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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소금강 야영장 - 계곡, 숲이 모두 있는 전통적 캠핑장

dolf 2023. 6. 12. 16:10

지난 번에 번쩍번쩍한 새 캠핑장을 소개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좀 낡은 캠핑장을 소개합니다. 물론 낡기만 한 퇴색되어 가는 캠핑장은 아닙니다. 낡았다고 해도 계속 버전업이 되는, 그럼 캠핑장입니다. 오대산 깊은 산속 옹달샘...은 없지만 하여간 물 구경을 할 수 있는 소금강으로 초대합니다.

 

■ 국립공원공단 소금강야영장

- 사이트 수: 오토캠핑(A) 68 사이트 / 일반캠핑(B) 37사이트 / 카라반 전용(C) 9 사이트 / 카라반(설치형, D) 12 사이트 / 자연의집(E/F) 15채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없음
- 전기: 일반캠핑용 B 사이트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제공
- 매점: 그런 거 없음(소금강 주차장 주변에 많음)
- 사이트 타입: 그냥 흙땅!!!(경우에 따라서는 제초 안 한 풀밭.T_T)
- 테이블: 있음

 

이 캠핑장도 은근히 규모가 큽니다. 사실 과거에는 사이트 수가 더 많았습니다. D~F, 즉 가장 왼쪽과 윗부분도 원래는 일반 캠핑 사이트였으나 이 부분을 카라반과 자연의집(펜션)으로 바꾸면서 사이트 수가 좀 줄었습니다. 그래도 100 사이트 이상 되니 이거 한 바퀴 돌아도 운동이 꽤 됩니다.^^

캠핑 사이트는 오토캠핑 사이트(A 구역)과 일반캠핑 사이트(B 구역), 카라반 및 캠핑카 전용 구역(C 구역)으로 나뉩니다. 오토캠핑 사이트는 전기가 들어오지만, 일반캠핑 사이트는 전기가 아예 안 들어옵니다. 오토캠핑은 바로 사이트 앞 주차가 가능하나 일반캠핑 사이트는 주변에 별도로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짐을 끌고 와야 합니다. 다만 주차장과 사이트 거리가 멀지는 않아도 크게 부담이 되는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먼저 이 캠핑장 최대의 단점부터 적고 들어갑니다. 바로 이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사이트가 그냥 흙바닥입니다. 모래땅도, 쇄석도 아닙니다. 그리고 평탄화가 완전하지 않아서 경사도 있고 울퉁불퉁하기도 합니다. 정말 심하면 사이트에 잡초가 우거지기도 하지만, 사실 이건 정말 예비 사이트 수준이고, 보통은 위 사진 정도는 됩니다.(사실 여기도 좀 외진 곳입니다.) 이 영지 최대의 약점은 배수가 잘 안 된다는 점인데, 비가 오면 그야말로 진흙탕이 됩니다. 배수로를 파고 난리를 쳐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소한 그라운드시트를 잘 깔아줘야만 하고, 매트도 좀 두꺼운걸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것은 매해 조금씩 개량하는데, 이 부분은 영 개량을 안 하더군요.

그래도 매년 조금씩 시설 개량은 진행하기는 합니다. 위 사진은 작년 5월에 찍은 사진이고, 아래는 올해 6월에 찍은 것입니다. 이전에는 블럭 도로였는데,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덜컹거리고 난리가 아니었으나, 이제는 아스팔트로 깨끗하게 포장해 놓았습니다. 관리동을 새로 지으면서 샤워장과 개수대도 새로 만들기도 했으니 조금씩 편해지는 면은 있습니다. 전혀 안 나아지는 것은 사이트 자체 뿐입니다.T_T

코로나 시대가 오면서 다들 캠핑에 글램핑~ 글램핑~ 노래를 부르는 세상이 와버려서 구석의 잘 안 쓰는 사이트들을 정리하고 이 자리에 고정형 카라반과 자연의집(소형 펜션)을 놓았습니다. 카라반은 4인용 대형으로 2인용 침대(매트리스까지 있습니다!!)와 1인용 벙커침대(이건 그냥 나무바닥.T_T) 2개가 있습니다. 좁기야 하지만 식기류 다 있고(침구류 제외) TV에 에어컨까지 다 있으며 독립 화장실/세면대까지 다 있는 그야말로 풀 옵션입니다. 자연의집은 식기류 등은 없지만 에어컨은 있고 좀 더 넓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 좀 비싸고 예약 잡기가 좀 어려운게 문제라면 문제죠.

이건 작년 사진입니다.

산 속에 있기는 하지만 입지 자체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 구룡폭포쪽으로 가는 소금강구역 딱 입구에 있어서 등산로 입구에 있는 식당들이나 편의점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전에 난잡하게 있던 것들을 싹 날려버리면서 수 년동안 새로 주차장과 식당가를 조성했는데, 그래서 2년 전까지만 해도 뭔가를 사려고 하면 최소한 삼산리 주변 편의점, 좀 제대로 사려면 연곡면까지 나가야 했습니다. 지금은 그냥 음료 정도는 편의점에서 사면 되는거라 정말 편해졌습니다. 이쪽으로 가는 구름다리도 놓아서 더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무려 마을버스도 입구까지 들어오는데, 대충 한 시간 반 정도 단위로 옵니다. 강릉 시내가 아닌 연곡면까지 가는 것이라 강릉에서 오려면 좀 갈아타야 합니다만, 이것도 안 들어오는 캠핑장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감지덕지한 일이죠.

 

■ 총평

하여간... 소금강 캠핑장은 수도권에서야 약간 멀지만, 일단 강릉권(강릉과 평창의 경계)이라 강릉이나 양양 등 동해안 관광과 연계시킬 수도 있고, 이곳 자체만으로도 소금강 등산로 입구라서 등산 목적의 캠핑도 가능합니다. 이게 아니더라도 등산로 입구라서 식사나 식음료 구매는 충분히 편합니다. 수도권에서 멀다 해도 태백 가는 것 보다 멀겠는지요? 일반 캠핑부터 오토캠핑, 카라반, 펜션까지 다양한 옵션이 있어 여러 조건의 캠퍼들의 입맛을 맞출 수도 있는 나름 중대형 캠핑장입니다. 오래된 캠핑장이기는 해도 매년 조금씩 시설 개량은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것도 일단 작년 사진입니다.

다만 단점은 그 오토캠핑/일반캠핑 영지가 수 년째 개량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매트 등으로 최대한 평탄화를 해야 잠을 잘 잘 수 있고, 비가 오면 비가 잘 안 빠집니다. 이 문제는 그냥 흙바닥 영지는 다들 비슷하긴 합니다만, 소금강은 이 부분이 좀 많이 울퉁불퉁합니다.

물론 우중 캠핑을 혐오하는 분들도 적지 않지만, 반대로 비오는 캠핑의 낭만(?)을 즐기는 분들도 계시기에 이렇게 비가 오는 와중에도 캠핑을 잘들 하는 분이 계십니다. 실제로 이번에 갔을 때도 잠시 소나기가 강하게 왔지만, 이 때문에 도망가는(?) 분들은 없었죠. 결국 생각하기 나름 + 준비하기 나름인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