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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원조 콩나물국밥을, 전주 현대옥 본점을 가다

dolf 2026. 6. 23. 07:59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을 굳이 꺼내지 않아도 여름에도 어느 정도는 따뜻한 것을 먹어 줘야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끓이고 구운 것은 식중독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만 찬 것만 먹어서 장에 도움이 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깥 날씨는 불탈지언정 속에 넣는 것은 따뜻한 것이 좋습니다. 물론 먹는 곳은 에어컨이 빵빵해야 하겠습니다만.

 

지난 주에는 군산 캠핑 이야기와 함께 금강을 구경하며 조개 가득한 짬뽕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 캠핑 이야기에서 군산만이 아닌 '전주' 이야기도 함께 적었는데, 군산과 전주는 옆동네라서 차로 40분 정도 가면 전주 시내로 바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조금만 발을 옮기면 먹을 것이 많은 전주까지 시야에 들어온다는 것이죠. 지난 캠핑에서는 새벽같이 철수를 하면서 공원도 산책하고 세차도 하고 새만금도 1/4이나마 돌았습니다만, 아침은 아직이었죠. 그 아침밥을 위해 전주를 가는 21번 국도를 달렸습니다. 그리고 전주 콩나물국밥의 한 세력을 차지하는 전주 현대옥 본점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전주식 콩나물국밥은 크게 삼백집 스타일의 펄펄 끓여내는 방식, 그리고 전주남부시장 스타일의 토렴 국밥식으로 나뉩니다. 전자야 당연히 삼백집이 원조고, 후자는 여러 노포가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게 이 현대옥입니다. 지금이야 사실상 프랜차이즈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최소한 스타일이 바뀐건 아닙니다.

 

 

현대옥 전주본점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화산천변2길 7-4

 

정작 이 현대옥의 본점은 남부시장에 있지는 않습니다. 지점이 남부시장에 있기는 하지만(사실 여기가 과거 현대옥의 뿌리입니다.), 현재의 현대옥 본점은 엉뚱하게도 서부신시가지 근처, 즉 전북도청 근처에 있습니다. 다리 하나 건너면 전북도청이 나옵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한옥마을 및 여기와 붙어 있는 남부시장과는 꽤 거리는 먼 대신 전주에서도 인구가 많은 지역에 있다보니 현지 거주자면 오히려 이쪽을 오는 것이 더 편합니다.

 

다만 이 현대옥 본점이 주택단지 한가운데에 있다보니 주차 전쟁을 치러야 할 가능성이 좀 있습니다. 주차장은 본점 옆에 나름 잘 갖추고는 있지만, 이것도 부족할 정도로 사람들이 오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주변에 교회나 다른 식당들도 있어서 교통은 꽤 혼잡합니다. 이걸 좀 감안하고 오셔야 하고, 주차장이 꽉 차면 주변에 '알아서 잘' 주차하는 것도 노하우라면 노하우입니다.

 

1시간까지 기다리게 하지는 않으니 얌전히(?) 차례를 기다립니다.

 

현대옥 본점은 2층짜리 건물이며, 가장 먼저 도착하면 반드시 2층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2층에 대기 장소가 있기 때문인데, 여기서 번호표를 뽑고 안내를 기다려야 합니다. 2인 이하와 3인 이상의 번호표가 다릅니다. 이 대기 장소에는 작은 박물관도 있어서 그걸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콩나물국밥이라는 것이 준비에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음식도 아니며, 국밥의 특성상 오래 먹는 것도 아니라서 생각보다 회전은 빠릅니다. 

 

콩나물국밥을 몸부림치며 거부하는 분들도 어떻게든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있습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1층 또는 2층에 있는 자리에 앉으면 이제 주문을 해야 합니다. 주문은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좀 전통적인, 종이로 된 주문서를 작성하는 형태를 사용합니다. 대신 메뉴에서 좀 당황스러운 내용을 볼 수 있는데, 콩나물국밥이 한 종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게 총 4가지가 있는데, 모를 때는 가장 왼쪽 위에 있는 것을 고르시면 됩니다. 나머지 세 가지는 현대옥의 남부시장식 스타일이 아닌 삼백집 스타일의 콩나물국밥입니다.

 

보통 콩나물국밥을 드시러 오시겠지만 '죽어도 콩나물국밥은 싫어~'라는 다른 일행을 위해 시래기국밥이나 콩나물밥, 순두부 찌개 등의 메뉴도 있고, 어린이용으로 볶음밥이나 스테이크도 있습니다. 사이드메뉴는 콩나물국밥에 들어가는 오징어를 응용한 오징어튀김을 시작으로 오뎅튀김, 고추튀김, 만두, 순대 등이 있지만 역시 최고의 인기 사이드메뉴는 오징어튀김이죠.

 

다만 주의 사항이 있는데, 보통 콩나물국밥하면 오징어를 생각하지만 이게 기본이 아니라 옵션입니다. 2,000원 추가이며 오징어를 좀 많이 드시고 싶은 분은 2인용을 주문하시면 됩니다. 국밥 자체 가격은 9,000원이라 원가를 생각하면 좀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닙니다. 그리고 양이 많아도 걱정하실 필요는 없는데, 콩나물과 밥은 무한 리필이 가능합니다. 국물은 정말 넉넉하게 주는데, 아래 사진을 보시죠.

 

1인용(?) 프리미엄 한 상

 

혼자 먹는 것 치고는 푸짐하게 국밥에 오징어 사리를 듬뿍 넣고, 오징어튀김 작은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렇게 푸짐한 한 상 차림이 완성됩니다. 현대옥인 만큼 수란이 나오는데, 이건 삼백집과 달리 국물에 넣는게 아니라 함께 주는 김을 적당히 넣고, 국물도 몇 숟갈 넣어 잘 저어 원샷을 하면 됩니다. 국물과 김 덕분에 간이 잘 되어 술술 넘어갑니다. 오징어튀김은 가위로 적절히 썰어서 곁들여 드시면 됩니다.

 

오징어 사리를 듬뿍~

 

오징어 사리를 국밥에 투입한 사진이 이렇습니다. 국물에 비해 밥과 콩나물이 좀 적어 보이는데, 위에 적었듯이 밥과 콩나물은 무한 리필이라서 실제로 양이 적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토렴하여 적절히 부슬부슬해진 밥과 콩나물이 밑에 잘 깔려 있고, 보통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국물은 살짝 매운 맛이 있지만 그렇다고 맵찔이를 자부하는 분들이 손도 못 댈 정도는 아닌 그냥 임팩트만 준 정도입니다. 간도 국밥에 맞게 적절히 잘 되어 있습니다.

 

입가심으로 가배 한 잔

 

참고로 건너편에는 현대옥 카페가 있는데, 여기서는 커피나 아이스크림과 함께 선물용 모주도 살 수 있습니다. 모주는 현대옥에서 주문하면 나오는 그 모주와 같은데, 사실 이 모주 자체가 OEM이라서 인터넷에서 다른 이름으로 똑같은걸 살 수 있습니다. 저도 선물용으로 본가에 상납을 했으나, 이게 며칠만에 동나서 저 OEM 모주를 인터넷을 통해 왕창 주문해 놓았습니다. 

 

위에서도 적었지만 현대옥 본점은 전주한옥마을을 구경온 분이 오기엔 너무 멉니다. 그래서 여기를 오기 위해 굳이 한옥마을에서 올 필요는 없으며, 남부시장에 있는 지점을 가는게 훨씬 낫습니다.(물론 남부시장 주차가 그리 편하지 않은 것은 문제입니다만.) 그렇지만 일을 위해 전주를 온 분이라면 오히려 이 본점이 접근성이 좋은데, 한옥마을이 전주에서도 동남쪽 구석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기본 국밥만으로도 배부르게, 그리 큰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기에 혼자 오셔도 나쁘지 않습니다.

 

추신: 다만... 식사 메뉴는 절대 포장은 안 되니 콩나물국밥을 선물용으로는 생각치 마셔야 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