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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동학사 야영장 - 불타는 계룡산 폭염 캠핑(2024/8/1)

dolf 2024. 8. 2. 18:56

8월입니다. 휴가 시즌입니다. 그리고 장마도 끝났습니다. 이 세 가지 사실에서 우리는 '폭염'이라는 단어를 얼마든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예. 대한민국 어디에 가거나 더워 죽는 것은 못 피합니다. 심지어 그 밤에 시원하다는 태백조차 예외는 아닙니다. 태백도 뭣도 아닌 동네는... 산 밑이건 바다 옆이건 도심 한 가운데건 그냥 쪄 죽어야 합니다.

 

그걸 알면서도 우리는 휴가 기간에 캠핑을 갑니다. 이미 저보다 한 세대 이상 분들조차 그러했고 저 역시 선인들의 얼을 기려(?) 쪄 죽을 것을 알면서도 캠핑 장비를 차에 싣고 떠납니다. 노잼 도시 시내 버스가 들어오는 그 캠핑장, 계룡산 동학사로 말입니다.

 


■ 국립공원공단 계룡산 동학사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14 사이트, 하우스 6동
- 샤워장: 있음(화장실 내)
- 개수대/화장실 온수: 개수대 온수는 '한여름'에도 그런대로 잘 나옴.
- 전기: 있음(별도 비용.)
- 매점: 없으나, 동학사 입구 주변에 매점과 편의점은 넘쳐남. 유성에는 홈플러스 있음.
- 사이트 타입: 모래+흙
- 테이블: 있음(목재)
- 기타: 오토캠핑 아님!!!(2), 1~3번 영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급경사, 무선 인터넷 사용 가능.

 

 

아~ 사람은 예약할 때 잘 보고 해야 합니다.T_T

 

사실 원래 이번 여름 휴가는 같은 동학사에서도 하우스를 예정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실수로 예약을 잘못 하는 바람에(반려견 전용.) 취소할 수 밖에 없게 되어 텐트 캠핑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예. 시원한 캠핑은 이걸로 물 건너가게 되었습니다.T_T

 

 

 

계절은 바뀌었지만 동학사는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여전히 영지와 시설은 좀 낡은 시설 그대로이며, 1~3번 영지는 언덕을 오를 필요도 없고 좀 더 넓습니다. 다만 2번 영지를 골랐다면... 전선이 좀 길어야 합니다. 최소한 15m급 이상 케이블이 필수입니다. 이는 1번 영지의 콘센트를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T_T

 

 

물론 이번 캠핑이 그냥 휴가철 캠핑만 있는 것은 아니며, 장비 테스트 목적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텐트와 매트를 새로 장만했는데, 기존 텐트(Snowline 새턴 패밀리)도 설치와 철수에 잡아 먹는 시간이 꽤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Naturehike Village 13을 새로 들였습니다. 다만 이것도 구형과 신형이 있는데 이건 구형입니다. 왜 구형을 골랐나 하면... 구형은 오토텐트형 이너텐트 + 플라이 구조인데 비해 신형은 셸터 구조에 바닥면이 분리형이라 셸터 겸용으로 쓸 생각이면 몰라도 그냥 편하게 치고 걷을 텐트로는 오히려 불편합니다.

 

 

추가로 에어매트도 새로 장만했습니다. 이게 텐트 가격보다 비쌉니다.T_T 그래도 두 명이 데굴데굴 구를 수 있는 크기에 Village 13의 공간 절반을 차지합니다. 나머지 공간에는 이케아표 러그를 깔아서 뭔가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자충매트와 달리 공기를 빼고 넣어줘야 하는 단점은 있지만 일단 접었을 때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게 차지하며 공기를 빵빵하게 채우면 나름 빵빵한 편안함을 자랑합니다. 이걸 전동 펌프로 하려면 소음이 문제입니다만.

 

하여간 이 텐트의 설치 자체는 정말 편합니다. 다른 텐트처럼 그라운드시트를 깔고(데크면 제외), 이너텐트의 폴을 펴주고, 그 위에 플라이를 올릴 뒤 폴을 올려 형태를 잡고 플라이를 버클로 이너텐트와 결합하고 팩을 박으면 그만입니다. 기존 텐트에 비해 일단 실내 공간 확보에 걸리는 시간, 그리고 철수 시간이 30% 정도 줄었습니다. 정리 시간은 못 줄이니 순수한 텐트와 관련된 시간만 따지면 절반 정도로 줄어든 셈입니다. 1m 정도 내부 공간이 좁아진게 좀 흠이지만 대신 자는 공간과 거실이 통합되어 있어 좌식으로 쓴다면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싸구려 코베아 좌식 테이블도 이번에 하나 구매했습니다.

 

 

다만... 아무리 텐트를 치는 데 시간이 줄어든다 해도 섭씨 33도, 여기에 시내 기준으로도 체감 온도가 3도 이상 오르고 습도가 답이 안 나오게 오르는 산 밑인 동학사는 그 이상 체감 온도가 올라서 그 시간에 체력은 방전됩니다. 일단 배 위로는 그냥 물이 쫙쫙 나오죠. 거기다 그 짧은 시간동안 펄펄 끓는 텐트 내부에서 나머지 작업을 할 용기는 없습니다. 이미 땀에 절은 옷을 갈아 입는 정도로는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를 갔습니다.

 

여름에 가기엔 뜨거운 온탕 대신 냉탕에서 계곡물을 생각하며 몸을 식히고, 옆 가게에서 뭔가를 사들고 갑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올 늦가을에 예정한 2024~2025년판 온천 이야기에서 좀 더 자세히 적을 예정입니다.

 

아, 그리고 사진은 없지만 먹거리를 미처 챙기지 못했다면 유성에 있는 홈플러스를 가보셔도 좋습니다. 여기는 식품 특화 매장이라서 식자재가 상당히 잘 갖춰져 있습니다. 고기와 야채는 물론이고 밀키트도 꽤 잘 갖춰져 있고, 무엇보다 유성IC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서 시간 손실이 크지 않습니다.

 

 

이렇게 즐겁게 돌아왔으나... 여전히 세상은 뜨겁습니다. 차 밖으로 나오기가 싫어지는 그런 레벨입니다. 아, 이전에 동학사 포스팅에서 적었지만 여기는 오토캠핑장이 아니라서 저기 사진처럼 캠핑카를 갖고 오는건 원래는 규정 위반입니다. 딱히 뭐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주변에 민폐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좀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밤이 되었습니다.

 

물론 저 안에서 그냥 답 없이 쪄죽은 것은 아니라 에어컨 + 선풍기를 풀 가동했지만 그래봐야 기온을 몇 도 낮추는 효과만 있습니다. 제습 효과 역시 저렇게 습도가 높아서야 다 잡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텐트는 그 구조상 외부 공기 차단도 쉽지 않구요. 그래서 목욕을 했음에도 끈적끈적해지는 피부를 참아가며 버텨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밥을 먹어야죠.

 

 

 

이번에는 양념 괴기 파티입니다. 먼저 소 토시살을 굽습니다. 안창살만큼은 아니지만 검증된 식감과 맛에 부챗살같은 힘줄과 신 육향이 없어서 먹기는 편합니다. 그리고 돼지갈비를 구워 먹습니다. 더위를 각오하고 텐트 문을 전부 개방하고 굽는데 그 연기가 1층 사이트 전체를 덮습니다. 냄새만은 죽여주지만 구울 때는 좀 거시기하죠. 물론 맛은 냄새만큼 좋고 그 결과 고기 두 팩을 남김 없이 다 먹었습니다. 역시 낮에 체력 소모가 크기 밥은 잘 들어갑니다.

 

 

밤 10시가 지나도 30도, 체감 기온은 33도 이상을 웃도는 이 열대야의 숲속... 평일임에도 캠핑장은 사람으로 꽉꽉 들어차 있지만 확실히 쾌적하지는 않습니다. 이걸 알면서도 캠핑을 오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그나저나... 정숙 시간인 밤 10시는 그렇다 쳐도 새벽 1시 가까이 술마시고 캠핑장이 떠나도록 합창을 수십분간 해대는건 좀 아니지 않을지요. 안 그래도 더운데 잠이라도 좀 자게 해주세요.T_T

 

그렇게 불타는 아침이 돌아왔습니다...

 

이너텐트 + 플라이 이중 구조라 싱글월 텐트보다는 햇볕이 덜 비쳐 갓 떠오는 햇볕은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사람 습관은 변하지 않아서 알아서 이 시간에 눈이 떠집니다. 사진에는 없으나 이번에는 아예 캡슐 커피 머신을 들고 가서 우아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깁니다. 에어컨, 제빙기, 캡슐 머신의 3종 세트가 나름 우아한(?) 캠핑을 만듭니다.

 

 

더위에 지친 아침이라도 밥은 잘 먹어야죠. 돼지고기 김치찌개에 라면사리 하나를 투하하여 쇠고기 비빔밥 + 햇반과 함께 먹습니다. 요즘은 밀키트도 꽤 잘 나와서 그냥 귀찮을 때 밥 걱정은 하지 않게 해 줍니다. 원래는 이후 조금 더 쉬었다 철수 예정이었으나 급격히 오르는 기온에 놀라 후딱 철수를 결정했고, 이전보다 훨씬 철수 시간이 짧아졌음에도 이번에도 땀에 푹 절었습니다. 아... 이렇게 이번 여름 휴가의 캠핑이 끝났습니다.T_T

 

추신: 월요일에는 포스팅을 한 회 쉽니다. 공적인 이유로 인하여 포스팅을 할만한 사적인 시간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 변변찮은 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 분들께 양해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