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번쩍번쩍한 새 캠핑장을 소개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좀 낡은 캠핑장을 소개합니다. 물론 낡기만 한 퇴색되어 가는 캠핑장은 아닙니다. 낡았다고 해도 계속 버전업이 되는, 그럼 캠핑장입니다. 오대산 깊은 산속 옹달샘...은 없지만 하여간 물 구경을 할 수 있는 소금강으로 초대합니다.
■ 국립공원공단 소금강야영장
- 사이트 수: 오토캠핑(A) 68 사이트 / 일반캠핑(B) 37사이트 / 카라반 전용(C) 9 사이트 / 카라반(설치형, D) 12 사이트 / 자연의집(E/F) 15채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없음
- 전기: 일반캠핑용 B 사이트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제공
- 매점: 그런 거 없음(소금강 주차장 주변에 많음)
- 사이트 타입: 그냥 흙땅!!!(경우에 따라서는 제초 안 한 풀밭.T_T)
- 테이블: 있음
이 캠핑장도 은근히 규모가 큽니다. 사실 과거에는 사이트 수가 더 많았습니다. D~F, 즉 가장 왼쪽과 윗부분도 원래는 일반 캠핑 사이트였으나 이 부분을 카라반과 자연의집(펜션)으로 바꾸면서 사이트 수가 좀 줄었습니다. 그래도 100 사이트 이상 되니 이거 한 바퀴 돌아도 운동이 꽤 됩니다.^^
캠핑 사이트는 오토캠핑 사이트(A 구역)과 일반캠핑 사이트(B 구역), 카라반 및 캠핑카 전용 구역(C 구역)으로 나뉩니다. 오토캠핑 사이트는 전기가 들어오지만, 일반캠핑 사이트는 전기가 아예 안 들어옵니다. 오토캠핑은 바로 사이트 앞 주차가 가능하나 일반캠핑 사이트는 주변에 별도로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짐을 끌고 와야 합니다. 다만 주차장과 사이트 거리가 멀지는 않아도 크게 부담이 되는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먼저 이 캠핑장 최대의 단점부터 적고 들어갑니다. 바로 이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사이트가 그냥 흙바닥입니다. 모래땅도, 쇄석도 아닙니다. 그리고 평탄화가 완전하지 않아서 경사도 있고 울퉁불퉁하기도 합니다. 정말 심하면 사이트에 잡초가 우거지기도 하지만, 사실 이건 정말 예비 사이트 수준이고, 보통은 위 사진 정도는 됩니다.(사실 여기도 좀 외진 곳입니다.) 이 영지 최대의 약점은 배수가 잘 안 된다는 점인데, 비가 오면 그야말로 진흙탕이 됩니다. 배수로를 파고 난리를 쳐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소한 그라운드시트를 잘 깔아줘야만 하고, 매트도 좀 두꺼운걸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것은 매해 조금씩 개량하는데, 이 부분은 영 개량을 안 하더군요.
그래도 매년 조금씩 시설 개량은 진행하기는 합니다. 위 사진은 작년 5월에 찍은 사진이고, 아래는 올해 6월에 찍은 것입니다. 이전에는 블럭 도로였는데,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덜컹거리고 난리가 아니었으나, 이제는 아스팔트로 깨끗하게 포장해 놓았습니다. 관리동을 새로 지으면서 샤워장과 개수대도 새로 만들기도 했으니 조금씩 편해지는 면은 있습니다. 전혀 안 나아지는 것은 사이트 자체 뿐입니다.T_T
코로나 시대가 오면서 다들 캠핑에 글램핑~ 글램핑~ 노래를 부르는 세상이 와버려서 구석의 잘 안 쓰는 사이트들을 정리하고 이 자리에 고정형 카라반과 자연의집(소형 펜션)을 놓았습니다. 카라반은 4인용 대형으로 2인용 침대(매트리스까지 있습니다!!)와 1인용 벙커침대(이건 그냥 나무바닥.T_T) 2개가 있습니다. 좁기야 하지만 식기류 다 있고(침구류 제외) TV에 에어컨까지 다 있으며 독립 화장실/세면대까지 다 있는 그야말로 풀 옵션입니다. 자연의집은 식기류 등은 없지만 에어컨은 있고 좀 더 넓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 좀 비싸고 예약 잡기가 좀 어려운게 문제라면 문제죠.
산 속에 있기는 하지만 입지 자체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 구룡폭포쪽으로 가는 소금강구역 딱 입구에 있어서 등산로 입구에 있는 식당들이나 편의점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전에 난잡하게 있던 것들을 싹 날려버리면서 수 년동안 새로 주차장과 식당가를 조성했는데, 그래서 2년 전까지만 해도 뭔가를 사려고 하면 최소한 삼산리 주변 편의점, 좀 제대로 사려면 연곡면까지 나가야 했습니다. 지금은 그냥 음료 정도는 편의점에서 사면 되는거라 정말 편해졌습니다. 이쪽으로 가는 구름다리도 놓아서 더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무려 마을버스도 입구까지 들어오는데, 대충 한 시간 반 정도 단위로 옵니다. 강릉 시내가 아닌 연곡면까지 가는 것이라 강릉에서 오려면 좀 갈아타야 합니다만, 이것도 안 들어오는 캠핑장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감지덕지한 일이죠.
■ 총평
하여간... 소금강 캠핑장은 수도권에서야 약간 멀지만, 일단 강릉권(강릉과 평창의 경계)이라 강릉이나 양양 등 동해안 관광과 연계시킬 수도 있고, 이곳 자체만으로도 소금강 등산로 입구라서 등산 목적의 캠핑도 가능합니다. 이게 아니더라도 등산로 입구라서 식사나 식음료 구매는 충분히 편합니다. 수도권에서 멀다 해도 태백 가는 것 보다 멀겠는지요? 일반 캠핑부터 오토캠핑, 카라반, 펜션까지 다양한 옵션이 있어 여러 조건의 캠퍼들의 입맛을 맞출 수도 있는 나름 중대형 캠핑장입니다. 오래된 캠핑장이기는 해도 매년 조금씩 시설 개량은 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단점은 그 오토캠핑/일반캠핑 영지가 수 년째 개량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매트 등으로 최대한 평탄화를 해야 잠을 잘 잘 수 있고, 비가 오면 비가 잘 안 빠집니다. 이 문제는 그냥 흙바닥 영지는 다들 비슷하긴 합니다만, 소금강은 이 부분이 좀 많이 울퉁불퉁합니다.
물론 우중 캠핑을 혐오하는 분들도 적지 않지만, 반대로 비오는 캠핑의 낭만(?)을 즐기는 분들도 계시기에 이렇게 비가 오는 와중에도 캠핑을 잘들 하는 분이 계십니다. 실제로 이번에 갔을 때도 잠시 소나기가 강하게 왔지만, 이 때문에 도망가는(?) 분들은 없었죠. 결국 생각하기 나름 + 준비하기 나름인 일입니다.
'Outdoor Life(캠핑|여행|온천) > ゆるキャン△(캠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해 추암 야영장 - 대한민국 해변 캠핑장의 최고봉 (0) | 2023.06.21 |
---|---|
양양 미천골 야영장 - 조용한 숲속 캠핑을 위한 최적지 (0) | 2023.06.15 |
태백 소도 야영장 - 피서하러 캠핑가자~ (0) | 2023.06.05 |
[옛글] 청송 주왕산 상의야영장(2018/11/17) (0) | 2023.05.25 |
[옛글] 태안 학암포 야영장 (2018/11/10) (0) | 2023.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