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핑장 시리즈 최초의 오토캠핑장, 서천 서울오토캠핑장 이야기는 작년에 한 번 올린 바 있습니다. 사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적었지만 기존의 서울캠핑장 시리즈도 엄밀히 말하면 오토캠핑장이라 우기자면 우길 수 있는 곳이 꽤 있는데, 별도의 주차 구획만 안 그었지 그냥 영지(데크) 옆에 차를 댈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못 하는 곳도 있지만(대표적인 곳이 주차장이 아예 따로 있고 거리도 있는 제천 서울캠핑장), 일부 영지에 대해 이렇게 되는 곳들도 있다보니 다른 곳에서는 오토캠핑을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여간...
작년 가을에 갔던 이 곳, 올 봄에 다시 찾아 왔습니다. 사실 이 캠핑장 자체에서 뭔가 놀만한 것은 없지만 국립생태원과 남쪽 군산 관광을 연계할 수 있는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합니다. 그래서 이번 캠핑은 순수한 캠핑 목적 이외에도 군산에 짬뽕을 먹으러 가는 목적을 겸해서 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캠핑장의 또 하나의 가치를 이번 캠핑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서울특별시 서천금빛노을 서울오토캠핑장
- 사이트 수: 오토캠핑 12 사이트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대로 나옴
- 전기: 제공(기본 포함)
- 매점: 그런 거 없음(장항 읍내 또는 군산시내로 가야 나옴)
- 사이트 타입: 시멘트 블럭 + 맨땅
- 테이블: 제공
- 기타 사항: 냉장고 및 전자레인지 비치, 캠핑 사이트에 캐노피 설치
이 캠핑장은 주요 내비게이션이나 맵에서도 안 나옵니다. 작년이야 개장한지 얼마 안 되어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도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를 찾아가려면 '서천군 친환경쌀문화센터'를 검색해야 합니다. 사실 이 정도면 앞으로도 검색이 나아질거라 생각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아예 그 옆에 있는 '서천금빛노을 서울캠핑장'을 검색하고 오시는게 좋습니다. 사실 이게 더 나은 선택인데, 위 사진 구석에도 간판이 붙어 있지만, 이 캠핑장은 예약할 때 취급은 완전히 별도 캠핑장으로 다루지만, 실상은 서천 서울캠핑장의 부속 시설로 대접합니다. 그래서 체크인 역시 여기로 와서 해야 하기에 어차피 서천 서울캠핑장을 내비에서 찍고 와서 그 옆에 있는 서울오토캠핑장으로 가는 것이 정답입니다. 어차피 두 캠핑장은 옆에 있고(서울오토캠핑장이 서천군 친환경쌀문화센터/귀농학교가 쓰는 폐교의 운동장 자리를 사용하며, 서천 서울캠핑장은 그 옆의 별도의 빈터에 좁게 세워져 있습니다.) 그냥 하나로 취급해도 문제는 안 됩니다. 이걸거면 그냥 예약도 한 번에 받는게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실제 영지 배치도인데, 여기에서 왼쪽 위에 있는 실제 영지 및 시설을 제외한 나머지는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주변 건물들(쌀문화센터/귀농학교)은 이 캠핑장 시설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부분들은 예약조차 안 받습니다. 참고로 영지를 지정할 때는 안쪽(건물쪽)이 번호가 앞에 있고, 바깥쪽(도로쪽)으로 갈수록 뒤로 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지 지정을 할 때 이 반대로 그림이 되어 있기에 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작년 포스팅에서 이미 자세히 설명을 했지만, 이게 영지 구성입니다. 캐노피가 씌워진 캠핑 구역과 노천 주차 구역이 한 세트이며, 캠핑 구역은 위에 캐노피가 씌워져 있어 강풍을 동반하여 많은 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에는 웬만한 비는 그냥 캐노피가 막아 주기에 별도의 강우 대책을 세우지 않아도 됩니다. 이 점이 서울오토캠핑장의 나름 장점인데, 일반 서울캠핑장에서도 일부는 위에 뭔가를 씌운 경우가 있지만 차양막 정도라서 비를 막기에는 부족합니다. 이 날처럼 나름 주룩주룩 비가 내릴 때는 캐노피의 존재감이 확실히 커집니다.
이렇게 캐노피의 보호를 받는 영지지만... 사실 나름 단점이 있습니다. 작년 포스팅에서도 지적한 바 있지만, 콘크리트 블럭 사이에 잔디가 심어진 맨땅이 있는데, 땅이 나름 평평한 것은 좋지만, 텐트를 고정할 팩을 박을 때는 문제가 됩니다. 콘크리트 블럭에 팩을 받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처럼 열심히 팩으로 땅을 찔러가며 팩 박을 곳을 찾아야 합니다. 그 결과 딱 원하는 포인트에 팩을 박지 못하는 일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심각한 불편은 아니지만 이걸 모르고 가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팩 역시 가급적이면 물렁한 알루미늄 팩 대신 단조팩을 가져가면 땅을 찔러볼 때 더 편하죠.
전기는 두 사이트가 하나의 공급함을 공유하는데, 영지 당 두 개의 콘센트를 제공합니다. 이 정도면 남아 돌지는 않더라도 크게 부족하지는 않죠. 대신 여기는 비를 맞는 구역이라서 비가 올 때는 꼭 우산 씌워서 작업을 해야 합니다.^^
입구 옆으로 모든 부수 시설이 위치합니다. 샤워장, 개수대, 화장실 순서이며 개수대 안쪽으로는 전자레인지와 냉장고도 있습니다. 화장실 규모가 좀 작은 것이 아쉽기는 하나 개수대의 공간은 넉넉한 편입니다. 그리고 전자레인지가 좀 부족하다면... 그냥 좀 걸어서 서천 서울캠핑장 전자레인지를 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른 서울캠핑장은 폐교 운동장 주변에 영지를 배치하고 중간 부분은 운동장으로 두거나 주차장으로 쓰지만, 이 운동장 전체를 영지로 쓰는 서울오토캠핑장은 그게 불가하기에 사실상 뭔가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부분은 이 족구(?) 코트가 전부입니다. 굳이 아이들과 뭔가 활동을 하고자 한다면 배드민턴 라켓 정도는 들고 오시면 좋을 듯 합니다. 뭐 비가 오면... 그냥 얌전히 불멍이나 해야죠. 참고로 건물 뒷쪽으로 운동기구가 있으니 이것도 애용해 보시면 어떨지요?
지난 솔로 캠핑 때 테스트를 했던 이 삼발이 램프, 이제 본격적으로 데뷔합니다. 사실 솔로 캠핑용으로 산 것은 아니라서 이 때 쓰기 위해 산 만큼 본격적으로 제 목적을 다 합니다. 너무 밝아서 실내 못지 않은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밥 해먹는 데 불편할 일은 없을 정도입니다.
이 전등 앞에서 본격적으로 괴기를 구워봅니다. 사실 점심을 나름 배불리 먹어서(그 내용은 뒤에) 가볍게 먹을까 했으나 요리사(?)의 의중에 따라서 이번에도 괴기 파티를 벌였습니다. 물론 너무 많이 먹지는 않고 갈비살 반근 + 목살 반근 정도로 깔끔하게. 목살은 그 기름에 김치를 올려 구워서 맛있게 반찬으로 먹었습니다. 확실히 그리들은 이런 구이용으로 범용성이 좋습니다. 화력 좋은 버너와 그리들만 있어도 캠핑의 저녁 메뉴 고민이 많이 사라지기에 이건 필수 장비로 갖추심이 좋답니다.
나름 시끄러운 밤(?)을 지나 아침이 되어... 7시부터 밥을 볶습니다. 사실 옆에는 국물용으로 라면도 하나 끓고 있습니다만 주 메뉴는 이거죠. 요즘은 인스턴트 볶음밥이 워낙 잘 나오다보니 캠핑 요리가 더 편합니다. 그냥 대충 쓱쓱 볶기만 해도 그런대로 퀄리티가 나와주고 맛도 다양하죠. 무난한 베이컨 볶음밥에 매운 라면 국물을 들이키고, 후딱 커피까지 마신 뒤 30분 정도만에 철수 준비를 끝내고 9시가 되기 전에 고속도로를 타고 왔습니다. 덕분에 수원 주변에서만 살짝 정체를 겪을 뿐 그 전까지는 편하게 올 수 있었죠.
■ 여기에 오는 자, 짬뽕을 먹어야 한다~
위에도 적었듯이 서천 서울캠핑장/서울오토캠핑장은 순수한 가족 캠핑용으로도 나쁘지는 않지만, 옆에 있는(하지만 돌아가야 하는) 국립생태원이나 금강 너머 군산 관광의 거점으로 삼는 것도 좋습니다. 군산이 비롯 한국GM 공장의 철수로 경제가 무너졌다고 하지만 일제시대부터 내려오는 주요 항구라서 나름 볼 거리나 먹거리가 있습니다.
군산하면 굳이 더 길게 적을 필요가 없는 그 곳, 이성당은 필수 방문 코스겠죠. 노잼도시 대전이 성심당으로 시작해서 성심당으로 끝난다고 하면 군산은 끝나는건 몰라도 일단 시작은 이성당으로 합니다. 국내 팥소의 퀄리티를 확 올려버린 이성당, 하지만 사실 단팥빵보다는 다른 빵이 더 퀄리티가 좋습니다. 성심당도 튀소나 부추빵이 전부가 아니라 다른 빵 퀄리티가 더 나은 것과 같습니다. 계란이나 우유(분유) 들어가는 것들의 퀄리티가 한결 다른데, 특히 슈크림빵만 해도 우유(분유)맛이 확 다릅니다. 뻑뻑한 밀크셰이크도 나름 맛난 아이템이죠.
하지만 군산은 이성당으로 시작할지언정 이성당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짬뽕이 있으니까요. 짬뽕의 역사는 좀 설이 있지만(중국에서 화교를 통해 바로 넘어왔다는 설 vs 중국에서 일본 화교를 거쳐 다시 조선 화교를 통해 개량되었다는 설), 어쨌거나 화교가 많이 사는 곳에서 시작된 음식인건 분명합니다. 전자의 설에 따르면 당시 중국과의 주요 루트였던 군산이 그 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덕분인지 군산에는 상대적으로 중국집이 많은데, 아예 짬뽕거리라고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이 짬뽕거리는 어디까지나 일부에 불과하고 그 건너편에도 짬뽕집은 많고, 유명한 집 가운데는 이 지도에 안 들어가는 곳도 많습니다. 흔히 말하는 군산 3대 짬뽕 가운데 복성루와 지린성은 저기에서도 1km 이상 더 떨어져 있고, 그 다음 클래스라는 쌍용반점은 아예 군산내항쪽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성당에서 걸어서 갈만한 최선의 선택은... 바로 이 곳이 됩니다.
1952년부터 영업을 한 군산 짬뽕의 레전드라 할 수 있는 곳인데, 원래 인천에 살던 화교가 6.25 난리통에 부산 가는 배를 타려다 어찌해서 군산에 내리게 되어 여기에 터를 잡은 곳인데, 지금도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집입니다. 개축은 했을지언정 과거와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을 자랑합니다.
홀은 저 안쪽에도 크게 있고 룸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1980년대 중국집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빨간색 테이블보에 비닐 깐 넓은 테이블, 구석의 쌀집 자전거까지... 순식간에 1980년대로 돌아가게 됩니다.
짬뽕이 유명하다고 다른 거 안 하는 거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메뉴는 웬만한 곳 보다 더 풍족한데, 탕수육만 해도 그냥 탕수육 이외에도 탕수우육과 탕수기까지 취급합니다. 탕수우육까지는 가끔 나오지만 탕수기를 하는 곳은 정말 드물답니다. 코스 요리도 당연히 있구요.
자, 이제 밥을 먹어 볼 시간입니다. 주말에는 일반 짬뽕은 안 되고 삼선만으로 통일하는데, 가격이 올라서 10,000원이라 하지만 그 돈을 낼만한 퀄리티는 나옵니다. 큰 새우 한 마리와 접시 하나에 꽉 차는 홍합, 오징어가 나름 푸짐합니다. 요즘 중화면은 예전보다는 가는 편이지만, 과거 1980년대 스타일의 굵은 스타일의 면을 고집하여 씹는 맛이 꽤 좋습니다. 국물은 짭짤하지만 점점 매워지는 요즘 스타일 짬뽕보다는 덜 맵습니다.
탕수육(소자 기준 15,000원)은 요즘 유행하는 찹쌀 탕수육 스타일이 아닌 1980년대 스타일의 정통 탕수육입니다. 볶먹이 아닌 부먹인 것이 좀 아쉽지만 잘 튀겨져 있고 씹는 맛도 좋습니다. 소스 스타일도 1980년대 스타일이라 심플합니다.지역 물가를 생각하면 비싼 편이라 하지만 워낙 비싼 수도권 물가를 기준으로 하면 이것도 그리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결론을 내리면... 저는 만족스럽긴 하지만 '1980년대 스타일'이라는 점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사실 군산의 주요 짬뽕집들이 과거보다는 맛이 다 떨어졌다 소리는 하지만 최소한 1980년대 스타일이라는 점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습니다. 요즘 스타일의 바삭함과 다양한 맛의 소스를 자랑하는 튀김, 얼큰함과 불향을 강조하는 짬뽕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대신 그 기본에 충실한 만큼 과거 짬뽕을 드셔보신 분이라면 단순한 추억 소환만이 아니라 꽤 먹을만한 맛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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