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좁다고 다들 툴툴대지만 그 덕분에(?) 나름 좋은 것도 있기는 합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동차 긴급출동 서비스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타이어 펑크가 났을 때 잭 올리고 끙끙대며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하는 풍경을 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덕분입니다. 정말 산 속이 아니면 어떻게든 긴급출동 부르면 오니까요.
하지만 진짜 산 속에서 문제가 생길 때, 그리고 긴급출동을 불러도 참 오래 걸리는 밤에는 아무래도 난감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겨울이 되면 자주 벌어지는 배터리 방전(정확히 말하면 그냥 시동에 필요한 전류량을 밑도는 것 뿐입니다만)은 한겨울에는 나름 신경을 쓰게 만드는 주제가 됩니다. 그나마 요즘은 보조 배터리 형태로 쓰는 점프 스타터가 있어서 긴급출동을 이런 일로는 부를 일이 좀 줄었는데, 올 가을에 방전이 한 번 된 이후로 비상용으로 사놓은 점프 스타터 이야기를 한 번 꺼내 봅니다.
일단 알리표 물건이니 당연히 대륙산 물건이고, 그 대륙산 중저가 점프 스타터로 그런대로 이름이 있는 GKFly 제품입니다. 물론 그 대륙 안에서도 짝퉁이 워낙 많은 세상이라 이게 진짜 정품이 맞는지는 의심스럽지만 하여간...
본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뭐 그냥 보조 배터리 디자인이죠. 전원 인디케이터는 그냥 싸구려라 LED 네 개로 되어 있습니다. 고급형은 퍼센테이지로 나오지만 그냥 비상용 싸구려에 많은걸 바라지는 못합니다.
배터리 용량은 20,000mAh로 되어 있지만 실제 구매 시에는 12,000mAh로 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대륙산 보조 배터리는 그 용량 자체를 못 믿는다는 점은 참고하셔야 합니다.
아, 잠시 점프 스타터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니다. 위에 시동 전류와 최대 전류량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각각 400A/800A로 되어 있습니다. 전압은 12V 기준입니다. 보통 가솔린이나 LPG 차량에 비해 디젤 차량은 압축 착화 특성상 스타트 모터 출력이 더 강해야 하기에 전류량도 더 필요로 하는데, 이 정도 값이면 이론적으로는 가솔린 차량은 4L대, 디젤 차량은 3L급까지 가능합니다. 다만 대륙산 물건 특유의 품질 + 겨울에는 20~30% 정도 방전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솔린 차량은 3L대, 디젤 차량은 2L대 정도가 겨울에는 적당하다 보시면 됩니다. 이 보다 소형들은 200A/400A급인데 이러면 겨울에는 가솔린은 2L대, 디젤의 경우 1.6L 정도가 적정 수준이라 보면 될 것입니다. 대용량은 1000A/2000A까지도 나옵니다.
그리고 점프 스타터도 요즘은 두 가지 방식으로 나옵니다. 하나는 이 물건처럼 보조 배터리가 들어간 물건, 다른 하나는 수퍼 캐패시터를 사용한 것입니다. 보조 배터리 타입은 그냥 자동차 배터리의 압축 버전에 가까운데, 배터리가 들어간 이상 겨울철 시동성은 아무래도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수명도 있습니다. 수퍼 캐피시터가 들어간 것은 배터리 없이 그냥 기본 자동차 배터리의 전류량을 뻥튀기하는 용도이거나 외부 전원을 잠시 충전하여 바로 쓰는 용도로 쓰는데, 리튬 배터리 특유의 수명 문제도 없고 구조도 간단해 안전한 편이지만 대신 정말 기본 자동차 배터리의 전류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정상 작동 보장을 하지 않고, 외부 충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비상용으로 쓰기는 좀 어려운 한계가 있습니다. 그냥 겨울철에 살짝 시동성이 떨어지는 것을 보충하려면 수퍼 캐패시터 방식이 좋고, 램프를 켜 두어 배터리가 진짜 완전 방전된 상태까지 생각을 하면 보조 배터리 방식이 조금 더 범용성은 좋습니다.
배터리 상단에는 왼쪽부터 LED 램프, 보조 배터리 목적의 USB 출력 단자, 충전용 전원 어댑터 단자, 그리고 점프 케이블 연결 커넥터가 있습니다. 사실 LED 램프와 보조 배터리 기능은 점프 스타터에서는 사실상 쓸 일이 거의 없는 것이라 덤이라 보시면 됩니다. 점프 케이블 부분은 안전을 위해 보통은 캡으로 막혀 있습니다.
다만 이 제품의 단점은 충전 방식입니다. 15V 1A 전용 어댑터를 쓰는데, 이건 전압이 일반적이지를 않아 어댑터가 문제가 생겼을 때 구하는 것도 조금 귀찮습니다. 조금 더 고급형만 되어도 충전을 USB B/C 케이블로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범용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낳습니다. 가격이 2만원대(세일 안하면 3만원대)라서 참고 쓰는 것이지 사용자 친화적인 설계는 아닙니다.
구성품은 점프 케이블, USB 3-in-1(USB Micro B, C, 애플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15V 1A), 그리고 설명서입니다. 사실 여기에 진짜 설명서가 별도로 한 장 더 있는데 그건 뒤에 적기로 합니다. 저 3-in-1 케이블은 그냥 다른 용도로 아주 잘 써먹었습니다.^^
중요한 점프 케이블. 이건 극성이 있어서 저런 식으로 단자 모양이 다릅니다. 커버를 열고 이 케이블을 꽂을 때는 반드시 이 단자 모양 확인하고 꽂으셔야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진짜 사용 설명서'. 즉 이 점프 스타터의 사용 방법입니다. 사실 이 내용은 다른 배터리 방식 점프 스타터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내용이라 요약하여 적습니다.
- 임의 분해 금지. 이건 사실 보조 배터리의 공통적인 사항입니다. 잘못하면 화재 위험도 있으니까요. - 배터리를 완충한 상태로 사용할 것. 배터리 용량을 순식간에 사용하는 구조라 배터리의 남은 용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이 배터리 역시 방전되어 수명이 줄어듭니다. - 점프 케이블을 커넥터에 방향 맞춰서 꽉 꽂아 쓸 것. 접속 불량이 나면 화재 가능성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 불필요한 전장(라이트, 라디오, 에어컨/히터 등)은 전부 끌 것. 너무나 당연한 부분인데 이들이 작동중이면 부하가 커져 시동이 잘 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 시동 시도는 최대 3번까지, 시동을 걸 때 까지 10초 이상 간격을 두고 시동이 걸리면 30초 이내에 케이블을 분리할 것. 이는 시동을 걸기에 충분한 전류량 확보를 위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며, 3번 이상 걸어서 안 걸리면 전류량이 시동을 걸기에 충분치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동을 걸고 케이블을 빠르게 떼야 하는 이유는 역전류로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 점프 스타터 사용 후 10분 이내에는 충전을 진행하지 말 것. 점프 스타트는 배터리에 상당한 부하를 주기에 냉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
그러면 실제 써야 할 경우는 어떻게 하느냐... 이 부분은 사진이 없어 좀 말로 적어야 하는데...
일단 점프 케이블을 스타터 상단의 커버를 열고 방향 맞춰 꽉 꽂은 다음 전원 버튼을 눌러줍니다. 그러면 LED가 들어오는데, 이 상태로 +(빨간 악어 집게)/-(검은 악어 집게) 맞춰서 배터리에 케이블을 연결합니다. 이 상태로 불필요한 전장은 전부 끈 상태로 시동을 겁니다. 이게 겨울이라 그런지 생각만큼 화끈하게 걸리지는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시동은 걸립니다. 그 다음 후딱 케이블을 분리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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