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이라는 음식에 대해 그 기원은 몇 가지 설이 있으나, 공통적으로 최소한 지역에 대해서는 '군산'이 시발점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지금이야 군산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서 소외된 중소규모 항만 도시지만, 일제시대만 해도 인천과 함께 중국과의 교류의 중심지여서 훨씬 도시가 활발했습니다. 당연히 음식 교류도 그러했는데, 산동식 초마면에 고춧가루가 더해졌건 나가사키 짬뽕에 고춧가루가 더해졌건 우리 입맛에 맞춰 변형된 것이 지금의 짬뽕이 된 것입니다. 군산에는 이 짬뽕이 있어 대전과 달리 '빵집이 먹여 살리는 도시' 소리는 듣지 않습니다. 이게 없었으면 정말 이성당의 도시가 될 뻔 했죠.
어쨌거나 짬뽕은 군산의 아이덴티티 가운데 하나이기에 짬뽕 거리도 있을 정도이며,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짬뽕집인 빈해원을 비롯해 짬뽕 골목을 벗어나 있는 복성루나 지린성 등 짬뽕집들이 고전적인 짬뽕(해물짬뽕)을 기반으로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추고 오늘도 줄을 선 손님들을 맞고 있습니다. 아, 빈해원 이야기는 이전에 살짝 다른 포스팅에서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서천금빛노을 서울오토캠핑장 + 군산에서 짬뽕을 먹다(2024/4/20)
서울캠핑장 시리즈 최초의 오토캠핑장, 서천 서울오토캠핑장 이야기는 작년에 한 번 올린 바 있습니다. 사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적었지만 기존의 서울캠핑장 시리즈도 엄밀히 말하면 오토캠핑
adolfkim.tistory.com
바로 직전 포스팅에서 이 서천 서울오토캠핑장을 '군산 관광의 베이스캠프'로 소개하면서 무언가 짬뽕 한 그릇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이게 어느 집 짬뽕일까요? 오늘은 이 짬뽕집 이야기를 해봅니다. 바로...

'3대 짬뽕' 또는 '5대 짬뽕' 등 근거도 없는 분류는 다들 많으며, 이건 당연히 주관적인 부분이라 당연히 정답은 없습니다. 짬뽕의 도시 군산답게 짬뽕집은 많지만 보통 유명세로 따지면 위에 적은 빈해원, 복성루, 지린성이 Top 3를 차지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오늘 가보는 쌍용반점 역시 그 다음 레벨은 가는 지명도를 갖고 있습니다.

짬뽕 거리의 두목인 빈해원, 남쪽 미원동의 투톱인 복성루와 지린성과 달리 쌍용반점은 금강하구둑 바깥, 군산내항쪽에 있습니다. 군산에 오면 꼭 가야 하는 집, 이성당에서 거리로는 1km 조금 못 되고, 걸어가면 15분쯤 걸립니다.


사실 그 앞에 주차를 할 공간이 있기는 하기에 꼭 걸어갈 필요는 없습니다만, 가는 길에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나 옛 군산세관, 그 옆에 있는 일제 시대의 창고 건물까지 함께 볼 수 있으니 다리가 튼튼하면 걸어 가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닙니다.


세관 구경까지 했다면 이제는 금강쪽을 향해 걸어 갑니다. 금강이 보이면 왼쪽에 쌍용반점 안내 표지판이 있으니 오른쪽으로 강 구경을 하며 걷습니다. 걷다 강에 입수해 몸을 식히는 견공이라는 나름 특이한 모습을 잠시 구경하고 다시 걸음을 옮깁니다. 시내에 뜬금없이 있는 옥도면 사무소(옥도면은 고군산군도를 포함한 군산 서쪽의 섬들을 관할합니다.)가 보이면 다 온 것입니다. 주차는 가게 앞과 그 건너편에 할 수 있습니다. 영업 시간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라 긴 편은 아니기에 너무 늦게 가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식당 규모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절한 수준입니다. 간판부터 '전복짬뽕 전문'으로 되어 있으며 메뉴의 핵심은 짬뽕입니다. 물론 짜장도 하며 사이드메뉴 개념으로 탕수육과 팔보채도 주문이 가능합니다. 볶음밥은 아예 메뉴에 있지도 않으니 기대하지 마셔야 하며, 짬뽕밥만 취급합니다. 짬뽕도 메뉴에서 볼 수 있듯이 해물짬뽕 중심입니다. 전복짬뽕이 중심이긴 하나 어차피 해물짬뽕 베이스인데다 전복을 딱히 좋아하지 않기에 갑오징어짬뽕을 주문합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 나온 짬뽕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딱 봐도 해물, 특히 조개류가 풍성한데 이게 쌍용반점의 아이덴티티입니다. 군산의 짬뽕은 어디건 기본 베이스는 해물짬뽕이지만, 아예 조개류에 목숨을 건 것이 쌍용반점의 특징입니다. 갑오징어 짬뽕은 홍합 + 바지락 조합에 바닥에 갑오징어 큰 토막을 하나 넣어 줍니다. 이걸 함께 주는 가위로 적절히 취향에 맞춰 잘라 먹으면 됩니다. 가장 기본형 조개짬뽕은 여기에서 오징어가 빠지고, 고급형 전복짬뽕은 오징어 대신 전복이 더 들어간다 보시면 됩니다.

1인분에 홍합 몇 개는 기본으로 들어가야 해물짬뽕이라 할만 하지만, 여기는 그러한 차원을 넘었습니다. 위 사진처럼 1인분만 시켜도 껍데기를 버리는 대접이 하나 오는데, 그 대접의 절반이 홍합과 바지락 껍데기로 찹니다. 그 조차 그나마 대충 큰 것만 걸러낸 것이고 열심히 먹으면서 나머지를 또 걸러내게 됩니다. 일단 해감은 충분히 되어 모래를 씹는 참사는 벌어지지 않습니다. 특이하게 야채로 애호박이 들어갑니다.
중요한건 역시 맛이겠죠. 맛은... '해물짬뽕' 그 자체입니다. 조개류의 시원한 맛이 국물 전체에 한가득입니다. 맵기도 그렇게 매운 편은 아니며 투명한 느낌의 맑은 맛은 아니지만 적절히 맑은 맛을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진한 맛을 선호하여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최소한 해물짬뽕 혐오자가 아닌 이상에는 크게 트집을 잡을 요소는 없습니다.

물론 단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먼저 양에 대한 부분입니다. 실제 그릇의 크기는 상당히 크며 여기에 수북히 홍합과 바지락이 담겨 나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을 싹 빼내면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습니다. 실제로 최대한(바닥에 좀 남아는 있습니다.) 껍데기를 빼내면 비주얼이 이렇게 되는데, 좀 볼품없는 모습이 되고 국물이 너무 많게 느껴집니다. 면의 양이 많은 편이 결코 아니기에 양이 많은 분에게는 가성비가 좀 좋지 않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야채나 국물까지 포함하면 결코 작은 양은 아니지만 '짬뽕도 면이니 면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이게 좀 아쉽다는 점은 참고하셔야 합니다. 정말 짬뽕의 양이 중요하다 생각하시면 빈해원을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두 번째 단점은 이 엄청난 조개의 양으로 발생합니다. '조개는 국물 재료니 그냥 버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껍데기와 살을 통째로 버리는 분이라면 큰 단점은 아니지만, 이 살을 다 발라내 드시는 분은 많은 조개의 양 = 노동이 됩니다. 너무 조개가 많아서 그대로는 면과 야채 먹는 것도 너무 불편해 어느 정도는 처리를 해야 하는데, 살을 발라내는 데 시간이 걸리면 면이 좀 불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살을 발라내는 것을 어려워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산더미같은 조개는 이 짬뽕의 아이덴티티이자 맛을 결정하는 요소지만 먹는 것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빈해원과 쌍용반점의 짬뽕을 비교하면 1980년대 클래스의 옛날 짬뽕을 21세기에 보여주는 것이 빈해원의 짬뽕, 1990년대 이후의 나름 특성화한 짬뽕 가운데 해물짬뽕, 특히 조개짬뽕을 갈고닦은 것이 쌍용반점의 짬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쌍용반점은 해물짬뽕, 특히 조개짬뽕의 끝을 보고 싶을 때 추천할 수 있는 곳입니다. 넓은 금강 하구를 구경하면서 짬뽕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나름 메리트입니다.
추신: 쌍용반점은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입니다. 조금 더 저렴하게 드시려면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하는 것도 하나의 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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