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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도학오토캠핑장 - 팔공산 자락에 생긴 미니 캠핑장

dolf 2024. 7. 8. 16:45

대한민국에 '국립공원'이 몇 개 있는지 아시는 분이 계실지요? 사실 웬만큼 유명한 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만(물론 한려해상/태안같은 해안 국립공원도 있기는 합니다.) 하여간 이게 합쳐서 총 23곳인데, 사실 작년 말까지는 22곳이었습니다. 태백산이 그 때 까지는 막내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후임이 들어왔는데, 대구의 뒷산(?)인 팔공산 되겠습니다. 사실 팔공산은 TK 지역을 제외하면 알기는 알아도 딱 느낌은 안 오는 산인데, 그래도 1,200m 클래스라서 무시할 수는 없는 산이죠.

 

하여간 올해 팔공산이 국립공원이 되었으니 슬슬 여기에 국립 캠핑장을 지을만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열심히 캠핑장을 만들었고 만들고 있으며, 올 7월 1일자로 일부인 3개 캠핑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총 5곳이 열릴 예정이지만 하여간 세 곳이 먼저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그 가운데 현재까지는 유일한 팔공산 국립 오토캠핑장인 도학캠핑장을 머나먼 서울에서 차를 몰고 떠나 보았습니다.^^

 


 

 

■ 국립공원공단 팔공산 도학오토캠핑장

- 사이트 수: 소형 영지(3m * 3m) 24개, 대형 영지(3.5 * 4.5m) 4개
- 샤워장: 있음(유료)
- 개수대/화장실 온수: 그런 거 없음
- 전기: 제공(옵션)
- 매점: 그런 거 없음(최소한 동화사까지 가야 나옴)
- 사이트 타입: 데크
- 테이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음(?)
- 특이사항: 무선 LAN 제공

 

 

 

서울에서 대구를 가는 가장 빠른 길은 경부/중부 -> 영동 -> 중부내륙 경로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드라이브를 겸해서 천천히 경부만을 이용해 내려갔습니다. 물론 중간에 안 쉴 수는 없으니 금강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유원지 구경을 해봅니다. 이후 대구에 도착해서도 좀 이야기거리가 있지만 이건 다음번에 쓰기로 하고...

 

 

사실 이번에 오픈한 세 개의 캠핑장은 '신규' 캠핑장이라 하기는 좀 거시기합니다. 사실 원래 이 자리에는 다 캠핑장이 있었습니다. 다만 팔공산이 국립공원이 되면서 시도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공립캠핑장을 국립공원공단이 매입(?)하여 시설 개수를 하여 오픈한 것이 이 세 개의 캠핑장입니다. 이 세 곳 가운데서는 가산산성이 가장 규모가 크고, 여기는 더 확장중이라 최종 업그레이드가 끝나면 덕유대 레벨은 아니더라도 설악동 비슷하게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나머지는 정말 아담한(?) 크기입니다. 갓바위는 그야말로 언덕 위 하드코어 캠핑장이라 그렇다 치고, 오토캠핑장은 이 도학이 유일합니다.

 

 

먼저 이 캠핑장의 안 좋은 부분부터 먼저 싹 정리하고 넘어갑니다. 원래 쓴걸 먼저 먹고 맛있는 것을 나중에 먹어야 뒷맛이 좋은 법입니다.^^ 이 캠핑장 최대의 문제점은 사실 이 사진 한 장에 담겨 있습니다. 사진에 보면 데크 영지에 좀 비탈지긴 했지만 주차장까지 제대로 갖춘 제대로 된 오토캠핑장으로 보이며, 사실 오토캠핑장으로서는 기본에 충실한건 맞는데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데크가 손바닥만합니다.T_T

 

예. 압도적으로 영지 크기가 작습니다. 데크 영지라서 비에도 큰 걱정 없고 겨울에도 냉기가 잘 올라오지 않는 것은 좋습니다만 이 데크 크기가 3m * 3m입니다. 예. 4~5인용 돔텐트나 셸터 하나 딱 들어가면 끝납니다. 보통 가족 단위 캠핑에 등장하는 5~6m급 거실형 텐트는 아예 논외 사항입니다. 사실 국립공원공단 산하 캠핑장에서 이렇게 영지 크기 작은 곳도 정말 드뭅니다.

 

영지만 작은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데크를 무시하고 커다란 텐트를 친다... 그것도 어렵습니다. 테이블을 둘만한 맨땅도 좁습니다. 진짜 테이블 하나 놓으면 꽉 들어찹니다. 전반적으로 영지가 비탈져 있어 가장 구석 부분을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 이럴 때 아쉽습니다.

 

 

아, 물론 모든 영지가 이렇게 주먹만하지는 않습니다. 3.5m * 4.5m 정도의 조금 더 큰 데크 영지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대형 거실형 텐트를 치기에는 공간이 여유롭지 않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즉 이 캠핑장은 차박이나 당일치기 캠핑, 그리고 돔텐트 및 소형 거실형 텐트를 갖고 계신 분께는 잘 맞지만 정말 가족 네다섯명이 커다란 거실형 텐트 안에서 복작거리기엔 너무나 좁습니다. 더군다나 이 큰 영지도 달랑 4개에 불과하고, 지금 사진에 올린 곳이 양반인 것이지 커진 데크 크기만큼 테이블을 놓을 공간이 좁아진 곳도 있어서 실제 활동 공간은 평균적으로 절대 여유롭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진을 보셨다면... 국립공원공단 계열 캠핑장에 보통 있는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셨을 것입니다. 바로...

 

이 나무 테이블입니다~

 

이 나무 테이블이 극히 일부 영지에만 있습니다. 대다수 영지, 특히 바깥쪽으로 갈수록 테이블은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테이블 지참은 필수라 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이 캠핑장, 장작은 1년 365일 금지 사항이며 심지어 숯조차 쓰지 못하는 계절이 있으니 고기를 구울 생각이라면 불판도 필수입니다.

 

정리하면 이 캠핑장은 가족 중심의 오토캠핑장이지만, 영지 공간이 워낙 좁다보니 진짜 가족을 위한 대형 텐트 설치가 매우 어려우며, 그래서 부부 단위의 소규모 캠핑이나 가족 캠핑이라면 당일치기의 피크닉 개념 캠핑에 적합합니다.

 

다시 기분을 정리하고...

 

 

 

도학캠핑장은 원형으로 된 도로를 기준으로 양측에 영지가 배치된 전형적인 오토캠핑 캠핑장입니다. 완전 신규 캠핑장은 아니라고 해도 개수를 한 만큼 시설은 꽤 깨끗하고 잘 관리되어 있습니다. 대신 차가 크다면 비탈길로 된 주차장에 차를 대기가 조금 어려울 수 있기에 이 때만 주의를 좀 기울이면 되겠습니다.

 

 

위에 단점 부분에서 적었지만 영지 자체도 작지만 총 사이트 수도 많지는 않습니다. 소형 데크 24개에 대형 데크 4개를 합쳐 28개로 작으며 캠핑장을 천천히 한 바퀴 도는 것도 진짜 몇 분 안 걸립니다. 대신 복작복작대는 느낌이 적기에 조금 더 조용한 캠핑을 원하신다면 나쁘지 않죠.

 

 

 

 

캠핑장 자체가 작으니 시설도 꽤 심플합니다. 입구 옆에 있는 관리동에 모든 시설(관리사무소, 화장실, 샤워장, 개수대)이 다 몰려 있습니다. 그나마 반대쪽에 개수대가 하나 더 있지만 이건 개방형이라 겨울에는 그냥 폐쇄입니다. 쓰레기장은 입구 반대편에 있습니다. 이렇게 시설이 한 곳에 몰려 있지만, 워낙 캠핑장이 작아서 조금만 걸어도 화장실같은 곳은 금방 가니 크게 불편한 부분은 없습니다.

 

추가적으로 이 캠핑장은 시설은 작고 아담하지만 입지면에서는 가장 좋습니다. 현재 팔공산에 캠핑장 세 곳 가운데 규모면에서 가장 거대한 가산산성 캠핑장은 칠곡이라서 버스 자체가 하루 네 번 겨우 오는 나름 외지이며 그나마 경산에 속한 갓바위 캠핑장도 경산 자체가 대구의 위성도시라 교통이 좀 더 불편합니다. 그에 비해 나름 대구 시가지의 연장선에 있는 이 캠핑장은 대구 동부권에서 그리 멀지 않아 대구 시내에서 장을 봐 캠핑장을 들어가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차로 10분 정도 더 올라가면 팔공산의 대표 등반로인 동화사가 나오고 여기에서 케이블카도 탈 수 있어서 즐길 거리도 꽤 있습니다.

 

 

이제 캠핑장 소개는 끝났으니 저도 캠핑을 해야죠. 늘 갖고 다니는 1인 세트가 이번에도 등장하는데,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3m * 3m짜리 셸터가 데크에 딱 들어갑니다. 그나마 1인 세트면 저 안에 테이블과 짐을 다 집어 넣을 수 있으니 바깥 공간이 좁은 것이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작년에 왔던 에어컨이 돌아왔습니다. 물론 있는대로 습한 환경에서 이 에어컨이 등장해도 얼어 죽지는 않습니다. 고작 몇 도 온도를 낮춰줄 뿐이라서 진짜 몸을 식힐 선풍기는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열대야가 보통인 이 밤을 넘기려면 이거라도 없으면 못 버팁니다.T_T

 

 

그리고 지난 번에 구매한 3번째 1인용 텐트의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사실 심 실링은 불만이 있지만 이 가격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데다, 구조면에서 기존 텐트보다 훨씬 튼튼해서 찌그러질 걱정은 일단 안 해도 될 듯 합니다. 아, 이후에 이 안에 테이블을 따로 설치했습니다.^^

 

이렇게 대프리카(?)의 밤을 보내고...(뜬금없는 이유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룹니다.)

 

아침 6시 30분에 올 때와 똑같은 상태로 도망갑니다~

 

아침 먹은 사진은 왜 없느냐 하면... 안 해먹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거리가 멀어서 일찍 출발해야 했던 점도 있지만, 바깥의 기온이 너무 빠르게 오르는데다 습하기도 너무 습해서 그냥 밥을 먹을 생각 자체가 안 들었기 때문입니다.T_T

 

이렇게 날림으로 간 캠핑이지만, 사실 여기에서 쓴 이야기는 전부는 아닙니다. 도대체 텐트를 설치하고 밤까지 뭔 짓을 했는지, 돌아가는 길에 뭔 일이 있었는지 쓸 이야기가 더 있습니다. 그리고 자주 쓰는, 대중교통으로 이 캠핑장을 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추가로 적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