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편입되면 다 좋아질거라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요즘 몸 상태가 거시기하여 자주 포스팅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래도 오늘도 하나 더 올립니다. 직전에 올린 그 김포 사태(?)의 연장선입니다.

 

與, '김포 서울 편입 TF' 구성...野 "전국 행정 개편" 맞불

 

딴나라당에서는 김포만이 아니라 그냥 주변에 있는 동네들을 다 서울로 집어 넣자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뒷감당할 생각은 전혀 안 하고 그냥 당장 오늘 사는 정당인양 깽판을 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짓을 벌이는 근본 목적은 딴나라당이 아니라고 백날 부인을 해봤자 '서울 프리미엄'으로 집값 올라갈 꿈을 꾸는 이들 지역에 사는 아파트 보유자들의 표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저거에 대놓고 반대를 못하는게 우리나라에서는 땅 관련으로 잘못 건드리면 그게 아무리 세상을 위한 옳은 소리라도 그냥 두들겨 맞기 때문이죠. 인간의 이기심 앞에 정의 따윈 설 자리가 없습니다.

 

딴나라당이 내년 총선에 이기면 순도 100% 뒷통수를 칠 것이라 확신하는데, 이전에도 적었지만 이거 정말 저질렀다간 후폭풍이 장난이 아닙니다. 겨우 특례시 타이틀 하나 따낸 수원이나 고양, 용인이 가만히 있을까요? 당장 광역시 만들어 달라 난리를 칠겁니다. 서울은 커져도 되는데 다른 곳은 안 된다는 법 있는지요? 다섯 살 어린이 입장에서는 자기 돈으로 이제 버스 놔주고 지하철 놔주고 해야 합니다. 지금은 광역철도라서 나라에서 70% 지원을 해주는데, 서울 안으로 이들을 다 흡수하면 똑같은 것도 도시철도가 되어 50%밖에 지원을 안 해주니 몇 조를 더 들여야 합니다. 아무리 딴나라당에 열성인 강남 3구라고 해도 자기들 세금으로 김포에 지하철 놔줘야 한다고 하면 인상이 좋아질까요?

 

 

그리고 지금 김포나 서울 편입을 주장하는 곳에 사시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서울특별시민'이 되면 뭔가 확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부심'은 생기겠지만 삶은 더 악화될 수도 있답니다. 그 이유를 적어봅니다.

 

먼저 집값 올리겠다고 서울로 편입해달라 하시는 분들... 물론 수치적으로 집값은 서울 프리미엄으로 오를 것입니다. 그런데 원래 서울이었던 주변 지역은 더 안 오를까요? 그만큼 같이 오릅니다. 즉 이거 집 팔아서 다른 서울 지역으로는 못 옮깁니다. 평수를 줄이거나 신축을 구축으로 바꾸거나 등등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해야만 가능한 일이죠. 그리고 이사를 갈 생각도 없다면 그냥 수치상으로 찍히는 숫자에 마음만 든든한 것이지 실제 이득이 되는 것도 없죠.

 

여기에서 전세나 월세로 사시는 분들... 더 힘들어지는게 예약되어 있습니다. 집값이 그냥 서울 딱지 붙었다고 올랐는데 전세나 월세가 안 오르겠는지요? 그런데 서울 타이틀은 붙었는데 사는 것은 하나도 안 달라집니다. 도지사가 특별시장으로 바뀌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고, 지하철이 더 들어오지도 않으며 버스 노선은 완전히 새로 짜이게 됩니다. 출퇴근하는 데 더 편해지는 것도 없는데 들어가는 돈만 늘어납니다. 이 오른 전월세를 못 버티면 서울이 아니게 되는 더 외곽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죠. 더 긴 출퇴근 시간과 함께 말입니다.T_T

 

정리해봅시다. 김포가 서울이 되고 광명이 서울이 되며 남양주가 서울이 된다 한들 출퇴근하는 데 더 편해지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놓으려 했던 지하철도 서울시에서 돈이 없다고 늦게 놓겠다 또는 못놓겠다 배를 쨀 가능성만 커집니다. 20% 더 돈을 내라 하는데 그거 쉽게 찬성할까요?

 

집값 올라서 좋다고 하시는 분들께도 말씀드립니다. 집값은 분명히 오르겠지만 어차피 다른 서울 지역도 그만큼 올라갑니다. 이걸로 한 몫 잡아보시겠다 하면 꿈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무주택자 여러분은 더 높은 전세와 월세가 기다리게 됩니다. 하남 사시던 분은 이제 광주까지 나갈 각오가 필요하고, 구리에 계신 분은 의정부나 양주까지 올라갈 생각 하셔야죠. 더 기다길고 피곤한 출퇴근이 기다릴 것입니다. 도대체 누구 좋으라고 이 짓을 벌이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