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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삼가야영장 - 폼나고 편한 가족캠핑의 명소는 여기~

dolf 2025. 5. 23. 18:44

입하도 지났겠다... 이미 햇볕은 더 이상 봄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옷도 대부분 반팔로 바뀌었죠. 행복한 봄 캠핑의 시즌도 지나가지만, 가족 캠핑의 핵심은 역시 여름이죠. 아이들의 여름방학이나 여름 휴가 기간에 맞춰 슬슬 계획을 잡으시는 분들, 어디 놀러가야 하야 생각되신다면 이 포스팅에 주목하세요! 올 여름 시즌 캠핑에 나름 쏠쏠한 곳 한 곳을 소개합니다.

 

물론 캠핑 장비가 전무하거나 있어도 좀 부실한 분들은 캠핑 정보가 있어도 별 도움이 안된다 하실 수 있지만 여기는 그런 걱정은 Nothing. 집에서 쓰던 식기만 가져와도 OK인 그런 기본적인 것이 갖춰진 그런 곳입니다. 덤으로 아이들도 즐거운 즐길 곳 충분한 그런 곳입니다. 이런 폼나고 편한 가족캠핑의 명소, 그것을 찾으러 소백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 국립공원공단 소백산 삼가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9 사이트 / 산막텐트 20 사이트 / 하우스 16 사이트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개수대 온수와 시설은 확실함!!!
- 전기: 있음(일반 영지만 별도 비용.)
- 매점: 그런 거 없음.(가장 가까운 편의점까지 6km T_T)
- 사이트 타입: 마사토(6개 영지는 데크, 이 가운데 3개는 무공해차 전용)
- 테이블: 있음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오전 12시(카라반/산막텐트 오후 3시/오전 11시)
- 무선 네트워크: 있음
- 기타: 전자레인지/냉장고/살균기 비치, 개울 있음.

 

 

소백산의 국립 캠핑장은 북쪽으로는 단양 주소지만 영월에 가까운 남천야영장과 이번에 가본 남쪽 삼가야영장의 두 곳입니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남쪽인 삼가야영장이 좀 더 멀지만 사실 접근성은 그게 그거입니다. 삼가야영장은 영주 풍기읍에 있는데, 풍기읍에서 차로 10~15분 정도 더 들어가면 됩니다. 풍기IC에서도 15~20분 정도라서 국도와 지방도를 뱅뱅 도는 남천야영장보다는 이래저래 접근성이 좋습니다. 인삼과 인견으로 유명한 풍기라서 나름 장보는 맛도 있습니다. 고기도 나름 저렴하구요. 어차피 캠핑장과 가장 가까운 편의점조차 멀어서 편의점을 가느니 그냥 풍기읍내로 나오는게 더 나을 정도인데, 여기 하나로마트는 밤 10시까지 운영하니 참고하시면 언젠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열심히 산길을 타고 삼가야영장에 도착하면 중형 규모의 주차장이 기다립니다. 여기는 오토캠핑장이 아니라서 주차장과 영지가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물론 전체 캠핑장 크기가 정말 큰 편은 아니라서 끔찍하지는 않은데, 그나마 일반 영지와 하우스는 좀 주차장과 가깝지만, 산막텐트는 안쪽으로 있어 여기를 잡으신 분들은 어떻게 짐을 옮길까 고민하실 것입니다.

 

 

지리산 내원야영장이라면 그냥 알아서 열심히 짐을 들고 가라고 하겠습니다만... 정말 다행히도 여기는 짐을 손에 들고 가라는 고생은 시키지 않습니다. 주차장 옆에 수동이나마 카트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사람 수가 좀 되면 그냥 두세대에 싣고 한 번에 가면 됩니다.

 

 

 

이 캠핑장의 성격은 위에 적은 지리산 내원야영장과 비슷한데, 일반 영지보다는 하우스나 산막텐트같은 설치형 시설 중심입니다. 전체적인 크기는 내원야영장보다는 작습니다만, 전반적인 시설 성격은 유사합니다. 다만 내원야영장이 주로 고기 구워먹고 하루 자고 오는 느낌에 가까운 시설이라면, 삼가야영장은 오히려 서쪽에 있는 월악산 용하야영장과 같은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 캠핑에 더 맞춰져 있습니다. 이걸 하나씩 뜯어보죠.

 

 

일반 텐트 영지가 덤인 캠핑장도 드문 편인데, 정말 삼가야영장은 이 드문 사례입니다. 일반 영지가 달랑 9곳에 불과한데, 이것도 6 사이트는 데크, 3 사이트는 그냥 맨땅입니다. 데크 영지 가운데 세 곳은 탄소중립 영지인데, 쉽게 말하면 대중교통 또는 하이브리드/전기/수소연료전지차가 아니면 예약조차 못 하는 곳입니다. 다만 가장 마지막에 설명할 이유로 대중교통 접근이 쉽지 않아서 실제로는 이런 친환경차 전용 영지가 됩니다. 맨땅이 세 곳 뿐이기에 최대한 데크를 잡는게 유리합니다. 테이블은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하우스는 그냥 다른 캠핑장에서도 볼 수 있는 그런 구조입니다. 그냥 방 한 칸짜리 집인데, 바닥 전기온돌은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냉방은... 그런 거 없습니다. 즉 여름에는 푹푹 찝니다. 그래도 비가 올 때는 가장 행복한 곳인데, 테이블 부분 전체에 캐노피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데크라 함부로 불을 때면 안 되기에 화로대가 기본으로 제공되어 있습니다. 하우스의 장점은 상대적으로 주차장 및 개수대/화장실과 가까이 배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캠핑장의 꽃은 바로 산막텐트입니다. 가장 영지 수량도 많고 무엇보다 이 영지의 공식 명칭은 '풀옵션'입니다. 물론 이 말에 속으면 안 됩니다만, 이번에 잡은 것도 이 산막텐트입니다. 산막텐트라고 하지만 진짜 텐트는 아닌 가짜 텐트(?)에 가깝습니다. 반대편의 남천야영장의 산막텐트는 진짜 거실형 텐트지만 여기는 고정된 나무 프레임에 텐트 천을 씌워 놓은 준 하우스입니다.

 

 

실내는 크게 이너텐트(?)와 전실(?) 두 칸으로 되어 있는데, 침실 부분은 기본적으로 데크같은 나무 구조이며 이 위에 에어매트와 전기장판이 깔려 있습니다. 선풍기도 한 대 붙어 있는데, 한여름에 푹푹 찌는 것은 어쩔 수 없어도 전부 개방하고 선풍기를 틀면 대충 살 수는 있는 정도는 될 것입니다. 대신 에어매트 덕분(?)에 실제 공간 효율성이 좀 비효율적인 면이 있어서 정말 여러 사람이 들어가기는 좀 비좁은 느낌이 납니다. 화재감지기와 일산화탄소 감지기까지 있어서 이 안에서 불을 때는 것은 NG입니다.

 

 

전실 부분은 그렇게 넓지는 않은데, 보통은 여기에 짐을 놓아 두는 공간이 되겠지만, 비가 오면 여기에 테이블을 놓고 조리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테이블은 따로 지참해야 하겠습니다만. 이 전실 부분에도 전기 콘센트와 실내등이 붙어 있어 악천후에도 실내활동을 하는 데 부담이 없습니다. 냉장고는 따로 없어 뒤에 설명할 개수대 공용 냉장고를 이용해야 하나, 아이스박스는 제공해주는 만큼 웬만한건 여기 넣어 놓아도 문제는 없습니다.

 

 

바깥에도 기본은 데크이며 나무 테이블과 화로대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파라솔이 기본으로 있으나 파라솔 상태가 좋지 못한 곳도 있고 상태가 좋아도 이걸로 비를 막는건 일단 좀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햇볕을 조금 막는 역할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비가 오면 밖에서 뭘 해먹는건 일단 포기해야 합니다. 야외등이 있어서 날씨만 좋다면 밖에서 뭘 하기에 불편함은 없습니다.

 

또한 이 캠핑장은 산막텐트 이용 시 요청을 하면 1만원에 조리기구 세트(코펠, 버너, 가스)를 대여해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칭 풀옵션이라 하는데, 어디까지나 옵션이라 기본은 아닙니다. 저희는 당연히 세트를 다 가지고 다니는 만큼 이 대여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여장도 풀었으니 잠시 다른 시설도 돌아봐야죠. 관리사무소, 화장실, 샤워장, 개수대는 전부 주차장 앞쪽으로 몰려 있습니다. 개수대와 세면대는 야외에 세 곳이 더 있습니다만 실내 개수대는 한 곳 뿐입니다.

 

 

다만 특이 사항은 실내 개수대에 있습니다. 여기는 역대급으로 시설이 좋은데, 커다란 개수대에 집과 동일한 수전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에 세제와 수세미까지 기본 비치입니다. 따뜻한 물도 눈물나게 잘 나옵니다.T_T 이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자레인지와 대형 냉장고, 그리고 식기살균기까지 비치하고 있습니다. 개수대 관련 시설은 정말 손꼽힐 정도로 좋은 곳입니다. 화로대 청소 공간은 개수대 뒷편에 따로 있고(문제는 물이 안 나옵니다.T_T), 그 옆에는 산나물 자판기가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자판기도 있지만, 국립공원공단 산하 캠핑장에 이런게 있으면 그냥 작동 안 한다 보심 되겠죠.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이 캠핑장은 가운데에 인공적이지만 냇물이 흐르게 해 놓았습니다. 이 덕분에 봄~가을에 어린이들이 정말 놀기 좋은 환경인데, 이번에 갔을 때도 여러 아이들이 잠자리채를 어깨에 걸고 벌레를 잡으러 다니고 개울에서 물장구치며 놀고 있었습니다. 냇가 주변으로는 테이블이 놓여 있는데, 여기에서 캠핑장 주최 체험행사도 열립니다. 정말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이면 놀 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비슷한 환경의 숲 캠핑장인 월악산 용하야영장보다 환경적인 부분은 좀 열세지만 대신 하우스와 산막텐트라는 시설로 승부합니다.^^

 

 

캠핑장 순회를 끝냈으니 먹어야죠. 이번에도 점심을 먹지 않은 관계로 여장을 풀자마자 간식을 준비합니다. 동행한 분께는 호떡을 구워서 바치고, 저는 풍기읍에서 사온 돼지 등심을 굽습니다. 돈까스용인줄 알고 샀는데 잡채용이었다는 것이 문제지만 어차피 구우면 고기죠.^^ 이번에는 냄새 잡기 목적으로 카레+후추 믹스 후추를 뿌렸는데, 그 결과 색상이 좀 괴상해지긴 했지만 나름 간도 잘 배고 냄새도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함께 끓인 어묵 매운탕은 미칠듯이 맛이 없었습니다.T_T

 

 

바깥에 벌레가 많아 모기향을 피우고 밖에서 영화를 즐기다 잠시 눕기를 반복하며... 다시 캠핑장에 슬슬 고기 냄새가 퍼질 때 텐트 밖으로 나왔습니다. 보통 저녁을 늦게 먹었지만 이번에는 남들 먹는 좀 이른 시간에, 해가 남아 있을 때 밥을 먹기로 하고 준비를 시작합니다.

 

 

이번 메뉴는 만두전골. 사실 이건 나중에 후회하는데, 맛이 없어서는 아니고 '시설이 이렇게 좋았다면 고기나 구워 먹을걸'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다음달에 가는 캠핑은 실내 조리가 거의 필수인 상황이 예상되어서 말입니다.T_T 쇠고기와 미나리 전골에 버섯을 투입하고 만두를 넣어 후루룩 마시니 그제서야 해가 완전히 넘어갑니다.

 

 

더 이상 하늘에 해는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신납니다. 여전히 잠자리채를 들고 벌레를 잡고 물가에서 노는 아이들도 여전히 있었구요. 어른들은 밖의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담소를 나눕니다. 반대로 저는 벌레가 많아 실내로 거처를 옮기고 실내 테이블을 설치해 놀다 초등학생 레벨인 9시에 잠들었습니다. 밤에 살짝 비가 내렸는데, 역시 레인맨은 어디 안 갑니다.T_T

 

 

그렇게 해가 갓 뜨기 시작한 다음날 아침 6시...

 

 

화장실 가는 어른은 한둘씩 있지만 아직 밥 준비는 이른 시간에 아침을 준비합니다. 아침은 최대한 간단하게. 그래서...

 

 

개수대에서 따뜻한, 아니 뜨거운 물이 잘 나오는 덕분에 짜파게티는 빨리 익습니다. 열심히 익히고 스프 붓고 볶기까지 끝내고 후루룩 마십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해가 뜨기 전이라 부는 바람이 시원합니다. 이렇게 뒷정리도 마치고 잠시 여유를 즐긴 뒤 20분만에 철수를 마치고 다시 서울로 향합니다. 아,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저렴한 고기를 읍내에서 열심히 사서 쟁겨 온 것은 덤입니다.^^

 

정리하면 삼가야영장은 수도권에서 오기는 조금 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답 없이 힘든 정도는 아니며, 어린이들이 놀 거리가 많은데다 하우스와 산막텐트 위주이기에 딱히 캠핑 장비가 없는 가정에서도 캠핑 기분을 즐기기 딱 좋습니다. 즉 어른도, 아이들도 모두 즐기기 좋은 그런 곳입니다. 덤으로 읍내에서 특산품인 인삼과 인견 옷도 살 수 있구요.

 

추신: 다만 가족 단위로 오기 좋은 이 캠핑장도 기본적으로 차가 없으면 NG입니다. 즉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는 좋다고 하기 어려운 캠핑장입니다. 일단 이 캠핑장이 속한 영주시 풍기읍까지는 기차로 편하게 올 수 있습니다. 풍기역은 중앙선 KTX 정차역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내려서가 문제일 뿐입니다.

 

 

일단 이 캠핑장이 있는 삼가리가 나름 버스 종점인데, 영주 버스 26번을 풍기역 앞에서 탈 수 있습니다. 이게 하루 한 번 가는 무의미한 버스들을 제외하면 하루 8번 운행하여 가장 많이 운행하는데, 하루 두세번보다는 훨씬 낫기는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삼가리까지 버스가 들어와서 실제 캠핑장까지는 거리가 있습니다. 1km 정도 걸어와야 하는데, 일단 전반적으로 언덕인데다, 삼가주차장 매표소부터 캠핑장까지는 꽤 경사가 높습니다. 즉 버스 타고 오는 것도 시간이 걸리지만 몸도 많이 지칩니다. 더군다나 이 버스도 소백산 등산객이나 마을 분들 위주로 되어 있어 낮시간에는 거의 운행을 안 합니다. 이런 애매모호함과 힘듬 때문에 차 없으면 권장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