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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るキャン△(캠핑|여행)

양양 미천골 야영장 - 조용한 숲속 캠핑을 위한 최적지

dolf 2023. 6. 15. 17:31

대체로 국공립 캠핑장을 다니는 만큼 이 블로그를 통하여 소개하는 캠핑장은 대부분 국공립이기는 합니다. 다만 이 세상에 국립 캠핑장 전부를 '국립공원공단'에서 운영하지는 않습니다. 국립공원공단 최대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산림청 관할인 자연휴양림(자연휴양림 전체가 산림청 관할은 아닙니다만.) 안에도 캠핑장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캠핑장은 사실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정말 아는 사람만 오는 조용한 캠핑장이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캠핑 붐을 타고 꽤 많은 분들이 찾는 곳입니다. 굳이 말하면 오대산 줄기 끝에 있는 캠핑장, 미천골로 가 봅니다. 아, 일단 오토캠핑장을 기준으로 합니다~

■ 산림청 미천골 자연휴양림 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캠핑 43 사이트(1 야영장 21 / 2 야영장 14 / 3 야영장 8), 오토캠핑 20 사이트, 숲속의집 4동, 휴양관 20실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없음
- 전기: 제공(유료. 칼같이 600W 제한)
- 매점: 그런 거 없음(휴양림 안에서 기대하지 말 것!)
- 사이트 타입: 나무 데크
- 테이블: 있음
- 기타 사항: 숯불/장작 모두 금지


사실 지금은 좀 비싸졌지만(그래도 상당히 쌉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캠핑장은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저렴했습니다. 1박에 1만원이면 되었으니까요. 사실 이 때는 전기고 뭐고 아무것도 안 들어오던 시절이니 정말 늦봄~초가을이 아니면 오기가 힘들었습니다. 산 속은 봄은 늦게 오고 겨울은 일찍 옵니다만, 산불에 노이로제가 있는 산림청 관할 캠핑장에서 불씨가 튀는 장작이나 숯을 쓰게 해줄 리 없으니 오기가 좀 쉽지 않죠. 거기다.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끝까지 뚫리기 전까지는 수도권에서는 좀 돌아 오거나, 나름 난이도가 있는 한계령을 넘어 와야 했기에 접근성이 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양양IC가 있어서 이 접근성이 꽤나 좋아졌습니다.

사진에야 오토캠핑장(사실 이게 다 오토캠핑장은 아닙니다. 사실 왼쪽만 오토캠핑장이요, 오른쪽은 2 캠핑장의 주차장입니다.)을 기준으로 설명하지만, 캠핑장은 총 4개입니다. 이 오토캠핑장은 미천골 자연휴양림에서도 가장 안쪽(꼭대기)에 있는 곳이며,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상당히 올라가야 나옵니다. 2/3정도 올라온 구간에 1 캠핑장이 있고, 이 오토캠핑장에서 올라오기 200m 정도 전에 2 캠핑장이 있습니다. 저 사진 오른쪽 위, 그리고 사진의 정 반대쪽에 3 캠핑장 사이트가 드문드문 있습니다. 사실 원래는 1, 2 캠핑장과 오토캠핑장만 있었는데, 오토캠핑장 사이트를 좀 줄이고 빈 공간들에 3 캠핑장을 만들었습니다.

1~3 캠핑장은 오토캠핑이 아니라서 차를 다른 곳에 두어야 합니다. 1 캠핑장은 캠핑장 사이에 계곡이 있어 다리를 건너면 바로 주차장이 있어서 좀 멀기는 해도(평탄한 곳이 아예 없습니다.) 그런대로 갈만은 하고, 3 캠핑장은 오토캠핑장 및 여유부지를 깎아서 만들어 1 캠핑장보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차는 더 편합니다. 다만 2 캠핑장은 정말 산비탈을 꽤 올라야 하기에 짐을 싣고 내리다 허리가 좀 휠 수 있습니다. 대신 1/2 캠핑장은 정말 계곡 옆 숲에다 지어놓은 것이라 숲속에서 캠핑하는 느낌이 납니다. 3 캠핑장이나 오토캠핑장은 이 느낌이 영 안 나는게 단점입니다.

오토캠핑장은 이렇게 생겼는데, 일단 숲속이고 바로 오른쪽에 계곡이 있어 물 소리를 들으며 캠핑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나무 숲 사이에 영지가 있는 나머지 캠핑장과 달리 너무 잘 정비가 되어 있는 나머지 운치를 갖고 캠핑하고자 하면 조금 실망스럽긴 합니다. 대신 정말 편하긴 편하죠. 차를 대충 데크 옆에 대면 그만입니다.

영지는 전형적인 자연휴양림 특유의 방식, 나무 데크입니다. 은근히 데크 사이즈가 큰 편이라 거실형 텐트도 5m대 중반급까지는 어려움 없이 칠 수 있습니다. 이번 캠핑(사실 5월 이야기입니다.)에서는 텐트의 수리 + 치기 편한걸 최우선하는 이유로 일반 오토텐트 + 셸터 조합으로 가서 좀 심플합니다. 나무 데크의 장점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지만, '평평함의 확보', '땅의 습기 및 냉기의 차단'입니다. 매트만 적당하면 수면의 질 보장이 어느 정도 가능하죠.

나무 테이블도 제공해주니 텐트만 있으면 적은 장비만 갖고도 올 수 있는 경제성도 있습니다. 대신 데크가 좀 넓은 대신 테이블 부분의 공간이 좁아서 데크 이외의 공간에 이것저것 타프 등을 설치하기가 좀 버거운 것은 약점입니다. 참고로 1/2 캠핑장의 경우 그냥 산비탈이라 데크 이외의 영역에서는 발밑 조심을 해야만 합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사태는 심심치 않게 벌어집니다.

사실 시설은 그리 많이 기대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의 저 산비탈의 집이 화장실인데, 그나마 올해는 공사를 하여 많이 깨끗해진 편이기는 합니다만 이전에는 좀 슬픈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나프탈렌으로 도배된 화장실 특유의 냄새는 익숙하지 않은 분께는 너무 자극적이죠. 사진에는 없는데, 저 도로를 조금 올라가면 화장실 위에 3 캠핑장의 몇 개 영지가 있고 오른쪽에는 나머지 오토캠핑 영지와 또 다른 화장실 및 실내 개수대, 샤워장이 있습니다.

■ 총평

 

태백산처럼 1년 내내 대체로 시원한 곳은 아니지만, 여기도 나름 깊은 산 속이라서 여름이 늦게 옵니다. 5월 중후반까지는 난방 대책(전기장판이라도)이 필요할 정도입니다. 조금 깊게 들어가야 하지만 이제는 수도권의 접근성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고, 오색약수나 양양읍내까지 거리가 그렇게까지(사실 산을 타는 거리까지 생각하면 30~40분 거리라서 가깝지는 않습니다만.) 멀지는 않아서 바다와 산 구경도 모두 할 수 있는 입지입니다. 이 사진을 찍은 5월, 그리고 지금이 딱 적기입니다. 좀 불편하지만 숲 속 캠핑을 즐길 수도 있고, 이렇게 오토캠핑을 즐길 수도 있으며, 소개는 안 했지만 펜션같은 휴양관도 있어서 한여름이나 겨울에 1박 모임으로 오기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단점은 당연히 있죠. 오토캠핑장의 운치가 좀 떨어지고 1/2 캠핑장은 좀 많이 걸어야 하며 화장실 시설이 좀 불만이라는 점은 위에서 적었지만 또 약점은 있습니다. 먼저 산림청 관할 특성답게 화기에 매우 민감합니다. 밥은 해먹어야 하니 가스는 쓸 수 있지만, 화로대는 아예 NG입니다. 불똥이 덜 튀는 숯조차 못 씁니다. 즉 여기에서는 고기를 구워 먹으려면 전부 불판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전기 사용입니다. 그나마 수 년 전과 달리 이제는 여기서도 전기를 쓸 수 있습니다. 정말 격세지감이죠. 하지만 산림청 관할 캠핑장은 전부 전기 인심이 짠데, 칼같이 600W 제한을 겁니다. 전력 소비량계가 그냥 떡하니 달려 있고, 600W를 넘는 순간 1분 정지 제한이 걸립니다. 전기 조리 기구는 아예 물 건너갑니다. 그나마 선풍기 정도는 문제가 없지만 난방기구는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1인용 전기장판 두 개만 되어도 잘못하면 600W를 넘는 사태가 벌어지는 일도 있습니다. 날씨가 좀 쌀쌀할 때 다른 대책이 필요한 셈입니다. 여기는 숲속의 집이나 휴양관에서도 에어컨을 켜려면 별도 비용, 그것도 제한 시간제로 굴러갑니다. 정말 전기는 야박함이 따로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