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있는 이 시기, 사실 캠핑을 가기가 여러모로 좀 까다로운 시기입니다. 더군다나 지금의 장마는 예측불가. 1시간 앞 날씨(?)도 못 맞추는 구라청의 중기 예보는 믿는 사람이 어리석습니다. 물론 그 어리석음에 맨날 속으면서도 안 볼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만. 더군다나 이게 적당히 비가 오면 다행인데 국지성 폭우가 내리면 텐트의 설치와 철수 난이도가 확 올라갑니다. 제대로 된 텐트면 시간당 30mm급 정도는 막아주니 텐트 실내 활동만이라면 문제는 없지만 설치/철수 때 이렇게 비가 오면 답이 없어지죠.
원래 이번 캠핑은 몽산포 솔로 캠핑을 예정하고 있었으나, 지난 주 계획을 잡았던 부산 여행이 역시 구라청의 날씨 협박(하지만 실제 비가 별로 안 온게 함정입니다.)으로 취소를 했고, 그 대신으로 솔캠을 요리사 동반 캠핑으로 바꿨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구라청의 날씨 협박은 계속되었는데, 심지어 전날까지도 '철수할 때 시간당 30mm 퍼온다.ㅋㅋㅋ'하는 상황이 이어졌고, 마침 운 좋게 다른 캠핑장의 어떤 자리를 잡게 되어 급거 일정을 크게 변경했습니다. 그 결과가...

■ 국립공원공단 태백산 소도야영장
- 사이트 수: 오토캠핑 48 사이트 / 카라반 전용 14 사이트 / 카라반(설치형) 20 사이트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없음
- 전기: 있음(별도 비용. 인심은 넘치게 좋음)
- 매점: 그런 거 없음(당골광장 주변에 편의점 있음)
- 사이트 타입: 모래+흙
- 테이블: 있음
- 기타: 무선 LAN 제공
사실 저번달에도 소도를 갔었고, 그 때에도 역시 카라반이었기에 한 달만에 다시 똑같은 곳을 온 셈입니다. 비가 오건 눈이 오건(눈 오는 시기에는 운영도 안 합니다만) 바람이 불건 카라반이면 거의 신경쓸 것이 없죠. 캠핑장 내 카라반 구성은 사실 이번에는 그냥 대충 쓱 적고 넘어가기에 자세한 시설은 이전 포스팅을 보시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태백 소도 야영장 - 폭우 캠핑?! 나는 걱정 없지롱~(2024/6/15)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캠핑에 비를 부르는 사나이, 이렇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번 캠핑에서는 비가 안 왔냐구요? 설마요. 이번에도 당연히 비가 왔습니다. 그것도 '제대로' 내렸습니다. 살짝
adolfkim.tistory.com

아침 8시에 이불 보따리와 약간의 장비만 챙겨 집을 나서 커피 한 잔을 테이크아웃한 뒤 양평->여주->원주->제천을 거쳐 태백으로 갑니다. 구라청의 날씨 협박이 다들 통했는지 도로에 올라온 차도 평소보다 적었는데, 비는 폭우로 오는 것은 아니지만 제천까지는 그런대로 온 편이었으며, 영월부터는 어떠다 오다 마는 정도로 약해졌습니다. 적절히 아침밥도 먹고 기름도 넣으면서 슬슬 1차 목적지인 장보기 마트로 도착한게 12시 30분. 열심히 밥거리 장을 보고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점심 시간 끝물이지만 사람은 많아 좀 기다렸다 밥을 먹습니다. 개인적으로 물에 빠진 닭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걸 먹는 이유는 사실 저 라면과 야채와 국물 때문입니다. 닭라면을 후루룩하고 매운 국물을 속에 집어 넣으니 좀 힘이 납니다. 대충 이 때가 2시 40분. 이제 다시 룰루랄라 캠핑장을 향합니다.

캠핑장은 오전까지는 비가 내렸기에 땅은 젖어 있고, 하늘도 구름이 많지만 그렇다고 먹구름은 아닌 차원입니다. 비가 온 덕분에 + 구름까지 끼어 있어 낮임에도 불타게 덥지는 않습니다.



사실 시설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는 것이 낫기에 자세히 적지는 않습니다. 풀 옵션이라서 그냥 카라반 안에서 지지고 볶고가 다 됩니다. 다만 화장실은 세면대/변기 부분은 물빠짐이 안 되기에 샤워기를 쓸 생각이면 반드시 샤워 부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샤워기 가져다 세면대에서 머리 감겠다는 생각은 후회를 부릅니다.

아, 그리고 지난 번에 제대로 안 적은 TV. IPTV가 들어오기에 인터넷도 됩니다. TV 없으면 못 사는 어르신을 모시고 오셔도 심심할 일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문제가 카라반에 설치된 공유기의 무선 기능이 가끔 먹통이라는 점인데, 이 경우 무선은 캠핑장 공용으로 설치된 것을 사용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게 오히려 더 빠릅니다.


비가 온다고 하니 온 팀이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는 않은데, 오신 분들도 나름 비에 대한 방비를 적절히 한 것에 눈에 띕니다. 물론 저런 알파인 레벨로 방비는 결과적으로는 좀 오버였지만 말입니다. 비가 새벽에 좀 오긴 왔는데 그렇다고 폭우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이제 캠핑장도 돌았겠다, 잠자리도 깔았겠다... 놀 시간이 왔죠. 여러 번 서비스를 보냈다 돌아온 노트북을 드디어 꺼내어 영화를 즐깁니다. 아, 지난 번 포스팅 때 등장한 팝콘도 다시 등장했죠. 다만 이건 사진을 안 남겼습니다.

그리고 간식 타임... 요리사 분께는 군만두를 구워 바치고 저는 닭꼬치를 굽습니다. 물에 빠진 닭은 별로라도 구운 닭은 이야기가 다른 법입니다. 와사비맛 허브솔트를 살짝 쳐서 우적우적 먹으며 영화 삼매경에 빠집니다.

저녁이 왔으면 먹어야죠. 사실 출발 당시만 해도 이번 저녁 요리는 샤브샤브를 예정했으나, 요리사께서 갑자기 요리 메뉴를 바꿨는데 그 결과가...

적당한 마블링을 지닌 등심... 맛있기는 하더군요. 더럽게 비싼 것만 빼면 말입니다. 할인을 붙여도 많이 먹기는 좀 힘듭니다. 그래도 적당히 쓱쓱 넘어가는 맛은 역시 비싼 괴기가 맛있다는 일반적인 사실을 다시 상기시킵니다.

카라반을 잡은 근본적인 목적은 비바람에 자유롭다는 점도 있지만 에어컨의 존재가 가장 중요합니다. 밖이 아무리 습해도, 아무리 불타도 안에서는 시원시원~ 물론 어제 저녁부터 온도가 20도대 초반까지 내려가 습도가 높다 해도 그런대로 살만한 날씨가 되었습니다만, 습도를 확 낮추면 잠의 품질이 달라지죠. 캐리어님 만만세~ '나는 자연인이다~' 외치는 사람이 절대 안 부럽습니다.

그렇지만 아침은 실내가 아닌 바깥에서 해결합니다. 물론 괴기를 구운 것은 아니고...

전기 온수기에서 따뜻한 물을 받아 하이라이트에서 최고 레벨로 물을 끓이면 후딱 끓습니다. 여기에 적당히 면을 삶고 찬물(여름임에도 진짜 찬물을 쓰면 손이 살짝 시립니다.)로 면을 잘 헹군 뒤 얼음까지 투입하면 완성. 조리하기도 쉽고 치우기도 나름 쉬운 아침 식사 되겠습니다.

소도 캠핑장의 아침은 새벽에 내린 비가 어디 갔냐는 듯 구름 사이에 중간중간 햇볕이 비칩니다. 기온이 오르는 것이 느껴지지만 여전히 선선한 아침이라 즐겁게 캠핑의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부러 돌아 31번 국도로 돌아가는 길. 바람이 좀 세지만 오히려 그것이 시원해서 에어컨을 끄고 석항까지 가봅니다. 물론 그 전에 31번 국도를 타면 들려야 할 곳이 있죠.

저번에 어쩔 수 없이 바꾼 전화기의 카메라가 생각보다는 쓸만한 편임을 확인하고 열심히 올라왔습니다. 올라오는 길에도 정체 하나 없이 수월하게 왔습니다. 구라청의 협박이 이럴 때만큼은 좋습니다.
'Outdoor Life(캠핑|여행|온천) > ゆるキャン△(캠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악산 설악동야영장 - 여름 캠핑의 성지, 리벤지 매치(2024/8/31) (7) | 2024.09.02 |
---|---|
계룡산 동학사 야영장 - 불타는 계룡산 폭염 캠핑(2024/8/1) (0) | 2024.08.02 |
팔공산 캠핑 Part 2 - 버스타고 캠핑가서 빵도먹고 부산도 가고...(?) (1) | 2024.07.10 |
팔공산 도학오토캠핑장 - 팔공산 자락에 생긴 미니 캠핑장 (1) | 2024.07.08 |
태백 소도 야영장 - 폭우 캠핑?! 나는 걱정 없지롱~(2024/6/15) (1) | 2024.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