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에 갑자기 터져 주말에 불타올라 이번주 초를 달구기 시작한 이 사태, 뭔지 다들 알고 계시겠죠?
‘신차 홍보영상 논란’ 르노코리아 “해당 직원 직무수행 금지”
르노코리아의 신차 홍보 영상에 출연한 직원이 ‘집게 손’ 동작을 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자, 르노코리아가 조사에 착수하고 해당 직원의 직무를 금지했습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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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간단히 정리하면... 르노코리아 브랜드 매니저라는 사람이 자기 신차(그랑 콜레오스. 일명 오로라 1) 홍보 영상에 남혐 손짓을 수 차례 넣은 것입니다. 그것도 변명이 불가능하게 수 차례, 전혀 그 손짓이 일반적으로 나올 수 없는 곳에서만 나온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 홍보 부서에서 윗선 보고도 없이(추정) 변명하는 4과문이라고 하나 발표하고, 저 사고를 친 범인이 역시 4과문을 올렸다 욕을 먹은 끝에 르노코리아에서 두 4과문을 폐기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사과 내용이 상당히 미지근해서 욕을 먹고 있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빼도 박도 못할 남혐 사건입니다. 그것도 자기보다 한참 윗선인 경영진 옆에서도 이 짓을 벌였죠. 그것도 '의도하지 않았다'라는 핑계도 아닌 '남혐 행동인거 아는데 이렇게 문제될지 몰랐지'라는 되도 않는 헛소리를 4과문이라 올린 것이구요. 이 남혐에 대해서는 뭐 각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또 남혐 vs 남혐 아님 실드! 대결을 펼칠 것이라 그 자체는 일단 접어두고...
사실 남혐 이전에 이 사건을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직장인으로서의 윤리'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사실 개인이 남혐적인 사상을 갖고 있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양심의 자유(남혐이 양심이냐고 할 수 있지만, 그 양심은 개인적인 부분이라서 남혐도 양심이라는 말이 사람에 따라서는 성립합니다.)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사상을 회사라는 계약 관계에 있는 자로서 노동의 결과물에 표출해도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부분을 저 담당자는 제대로 어겼습니다. 본인이 스스로 고의적인 행동이었음을 자인한 상황이라 '그냥 우연임'이라는 실드는 통하지 않습니다.
회사일을 하다보면 회사에 손해가 되는 실수를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고의적으로' 회사에 피해를 주는 일은 벌이지 말아야 합니다. 더군다나 회사의 업무 결과물에 이러한 남혐 표현이 포함되어 난리가 난 것이 한두번이 아니라서 '남혐 표현이 회사에 손실을 끼칠 것으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말은 통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저런 표현을 대놓고 했다는 것은 '이로 인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해도 상관 없다'는 미필적 고의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걸로 바로 경제적인 이득을 보는 곳이 없다보니 배임은 성립하지 않습니다만.
대다수의 기업의 취업 규칙에 개인의 사상을 규제하는 내용을 상세히 적지 않는 이유는 최소한 '자신의 사상을 회사의 업무 결과물에 포함시켜 회사에 고의적으로 손실을 발생시키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최소한의 사회인으로서의 상식이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놓고 기업에 보복하기 위해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이건 '범죄'라 해야 할 사항이며 이런 범죄는 상식의 영역을 벗어나는 사고입니다. 정말 저 브랜드 매니저가 르노 본사 또는 르노코리아에 피해를 주기 위해 범죄로서 저지른 것이었다면 그나마 동정이라도 받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조차 없습니다. 르노 입장에서는 차라리 '범죄였으면'하고 바라고 있겠죠.
이 사건(?)의 긍정적인 점이 딱 하나 있다면 이 차가 '중국차'라는 사실은 철저히 묻혔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물론 중국 지리에서 만든 차를 그냥 테일램프와 실내 일부만 바꾼 차에 불과하고 심지어 인포테인먼트까지 똑같다는(사실 이건 지리의 계열사인 볼보의 것을 그대로 들여온 것입니다만) 사실이 저 사람의 희생(?)으로 대중에게 완전히 가려지는 데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초기 판매에서 저 페미니즘 테러가 실상은 중국차라는 사실로 인한 판매의 디메리트보다 더 불이익이라는 것입니다만.T_T 이대로 가면 아마 몇 년 뒤에는 르노코리아가 지리코리아로 바뀌는 날이 올 겁니다. 어차피 오로라 프로젝트 전체가 그냥 지리에서 만든 차를 르노 딱지만 붙여 들여오는 것에 불과하고, 지리가 르노코리아 2대주주라서 언제든지 역할 체인지가 가능하기도 하구요.
르노코리아도 나름 대기업인 이상 사람이 사고를 쳤다고 즉시 해고는 불가능하기에 절차를 따라야 하는 만큼 직무정지 후 징계위원회를 여는 그 자체는 당연한 사항이라 즉시 해고를 안 시켰으니 문제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르노코리아가 이 사건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점(또는 사건을 최대한 축소시켜 다루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이는데, 인터넷으로만 뜨겁고 실제 구매에는 큰 영향을 못 미치는 것이 키보드 워리어이기는 합니다만 그리 평가가 좋지 못한 르노코리아의 오랜만의 신차에 대해 그야말로 찬물을 부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사건은 그냥 개인이 래디컬 페미니즘 성향을 드러내 남성혐오를 조장한 것 이전에, 직장인이 자기 개인의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회사의 공식적인 업무 결과물을 이용한 직장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상식과 윤리도 없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공과 사는 분명히 구분해야 함에도 사, 그것도 본인의 감정적인 만족을 위해 공을 이용한 행동입니다. 페미니즘이건 극우이건 빨갱이건 최소한 월급 받고 사는 사람이면 업무의 결과물에는 자신의 생각을 담아서는 안 됩니다. 페미니즘 이전에 이렇게 사회적인 상식과 윤리 의식이 없는 사람이 대기업에서 매니저까지 하고 산다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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