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중립성 따윈 없는 여행/18禁/자동차/IT 제멋대로 1인 언론(?)

Adolf는 告한다(비평|시사)/세상을 까자!(사회|시사)

리튬 배터리 실내 반입 막자... 말로만 쉬운 탁상공론

dolf 2025. 8. 21. 13:22

다들 학교 다니실 때 화학 시간에 주기율표는 들여다 보셨을 것입니다. 대학교에서 화학과 관련된 학과로 진학하셨다면 주기율표는 란탄/악티늄족 빼고는 다 달달 외우셨을 것입니다. 그 기억에서 저기 1족과 2족을 잘 떠올려 보십시오. 예. '알칼리 금속' 또는 '알칼리 토금속'으로 반응성이 높다고 배우셨을 것입니다. 특히 1족, 알칼리 금속의 반응성은 대표적으로 배웁니다. 

 

리튬이여... 그대는 전기의 편리함과 화재의 위험을 모두 주는 존재로다~

 

왜 갑자기 머리 아픈 화학 이야기냐구요? 집에서 불이 나고 주차장에서 불이 나는 것도 다 이 때문이기 때문입니다. 예.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Li) 때문입니다. 리튬은 한 번 반응하면 걷잡을 수 없는데다 일반적인 소화기, 아니 금속 화재용 D형 소화기로도 소화를 못 시켜 전용 특수 소화기가 없다면 배터리를 물에 담그고 불이 꺼질 때 까지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는 이 보다 더 효율적인 2차 배터리 소재를 개발하지 못했으니 위험해도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입니다.

 

그나마 과거에는 휴대전화 정도의 작은 장치에 들어가는 정도였으니 불이 나도 진압이 쉬웠지만, 이제는 킥보드부터 자동차까지 리튬 전지 다발이 들어가니 불이 나면 답이 없습니다. 훨씬 충격에 안전한 전고체 배터리가 빠르게 상용화되길 바라는 것을 손꼽아 기다려야지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배터리에서 불이 났다는 뉴스만 뜨면 그 댓글은 다 '위아더월드'가 되죠. 하지만 말입니다...

 

 

이론과 현실은 늘 다른 법이며 현실을 무시하고 이론만 주장하는 것을 '샌님' 아니면 '탁상공론'이라고 합니다. 실내에 고용량 리튬 전지 사용 기기가 있으면 위험하니 충전도 실내에서 못 하게 해야 한다는 것은 일단 이론적으로는 말이 되긴 합니다. 최소한 바깥이라면 불이 번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고 진압도 쉬운 것은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충전도 실내에서 못 하게 하자... 이건 그야말로 탁상공론에 불과합니다.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잘 하던 행위를 금지시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닌데, 이렇게 금지를 시키고자 한다면 나라는 먼저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 행위의 결과가 사회에 필요한 것이라면, 즉 원천 봉쇄가 불가능하다면 대안을 마련해 주어야 하고, 행위의 결과 자체가 전혀 불필요하고 박멸해야 하는 것이면 그 원천까지 금지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충분한 검토 없이 그저 행위만 금지시킬 경우 법을 만드는 사람은 편해지지만 정작 대안이 없어 그냥 불법만 양산될 뿐이며, 처음에야 열심히 단속한다고 하겠지만 넘쳐나는 불법 앞에 그냥 나중에는 나라에서도 단속도 포기하고 법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맙니다.

 

대용량 리튬 배터리(또는 그것을 사용하는 장치)의 실내 보관 및 충전을 금지시키는 것을 위에 대입해 봅니다. 전자의 방법, 즉 대용량 리튬 배터리 장치의 사용 자체가 세상에 필요한 일이라면 주택과 건물에 그 보관대와 외부 충전 시설 설치를 의무화시키고 그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전기 킥보드라면 그 거치대를 실외 주차장 등에 마련토록 법적인 규정을 만들어야 하고, 캠핑용 파워뱅크 역시 건물 밖에서 충전하고 시원하고 비도 안 맞게 보관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대한 내용도 준비해야 합니다.

 

법을 만들고 고치는 것은 그냥 국회의원들, 명령 이하라면 그냥 정부 차원에서도 그냥 깊게 생각하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법에 의해 갖춰야 하는 이런 인프라 구축은 돈이 들고 국민의 반발도 반드시 불러 옵니다. 이런 시설을 세우려면 돈이 드는데, 나라에서 만들어 주려면 세금이 들고, 그 돈을 내기 싫어 민간에 떠넘기면 수 많은 건물주와 아파트 주민들의 표를 잃기 딱 좋습니다. 아무리 법을 잘 생각해 만든다 해도 이용하는 데 불편해지는 것은 마찬가지라 사용자들이 정부를 욕하는 것은 못 피합니다. 즉 정부 입장에서는 일단 욕을 먹고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정책입니다.

 

리튬 배터리가 무서우니 전기자전거를 죽입시다... 이거 납득하십니까?

 

후자의 방안, 즉 아예 리튬 배터리가 들어간 장치 자체의 사용을 금지시키는 것은 더 현실성이 없습니다. 배터리 불 나는 것이 무서우니 전동킥보드도 없애고 전기자전거도 없애고 노인용 전동차도 금지시키고 전기차도 생산 금지를 때릴까요?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친환경에 역행한다는 것 이전에 대용량 리튬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장치는 이미 사회에 깊숙히 침투해 있습니다. 아무 대안 없이 불편을 감수하는 과거로 돌아가자는 말은 더 이상 국민에게 먹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말 실내에서 배터리 충전, 그리고 장치 보관을 금지시킬 생각이라면 여러 반발을 뚫고, 예산을 투입하여, 십년 단위의 장기 계획을 세우고, 그렇게 해도 사람들에게 욕 잔뜩 먹고, 여러 부작용까지 해결해갈 큰 각오가 필요합니다. 이런 각오 없이 그냥 법만 손대겠다 이러면 저 뉴스 말미의 중국 꼴이 됩니다. 아무도 안 지키는 있으나 마나한 법 말입니다. 악법도 법이라 말은 하지만 지킬 수 없게 만든 법은 결국 그 법을 집행하는 측이 지쳐서 무용지물인 법으로 전락합니다. '내가 안 쓰니 그냥 못 하게 하자'는 식의 툭 던지는 극단적 주장은 샌님 대접도 못 받는 어그로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