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중립성 따윈 없는 여행/18禁/자동차/IT 제멋대로 1인 언론(?)

Outdoor Life(캠핑|여행|온천)/ゆるキャン△(캠핑)

월악산 송계야영장 - 원치 않은 우중캠핑, Fail...T_T(2025/5/24)

dolf 2025. 5. 30. 01:01

구라청은 다른 카테고리에서 열심히 까고 있지만, 캠핑에서도 구라청은 그리 반갑지 않은, 배신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물론 캠핑장이 많은 산들은 날씨가 변덕스러운 면은 있지만, 구라청의 예보가 안 맞는 점은 캠퍼 입장에서는 짜증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1시간 뒤 날씨가 예보를 맞추는게 아닌 1시간 전 예보를 맞추는, 즉 현재 날씨조차 못 맞추는 상황이라면 난감한 일이 꽤 생깁니다.

 

계속 이어지는 레인맨의 행보, 이번 캠핑에서도 변함은 없었습니다. 아니, 구라청의 1시간 전 예보를 맞추는 능력 덕분에 이번 솔로 캠핑은 결과적으로 Epic Fail이 되고 말았습니다. 1년만에 다시 찾은 여름으로 향하는 길목의 월악산 송계야영장으로 가는 길... 빗물이 흐르고 내눈물도 흐르는 캠핑을 가 봅니다.

 

 

■ 국립공원공단 월악산 송계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42 사이트 / 오토캠핑 19 사이트 / 카라반/캠핑카 6 사이트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크게 기대하지 말 것.T_T
- 전기: 있음(별도 비용)
- 매점: 캠핑장 바깥 30m에 CU 편의점 있음
- 사이트 타입: 마사토
- 테이블: 없음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오전 12시
- 무선 네트워크: 있음
- 기타: 쓰레기봉투는 편의점에서 구매

 

 

 

월악산에 대한 찬사(?)는 여러 번 했고, 그 가운데 송계리 삼연성(?)의 가장 처음을 장식하는 것이 이 송계야영장입니다. 물론 규모면에서는 가운데의 덕주야영장, 그리고 전국에서도 나름 규모면에서는 손꼽히는 마지막 닷돈재야영장에 비해서는 가장 작습니다만, 여기는 셋 가운데 유일하게 오토캠핑장입니다. 모든 영지가 오토캠핑 영지는 아니지만 차로 편하게 캠핑을 하려면 여기만한 곳은 없습니다.

 

 

솔직히 작년과 시설은 변동은 없습니다. 캠핑장의 리뉴얼을 진행한지 오래 되지도 않았기 때문인데, 다만 이 캠핑장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전망대는 폐쇄 상태입니다. 무언가 안전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은 되나 실상은 알 수 없죠.T_T 그리고 가운데 인공 개울은 물을 안 채웠습니다. 예. 아이들이 뛰고 놀 곳을 바라셨다면 정말 아쉽습니다. 가족끼리 고기 구워먹기 좋다는 것에서 만족하셔야 할 따름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송계야영장의 근본적인 문제인데, 본격적인 숲 캠핑장을 지향하는 덕주야영장과 이것저것 즐길게 많은 닷돈재와 달리 오토캠핑이라는 것 말고는 특색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과거 리뉴얼 전에도 마찬가지이긴 했습니다. 지금은 이 캠핑장도 예약이 불티가 나지만 과거에는 인기가 별로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구요.

 

 

 

 

 

이 캠핑장은 크게 일반 영지(A 영지), 오토캠핑 영지(B 영지), 그리고 카라반 영지로 나뉩니다. 오토캠핑 영지는 말 그대로 오토캠핑답게 주차장이 영지별로 독자적으로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반 영지가 주차장과 거리가 먼가 하면 그렇지 않은게 나름 이 캠핑장의 장점이라면 장점입니다. 일반 영지는 송계리 삼연성을 통과하는 동갈천 옆으로 두 줄로 배치되어 있는데, 앞쪽 영지는 바로 주차장과 맞닿아 있어 오토캠핑 못지 않습니다. 동갈천과 붙어 있는 뒷쪽 영지도 거리는 가까운 편입니다. 표지판상 오른쪽, 진입로 기준 가장 왼쪽 영지는 조금 깊지만, 그래도 100m를 넘지 않으니 충분히 가까운 편에 속합니다. 짐 나르는 것에 부담이 가실 때는 송계야영장은 나름 좋은 선택지가 됩니다. 카라반 영지는 그냥 B-Class급 캠핑카까지는 어떻게든 넣을 수 있는 크기지만 텐트 영지 자체는 그냥 보통입니다.

 

 

 

A 영지와 B 영지는 주차를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것 말고는 원칙적으로는 차이는 없습니다. 영지는 쇄석 + 마사토 영지인데 문제는 이게 비율이 애매모호해서 쇄석 영지의 장점인 물빠짐도 애매모호, 순수 마사토 영지의 장점인 바닥이 덜 아프다는 것도 애매모호합니다. 그래서 편안한 잠자리를 원하신다면 매트의 두께에 신경을 써야만 하고 텐트 바닥 손상을 피하려면 그라운드시트도 필수입니다. 영지의 크기는 6m급 거실형 텐트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이 캠핑장은 테이블이 기본 제공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테이블이 없는 경우 당장 밥을 해먹는 것 부터 난이도가 확 올라갑니다. 최소한의 장비만 갖춘 초보 캠퍼 입장에서는 속이 쓰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건 어디의 영지를 찾건 똑같은 것이라 꼭 기억해야만 합니다.

 

 

 

관리사무소를 제외한 주요 시설은 캠핑장 중앙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야외 개수대는 카라반 영지에 하나, 오른쪽 안쪽에 하나가 있어 전반적으로는 접근성이 좋습니다. 화장실과 샤워장, 실내 개수대는 중앙에 있지만 전체적인 캠핑장 크기가 부담스럽게 크지는 않아서 크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아쉬운 점은 전자레인지를 배치하지 않아서 순수한 인스턴트 캠핑은 어렵다는 점. 공용 냉장고 역시 없으니 식품 보관 대책은 잘 세워야 합니다.

 

 

 

그렇지만 한참 미지근한걸 억지로 마셔야 하느냐... 이건 아닙니다. 국립공원공단 계열 캠핑장은 대부분 매점이 내부에 없는데, 그나마 송계리 삼연성은 다들 캠핑장 바로 밖에 매점은 있습니다. 나머지 두 곳은 그냥 구멍가게 수준이지만 이 송계야영장은 CU 편의점이라 편의점 수준의 식자재는 기본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당연히 캠핑장 옆 편의점이라 장작이나 간단한 식자재는 별도로 취급합니다. 캠핑장 안쪽에 편의점 방향으로 나가는 통로가 있어 접근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 캠핑장이 있는 곳은 한수면의 면사무소 소재지인데, 한수면이 대부분 산이라서 사람이 별로 안 사는 곳이라 면사무소 소재지라도 규모는 작으나 그래도 수퍼마켓이나 정육점은 하나 있습니다. 캠핑장 밖으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입니다.

 

 

시설에 대해 정리를 하고 넘어가면, 이 캠핑장은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즐기며 노는 장소로는 여러모로 다른 월악산에 있는 캠핑장과 비교할 때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영지의 퀄리티가 더 나은 것도 아니며 오히려 테이블은 없어서 준비물이 하나 더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유일한 오토캠핑장으로서 차량 접근성은 가장 좋으며, 충주나 괴산IC에서 접근성은 가장 뛰어납니다. 일반 영지조차 주차장과 거리가 가까워 짐나르기에 대한 불편은 확실히 적고 편의점 등 상업 시설은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자연을 즐기는 캠핑보다는 야외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데 초점을 맞출 경우 송계야영장은 최대한의 만족을 줄 수 있습니다.

 

 

예. 이 캠핑장을 한두번 온게 아닌 사람으로서 이 캠핑장의 특징은 충분히 알고 있고, 이 목적의 솔로 캠핑이라서 열심히 차를 몰고 갔습니다. 문제는 구라청의 할아버지 관절보다 못한 예보 능력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 당시만 해도 흐리기는 해도 비는 내리지 않았고, 비 예보가 없지는 않았으나 1시간쯤 짧고 약하게 내린다는 것이 당시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충주에 가까워질수록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예보와 다르게 비의 양도 결코 작은 양이 아니었습니다. 캠핑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비옷을 입고 끙끙대며 텐트를 쳐야만 할 정도의 강도의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결국 바로 텐트 설치를 하는 것은 포기하고 약 30분동안 비가 그치길 기다렸습니다. 이 때가 대략 오후 3시인데, 당시만 해도 비는 길언야 4시까지만 내린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 동안 캠핑장 주변을 산책하고 편의점에서 잊은 것도 사고 날씨가 조금 개길 기다렸고, 비가 좀 약해지자 열심히 텐트를 쳤습니다. 문제는 텐트를 치자마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나머지 설치 작업을 중지해야만 했습니다.

 

 

사실 이번 캠핑은 '귀찮다'를 이유로, 그리고 이 날 아침 구라청의 예상을 바탕으로 장비를 극단적으로 적게 가져가긴 했는데, 비가 하루종일 오는게 예상되면 보통은 셸터 + 이너텐트 조합으로 가지만 이번에는 그 조차 귀찮다는 이유로 타프조차 안 가져가고 그냥 팝업텐트 하나만 들었습니다. 날씨가 예보대로라면 그래도 충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시 거기에서 30분이 지나 비가 그쳤고 열심히 테이블을 설치한 뒤 밥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들에 돼지고기를 굽고 볶음밥과 함께 먹는데... 고기를 두 번째 구울 때 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T_T 결국 두 번째 고기는 만족스럽게 익지 않은 상태로 흡입해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다시 30분 이상을 텐트 속에서 쳐박혀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고...

 

 

비가 그친 하늘은 이제 슬슬 어둠의 기운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저녁밥을 위해 존슨 밀키트를 꺼내 붓고 불을 때는데... 아... 또 비가 내립니다. 그나마 찌개는 다 끓어서 먹는 것은 문제가 없었으나 똥개 훈련을 시키는 날씨는 분노 게이지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이 때 구라청의 예보는 '비 앞으로 안 내린다니까.ㅋㅋㅋ' 정작 레이더 영상은 딱 이 지역만 비구름이 깔리고 있었습니다. 서쪽으로 몇 km만 더 바깥으로 있었다면 더 이상 비 구경도 할 필요가 없었겠으나 눈 아래에 흐르는 것이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존슨을 어떻게든 폭풍흡입하고 텐트 속에 들어 갔으나 이 뭣같은 날씨는 계속됩니다. 20분 그치고 30분 비가 내리는, 그것도 비를 맞기는 뭣할 정도로 내리는 비는 인내심의 한계를 돌파하게 만들었고, 구라청의 1시간 전 예보나 맞추는 레벨, 즉 더 이상 비가 오지 않는다 하는데 비는 실시간으로 내리는 상황을 보고 결국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사실 버티고 버티는 것은 충분히 가능했으나 바깥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텐트 안에만 있는 것도 기쁜 일은 아니었으니까요. 잠시 비가 그친 타이밍을 노려 18분만에 철수를 완료하고 차에 장비를 실었습니다. 그리고 가로등도 없는 비 오는 길을 살떨리게 가야만 했습니다. 역시 이 때에도 구라청은 '비 안 옴'을 외치고 있었습니다.T_T

 

밤길을 달려 새벽에 집에 도착해 이불 속에 누우니... 그냥 바로 필름이 끊기더군요. 사실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엽기적인 날씨에 대한 대응 부족이 원인이긴 했으나, 정말 한 시간 전 날씨밖에 못 맞추고 실시간 날씨 표기조차 못 하는 구라청은 편한한 솔로 심플 캠핑을 망쳤습니다. 아... 구라청이여, 수퍼컴퓨터 사달라고 하기 전에 인원의 능력부터 높여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