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운전하시는 분들 가운데 뉴스를 보신 분들의 머리를 좀 아프게 하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뭐냐구요? 에이~ 다들 아시지 않는지요?
예. 직진이나 좌회전 신호가 황색등으로 바뀌는 시점에서 주행중인 차량이 갈지 말지 고민하게 되는 구간, 바로 딜레마존 문제입니다. 이번에 대법원에서 정신 나간 판결을 하는 바람에 난리가 난 것인데, 그것도 황색등 점등 시점에서 '교차로의 지정된 구간 안에 진입한 것만 인정'한다는 정말 정신나간 판결이어서 문제가 된 것입니다. 교차로의 횡단보도 앞 정지선조차 안전하게 서는 것이 '이론으로만 가능하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문제라서 딜레마존이라 부르며, 여기에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차량 때문에 사고도 발생하는 현실에서 교차로 안까지 들어와야만 합법이라구요? 그냥 미친거죠.
하여간... 운전자들이 법원에 대고 '미쳤구나' 소리를 질러대는데, 제대로 따지면 법 자체가 이 꼴인게 문제인 것이죠. 즉 다시 공은 행정부로 넘어온 셈입니다.아무리 쿙 정권이 맛이 가서 깽판을 친다고 하지만 나중에 일본으로 망명할 것이 아닌 이상 감방 갈 위험을 줄이려면 최소한 할 것은 해야죠. 그래서 나름 최신 기술이라고 이런걸 개발해서 올 연말부터 시험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거 쓸모 있을까요? 제 생각을 적으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이 기술은 저 시험 장면에 나온 것 같은 도로에서만 쓸모가 있는 반쪽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아, 여기서도 쓸모 없는 기술일 수 있습니다.
저 기술은 도로에 차가 있는지 레이더가 판별하여 차가 오면 직진이나 좌회전 신호를 3초 더 연장한다는 것입니다. 황색 신호 시간은 그대로이며 법적으로 인정되는 황색신호 점등 시점에서의 진입 시점도 동일합니다. 직진 신호가 길어지면 좋은 거 아니냐 하시겠지만... 그게 아닙니다.
먼저 신호가 바뀌는 시점(으로 판단하는 신호등 입장)에서 3초를 더 주면 그 판단 기준이 되는 차량은 그냥 문제 없이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뒤에 붙어 오는 차량은요? 똑같이 이 딜레마존에 마주칩니다. 운전자가 언제 신호가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직진 신호를 3초 더 줘봐야 이득을 볼 수 있는 차량은 그 인식 대상인 차 뿐입니다. 그 뒤에 오는 차량들은 도대체 이게 3초가 연장된 신호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이상 똑같이 황색 신호에서 딜레마존을 마주치게 됩니다.
두 번째로 이 기술은 차량이 얼마 오지 않는 저런 지방의 국도나 지방도에서나 쓸 수 있습니다. 차량이 줄줄이 끊임없이 오는 대도시의 시내에서는 아무짝에 쓸모도 없습니다. 차가 계속 오는데 3초를 준다고 달라지는 것이 뭐가 있을지요? 여전히 뒤에 오는 차들은 첫 번째의 딜레마존을 똑같이 맞이합니다.
결과적으로 운전자들이 교차로와 횡단보도의 신호가 언제 바뀔지 알 수 없는 이상 직진/좌회전 신호를 몇 초 더 주는 것으로는 어떠한 문제 해결도 되지 않습니다. 진짜 해결 방법은 다른 국가처럼 황색 신호 점등 시 신호 위반 판단 기준을 지금처럼 짧게는 교차로의 정사각형 가상 박스 이내, 넓어봐야 교차로 정지선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딜레마존을 고려하여 수십m 뒤에 두어 판단을 하거나, 아니면 중국처럼 모든 신호등에 신호 변경 시간을 표시하여 칼같이 서게 만드는 것입니다. 잔머리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이 딜레마존이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공법을 고르지 않는 이상 쿙은 그냥 쿙으로 불리며 개객기 소리를 누적해서 듣게 될 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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