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세상이 짜증이 나면 이상한 것을 지르기 마련입니다. 물론 그 가운데는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르는 것, 싼게 비지떡인 것임을 알면서도 지르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싸면서도 그런대로 쓸만한 것이 나오면 그것이 바로 대륙의 실수가 됩니다.
그 대륙의 실수 가운데 하나가 휴대용 에뮬레이터 게임기, R36S입니다. 좀 불법성(아니, 게임만 따지면 저작권에 저촉되긴 합니다.)이 있는 물건이긴 하지만 정말 3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웬만한 구형 게임 콘솔 에뮬레이션을 해버리는 만큼 나름 심심풀이 땅콩(?)으로는 쓸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래서 그걸 한 번 질러 보았습니다.
그냥 에어캡 봉투에 대충 넣어 왔지만 포장 자체가 그런대로 잘 되어 있어 박살나는 사태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박스도 크게 손상은 없어서 나름 다행이라 한숨을 쉽니다.
다만 가격은 가격이라 든 것은 없습니다. 충전용 C 케이블 하나, 별 도움이 안 되는 설명서 한 장, 그리고 뜬금없는 보호 필름용 와이퍼가 들어 있습니다. C 케이블은 어차피 다들 남으실 것이기에 꼭 이걸 쓸 필요는 없습니다.
자, 본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건 블랙 컬러고 몇 가지 컬러가 있으나 다들 반투명 플라스틱을 씁니다. 십자 패드에 4버튼, Select와 Start 버튼, 정체 불명의 펑션 버튼, 그리고 아날로그 스틱 두 개가 기본입니다. 화면은 3.5인치로 해상도는 640 * 480 픽셀로 낮습니다. 어차피 에뮬레이터에 고해상도가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문제가 될 일은 없습니다. 스피커도 내장되어 있는데, 사실 음질은 별로랍니다.
뒷면에는 버튼 네 개가 더 있는데, 그립 특성상 L2/R2는 영 쓰기가 힘들기는 합니다. 그래도 6키 입력 게임은 최소한 L1/R1은 써야 하는 만큼 아예 무시할 수 만은 없습니다.
배터리는 그냥 셀 하나짜리 3,200mAh 배터리고 C 단자로 충전합니다. 다만 5V 1.5A 입력까지만 받는다 하니 가급적 저속 충전기를 쓰는 것이 안전하기는 할 것입니다.
SD카드 슬롯은 오른쪽에 있는 것이 1번, 왼쪽의 것이 2번입니다. 오른쪽 SD는 아예 봉인 스티커를 붙여 놓았는데, 게임의 추가나 변경을 하려면 어차피 SD는 빼야 합니다. 초기 불량만 확인하고 문제가 없으면 그냥 반품이나 교환을 포기하고 봉인 스티커를 떼는 것이 낫습니다. 오른쪽 버튼은 볼륨 조정, 왼쪽에는 전원 버튼 및 리셋 버튼이 있습니다. 리셋 버튼은 그야말로 강제 재부팅이고, 전원 버튼은 한 번 누르면 그냥 화면만 끄고, 오래 누르면 아예 전원이 꺼집니다.(가동중: 파란 LED, 충전 중: 붉은 LED)
의외로 되는 게임의 범위는 넓습니다. MAME부터 시작하여 CPS 시리즈, NES, N64, MD, GB 시리즈, PCE, 심지어 PS까지 구현됩니다. 이는 ArkOS라는 운영체제 덕분(?)인데, 원래 우분투를 기반으로 Rockchip 기반 기기용 운영체제지만, 저렴하게 에뮬레이터를 만들 수 있어 아예 이쪽으로 특화되어 나온 것입니다. CPU인 RK3326, 그리고 1GB 메모리라 그렇게까지 좋은 편은 아니라 PS2나 Wii같은 것의 에뮬레이션은 가능은 하지만 실사용은 좀 어렵긴 합니다만, 고전 게임 에뮬레이션은 충분하고 남습니다. 심지어 기본 탑재는 아니지만 PC98같은 것도 실행이 가능합니다.
일단 샘플로 MAME 게임 하나. MAME는 2003/2010을 지원하나 2003이 주력입니다. 참고로 2003, 즉 구형 MAME 기반이 성능은 더 좋지만 호환성에는 좀 더 문제가 많습니다. 대표적인게 바로 이 게임, Stadium Hero입니다. 일명 '신야구'입니다. 이게 구형 MAME에서는 그야말로 홈런 양산 게임이 되었는데, 최근 문제가 해결되었으나 MAME 2003 기반에서는 그런 거 없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99-0 1회 콜드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T_T
이 부분은 이 기기의 나름의 문제(?)에 대해 적습니다.
- 3만원도 안하는 기기에 64GB MicroSD까지 끼워주는 만큼 저 SD카드의 퀄리티가 절대 좋을 리 없습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SD카드는 검증된 것으로 바꿔주는 것이 낫습니다. 256GB까지는 지원을 합니다.
- 문제는 SD카드를 바꾸는 것도 편하지 않습니다. 일단 이 물건은 받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기본 SD의 모든 데이터를 백업받는 것입니다. 그래야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복구가 편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설정을 조금만 잘못 만져도 부팅이 안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에 더욱 백업이 중요합니다. 백업을 안 해도 OS와 관련된 파일을 구하는 자체는 어려운건 아니지만 조금 더 귀찮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기기의 SD카드는 일반적인 exFAT를 쓰지만, 파티션을 게임 저장용과 부팅용의 두 개로 나누어 쓰는 구조이기에 그냥 바로 데이터 복사로 복구가 안 됩니다. 그래서 반드시 ArkOS 원본 이미지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기록 소프트웨어로 기록해줘야만 합니다. 그 다음 백업한 것을 다시 덮어 씌워야 합니다. OS의 업그레이드 개념도, 공장 초기화라는 개념도 없어서 문제가 생기면 그냥 OS와 데이터를 완전히 새로 설치해줘야 합니다. 즉 문제가 생기면 정말 해결이 귀찮아집니다.
- 기본으로 MAME Cheat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요즘 배포하는 Cheat.zip/Cheat.7z가 아닌 과거의 Cheat.dat만 먹는데, 하여간 이걸 구해서 EasyROMs 파티션의 MAME2003에 넣어 주시면 됩니다.
- 위에서 MAME는 2003이 주력이라 했는데, 문제는 포함된 ROM이 다 2003 호환 ROM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가운데 절반은 제대로 실행조차 안 됩니다. 오디오나 화면에 문제가 부분적으로 있다... 이 정도가 아니라 실행 자체가 안 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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