이기에 실제 발화점은 수십도쯤 더 낮습니다. 이것도 '발화'의 기준이지 압력 상승으로 통 자체가 터지는 온도는 더 낮습니다. 그래서 부탄가스를 실었다면 땡볕 아래 두는 것은 최대한 피하는게 좋고, 어쩔 수 없다면 3면으로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캐빈룸보다는 직사광선은 안 들어오는 트렁크가 차라리 낫습니다.

 

그렇지만 '구멍을 뚫지 마'라는 말은 오해의 소지가 꽤 있습니다. 이 뉴스만 들으면 구멍을 뚫어 버리는 행위 자체가 무조건 위험하고 반드시 밸브를 열어서 빼야 하는 것으로만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방법은 도구도 필요 없어 나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단단한 돌이나 금속판이 없이는 밸브가 눌리지 않아서 잘 뻬기도 어렵고 빼는 속도 역시 너무 느립니다. 가장 확실한 것은 구멍을 내 강제 배출을 하는 것인데, 이걸 저 뉴스에서는 무조건 나쁜 것으로 취급한게 문제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저 기사 제목처럼 '송곳으로 뚫는 것'은 위험한게 맞습니다. 그렇지만 시판되는 펀칭툴을 쓰는 것 까지 위험한 것으로 도매금으로 몰아 세운 것이 문제입니다. 공통적인 가스 배출 주의 사항만 지키면 펀칭툴을 쓰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닙니다.

 

송곳으로 뚫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송곳 그 자체에 있는게 아니라 뚫는 방식 때문입니다. 송곳만 갖고는 한 방에 가스통에 구멍을 낼 수는 없기에 보통 망치를 쓰거나 후벼 파는 방식을 쓰는데, 이 때 불꽃이 튀거나 마찰열이 발생하면서 가스에 인화할 위험이 생기는 것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한 방에, 마찰열이나 불꽃이 튀기지 않게 하면 인화 위험도 없다는 것입니다. 부탄가스 펀칭툴은 약한 힘을 집중해 한 번에 구멍을 내는 방식이라 이러한 부분에서 상당히 안심할 수 있습니다.

 

아니, 내가 무슨 죄가 있다고~

 

물론 어디까지나 뚫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이지 가스 배출 그 자체의 주의 사항은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절대 실내에서 가스를 빼는 일은 벌여서는 안 되며 바람이 잘 통하는 바깥에서, 그것도 주변에 화기가 없는지 잘 확인한 뒤 빼야 합니다. 특히 펀칭툴은 액화가스가 한 방에 분출되기에 노즐을 누르는 방식보다 가스 배출은 효율적이라도 배출 과정의 위험도는 높기에 주변 화기 여부를 더욱 신경써야 합니다. 정말 시간이 여유롭다면 아예 가스가 기화가 잘 안 될 때까지 태우고 남은 약간의 가스만 빼는 것이 최선입니다. 가스는 쓰는 사람이 문제여서 사고를 내지 가스 그 자체가 잘못이라 사고가 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