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본격적인 여름 캠핑의 때가 왔습니다. 장마전선은 어디로 가고 푹푹 찌는 날씨만 와서 캠핑이 꼭 즐겁지만은 않은 때이긴 합니다. 그래도 캠핑장에 사람이 바글바글한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만 더위에 대한 대비는 다들 철저히 하고 오셔서 건강한 캠핑 생활이 되시길 당부드립니다.
올 여름 시즌 캠핑 계획은 이미 확정을 내 놓았습니다만, 이 푹푹 찌는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로동(?)을 할 생각은 처음부터 십원 한 장 없었기에 올 여름 캠핑은 이래도 될 정도인가 할 정도의 사기성 캠핑을 기획했습니다. 그 사기성 캠핑의 스타트를 끊는 것이 이번 태백 캠핑입니다. 제목이 개사기 캠핑 Part 1인 이유는... 예. 소도야영장 개사기 캠핑 Part 2도 있다는 이야기죠. 이건 8월에 공개됩니다. 제대로 된 태백 캠핑 이야기는 올 봄에 갔던 포스팅으로 대체합니다.
태백 소도야영장 - 봄캠핑은 8할이 바람이다?!(2025/4/26)
봄도 한창 무르익는 지금. 하지만 바람은 여전히 거셉니다. 아직도 대형 산불이 곳곳에 나는 상황이고 전국 어디서나 바람이 휭하니 붑니다. 산불로 타버린 산을 보면 이래저래 마음이 무겁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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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공단 태백산 소도야영장
- 사이트 수: 오토캠핑 48 사이트 / 캠핑카 전용 14 사이트 / 카라반(설치형) 20 사이트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수: 3개(전부 실내)/3개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없음
- 전기: 있음(별도 비용. 인심이 곳간에서 솟구침.)
- 매점: 일단 그런 거 없음(당골광장 주변에 편의점 있음.)
- 사이트 타입: 마사토(C 영지 일부만 데크)
- 테이블: 제공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오전 12시(카라반 오후 3시/오전 11시)
- 무선 네트워크: 있음
- 기타: 전자레인지 비치
이 캠핑장의 입지는 이미 입이 아플 정도로 다룬 바 있습니다. 태백산의 주요 등산 코스인 당골, 그 바로 입구에 있어 이론적으로는 등산과 연계된 캠핑도 가능하고, 주변에 석탄박물관도 있어 볼 거리도 꽤 있습니다. 태백 시내와 그렇게 멀지도 않아서 장보기도 나쁘지 않습니다. 수도권에서 멀다는 그 하나 빼고는 나름 괜찮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거리 때문에 좀 인기가 덜할 뿐 개인적인 요구 사항을 여러모로 만족하기에 개인적으로 이 캠핑장을 매우 선호합니다. 여기에 해발 850m에 있는 캠핑장은 해만 지면 나름 살만해지는 날씨를 보여줍니다. 태양은 서울이나 태백이나 똑같아서 낮에는 똑같이 불탑니다만.T_T
앞에서 적은 바와 같이 올 여름 시즌 캠핑은 개사기 캠핑, 즉 카라반 올인을 선택했습니다. 솔로 캠핑이라면 땡볕에 텐트를 쳐놓고 낮에는 어딘가 도망쳤다 저녁에 돌아오는 것도 가능하지만 여러 사람이 가면 이것도 어렵고 텐트 치고 걷는 것도 짜증나는 노동이 됩니다. 그래서 그냥 편안하게 즐기고 오는 쉽고 편리한 캠핑을 위해 + 약간의 운이 겹친 결과 올 여름 캠핑은 전부 사기성 캠핑이 될 판국입니다.
자, 1년만에 돌아온 소도야영장의 카라반. 사실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먼저 카라반 수는 예비를 포함 총 20기로 수량이 다른 캠핑장과 비교해도 결코 작지 않은 수입니다. 또한 설치된 카라반은 전부 4인용이라 시설은 딱히 다를 것도 없이 전부 동일합니다.
입구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더블베드와 TV가 있고, 왼쪽에 나머지 시설이 있습니다. 카라반은 하우스와 달리 식기까지 전부 제공되기에 먹거리와 침구류만 들고 오면 되는데,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전기포트까지 기본 제공이라 정말 카라반 밖에 나갈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아, 밥통은 없으니 밥통은 별도 지참 또는 햇반을 권장합니다. 전자레인지가 괜히 있는게 아니죠. 그리고 이렇게 푹푹 찌는 상황에서는 에어컨을 켜고 안에 머무는게 가장 행복합니다.T_T
더블베드의 매트리스가 좀 바뀐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부분은 변함이 없는데, 더블베드 매트리스가 본넬 스프링에서 폼으로 바뀌었습니다. 2층 싱글베드의 매트리스는 1년 전과 동일한 본넬스프링이라 좀 물렁합니다. 그래도 이 조차 없는 그냥 깡 나무침상 카라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없는 것 보다 나아서 최소한 허리가 아파 못 자겠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화장실은 작년 포스팅에도 적었지만 샤워부스 이외에는 물빠짐 시설이 없기에 물을 쓸 때는 좀 주의가 필요합니다. 샤워 시 꼭 샤워커튼 치고 하셔야 합니다.
실내에서 달라진 점은 시설 안내 플레이트가 목제로 바뀐 것, 그리고 완공한 하늘전망대의 접근 안내입니다. 야영장 3층(C 영지 가장 위)와 카라반 영지에서 가는 길이 있습니다. 하늘전망대 이야기는 소도야영장 개사기 캠핑 Part 2에서 소개할 예정이기에 개봉박두~
바깥 부분도 작년과 달라진 것 없이 동일합니다. 외부에 캐노피를 설치해 놓아 웬만큼 강한 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 바깥 나무 테이블에 앉아서 뭘 하는 데 큰 지장은 없고, 화로대 대신 BBQ 그릴을 설치해 놓아 숯을 사용한 고기 요리를 매우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지금 계절이면 벌레가 많아서 밖에서 무언가를 하고자 하시면 모기향은 필수라는 점은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몇 달동안 시설이 확 바뀔 것은 없는 이상 나머지 시설 역시 동일합니다. 소도캠핑장은 오픈한지 몇 년 안된 신설 캠핑장인 만큼 전반적인 시설면에서 이용자 배려가 좋은데, 계단형 캠핑장 특성상 개수대나 화장실이 멀면 불편하기에 거의 한 층에 하나씩은 화장실과 샤워장, 개수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좀 오래된 캠핑장이 실내 개수대와 샤워장이 고작 하나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전체 규모에 비해 모든 시설이 충분히 넉넉한 셈입니다. 하지만 겨울에는 운영을 안하는게 슬플 뿐입니다. 어차피 뜨거운 물이 안 나오는 캠핑장이라서 실내 개수대라도 물이 차갑긴 합니다.T_T
영지 역시 더 설명하면 입만 아프지만 원칙적으로는 완전 오토캠핑의 마사토 영지입니다. 사진과 같이 평탄화가 매우 잘 되어 있어 텐트를 치기 편하고, 테이블까지 제공되니 짐 부피도 줄일 수 있죠. 다만 여기에 예외가 있으니 2층 오른쪽의 일부 C 영지인데, 여기만 데크 영지입니다. 그것도 무장애 영지 개념이라서 사실상 휠체어 장애인이 캠핑을 어디서 하건 큰 문제가 안 될 정도입니다. 대신 데크가 큰 편은 아니라서 대형 거실형 텐트는 데크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 정도 여유 공간은 있어서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만.
아, 위에서 매점은 따로 없고 당골 입구의 편의점을 이용하라 적었는데, 사실 캠핑장 안에 매점 비슷한게 없는 것은 아닙니다. 1구역, 즉 2층의 오른쪽 데크 영지쪽 안쪽에 뭔가 매점 비슷한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매점이라 하기는 어려운데 컵라면 등 정말 비상식만 몇 종 갖추고 있는 무인 매점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특산물 자판기 개념에 더 가까워서 매점의 카운트로 넣지는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태백을 거의 휴식 없이 와서 재빨리 장을 보고 점심으로 닭라면을 해치웠기에 카라반에서 잠자리를 마련한 순간 피로가 확 몰려옵니다. 테이블에 놀 거리를 준비했지만 바로 넉다운. 팝콘을 전자레인지에 튀겨 침대 머리맡에 놓고 씹으며 선잠에 들었습니다. 그러더니...
무언가 천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나고 창밖에는 빗방울이 맺히기 시작합니다. 예. 아침까지 예보에 딱히 없던 비가 내립니다. 사실 올 여름 캠핑을 카라반으로 한 이유도 '레인맨' 체질 때문인데, 비가 와도 불편하지 않게 편한 캠핑을 위해 카라반을 고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폭우가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땅을 충분히 젖힐 정도의 비가 저녁시간을 채웠습니다. 물론 매우 슬프게도 습도만 오를 뿐 전혀 시원해지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만.
그렇게 비가 조금씩 꾸준히 내리는 밤이 찾아오고... 밤 늦게 부스럭대며 저녁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실내에서도 고기를 굽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이렇게 실내 조리를 할 때는 끓이는게 편합니다. 그래도 고기는 먹어야 하기에 오랜만에 이 메뉴가 등장합니다.
보통 마트에서 파는 샤브용 고기는 다리 부분이 많습니다만, 이번에는 차돌박이를 골랐습니다. 구워먹으면 더 맛있는 부위지만 나름 지방 부분이 씹히는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육수는 가쓰오 기반으로 내고 몇 종류의 야채와 버섯을 넣고 열심히 끓입니다. 900W짜리 히트 플레이트가 약한게 좀 흠이지만 그냥 익히기용으로는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이처럼 배가 너무 차지 않을 정도로 맛있게 냠냠 해치우고 약간의 청경채와 버섯은 내일을 위해 남겨 둡니다. 밥을 먹으며 설치된 IPTV를 통해 대한뉴스를 틀어 놓으며 썬글라스 박을 욕하며 보다... 빗소리가 그칠 때쯤 잠에 듭니다.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었겠다, 집에서 쓰는 매트리스와 비슷한 덕분에 잠은 잘 옵니다.
그렇게 새 아침이 밝았고...
정신은 이미 해가 뜨기 시작하는 새벽 5시에 이미 깼기에 간식용으로 팝콘을 튀기고 커피 한 잔을 내려 이불 속에서 뒹굴거리며 영화 한 편과 함께 즐긴 뒤 해가 산 위로 올라오기 시작할 때 아침밥을 준비합니다. 캠핑의 아침은 최대한 심플하게... 다만 이번에는 이전에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먹어봅니다.
바로 볶음밥에 짬뽕국물. 볶음밥은 냉동 새우 볶음밥을 시간을 들여 정성들여 잘 볶아주고, 짬뽕은 냉동으로 된 불짬뽕을 기반으로 어제 남긴 청경채와 버섯을 추가해 그래도 중국집 짬뽕 비슷하게 만들어 줍니다. 솔직히 중국집 짬뽕보다는 못해도 불맛도 나고 야채도 추가해서 그런대로 먹을만한 수준이 됩니다. 어제 닭갈비는 갈비보다 닭라면이었다면 오늘의 짬뽕은 면보다 볶음밥이 메인인 셈입니다.
아침도 먹고 쉬기도 쉬었으니 나머지는 이제 정리하고 집으로 가는 것만 남았죠.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기온은 급격히 오르기 시작합니다. 역시 깔끔하게 해치우고 뒷정리도 깔끔하게 마친 뒤 더워지기 시작하는 캠핑장을 뒤로 하고 태백과 이별합니다. 돌아올 때는 도로는 좁아도 볼 거리가 있고 카메라도 거의 없는 31번 국도를 통해 여유롭게 복귀합니다.
정말 날로 먹는, 이걸 캠핑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할 분도 있는 캠핑입니다만 그만큼 몸이 편하고 정리도 편해 즐기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그러한 캠핑이 되었습니다. 자, 다음 캠핑도 그러한 날로 먹기의 극한을 보여줄 예정이기에 기대해 주십시오. 다만 이번에는 남행열차(?)를 탑니다.^^
추신: 당분간 월/수/금요일 포스팅 원칙을 월/목요일로 변경합니다. 정신적인 휴식을 위한 것이라 양해 말씀을 드립니다.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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