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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주택, 좋기는 한데 만능이 맞을까?!

dolf 2025. 11. 17. 19:25

오늘 세상을 까는(?) 이야기는 좀 가볍습니다. 사람이나 단체를 까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아파트(?)를 까는 것입니다. 뭐 실상은 그 아파트 뒤에 있는 사람을 까는 것이지만 뭐 말은 그렇습니다.^^ 일단 아래 뉴스를 보고 시작하죠.

 

 

아, 이런 작은 규모 말구요

 

뉴스 내용은 사실 별 것 없습니다. '요즘 모듈러 주택 좋다면서'입니다. 공장에서 주택의 구조의 일부 또는 전체를 지어서 그냥 가져와 설치만 하는 모듈러 주택은 소규모 농막같은 곳에서는 꽤 일반화된 것이기는 하지만(대체로 컨테이너 하우스의 연장선에서), 아파트나 건물도 가능하긴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에는 좀 이야기가 있었으나 그 이후에는 쏘옥~ 들어갔다 2020년대 들어서 다시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저 뉴스에 나온 내용 자체는 기본적으로는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모듈러 아파트는 먼저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지 않기에 문제가 많은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해 콘크리트 강도가 떨어지는 부실 공사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또한 가장 추락 등 안전 사고가 높은 아무런 구조물이 없는 상태에서 외부 작업을 하는 일이 줄어들어 사고 위험도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 기후에 영향을 덜 받으니 그냥 모듈러 구조물을 올리고 그냥 붙이기만 하면 되니 공사 시간도 분명히 줄어듭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구요? 이 공사 시간에 대한 문제입니다.

 

요즘 대형 건물 공사는 이 지하 토목 공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모듈러 아파트는 콘크리트를 현장에서 타설하는 것 보다는 분명히 빠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획기적으로 건축 속도가 빠르지는 않습니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토목 공사' 때문인데, 바로 땅파기입니다. 사실 건축 기술이 발전하면서 요즘은 건물 한 층을 올리는 속도는 한 세대 이전보다 매우 빠릅니다. 번개처럼 올리면 3일에 한 층은 올라간다고 할 정도로 콘크리트 타설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문제는 모듈러 아파트는 이 시간만 줄일 수 있지 땅파기 시간 단축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 건축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요인은 외부 요인(자재 부족, 건설사 부도 등)을 제외하면 바로 이 땅파기 공사입니다. 과거보다 건물의 층수가 올라가면서 터파기 공사 깊이도 깊어지고 있고, 지하 주차장 확보 때문이라도 어느 정도는 깊게 파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토질이 좋지 못해 터파기를 억지로나마 깊게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이 토목 공사가 전체 건설 기간의 2/3 가까이를 잡아먹는 일이 벌어집니다. 속된 말로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2년동안 위로 올라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올라가기 시작하니 1년만에 골조는 다 올라가고 나머지 반년동안 나머지를 마무리하고 입주를 시작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주변 건물에 미치는 진동과 지하수 유출 등 따져야 할 것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기초를 다지는 공사 기간이 차지하는 기간은 점차 늘고 있습니다. 모듈러 건축 기술은 이 후반부 작업을 빠르게 해주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무슨 아파트 건축 기간을 1~2년 앞당겨주는 마법의 기술은 아닙니다. 기껏해야 한두달 빠르게 해주면 다행인 기술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인건비 등 전체 비용 절감 효과는 크기는 하지만 이것만 도입하면 아파트가 도시에 뚝딱 건축될거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은 NG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