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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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るキャン△(캠핑|여행)

태백 소도 야영장 - 피서하러 캠핑가자~

dolf 2023. 6. 5. 16:13

코로나 정국이 사실상 끝나면서 왠지 캠핑 붐이 사알짝~ 꺼질까 하는 움직임을 눈꼽만큼 보이고는 있지만(한창 시절에는 1분만에 마감되고 남을 캠핑장들이 예약 오픈하고 10~15분 정도에 마감됩니다.), 그래도 한창 늘어난 캠핑 인구에 지금의 캠핑 인프라는 좀 부족한 느낌이 있습니다. '제발 비박이나 하러 가!!'라고 하고 싶지만(물론 개인적으로는 비박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이건 개인의 욕심의 불과하죠.^^

하여간 이러니 새로운 캠핑장의 등장은 늘 즐거운 일입니다. 입지나 시설 등의 이유로 국공립을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상 국공립 캠핑장의 추가는 늘 즐거운 소식인데, 그래서 5월에 오픈한 따끈따끈한(하지만 시원한) 캠핑장의 캠핑기를 올립니다. 예. 우리나라에서 여름에 가장 시원한 동네인 태백에 새로 오픈한 소도야영장입니다.

■ 국립공원공단 소도야영장

- 개장일: 2023년 5월 1일
- 사이트 수: 오토캠핑 48 사이트 / 카라반 전용 14 사이트 / 카라반(설치형) 18 사이트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없음
- 전기: 있음(별도 비용. 16A까지 허용)
- 매점: 그런 거 없음(당골광장으로 가면 매점 있음)
- 사이트 타입: 모래+흙
- 테이블: 있음

 

이 캠핑장은 개설에만 수 년이 걸린, 나름 국립공원공단 캠핑장 가운데는 심혈을 기울인 곳입니다. 입지면에서는 꽤 좋은 편인데, 태백산의 주요 등반 루트인 당골광장 바로 위이자 태백시의 주요 관광지인 태백석탄박물관 바로 뒷부분에 있습니다. 다만 석탄박물관까지는 꽤 경사가 급한 길을 가야 하기에 걸어서 5~10분 정도는 조금 힘들게(?) 걸어야 합니다. 그래도 가족단위 캠퍼에게 뭔가 구경거리가 가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메리트가 될 수 있고, 반대로 등산과 캠핑을 함께 하고자 하는 경우 아침 일찍 당골광장에 차를 세우고 와서 등산을 한 뒤 차를 캠핑장으로 끌고와 캠핑을 즐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대신 입지의 한계로 사이트 면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같은 국립공원공단 계열 캠핑장 가운데 주왕산 상의야영장과 유사한 계단식 구조를 갖고 있으며, 3단으로 긴 상의야영장과 달리 폭은 좁은 대칭형으로 4단 구성입니다. 1단은 카라반과 일반 오토캠핑, 2/3단은 오토캠핑, 4단은 설치형으로 운영하는 카라반으로 되어 있습니다.

화장실, 샤워장, 개수대는 2층과 3층에 하나씩 위치합니다. 새로 지은 만큼 시설은 번쩍번쩍하며, 폭이 전반적으로 좁은 편인데다 중앙에 시설이 있어 어느 곳에서 캠핑을 하더라도 부담스럽게 걸어가야만 하지는 않습니다. 조리를 할 때 이 부분을 따지는 분이면 적지 않은 메리트를 느낄 것입니다. 대신 샤워장은 몰라도 개수대에 온수 공급은 안 해주니 손은 좀 시렵습니다. 5월에도 태백산은 물이 차갑습니다.

국립공원공단 계열 캠핑장은 테이블도 지참해야 하는 곳이 많지만, 여기는 테이블까지는 기본으로 제공해줍니다. 장비가 그리 없는 초보 캠퍼들이 오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땅 자체는 배수성이 좋은 모래땅 기반이라 어느 정도 비가 내려도 진흙탕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새로 구축하여 평탄화한 땅이기는 하지만 데크만큼 평탄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사이트 하나의 폭이 넓지는 않기에 거실형 텐트를 6인용 정도로 하나 치면 거의 공간이 꽉 찹니다.

전기요금이 폭등하면서 캠핑장의 전기 인심도 점차 박해지고 있습니다. 산림청 산하 캠핑장들은 이미 칼같이 600W 전력 제한을 걸고 있고, 발전소가 바로 옆에 있음에도 태안 학암포 캠핑장도 600W 칼제한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비해 여기는 겨울에 얼어 죽는(?) 태백의 특성상 아직 전기 인심은 좋습니다. 전류량 기준 16A 제한인 만큼 여유가 꽤 있습니다. 물론 너무 팍팍 쓰면 나중에 전기 인심이 야박해질 수 있으니 이건 적당히~ 적당히.^^

■ 특징 및 장단점

장점은 무엇보다 여름 휴양지인 태백시의 특성상 한여름에도 폭염 걱정은 적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폭염특보가 가장 안 뜨는 곳이 이 지역이라서 여름에도 '상대적으로'는 덜 뜨거운 캠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같은 국립공원공단 산하 시설이자 이 캠핑장에서 걸어서 10~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태백민박촌에서는 아예 선풍기와 에어컨도 안 달아 놓을 지경이고, 5~6월에도 보일러를 틀어 놓을 정도니 더 말해서 무엇하겠는지요?

두 번째로 나름 좋은 입지를 들 수 있습니다. 태백산의 메인 등반 코스인 당골의 바로 입구에 있는데다, 바로 아래가 태백의 주요 관광지인 태백석탄박물관이라서 볼 거리까지 있습니다. 또한 바로 아래인 당골광장까지 태백역이나 태백시외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가 꽤 자주 다니는 편이라 굳이 하고자 한다면 오토캠핑이 아닌 백패킹도 가능합니다. 자동차는 없는데 캠핑이 해보고 싶다면 교통편 및 환승면에서 매우 메리트가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뭔가 해먹기 귀찮다면 차로 15분 정도만 나가도 태백(황지) 시내라서 물닭갈비나 실비식당같은 나름 태백의 지역음식을 먹어볼 수 있습니다. 덤으로 마트들도 그런대로 있습니다. 여기를 거점으로 주변 관광을 같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는데, 최대의 문제점은 바로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사는 수도권에서 압도적으로 멀다는 점입니다. 태백시가 최고의 여름 휴양지로서의 입지를 갖고 있음에도 관광객이 크게 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데, 제천부터 고속화가 되었다고는 하나 국도를 구비구비 타고 와야 하는 만큼 거리 부담이 상당히 큽니다. 제천에서 여기까지 고속도를 놓는 계획은 있기는 하지만, 그게 빨라도 8~9년은 더 걸릴 먼 훗날의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단점(?)은 산에 위치한 다른 캠핑장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지만, 변덕스러운 날씨입니다. 원래 산 날씨는 변덕이 죽 끓듯한다 하지만, 태백산은 그 변덕이 더 심합니다. 다른 지역은 햇볕이 쨍쨍인데, 이 지역 전체가 폭우가 내리는 일도 빈번합니다. 실제로 제가 갔을 때도 다른 전국은 다 맑고 더운데, 여기만 저녁부터 2시간가량 비가 퍼 내렸습니다. 비가 보통 많이 내린게 아니라서 그냥 밖에서 뭐 해먹는 것을 그냥 포기하고(테이블 위에 뭐가 없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전부 철수~) 텐트 속에 들어가 벌벌 떨어야 했습니다. 이건 사실 덥고 귀찮다는 이유로 비막이용 장비(셸터) 설치를 안 한 제 잘못이기는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