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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lf는 告한다(비평|시사)

[옛글] 발전소가 없으니 국민이 전기를 줄여야 한다고? Why?!(2013/5/31)

dolf 2023. 5. 25. 12:53

전력 수급 담화문, 그딴건 새벽에 취소하는겁니다.

이 담화문을 오늘 발표할줄 알았더니 일단 취소를 한 모양입니다. 발표를 했다면 아마 더 불타게 욕을 했을 겁니다.

전력 소비를 좀 적게 해달라는 담화 그 자체는 사실 문제가 없습니다. 블랙아웃이 되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요. 정상적인 전력 공급 상황에서 소비가 늘어나 그런 것이었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이 그런 상황인지요? 정기 정비때문에 멈춘 발전소는 그렇다 쳐도 시험가동에 심심하면 멈추는 새 원전, 정품도 아닌 이상한 부품을 쓰다 걸려 강제로 멈춘 원전이 원인 아닙니까? 사고는 한국전력과 그 감독을 하는 정부가 쳐놓고서 무슨 낯짝으로 국민에게 불편하라고 강요하는 것입니까?

이미 쳐버린 사고는 되돌릴 수 없으니 전력 공급량이 줄어든 것은 피할 수 없다고 쳐도 적어도 이 상황을 만든 '조직'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냥 실무자 몇 명 자르고 구속시키는걸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전력 전체의 명의, 그리고 정부 명의의 국민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불편에 대한 보상을 약속해야 합니다. 보상이라 함은 진짜 돈을 개인에게 주라는 것은 아닙니다만, 최소한 전기요금 인상을 당분간 하지 않겠다거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에너지에 대한 최소한의 권리 확대 등 사회적인 보상을 의미합니다. 국민에게 불편을 강요하면서 돈은 돈대로 뜯어내겠다고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칼 든 강도겠죠.

담화를 긴급히 취소한 이유도 이러한 반발이 불보듯 뻔하기에 수준 조정을 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냥 '전기 많이 쓰는 국민이 가이시키'라고 말하는건 원인이 철저히 한전과 정부측에 있는 상황에서는 뻔뻔함도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담화를 급히 취소하고 내용의 수위를 낮추거나 최소한 '꼬리 자르기'라도 하고 한 뒤 담화를 내보내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지만 국민은 그냥 몇 명을 자르는 걸로 이번걸 넘어가지는 않을겁니다. 조직이 깨끗한데 한두명이 부정을 저지른 것이 아닌 한전과 정부 조직 그 자체가 타락하지 않는 한 생길 수 없는 심각한 범죄임이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