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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alot訴(지름|쇼핑)

싸게 싸게 마시는 캡슐커피, 네스프레소 to 돌체구스토 어댑터

dolf 2024. 11. 20. 14:27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한 명제입니다. 물론 수요가 어느 정도가 되지 않으면 공급이 잘 되지 않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만, 반대로 수요만 있다면 별의 별 엽기(?)적인 것이 태어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특히 규격을 바꿔 주는 변환 어댑터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틈새 수요를 채워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메라 렌즈 어댑터는 50t살 먹은 M42 마운트 방사능 렌즈(펜탁스 Super Takumar)가 신형 미러리스 카메라에 달리는 것 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바닥에 또 바닥을 뚫는 엽기성 어댑터 하나를 소개해 봅니다. 캠핑 이야기냐구요? 직접 관계는 없지만 캠핑의 즐거움과는 관련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커피'입니다. 요즘은 맛과 편리함을 모두 잡는 이유로 캡슐 커피를 많이들 쓰는데, 이것도 요즘은 규격이 다양하지만 역시 원탑은 원조인 네스프레소죠.

 


 

커피 머신을 조금만 살펴보신 분들만 되어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현재의 네스프레소 라인업은 크레마에 환장하는 최신 규격인 버츄오, 가장 최초의 규격이자 주력인 네스프레소, 그리고 보급형엔 돌체구스토로 나뉩니다. 돌체구스토가 네스프레서보다는 나중에 나온 규격인데, 이건 캡슐 커피의 입문자용으로 나온 것입니다. 알루미늄 캡슐을 쓰는 네스프레소와 달리 저렴한 플라스틱 캡슐을 쓰고, 에스프레소에만 올인한 네스프레소와 달리 베리에이션 커피를 내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일단 저 저렴함을 추구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죠.

 

문제는 네스프레소의 캡슐 특허가 풀리면서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이 돌체구스토보다 더 싸진 역전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돌체구스토 캡슐 특허도 풀리지만 네스프레소의 캡슐 구조가 더 싸게 만들자면 싸게 만들 수 있죠. 요즘은 플라스틱 규격 캡슐도 나옵니다. 그래서 돌체구스토가 애매모호해진 면이 있는데, 그래도 돌체구스토용 기계가 네스프레소 입문용 기계보다는 저렴하고 작고 간단합니다. 마침 네스프레소 캡슐 규격이 돌체구스토보다는 작아 어댑터를 만들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저렴한 돌체구스토 기기에서 캡슐이 저렴해지고 라인업도 훨씬 다양한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을 내리자는 발상이 나옵니다.

 

 

이런 어댑터도 여러 회사가 만드는데, 그 가운데서 그나마 지명도가 높은 곳이 중국 회사인 iCafilas입니다. 여기는 커피 머신 애호가(?)들에게 나름 유명한 동네고, 국내에서도 여기 제품을 수입해 파는 쇼핑몰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시간이 없다면 국내의 쇼핑몰에서 사도 좋고, 조금이라도 돈을 절약하고자 한다면 직구를 해도 됩니다.

 

 

이 회사는 커피 머신용 변환 어댑터와 소모품의 호환품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데, 지금 보는 네스프레소 to 돌체구스토 어댑터 이외에도 버츄오용 변환 어댑터나 만능 어댑터(커피가루 채워 넣는 것)도 만듭니다. 네슬레 계통 말고도 일리 등의 기기용 어댑터도 취급합니다.

 

 

일단 본체부터. 본체 자체는 돌체구스토의 트레이 구조와 기본적으로는 같습니다. 다만 실제 사이즈가 미묘하게 커 조금 더 앞으로 튀어 나오지만 일단 사용하는 데 지장은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장착했을 때 크게 어렵거나 위화감도 없었습니다.

 

 

본체 외에도 O-링 2개와 청소용 솔, 커피 계량 스푼이 들어 있는데 사실 O-링 빼고는 쓸모가 없습니다. 캡슐 꽂을거라 청소를 붓으로 할 필요가 그리 없기 때문인데, 그냥 물청소 하는게 편합니다. 계량 스푼은 더 쓸 필요가 없죠. 다만 저 O-링은 필요하니 잘 보관해야 합니다. 이유는 뒤에.

 

 

 

커버를 열면 네스프레소 캡슐을 꽂을 수 있는 홀에 O-링이 꽂혀 있고, 반대편에는 네스프레소 캡슐에 구멍을 뚫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거 위치가 반대입니다. 예. 보통은 윗 부분, 즉 호일 부분에 구멍을 뚫어 커피를 내리지만, 돌체구스토는 침으로 구멍을 뚫어 물을 붓는 구조라 이 방식을 못 씁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정 반대의 방식으로 추출합니다. 이거 장착하면 뒤집히는 모습이 됩니다.

 

 

그래서 왼쪽 추출구 부분이 네스프레소 캡슐의 호일 부분이 되고, 아랫면에 핀으로 구멍을 뚫어 물을 주입하는 형태가 됩니다. 이 때 상당한 열을 받기에 O-링이 노후화되는데, 이게 노후화되면 추출 과정에서 흔들려 제대로 된 추출이 안 됩니다. 이 전용 O-링은 소모품이라 자주 커피를 내리면 몇 개를 더 사야할 일이 생깁니다.

 

 

그리고 문제... 이거 아무거나 못 씁니다. 요즘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은 전통적인 알루미늄 캡슐과 저가형 플라스틱 캡슐로 나뉘는데, 플라스틱 캡슐로 된 것은 쓰지 못합니다. 반드시 알루미늄 캡슐만을 써야 합니다. 또한 기계 역시 돌체구스토라고 다 되는건 아닌데, 현행 모델인 피콜로 XS와 지니오 S 계통만 쓸 수 있습니다. 더 구형들은 호환이 안 됩니다.T_T

 

 

하여간... 캡슐을 세팅하면 상단 커버를 꽉 눌러 호일에 구멍을 내고 이처럼 꽂아 줍니다. 위에 적었듯이 약간 큰 느낌은 있지만 꽂는 데 위화감은 없습니다. 앞으로 조금 더 튀어 나오는 정도라 보시면 됩니다. 준비가 끝나면 이제는 그냥 내리면 됩니다.

 

 

 

그냥 제 캡슐처럼 추출도 잘 됩니다. 에스프레소 사이즈(정확히는 룽고) 컵에 커피를 추출합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인이 된 것 처럼 대충 설탕 넣고 저어서 원샷!  정리는 그냥 캡슐 버리고 물로 헹구면 땡~ 참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