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가을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까지는 아침이 무슨 초겨울 날씨였는데 오늘은 그나마 계절에 맞는 날씨를 보여줍니다. 뭐 구라청에서는 '원래 가을 날씨가 그런거지'라고 하는데 정말 그랬는지 아니었는지까지는 작년 이맘때도 기억이 안 나니 뭐라 할 수는 없고... 이제 가을 캠핑 시즌의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설악산에는 단풍도 절정이라고 하고 이제 그 단풍은 남쪽으로 쭉쭉 내려가겠죠. 사실 이 남쪽의 단풍 캠핑 이야기는 좀 뒤의 이야기가 될 듯 하고...
오늘은 단풍이 들락말락하는 지역의 캠핑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새로운 캠핑장은 아닙니다. 날 좋은 5월에 이미 갔다온 곳이죠. 하지만 그 곳의 좋은 인상은 깊어지는 가을에 다시 오게 만들었습니다. 10월 날림 캠핑의 마침표를 찍는 캠핑... 소백산 남쪽 풍기로 가봅니다.


■ 국립공원공단 소백산 삼가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9 사이트 / 산막텐트 13 사이트 / 하우스 23 사이트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개수대 온수와 시설은 확실함!!!
- 전기: 있음(유료)
- 매점: 그런 거 없음.(가장 가까운 편의점까지 6km T_T)
- 사이트 타입: 마사토(6개 영지는 데크, 이 가운데 3개는 무공해차 전용)
- 테이블: 있음(하우스/산막은 화로대 제공)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오전 12시(카라반/산막텐트 오후 3시/오전 11시)
- 무선 네트워크: 제공
- 기타: 전자레인지/냉장고/살균기 비치, 개울 있음.
삼가야영장은 일단 '경상북도'에 있습니다. 경상북도라고 하면 확실히 멀게 느껴지고 절대적으로 가깝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실제 거리는 오히려 강원도 동쪽보다 가까운데, 서울 동부 기준으로도 180km 내외라서 서울에서 양양 가는 거리 정도고 잘해야 강릉 정도 가는 느낌입니다. 강릉 남쪽이나 동해쪽보다는 확실히 가깝구요. 중앙고속도로 풍기IC에서 그렇게까지 깊게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이 캠핑장의 나름 장점은 이 풍기읍에 있습니다. 원래 풍기하면 인견이 유명합니다만, 의외로 고기도 퀄리티가 괜찮고 가격도 저렴한 편입니다. 풍기읍 가운데에 있는 하나로마트만 가도 괜찮은 퀄리티의 돼지고기를 대형마트 가격보다는 싸게 살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한 때 문을 닫았다 다시 연 다이소도 있으니 숯이나 석쇠도 싸게 살 수 있습니다.(아직 지도 반영은 안 된 모양입니다.) 그래서 바로 캠핑장을 가기보다는 여기를 들려 최종적으로 필요한 것을 장만해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 의외로 여기도 사과 주산지라 지금 시기에는 사과도 싸게 판매합니다. 잘 찾아보면 캠핑장에서도 사과밭을 볼 수 있답니다.


반 년만에 돌아온 삼가야영장. 반 년이면 뭐 바뀔 것도 없지 않느냐 하시겠지만... 이 캠핑장은 의외로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잠깐 뒤에서 하기로 하고... 먼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체크인을 합니다. 이 캠핑장은 오토캠핑장은 아니라서 영지와 주차장은 분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거리가 길어야 200m 정도라서 무슨 엄청난 부담은 아니긴 합니다만 짐을 따로 옮겨야 한다는 점은 기억해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캠핑은 고통을 사서 겪는 마조히즘 취미는 아니기에 영지와 주차장 사이의 짐을 옮기기 편하게 해주는 카트는 제공합니다. 좀 짐이 많다면 사람이 두 명이라면 두 대에 한 번에 싣고 쭉쭉 올라가면 됩니다. 영지 깊숙한 부분만 살짝 언덕이지 나머지는 평지에 준하는 수준이라 크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일단 봄과 안 바뀐 부분, 즉 일반 영지만 쓱 먼저 보고 가죠. 이 캠핑장은 일반 캠핑보다는 하우스와 산막텐트 위주라서 일반 영지는 덤으로 취급받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총 영지 수는 9개씩이나 있습니다. 이 가운데 데크가 7개, 그냥 맨땅(마사토)가 2개입니다. 이 데크 영지에서 3개는 무공해 영지, 즉 대중교통이나 전기차/수소연료차를 가지고 온 사람만 예약이 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영지의 크기도 미묘하게 조금씩 다르니 예약 시 역시 또 주의를 해야 합니다. 돔텐트는 아무 걱정이 없으나 대형 거실형 텐트를 쓰거나 대형 타프를 칠 분들은 참고가 필요하겠죠. 시설은 다른 캠핑장 일반 영지와 마찬가지로 그냥 땅/데크 + 나무 테이블을 제공하고 전기는 영지에 하나씩 제공됩니다.



그러면 도대체 뭐가 바뀌었냐 하면... 데크와 산막텐트의 비중이 달라졌습니다. 올 봄에 왔을 때는 산막텐트가 20동, 하우스는 16동이었는데 여름동안 일부 산막텐트를 없애고 하우스로 대신해 지금은 하우스가 23동, 산막텐트가 13동이 되었습니다. 관리사무소/개수대가 있는 오른쪽면이 이렇게 바뀌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또 하나 질문이 나올 것입니다. 도대체 하우스와 산막텐트가 뭐가 다르냐 말입니다. 사실 하우스와 산막텐트는 '뭔가 농막 비슷하게 생기면 하우스, 뭔가 텐트 비슷하게 생기면 산막텐트'라고만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캠핑장, 정확히는 국립공원공단 산하 각 국립공원마다 같은 하우스/산막텐트라도 약간씩 구조나 시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여기에서 적는 내용은 원칙적으로는 삼가야영장, 잘해야 같은 소백산에 있는 남천야영장까지만 통하는 이야기라 보셔야 합니다.


이게 삼가야영장의 하우스입니다. 보통 하우스로 불리는 목제 구조와는 좀 다른, 일종의 하우스와 산막텐트의 중간적인 형태에 가깝습니다. 벽 부분은 목제가 아닌 천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앞뒤쪽은 제대로 된 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산막텐트에 비해서는 햇볕이 잘 들어 개방성이 있는 구조입니다. 별도의 냉방 기구는 없으며 실내에는 아이스박스만 제공됩니다. 대신 바닥은 전기난방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바깥 활동을 하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데, 하우스는 이 부분이 고정된 캐노피로 제공됩니다. 캐노피 + 파라솔 겸용인 곳도 있기는 하지만 일단 캐노피는 다들 있습니다. 뒤에서 다시 이야기를 하겠으나 산막텐트는 그냥 파라솔이라 비가 제대로 내린다면 바깥 활동은 사실상 무리가 됩니다. 폭우가 내리면 캐노피가 있어도 비가 들칠 가능성은 있지만 웬만한 비나 눈을 막아주어 바깥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하우스 최대의 장점입니다. 바깥 공간에는 나무 테이블과 화로대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산막텐트는 겉보기에도 일단 텐트같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하우스와 비슷하게 나무 프레임이 천을 씌워 놓은 형태라 하우스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대신 제대로 문과 창문이 달려 있는 하우스와 달리 입구는 그냥 텐트와 똑같으며, 내부의 창문도 텐트와 똑같아 하우스같이 탁 틔인 느낌은 없습니다. 대신 선풍기가 기본적으로 달려 있으며, 바닥 난방 대신 에어매트와 전기장판이 비치되어 있어 춥게 잘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하우스와 달리 바깥 활동 부분은 캐노피가 아닌 나무 테이블 위에 그냥 파라솔이 쳐진 것입니다. 햇볕은 그런대로 막아주지만 비가 올 때는 정말 답이 없습니다. 화로대도 기본 제공되는 것은 같지만 날씨가 조금만 궃어도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슬플 뿐입니다.


그러면 비가 오면 그냥 손가락 빨고 있어야 하느냐... 사실 이것도 방법은 있습니다. 하우스에는 없고 산막텐트에는 있는 것이 바로 조그마한 전실 공간입니다. 테이블과 의자를 따로 가지고 오신다면 날씨가 궃거나 반대로 추워서 바깥에서 뭘 하기 찝찝하다 할 때는 이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를 펴고 조리를 하면 됩니다. 전실에 별도로 조명도 있고 전기도 공급되니 장비만 적절히 준비하면 궃은 날에도 큰 걱정은 없습니다. 산막텐트에서는 아이스박스가 이 전실 공간에 있습니다. 보통 때는 집 수납 공간으로 요긴하게 쓰이죠.




삼가야영장은 나름 개수대가 장점으로 꼽힙니다. 주차장쪽에 실내 개수대와 화장실, 샤워장이 몰려 있는데(화장실은 구석에도 있습니다.), 실내 개수대는 집의 싱크대와 구조가 같으면서도 세제와 수세미까지 제공해줍니다. 따뜻한 물도 그런대로 잘 나옵니다. 여기에는 전자레인지 2대, 공용 냉장고 2대, 식기 살균기까지 놓여 있어 식품 보관이나 냉동식품 조리도 편합니다. 안쪽 영지에서 거리가 먼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툴툴거리며 충분히 올 정도 거리는 되니 큰 불편은 아닙니다. 심지어 화로대 세척 공간도 개수대 바깥쪽에 따로 두고 있으니 정말 화로대를 제대로 쓰라고 있는 캠핑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텐트를 칠 필요가 없으니 후딱 실내를 정리합니다. 이불 깔고 놀 준비만 하면 끝~ 그리고 요리사(?)에게 늦은 점심밥을 대령합니다. 밥은 간단하게 그냥 비빔면. 화력 좋은 부르스타(?)에 물을 재빨리 끓이고 면을 삶은 뒤 찬물에 재빨리 식힙니다. 손이 시려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물이 충분히 차가워 면에 탄력이 붙습니다. 이걸 종이그릇에 넣고 스프를 넣고 대충 쓱쓱 비빕니다. 그리고 별다방 커피 드립백을 꺼내 물을 끓여 천천히 드립하여 뇌물(?)로 대접합니다.


그러고 있으니 캠핑장에 방송으로 '재즈 공연을 하니 보러 오시라'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런 걸 안 보러가면 아깝죠. 자연에서 커피 한 잔을 빨며 게임 모드에 빠진 요리사는 버려두고 산책을 겸해 주차장으로 나옵니다. 귀에 익은 재즈가 캠핑장 끝까지 울려 퍼지고 저는 무대쪽이 아닌 그 아래에서 산책을 하며 음율에 푹 빠집니다. 역시 가을이나 겨울에는 재즈가 참 잘 어울립니다.

아직 소백산에는 제대로 단풍이 들지는 않았으나 낙엽은 떨어지고 단풍도 이제 들락말학한 상황에 들어섰습니다. 날씨도 그런대로 맑고 많이 춥지도 않아서 슬슬 걸으며 음악을 들으니 차를 몰고 온 피로도 어느 정도 풀립니다.


아, 이 캠핑장은 소백산에서 내려온 계곡이 옆에 있지만 깊어서 내려가기는 어렵고 대신 물소리를 꽤 들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용으로 인공 냇가를 캠핑장 가운데에 만들어 놓아서 봄에는 이 주변으로 아이들이 신나게 놀았는데, 지금은 가을이라서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음악도 즐기고 산책도 충분히 즐겼으니 야외에서의 영화 감상 타임이 왔습니다. 삼가야영장은 전 구역에서 무선 인터넷이 잘 되는 나름 좋은 캠핑장입니다. 저도 이제 늦은 점심으로 동일하게 비빔면을 끓여 먹고 역시 커피 한 잔을 원샷 때린 뒤 영화를 즐깁니다. 파리 올림픽 개막식 영상을 다시 봤는데... 확실히 화려한데 난잡한건 어쩔 수 없고, 가장 볼만한 것은 마지막의 셀린 디온이 부른 'Hymne à l'amour' 밖에 없더라는 것은 영상을 쫙 보니 동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재즈는 틀 수 없지만 이건 한 번 다 같이 들어보시라 올려봅니다. 가을에는 샹송도 나름 좋습니다.^^


다시 그렇게 저녁이 옵니다. 정말 일찍 저녁을 드신 분은 5시부터 굽고 끓이고를 하셨으나 저희는 늦게 간식을 먹었으니 해가 다 진 7시 넘어 밥 준비를 합니다. 보통은 뭔가 끓이거나 불판에 굽겠지만 이번에는 시설을 풀로 활용해야죠. 그래서...


화로대에 숯과 장작을 집어 넣고 열심히 불을 때고 연기가 최대한 안 날때까지 숯을 태워준 뒤 그제서야 고기를 올립니다. 숯불 직화는 보기 좋고 향도 좋고(뽜이야~) 맛도 좋지만 맛을 좋게 하려면 손이 많이 갑니다. 그대로 구우면 겉만 타고 속은 익지 않으니 온도 조절을 해가며 구워야 하고, 중간중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구워야 합니다. 이렇게 구우면 사실 육즙은 좀 아쉽지만 대신 정말 두껍게 씹히면서도 바삭한 맛이 일품입니다. 숯불의 향도 잘 입혀져 정말 쓱쓱 입으로 들어갑니다. 남은 것 없이 싹 털어 먹었습니다.
쌀쌀한 밤... 그래도 전기장판 덕분에 춥지 않게 살짝 들리는 물소리와 함께 잠을 청하고...


그리고 다시 캠핑장에 아침이 왔습니다. 다들 아이들을 깨우고 아침 준비에 분주한데, 아이들은 눈비비며 개수대로 향합니다. 어제 요리사가 고생(?)을 했으니 아침 담당인 저는 날로 먹겠다는 심정으로 날로 먹는 아침을 준비합니다.


사실 이 밀키트 설명에는 '고기와 버섯이 많이 들었다'고 나와 있었으나 실상은 '그런 거 없다'였습니다. 사실 그럴거라 예상을 하여 이것을 마개조한 것이 이렇습니다. 버섯 한 팩을 따로 사서 넣고, 여기에 만두를 넣어 쇠고기 버섯 만두 전골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여기에 밥 하나를 데워서 쓱쓱 비벼 먹으니 몸에서 힘이 납니다. 대신 만두 선택이 조금 미묘했는데, 매운 전골에 넣을거라 미나리 만두를 골라 봤는데, 미나리 향이 나쁜건 아닌데 너무 진해서 튀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탈탈 털어 먹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제 집으로 갈 시간. 고기가 괜찮은 이 동네에서 다시 마트를 들려 이번에는 한우 국거리를 사갑니다. 역시 마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퀄리티도 괜찮아 아이스박스에 넣어 서울로 공수합니다. 정말 타기 싫어하는 광주원주고속도로에서 정체 불명의 유령정체를 겪은 것을 제외하면 스트레스 없이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역시 저 고속도로는 새벽이 아니면 타서는 안 될 곳입니다.T_T

추신: 이 캠핑장에는 안내도에는 나오지 않는 비밀의 캠핑장이 또 있습니다. 안내도 가장 오른쪽까지 가면 이런 타이틀이 붙은 산막텐트 세 동이 더 있습니다. 사실 일부 캠핑장에는 이렇게 안내도에도 안 나오는 비밀의 공간이 있는 경우가 좀 있습니다.

프로그램 운영 산막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는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T_T
'Outdoor Life(캠핑|여행|온천) > ゆるキャン△(캠핑)'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무등산 도원야영장 - 캠핑 2차전, 제대로 즐겨 복수하다(2025/11/15) (2) | 2025.11.20 |
|---|---|
| 월악산 덕주야영장 - 레알 숲속에서 즐기는 늦가을야영(2025/11/8) (1) | 2025.11.13 |
| 치악산 구룡야영장 -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솔로캠핑(2025/10/18) (2) | 2025.10.20 |
| 내장산 가인야영장 - 초가을 남도에서의 럭셔리(?)캠핑(2025/10/11) (0) | 2025.10.13 |
| 태안해안 학암포야영장 - 초가을에 즐기는 서해안 오토캠핑 (0) | 2025.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