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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의 잔향... 국립수목원에 가다

dolf 2025. 10. 10. 19:08

추석 연휴때는 리듬이 깨져 포스팅 주기도 영 맞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원래 어제 올라가야 할 포스팅이 오늘 올라가는데, 오늘을 포함해 주말까지 길게 쉬시는 분들도 적지 않겠으나 오늘 열심히 출근해 일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오늘 포스팅은 이제 지난 추석 연휴에 갔던 산책 코스 이야기입니다. 수도권, 특히 서울이나 경기도 북부 사시는 분들이면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저렴한 산책코스, 광릉 국립수목원 이야기입니다.

 


 

 

'국립'자가 붙은 '수목원'이 이제 이 광릉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립수목원'이라 불리는 곳은 이 광릉뿐인건 과거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광릉에 수목원이 들어선 것은 사실상 필연에 가까운데, 세조의 능이 있는 광릉은 조선시대부터 그 주변을 보호림으로 지정하여 관리했고, 이렇게 잘 관리된 산림의 중요성은 일제도 잘 알고 있어서 역시 이 지역을 보호림으로 지정하고 산림업의 연구를 위한 시험림으로 조성했습니다. 참으로 다행히도 6.25의 화마에도 이 숲만큼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아서 이후에도 일제와 마찬가지로 산림업 시험림으로서 역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수백년을 관리해온 숲이라 유네스코에서도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한 나름 중요한 동네입니다.

 

어디까지나 보호/시험림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곳이지만 이 보호/시험림의 일부를 개방해 수목원을 만든건 1987년 이야기입니다. 과거에는 평일에만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주말에도 열고, 추석 연휴에는 쉬지만 공식적인 추석 연휴에만 쉬다보니 이번처럼 여러 휴일이 복합적으로 낀 때에는 가볼 수도 있습니다. 돈도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인데, 1인당 1,000원 + 주차비 3,000원(경차는 반값)이면 되기에 놀러 가는 비용 치고는 정말 작게 듭니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예약제인데, 차로 오려면 최소한 전날에 예약을 해야 합니다. 현장 매표는 대중교통 이용자만 가능합니다. 버스는 광릉내-의정부를 오가는 남양주 버스 21을 타면 되며, 광릉내는 서울 동부-구리-남양주쪽의 시내버스 거점이라 어떻게든 대중교통만으로도 갈 수 있습니다.

 

출발 전 신발을 갈아 신고...

 

일단 출발 전 차의 신발을 갈아 신깁니다. 기존 뒷타이어가 어디선가 실펑크가 났는지 2~3일에 1psi씩 공기압이 빠지고 있는데, 어차피 후륜이라 미련도 없고 전륜은 꽤 남아 있어 그냥 전륜만 두 개를 교환하고 기존 전륜 두 개를 뒤로 보냈습니다. 차는 양카(?)인데 정작 오너가 기름 아깝다고 Eco 모드로 사는 사람이라 그냥 싼걸 골랐는데, 문제는 차가 양카인 덕분에 그 싼 타이어가 한국타이어 Laufenn S Fit AS가 되었을 뿐입니다. 그 뒤 열심히 공짜 고속도로를 타고 별내에서 진접을 거쳐 굽이굽이 산길을 타고 광릉에 도착합니다.

 

 

위에서 적었듯이 국립수목원은 원칙적으로 예약제라 반드시 예약을 하고 와야 하고, 대중교통 이용 시에만 현장 발권이 됩니다. 요즘은 시대가 좋아져 예약한 사람은 그냥 별도 발권 없이 QR코드로 입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국립수목원 안내도

 

위의 그림이 수목원 안내도인데, 보통은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수백m 정도의 넓은 숲길을 거닐다보면 중간에 뭔가 큰게 보입니다.

 

 

예. 산림녹화기념탑인데, 사실 광릉숲만 따지면 수백년간 잘 보호된 숲이라 좀 생뚱맞긴 하지만 이 숲이 대한민국 산림 정책의 핵심적인 곳이라서 세워진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정말 산림 녹화가 성공한 국가인데, 지금에 와서는 다 소나무에 아까시나무 천지라 불만이 많고 그 때문에 문제(산불 피해가 커짐 + 아까시나무의 생각보다 이른 수명)도 많지만 그래도 벌거벗은 붉은산을 거의 안 보고 산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썬글라스 박, 이 부분만큼은 상점 1점을 줍니다.

 

 

그 탑을 돌아가면 이런 시설, 산림박물관이 나옵니다. 사실 국립수목원에서 실내에서 볼 수 있는 시설은 이 산림박물관을 제외하면 열대온실과 난대온실뿐인데, 난대온실과 그 주변은 지금 정비 공사중이라 내년까지는 볼 수 없어 지금 시기에는 이 산림박물관과 열대온실이 그나마 가장 큰 시설이 됩니다.

 

 

산림박물관은 나무와 관련된 부분이 전시되어 있으나 사실 다양한 목재를 볼 수 있다는 것 말고는 엄청나게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차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다수가 문헌 등 사료라서 그런데, 미디어 전시실도 있어서 어린이들도 나름 볼만은 하지만 대신 눈에 확 띄는게 적은 것은 아쉽습니다. 산림업의 한계라면 한계인데, 이건 몇 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지는건 없습니다. 추가로 자판기가 한 대 있는데, 정말 눈물나게 비쌉니다.T_T

 

 

열대온실은 여기에서 5분쯤 걸어가면 나옵니다. 가운데 있는 것은 연구소고 양쪽에 있는 것이 열대온실입니다. 뜬금없이 열대온실이 있는 이유는 대한민국도 슬슬 기후가 뜨거워지고 있기에 아열대 또는 열대 산림자원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냥 기후가 뜨거워지니 어쩔 수 없다고 기존 기후에 맞는 식물을 부여 잡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기존 온대 식물을 아열대에서 생존할 수 있게 개량하고, 기존 열대 식물을 우리나라 토질에 맞게 연구하는게 이 곳의 존재 이유입니다.

 

 

그리고 여유롭게 숲길을 서쪽으로 걸어갑니다. 서쪽 끝까지 가면 전나무숲이 나오지만 사실 여기까지는 가지 않는데, 국립수목원은 전반적으로는 고저차가 크지 않지만 이쪽으로 가면 꽤 언덕이 나와 무릎 관절에 부하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숏컷으로 남쪽을 향해 갑니다.

 

 

 

그렇게 걷는 길.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중간중간 반깁니다. 워낙 생명력이 강해서 민들레 레벨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잡초에 가깝지만 이 시기에는 우리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아, 지금은 가을이니 절대 샤스타 데이지는 아닐겁니다.^^

 

 

여행지에서 샤스타 데이지를 만나다

사람들이 여행에 바라는 것은 서로 다를 것입니다. 누구는 그냥 쉬는 것에, 누구는 먹는 것에, 누구는 풍경을 보러, 누구는 그냥 사람을 느끼기 위해 여행을 떠납니다. 저는 주로 풍경을 보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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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숲길을 걸으면...

 

 

휴게공간이 나옵니다. 지도로 보면 동쪽이 되는데, 숲속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에 매점도 있어 딱 중간 휴식 공간으로서 좋습니다. 앉아서 쉴만한 자리도 꽤 있으며, 돗자리를 가지고 오셨다면 펴고 쉴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기는 어떠한 경우에도 가지고 들어올 수 없기에 그냥 도시락만 먹을 수 있으니 이건 꼭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 휴게공간에서 서쪽, 전나무숲 방향으로 가면 이런 작은 호수가 나옵니다. 이걸 육림호라 부르는데, 사실 물은 그리 깨끗한 편은 아니지만 대신 잉어는 심심하면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차 한 잔을 마시고...

 

이 육림호 옆에는 작은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자리가 많은 것은 아니라서 사람이 몰릴 때는 좀 기다려야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만, 별다방이 아니라서 여기에서 몇 시간동안 노트북 펴놓고 있는 사람은 없어서 좀 기다리면 어떻게든 앉을 자리는 나옵니다. 전나무숲을 크게 한 바퀴 돌면 여기가 나오는데, 다리가 열심히 아플 때 도착하게 됩니다. 커피 가격은 싸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슨 폭리도 아니라서 편하게 즐기시면 됩니다. 저도 돌아오기 전 차를 한 잔 마시고 사람 구경 반 경치 구경 반을 한 뒤 다시 반대로 걸어와 산책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