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중립성 따윈 없는 여행/18禁/자동차/IT 제멋대로 1인 언론(?)

Adolf는 告한다(비평|시사)

김포를 서울로~ 개소리도 적당히 해야 코미디다

dolf 2023. 10. 31. 12:56

몸 상태가 살짝 거시기하지만 오늘도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세상은 참 웃기니 안 쓸 수가 없군요.

 

 

국힘, 김포 이어 구리·광명도 서울 편입?…김동연 “현실성 없다”

“서울 발전 편향…김포 땅 확보하면 남북동서 균형”

www.hani.co.kr

지난 번과 정 반대 성향의 언론사지만, 일단 사실만 적당히 걸러 들으시면 되겠습니다. 판단은 자기 머리로 하는 것이지 남에게 전적으로 맡겨 버리면 그건 성숙한 민주주의 시민도 뭣도 아닌 그냥 '백성'에 불과한 것이죠. 이 글을 읽는 분은 '시민'이나 '도민'일지언정 '백성'은 아닐 것으로 믿습니다.

 

하여간 현재까지 나온 팩트는... 김포시가 경기북도 분도에 반발하여 서울로 편입을 요청했고, 딴나라당에서 그걸 당론으로 정한다는 것입니다. 개소리일 뿐더러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입니다. 실현 가능성도 극히 낮은 이야기일 뿐더러 그 속내도 시커먼 구정물이 피부 밖으로 줄줄 흐를 정도니까요.

 

일단 김포시 Side에서... 경기북도 분구 시나리오에서 김포는 한강 이남이지만 경기북도에 포함될 예정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천과 서울에 쌓여 있는 이상 경기남도로 편입은 완벽한 월경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다리로 연결되는 경기북도로 편입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경기남도로 편입 요구가 훨씬 무리한 요구이며 명분도 없습니다.

 

그런데 김포가 왜 난리를 치느냐... 그 속내는 '경기북도 따위에 도움 주기 싫다'는 이기주의입니다. 경기북도를 '특별자치도'로 만든다는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여기에 속하는 지역은 돈이 없습니다. 집값이 왕창 비싸서 재산세가 팡팡 걷히는 것도 아니며, 기업이 많아서 법인세 지방분이 팡팡 걷히지도 않죠. 그나마 돈이 있을법한 동네가 김포하고 고양 정도인데 여기도 그냥 자기 먹고 살 정도가 한계지 남에게 돈을 줄 정도로 여유롭지는 않습니다. 월경지고 뭐고 다 무시하고 돈이 썩어나는 지자체가 많은 경기남도 편입을 예정했다면 이런 반발은 나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딴나라당이 검은 욕심을 드러냅니다. 수도권 판세를 흔들 목적으로 김포를 서울로 편입시키자고 추임새를 넣은 것이죠. 정치를 못해서 정부 지지율이 개판을 치고 당 지지율도 압도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사고만 빵빵 벌어지니 인위적으로나마, 그리고 실제 실현 가능성이 있건 없건 판을 흔들 거리를 찾는 것입니다. 자기 말로는 정치적인 목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거 믿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판을 더 흔들기 위해 김포 말고 다른 곳도 서울로 편입시키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하여간... 김포를 서울로 편입시키는 것이 쉬운 일일까요? 이거 꽤 어려운 일입니다. 저기 기사에서 나온 바와 같이 김포가 서울시 김포구가 되기 위해서는 김포시, 경기도, 서울시 의회 세 곳 모두의 결의가 있거나 이 세 지역에서 주민투표를 하여 가결이 되어야 합니다. 이후에 이 안건이 국회로 넘어와서 특별법 제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일단 이 첫 단계부터가 난관입니다. 서울시의회야 딴나라당이 완전 장악하고 있어서 문제가 안 되지만, 김포시의회는 동수, 경기도의회는 딴나라당이 딱 한 명 많을 뿐이기에 쉽게 결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장담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주민투표를 할 경우 더욱 장담할 수 없는데, 주민투표는 어느 정도 현재의 정치 지지도를 반영하기에 서울시에서조차 딴나라당의 유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설사 이 단계를 전부 넘는다 해도 국회 다수가 민주당인 이상 이 단계에서 좌절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구로 넘어간 군위군 사례도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여기는 그야말로 윗분들의 정치적인 이득이 서로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대구공항을 없애버리고 싶어하는 대구시, 경제적인 자립 기반이 약한 군위군을 떨어내고 싶어하는 경북도, 그리고 공항을 유치해서라도 대구의 지원을 받고 싶어하는 군위군의 이득이 서로 맞아 떨어졌기에 실현이 가능했던 일입니다. 경기도지사가 무슨 개소리냐고 하는 김포의 서울 편입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 딴나라당에서 지금 벌이는 일이 '책임지지 못할' 차원으로 커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벌써부터 고양시가 자기도 서울로 편입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고 딴나라당은 '어디건 웰컴~'이러고 있습니다. 이걸 딴나라당 정권이 책임질 각오가 되어 있느냐 물어본다면 '글쎄요'입니다. 고양도 서울로, 광명도 서울로, 구리도 서울로, 남양주도 서울로, 하남도 서울로, 과천도 서울로 해달라고 할 것인데(성남은 서울과 쌓인게 많아서 좀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거 다 받아들일 수 있을지요?

 

이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을 싸그리 서울로 합병하는데 수원이나 용인은 가만히 있을지요? 계속 주장했던 '광역시 승격'을 다시 꺼낼 것입니다. 서울은 마구잡이로 커져도 되는데 여기는 안 된다는 논리를 펼 수 있을까요? 내로남불이 당연한 정치권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내로남불을 했을 때 오는 정치적인 타격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덤으로 조금만 더 있으면 100만인 성남이나 화성도 다른 어딘가 합쳐서 자기도 광역시 만들어달라 할 수 있겠죠. 이걸 딴나라당이 책임을 질 수 있을까요? 윤근혜 정권이 아닌 이전 딴나라당 정권이 이거 예상 못해서 이들 지역을 광역시를 안 만들어 주었을지요? 공약이야 마구잡이로 남발할 수 있지만 실제 나라 운영은 마구잡이로는 못 합니다. 자기가 정권을 운영하는 입장이 되면 이상(공약)과 현실의 괴리에서 현실을 고르는 것이 정치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썬글라스 박도, 학살자 대머리도, IMF 032도, 일 안하고 드라마나 보던 503도 마찬가지 입장이었습니다.

 

왼쪽 위 텅텅 빈 곳까지 서울로 먹을 생각인지요?

 

김포를 먹어도 나름 문제가 남는 것이 그 크기와 위치입니다. 김포시의 크기가 276.61㎢인데, 서울시 전체 면적이 605.2㎢이니 거의 절반에 가까운 면적이 됩니다.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게 우면산을 끼고 있는 서초구인데 그래봐야 그 면적이 46.98㎢에 불과합니다. 다섯살 훈이 유치원생은 여기에 몇개 구나 만들어줄 생각일지요?

 

단순히 면적만 문제가 아닙니다. 김포시는 도농복합시이기에 저 면적이 나올 뿐 시가지 면적 자체는 이 보다는 훨씬 좁습니다. 인천 검단과 붙어 있는 구 김포 읍내지역, 한강신도시 정도고 그 이외에는 고촌읍내나 통진읍내 주변 약간 정도가 그나마 개발이 되어 있는 정도죠. 나머지는 그냥 논밭입니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이 엄청난 땅을 개발시켜줘야 하는 책임이 붙습니다. 어차피 서울시로 편입되면 더 이상 도농복합시로서의 혜택도 못 받으니 이 요구는 반드시 튀어 나옵니다. 물론 읍면을 유지한 상태로 먹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도농복합이 아닌 순수한 대도시'인 서울의 프리미엄을 버리면서까지 저렇게 하려 할지요?

 

여기에 더해 김포는 북한과 바로 한강으로 인접합니다. 지금도 서울의 지정학적 위험 운운하는 딴나라당이 이건 어떻게 감당할 생각일지요? 장사포가 아닌 그냥 흔한 155mm 견인포, 아니 사정거리가 훨씬 짧은 105mm만 동원해도 일부 지역이기는 하지만 '서울 불바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의 증가 및 해외에서의 리스크 평가 변동은 무슨 수로 감당할 생각일까요? 물론 정말 얼굴에 철판을 몇 중으로 깔자면 이미 개발된 한강신도시 및 그 동쪽 부분만 서울로 편입하고 나머지 개발이 잘 되지 않은 곳만 경기북도(경기도)에 던져준다는 뻔뻔한 일도 가능하겠으며, 저런 리스크를 생각하면 정말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려면 다른 길이 없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김포의 서울 편입은 딴나라당 입장에서는 선거판을 흔들 무기로 꺼냈을지 모르지만 그게 실현되는 순간 그 뒷감당 역시 딴나라당 정권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서울 주변을 다 서울로 받아달라고 하는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이 모습을 본 다른 경기도 지자체들의 광역시 승격 요구는 어떻게 무마시킬지 생각은 하고 이 주장을 펴는지 참으로 의심스럽습니다. 다섯살 아동이야 다음에는 대통령 하겠다고 나설테니 어차피 뒷감당 안한다 생각하고 서울 편입에 찬성할지 모르지만 딴나라당이 지속적인 정권 유지를 바란다면 헛소리도 주판알은 튕겨보고 해야 합니다. 뒷감당 못할 일은 안 벌이는 것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