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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도학오토캠핑장 - 그것은 흩날리는 벚꽃처럼...T_T(2025/4/12)

dolf 2025. 4. 18. 13:05

벚꽃의 절정이 저번주였습니다. 다들 주말, 특히 토요일 오전 이전에 벚꽃 구경은 충분히 하셨을 것으로 믿습니다. 하지만 주말에 덮친 비바람은 우리에게 그 벚꽃을 빼앗아 갔습니다. 그것은 흩날리는 벚꽃처럼...은 개뿔이 되었습니다. 아, 비비람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죠.

 

그런 벚꽃이 흩날리고 비바람이 그 운치를 빼앗아간 때 먼 캠핑을 갔다 왔습니다. 사실 여기로 갈 예정은 아니긴 했는데 사정으로 인해 일정을 좀 크게 바꿔야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나름 나쁘지 않은 캠핑이 되었습니다. 벚나무 아래에서 즐기는, 그러면서도 살떨리는 '홍빨갱이가 더 이상 없는 도시'에서의 캠핑 이야기를 한 번 풀어보죠.

 

 


 

 

■ 국립공원공단 팔공산 도학오토캠핑장

- 사이트 수: 소형 영지(3m * 3m) 24개, 대형 영지(3.5 * 4.5m) 4개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없음
- 전기: 제공(옵션)
- 매점: 그런 거 없음(최소한 동화사까지 가야 나옴)
- 사이트 타입: 데크

- 테이블: 대체로 있으나(목재),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음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오전 12시
- 무선 네트워크: 있음
- 기타: 전자레인지 비치

 

이 캠핑장이 '국립'으로 개장한 것이 작년이라서 시설은 전반적으로 변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시설에 대한 이야기는 작년 여름의 솔로 캠핑 이야기를 한 번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팔공산 도학오토캠핑장 - 팔공산 자락에 생긴 미니 캠핑장

대한민국에 '국립공원'이 몇 개 있는지 아시는 분이 계실지요? 사실 웬만큼 유명한 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만(물론 한려해상/태안같은 해안 국립공원도 있기는 합니다.) 하여간 이

adolfkim.tistory.com

 

서울에서 대구까지는 꽤 머나먼 길입니다. 나름 늦지 않게 출발은 했고 국가적인 경제 사정의 어려움 + 세종포천고속도로 안성 구간 개통에 따른 중부고속도로 지정체 감소의 덕을 봐서 그나마 심한 정체는 없었으나 그래도 대구에 도착한 것이 거의 점심 때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대구는 전주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먹을 것이 많은 동네지만 요리사의 변덕(?)으로 원래 계획한 배터지는 잔치국수집 방문 계획이 취소되고 대신 점심을 대신한 간식을 사가려고 여기를 들렸습니다.

 

 

예. 여기를 왔다는 것은 일차적인 목표지가 어디인지 아실 것입니다. 확인사실을 위해 사진을 올려 봅니다.

 

 

물가의 폭등 앞에 봉하빵도 감당이 안 되는지 주요 메뉴 가격이 1,000원으로 올랐습니다. 도너츠는 여전히 개당 500원이고 여전히 가격이 싼 편인 것은 맞지만 전국 최저가 레벨은 이제는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가성비는 여전히 좋으니 대구를 들릴 때 여기는 계속 들리지 않을까 합니다. 굳이 본점을 안 가도 된다는 이유로 삼송빵집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이외에 시장에서 다음날 아침밥이 될 어떤 것과 점심 겸 간식을 장만해서 다시 차를 몰고 캠핑장으로 이동합니다. 체크인 시간을 조금 지나 캠핑장에 들어와 체크인을 마칩니다.

 

 

캠핑장 구성은 이전 포스팅에서도 소개한 바 있지만 원형으로 배치된 정말 소형 캠핑장입니다. 전체 영지가 달랑 28개. 이거 한 바퀴 도는 데 5분도 안 걸립니다. 그래서 복작복작 사람 냄새 나는 캠핑 기분은 덜 납니다만, 대신 그만큼 조용한 편입니다. 영지간 간격도 그런대로 확보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이 캠핑장을 소개할 때 단점으로 꼽은 부분이 좁은 영지 크기였습니다. 데크 영지에 완전 오토캠핑인 부분은 좋지만 데크 크기가 3m * 3m 수준이라서 거실형 텐트를 치려면 상당히 어렵습니다. 실제로 이 영지에 텐트 치는 분들을 보면 이 데크 위에 올라갈만한 소형 돔텐트 아니면 아예 이걸 다 덮고도 남는 대형 셸터를 넣는 극단성을 보입니다. 솔로 캠핑이면 이것도 좋지만 오늘은 솔로 캠핑이 아니라서 이건 좀 어렵죠. 그래서 나름 눈치 싸움 끝에 4개밖에 없는 큰 영지를 손에 넣었습니다.

 

 

 

자. 이것이 도학야영장의 4개뿐인 대형 영지입니다. 그래봐야 3.5m * 4.5m 정도라서 대형 거실형 텐트는 들어가지 않지만 지금 메인으로 쓰는 Naturehike Village 13은 여기에 충분히 들어가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영지는 가끔 테이블이 배치되지 않은 곳도 있는데, 지금 자리를 잡은 곳도 테이블이 좀 떨어져 있습니다. 이번에는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갔기에 이 테이블을 아예 안 쓰는 것을 전제로 하여 별 불편은 없습니다만.

 

 

하늘이 조금 회색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아직 비는 내리기 전인 캠핑장의 풍경. 벚꽃이 절정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정말 벚나무 아래의 캠핑 그 자체입니다. 캠핑장은 정말 작지만 벚꽃으로 둘러싸인 이 때만큼은 정말 여기만큼 아름다운 곳도 없습니다. 닭살 돋는 뻔한 멘트입니다만, 그만큼 풍경만은 좋았습니다. 텐트를 거의 다 치기 전까지는 말이죠.

 

 

텐트를 거의 다 치기 시작한 때부터 약간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해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올해도 비를 부르는 싸나이는 어디 안 갑니다. PU 사이드월을 설치해 밥해먹을 공간을 대충 확보하고 한숨을 쉬니 이 때부터 비가 조금 세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화장실을 갈 때 '이 정도는 맞고 가도 되겠지'라는 느낌은 들 정도입니다.

 

 

점심을 대구 시내에서 먹지 않았으니 점심 겸 간식을 꺼냅니다. 메뉴는 와룡시장에서 사온 떡볶이 + 튀김 + 만두에 봉하빵의 최고의 가성비 아이템, 2,000원짜리 햄버거입니다. 대구를 왔으니 만두는 납작만두로. 솔직히 대구 분들은 이거 안 드신다 하고 실제로도 그냥 형식적으로 무언가 넣은 그냥 만두피입니다만, 그래도 로마에 왔으면 로마에 맞춰야죠. 정말 굵은 가래떡 떡볶이에 튀김을 찍어 먹고 납작만두를 입에 넣고 마무리로 햄버거를 우적우적~ 이번 시즌에 가동을 다시 시작한 제빙기가 만든 얼음을 넣은 0% 라들러를 마시니 나름 기분은 즐거워집니다.

 

 

 

비는 조금 더 강해지고 PC를 설치하고 보는 영화 화면을 즐기며 가끔 고개를 돌려 PU 사이드월 너머로 물방울 너머 캠핑장을 봅니다. 내 머리는 젖지 않으면서 비 오는 풍경을 즐기는 것. 이것이 나름 우중캠핑의 멋이라면 멋이죠.

 

화장실 + 관리사무소 + 샤워장 + 개수대

 

최신형(?) 전자레인지

 

세면대라 쓰고 몰래 물 뜨는 곳이라 읽는 곳(?)

 

아, 작년과 캠핑장 자체는 달라진 것은 없어도 그냥 시설은 대충 간단히 소개합니다. 이 캠핑장은 워낙 크기가 작아서 가장 구석에 있어도 가장 거리가 먼 쓰레기장까지 걸어서 1분 남짓이면 갑니다. 시설도 다 몰려 있는데, 관리사무소 옆에 화장실, 그 옆에 샤워장과 전자레인지, 그리고 개수대입니다. 가장 반대쪽에는 개수대가 하나 더 있는데 이건 일단 개수대가 아니라 세면대라 설겆이는 하면 안 됩니다. 물론 설겆이는 안 하지만 요리에 쓰는 물을 뜨지 말라는 법은 없죠.^^

 

 

비내리는 캠핑장에 떨어지는 벚꽃을 구경하며 한 바퀴 돌아도 5분도 안 걸리니 할 수 있는 것은 얼마 없지요. 인터넷 접속이 되는 캠핑장이라 이것저것 볼 것은 많지만 결국 질리면 낮잠이 최고입니다. 이불 속에 폭 들어가 오징어를 씹으며 텐트 위로 떨어지는 약한 빗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렇게 캠핑장에도 어둠이 깔립니다. 밥을 먹을 시간이 다가 왔는데, 이번에 준비한 메뉴는...

 

 

 

스테이크 고기는 웰던으로 잘 굽고, 대구식 육개장으로 쓰고 발전형 쇠고기 무국으로 읽는 것을 끓입니다. 아, 밥솥에 밥은 미리 해 놓았죠. 고기는 한 근이 안 되니 두 명이 밥 반찬으로 충분하고 육개장을 떠 밥에 살짝 부어 비벼 먹습니다. 퀄리티가 좀 떨어지는 밀키트이긴 해도 빨간 쇠고기 무국으로 생각하면 나름 깔끔하게 먹을만한 수준입니다. 다만 저녁이 되면서 비가 예상보다 강해져 시간당 3~5mm 이상으로 세지고 바람도 강풍 주의보가 뜰 정도로 좀 세져서 빗물이 고이지 않도록 텐트에 좀 조치를 취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텐트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자장가만큼 잠을 잘 부릅니다.

 

그렇게 새벽까지 비가 내리고 다음날이 왔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는데 텐트 바깥 풍경은 이렇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벚꽃에게 있어 비는 비극이며 바람은 벚꽃이 아니며 비와 바람의 추억은 벚꽃의 추억과는 다르게 적히는 법이죠. 이렇게 벚꽃의 계절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집니다. 무슨 개똥같은 이야기냐구요? 정리하면 순식간에 벚꽃이 떨어졌다 이거죠.T_T 이왕 드립을 친 김에 노래나 듣고 가보시죠.

 

 

 

 

세찬 비바람에 만개한 벚꽃이 상당히 떨어져 어제와 다르게 꽤 볼품없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빈 영지에 떨어진 벚꽃잎을 보면 얼마나 많이 떨어졌는지 알 수 있죠. 차 위로도 벚꽃잎이 꽤 쌓였습니다. 산책을 겸해 캠핑장을 한 바퀴 도는데 마음이 조금 무거워집니다. 그 마음을 뒤로 하고 아침을 준비합니다.

 

 

전날 육개장이 생각보다 남아서 계획을 바꿔 분식에서 밥으로 메뉴를 변경합니다. 밥통에 밥을 살짝 짓고 커피도 내리고 버너에 스프를 끓입니다. 강염 버너는 스프처럼 눌어붙기 쉬운 것을 조리할 때는 정말 불 조절이 힘듭니다. 육개장에 밥을 말아 먹고 그 다음 스프에 모닝빵을 찍어 먹습니다. 이것만 해도 속이 상당히 든든해지고 눌어 붙지만 않게 하면 설겆이도 간단한 편이죠. 그 다음 열심히 정리를 하고 텐트의 물기를 턴 뒤 시원한 대구를 뜹니다. 올라올 때도 사고에 따른 지정체 약간을 제외하면 부드럽게... 그만큼 놀러 나가는 분들도 없다는 이야기겠죠.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