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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설악동야영장 - 여름 캠핑의 성지, 리벤지 매치(2024/8/31)

dolf 2024. 9. 2. 18:07

캠핑은 준비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뭔가 꼭 잊고 오는 것들이 한두개씩은 나옵니다. 그나마 그것이 없어도 큰 지장이 없거나 주변에서 간단히 조달할 수 있는 것이면 문제는 없지만 필수적인 것이면... 눈물을 머금고 회군을 할 수 밖에 없죠. 이런 경험은 꼭 마음에 응어리가 남아서 다음에 꼭 리벤지 매치를 해야 한다는 나름의 의무감이 생깁니다.

 

올해 초, 겨울 캠핑으로 설악산 설악동을 간 적이 있습니다. 다만 이 때 텐트의 폴이 없는 끔찍한 상황을 만나 툴툴대며 회군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복수전은 정 반대의 계절, 늦여름에 하게 되었습니다. 아, 이 때의 암울한 기억을 소환해봅니다. 여러분, 최소한 텐트 관련 사항은 철저히, 또 철저히 챙기고 출발합니다.^^

 

 

설악산 설악동야영장 - 눈 쌓인 설악산의 캠핑, 그러나...T_T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산은 많지만, 관광지로서 유명하기로는 설악산만한 곳이 없을 것입니다. 설악산 사랑은 계절은 안 가립니다. 캠핑은 산과 떨어질 수 없는 만큼(특히 대한민국의 캠핑 문화

adolfkim.tistory.com

 

그런데... 이번 캠핑은 리벤치 매치는 리벤지 매치라도 사실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 이유는...

 

또 카라반이기 때문입니다.^^

 


 

■ 국립공원공단 설악산 설악동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208개(A형 30개/B형 159개/E형 5개), 카라반 전용 13개, 카라반 16동
※ B 영지는 동계 폐쇄
- 샤워장: 있음(유료. 겨울에는 폐쇄)
- 개수대/화장실 온수: 딱히 기대하지 말 것.T_T
- 전기: 있음(A/E/카라반 영지, 유료), 없음(B 영지)
- 매점: 전무
- 사이트 타입: A/B 영지: 모래+흙, A 일부 및 E 영지: 데크
- 테이블: 있음(목재)
- 기타: 미니 식물원 있음(공사중~)

 

 

 

일단 이번 캠핑 제목은 '여름 캠핑의 성지'입니다. 사실 설악동은 이 타이틀이 붙을법 한데, 우리나라 최대 클래스 캠핑장은 뭐니뭐니해도 덕유대지만, 그 정도는 아니지만 강원도의 국립 캠핑장 가운데 이 설악동은 최대 규모입니다. 그리고 그 캠핑장 사이트의 대부분은 여름 시즌 한정 개방입니다. 정확히는 '동계 폐쇄'지만 실상은 늦봄~가을까지만 운영이죠.

 

올 여름 버전...

 

올 초 버전

 

일단 간판부터...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뀌는 동안 캠핑장 자체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변화를 좀 눈에 띄게 정리하면...

 

- 입구측 놀이터가 B 영지 중앙으로 이동했습니다.

- B 영지 좌측의 카라반 영지가 주차장으로 바뀌고 과거 놀이터(입구)로 이동하면서 규모를 늘렸습니다.

- 겨울까지 없전 좌측 주차장 왼쪽에 오토캠핑 영지 16개가 새로 생겼습니다.

 

이 변화는 일종의 통합의 결과입니다. B 영지는 원래 여름용 영지라서 늦가을~봄까지는 운영을 하지 않는데, 겨울에도 운영을 하는 카라반 영지가 B 영지 위치에 덩그라니 있는 것도 좀 엉뚱하기는 합니다. 반대로 놀이터는 너무 구석진 곳에 있어 접근성이 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인데, 겨울에 놀이터가 제 기능을 하는 것도 아니니 굳이 입구에 있을 필요가 없기도 합니다. 이제 늦가을~봄 사이에 운영하는 영지는 전부 오른쪽에 집중되었고, B 영지는 그냥 다 폐쇄해버리면 됩니다. 이 부분은 조금 더 뒤에 자세히 적기로 하구요.

 

 

카라반 사이트는 캠핑장 우측 상단에 있습니다. 그냥 체크인 후 길을 따라 쭉 올라가서 뒷길로 돌아가면 주차장이 나옵니다. 다만 오토캠핑 스타일이 아니라 잔디밭에 있어서 주차장과 약간 거리는 있습니다. 즉 짐이 많으면 좀 손이 갑니다.

 

테이블 주변

 

차양막

 

파워 아웃렛

 

일단 카라반 외부부터. 이 카라반도 운영한지 조금 된 것이라 과거 오대산 소금강산 캠핑장과 기본적인 카라반 구조는 같습니다. 다만 데크에 테이블이 있지 않고 잔디밭에 테이블이 있고 여기에 파라솔이 붙습니다. 그 옆에는 BBQ 화로대가 있어서 숯만 있다면 바로 구이도 가능합니다. 파워 아웃렛은 1구인데, 좀 아쉽기는 하지만 10m 멀티탭 하나만 있으면 외부에서 전기 걱정은 일단 없습니다.

 

더블베드

 

TV & 무선 공유기

 

1인 침대 * 2

 

실내 테이블

 

부엌~

 

사실 4인용 풀옵션 카라반이라 기본적으로 있을 것은 다 있습니다. 국립공원공단 계열의 설치형 카라반은 침구류를 제외한 모든 것이 풀 옵션이라 가져올 것은 진짜 먹을 것과 침구류만 있으면 됩니다. 내부에 온수기가 따로 있어서 따뜻한 물은 정말 잘 나옵니다. 산속 캠핑장은 다 비슷하지만 여름에도 찬물은 꽤 시원(?)해서 온수 쓸 일은 적지 않습니다. 전자레인지도 나름 신형으로 비치해놓고 있습니다.

 

다만 더블베드는 스프링 매트리스를 쓰지만, 2층 싱글베드는 그냥 나무판이라 침대에 익숙한 분이면 허리가 조금 아플 수 있습니다. 가지고 계신 것이 있다면 1인용 토퍼나 매트를 가지고 오는게 더 낫죠. 덤으로 욕실은 비데 포함 변기입니다.

 

나는 에어컨입니다~

 

나는 에어컨 아닙니다~

 

여기서 잠시... 실내에 에어컨 비슷한 것이 하나가 아닌 두 개가 있습니다. 절대 침대 아래에 있는 것을 여름에 켜지 마시길 당부드리는데, 이거 온풍기입니다. 이게 왜 달려 있나 하면 다른 카라반과 달리 설악동의 카라반은 겨울에도 운영하기 때문입니다. 얼어 죽고 싶지 않다면 최소한 공기를 덥힐 무언가가 있어야 하겠죠. 물론 이래도 겨울에는 전기장판은 거의 필수입니다.

 

A 영지 데크 버전

 

겨울에 갔을 때도 적었지만 A 영지의 일부는 이제 데크 영지입니다. 높은 데크는 아니며 나름 크기도 커 중형 거실형 텐트는 충분히 들어갑니다. 나머지는 그냥 마사토 영지이 이 영지는 정말 인기가 높습니다. 저기 두 줄 앞의 영지는 무장애 영지, 즉 장애인용 영지입니다. 무장애 영지가 아니더라도 데크 영지는 대체로 장애인 분들이 이용하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A 영지 나머지...

 

그 이외의 A 영지는 사실 단점도 꽤 있습니다. 설악동 캠핑장은 저기 데크 영지를 제외하면 오토캠핑 영지가 아니라서 주차장에서 영지까지 거리가 조금 있는데, 길면 100~200m 정도는 걸어야 하기에 짐이 많으면 나름 힘듭니다. 또한 잔디 + 마사토라서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면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것도 약점입니다. 사실 이건 여기서 멀지 않은 소금강도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죠. 여기도 데크 영지는 정말 한 줌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전기가 들어오는 사계절 캠핑 영지라는 단 한 가지가 모든 단점을 덮습니다.

 

 

이제 그러면 겨울에는 봉인된 B 영지로 가봅니다. 사실 전기가 안 들어오는 점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는 A 영지와 같습니다. 역시 마사토 + 잔디 영지에 나무 테이블이 붙습니다. 그나마 전기를 쓸 일이 없는 계절이거나 파워뱅크를 빵빵하게 챙겨 오신 경우 B 영지도 나름 장점이 있는데, A 영지 대비 주차장 접근성이 좋아서 잘만 잡으면 오토캠핑 못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줄어듭니다. 또한 영지가 많아서 골라 잡기도 편하죠.

 

 

이 B 영지에는 가족 단위 캠핑보다는 저렇게 1인용 텐트를 사용하는 솔로 또는 부부/친구 단위 캠핑이 오히려 눈에 띕니다. 정말 후딱 치고 후딱 즐기고 후딱 철수하기 좋죠. 무엇보다 영지가 꽉 들어차지 않으니 소음 문제도 적습니다.

 

 

B 영지용 개수대

 

B 영지의 개수대는 총 4곳이 있는데, 전부 개방형입니다. 한 곳은 지금 실내 형태로 새로 개수중입니다만 저런 구조상 겨울에는 쓰기가 좀 힘들죠. 전체 영지가 상당히 넓어서 네 곳의 개수대도 결코 가까운 것이 아닙니다.T_T

 

 

이 영지 가운데에 옮긴 놀이터가 있습니다. 나름 놀 것은 잘 갖춰 놓았죠. 다만 이게 거리가 멀어서인지 노는 아이들이 그리 없더라는 것이 나름 문제입니다. 사실 여기까지도 A 영지나 카라반에서는 몇 분은 걸어 와야 합니다.

 

 

 

여기에서 더 안쪽(동쪽)으로 들어갑니다. 점점 동쪽으로 갈수록 캠핑하는 사람이 줄어드는데, 정말 드문드문 텐트가 보일 정도입니다. 가장 마지막 주차장에 이르면 그냥 차가 한 대도 안 서있을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가장 끝. 올해 초 까지도 없던 부분에 오토캠핑 영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다만 아직 조성중인데 중장비도 보이며, 전기가 안 들어오는 영지라서 결국 여름용 영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A 영지에서 여기까지 걸어 오는 것도 7~8분 정도 걸립니다. 다시 열심히 습한 산공기에 감싸인 몸을 이끌고 돌아갑니다.T_T

 

그리고 에어컨 앞에 몸을 맡깁니다~

 

폭염이 가셨다 한들 밖이 안 더운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산 공기는 습한 기운을 품고 있어 기온이 낮아도 불쾌지수가 낮지는 않죠. 인류의 보물, 에어컨 만만세 소리는 캠핑장에 와서도 변하지 않습니다. 요즘 국립공원공단 캠핑장에도 공중 무선 LAN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 설악동은 아니라서 무선 인터넷이 전혀 안 되지만, 카라반은 무선 LAN이 됩니다. 아, 셋톱박스 전원이 켜져 있어야 인터넷이 되니 절대 저 전원을 끄지는 마셔야 합니다.

 

라면도 보글보글 끓여 먹고...

 

 

캠핑장에 저녁이 왔습니다.

 

카라반 사이에 거리가 어느 정도 있다보니 옆 캠퍼들이 내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훨씬 쾌적한 캠핑이 가능합니다. 다들 장작을 때고 숯에 불을 붙여 고기를 굽는데...

 

우리는 그런 거 없습니다~

 

예. 에어컨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통하는 범위를 벗어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그냥 실내에서 고기를 굽습니다. 아, 그리들은 기본 제공이 아니라 직접 가져온 것입니다. 이번에는 고기 파티가 아니라 그냥 밥반찬용 고기라 그냥 간장 불고기를 굽습니다.

 

그리고 김치찌개...

 

사실 저 김치찌개는 원래 불고기와 세트인데, 너무 양이 작아서 그냥 별도의 불고기 800g를 사서 굽고 불고기용 고기를 더 찌개에 투입해 끓인 것입니다. 야채도 역시 남김없이 더 투입. 더 먹을만한 국거리가 되었습니다. 다만 양이 많아서 다음날 아침도 이게 되었다는게 문제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비도 오지 않은 맑은 하늘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이제 이슬이 맺히는 계절은 왔습니다. 그 이슬도 햇볕에 금방 말라버리지만 나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 초의 아쉬움을 문명의 이기를 통한 도배로 극복한 캠핑이 되었는데, 확실히 설악동은 겨울보다는 여름 캠핑에 그 본모습이 드러납니다. 겨울 캠핑에서도 나쁘지는 않지만 정말 본 모습의 1/4밖에 못 보여주는 셈이니까요.

 

추신: 이 캠핑장 가까이는 딱히 무언가 장을 볼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나름 설악산 입구라 차로 1~2분 정도 거리에 작은 구멍가게들은 있지만 그게 전부죠. 그래서 제대로 장을 보려면 결국 속초로 가야 합니다.

 

 

바닷가를 보러 오셨다면 속초 이마트나 롯데수퍼에서 장을 보셔도 되며, 그게 아니라면 차로 15분 정도 걸리 강현농협 하나로마트가 있습니다. 은근히 규모가 있어서 여기만 가도 웬만한건 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