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의 온천이야기는 월요일이 아니라 갑자기 수요일에 등장합니다. 그 이유는 주말에 좀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뻗었기 때문인데... 사실 이번 온천이야기에 등장할 예정이었던 온천도 사실 여기는 아니었습니다. 주말 일정이 진행 중에 박살이 나는 사태를 맞으면서 어쩔 수 없이(?) 이 온천을 가게 된 것입니다. 어흠... 어쨌거나 이번에 가 보는 온천은 시즌 1에도 나왔던 그 온천, 노잼도시 다이존(?)의 유성온천입니다. 2024년을 넘어 2025년에도 A도 성심당이요 Z도 성심당이라는 그 동네, 물론 이 동네 사시는 분이라면 이 평가는 꽤 억울하기는 하겠지만 대전이라는 동네가 일단 있어야 할 것은 다 있는데 정작 대전밖에 없는 물건이 거의 없다보니 평가가 영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관광 요소가 성심당 말고 전멸한 것은 아니긴 한데 찾아보면 이것저것 있기는 합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이 유성온천인데, 지금은 순수한 관광지로도 위상이 꽤나 떨어졌고 오히려 충남대나 KAIST 근처의 오피스 상권에 가까운 느낌이지만 그래서 어찌 보면 접근하는 벽이 더 낮아졌다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가 보는 온천은 이제는 '이거레알 반박불가' 유성 No.1 온천인 계룡스파텔입니다. 시즌 1에서도 다뤘듯이 민간인도 갈 수 있는 '밀리터리 온천' 되겠습니다.^^
온천이야기 시즌 1에서도 적었지만, 유성온천 3대장이라 하면 보통 이 계룡스파텔, 저기 위 지도 오른쪽에 있는 경하온천호텔, 그리고 유성관광호텔이었습니다. 하지만 유성관광호텔이 폐업하고 여기에 주상복합아파트(스타필드 빌리지)를 올리기로 하면서 3대장은 2대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경하온천호텔과 계룡스파텔은 저 지도에 있는 것 처럼 그야말로 크기의 레벨이 다릅니다.
사실 유성온천이 아니더라도 계룡스파텔 정도 크기를 갖는 온천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닙니다. 유성온천만큼 지명도가 높은 온양온천이나 동래온천을 가도 이 정도 크기의 목욕탕(?)은 안 나옵니다. 나름 크다는 도고온천의 파라다이스스파 도고 역시 전체 면적만 따지면 60% 수준밖에 안 됩니다. 물론 전체 면적의 다수가 공원 면적이라서 순수 면적만 따지면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실용 면적만 해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 온천이 왜 이렇게 큰지는 시즌 1에도 적었는데... '육군 휴양소'이기 때문입니다. 일제시대부터 그 역사가 이어지고 지금도 '국군'이 아닌 '육군'이 직접 관리하는 시설인데, 지도에서 볼 수 있는 공원에 태극 무늬가 있는 것에서부터 나름 국가/군 시설인게 추정이 됩니다. 물론 민간인을 받은 역사도 매우 길어서 군 할인을 제외하면 여기가 군 관련 시설이라는 점을 쉽게 느끼기는 어렵긴 합니다. 오는 사람 대부분도 그냥 민간인이구요.
계룡스파텔의 욕탕은 지금 사진에 있는 별도 건물인 대온천탕, 그리고 호텔 본관 지하의 일명 '사우나'로 나뉘며 후자의 사우나가 더 고급 대접을 받지만 접근성 등의 이유로 일반인에게는 이 대온천탕이 더 익숙하고 실제 설명도 여기를 기준으로 합니다.
대한민국 3대 온천에 최대 규모라 하니 나름 비싸겠다 생각하실 분이 안 계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나름 군 시설이라 생각보다 요금은 저렴합니다. 온양온천만큼은 아니지만 할인 한 푼 안 받은 일반인도 8,000원 정도이며 육군 현역이나 군무원은 정말 온양온천 레벨로 할인이 붙습니다. 키오스크로 표를 끊어서 남탕 기준으로 지하를 내려가면 되며, 전반적인 라커룸 규모는 그냥 중대형 목욕탕 수준입니다.
목욕탕 자체의 규모도 그런대로 큰 편이지만, 전체 크기에 비해 시설이 다양한 편은 아닙니다. 사실 이 점과 뒤에 설명하는 어떤 문제가 이 온천을 젊은층보다는 연세가 있는 분의 천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시즌 1에서 시설이 딱히 개량된 것은 없는데, 탕 구성은 온탕, 열탕, 냉탕에 사우나가 2개, 그리고 수면실이 있습니다. 안마탕은 따로 없고 온탕 구석에 안마 의자가 있어서 아무것도 없는 것 보다는 낫지만, 이것도 눈여겨 보지 않으면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즉 일본의 수퍼센토 비슷하게 이것저것 다양한 탕을 즐기는 것을 원하신다면 이 부분은 만족스럽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이 유성온천을 비롯한 온양, 동래온천 모두 젊은 사람들에게 부담스러운 공통 사항이 있는데 바로 부담스럽게 높은 수온입니다. 온탕만으로도 40~41도, 열탕으로 가면 43~44도 수준이라서 피부가 민감한 어린이나 젊은 분들에게는 좀 괴롭습니다. 반대로 피부의 감각이 둔해진 어르신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죠. 더군다나 여기는 뜨거운 물을 버티기 어려운 사람들이 어떻게든 들어가 있을 수 있는 중간 지대가 전무합니다. 그래서 최악의 경우 그냥 온탕에서 족욕만 하고 몸만 씻고 사우나 한 번 갔다 바로 나오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알칼리 단순천 기반의 나름 검증된 좋은 물을 갖고 있지만 너무 뜨거워서 새로운 세대의 온천객을 끌어오는 데 장애물이 되는 셈입니다. 전체 탕 규모를 생각하면 이 중간 지대가 없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도 온천 최대의 시즌인 겨울답게 사람은 바글바글합니다.
그런데 이 계룡스파텔은 다른 온천과 다른 특별한 점은 하나 있습니다. 그게 바로 대온천탕 옆에 붙어 있는 이 스파마트라는 조그만 수퍼마켓입니다. 사실 운영 주체가 같지는 않아도 온천에 마트가 붙어 있는 구조는 다른 곳에서도 있습니다만, 이 스파마트는 따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곳입니다. 바로 '민간인 이용 가능 PX'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PX는 아니고 부가가치세 붙을 것은 다 붙습니다만 PX 공급 가격을 기준으로 판매가격이 정해져 규모는 그냥 동네 수퍼마켓이라도 가격은 대형마트, 아니 서울 가락동 모 마트 이하로 떨어집니다.
물론 규모의 한계가 있어서 다루는 품목은 그냥 동네 수퍼마켓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신선식품도 취급하고 있으며 주류나 음료류는 특히 저렴합니다. 이 때문에 여기를 와야 한다고 해도 좋은데, 마트에서는 세일을 거의 안 하고 도매상을 가야 만족할만한 가격이 나올까 말까한 특정 브랜드 음료도 여기서는 꽤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목욕은 안 하고 마트만 이용하는 것도 가능은 한데, 이 경우 주차가 30분만 무료 제공이 됩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목욕도 하고 마실걸 찾아서 오는게 좋습니다. 또한 너무 일찍 목욕을 오면 못 가는데, 오픈이 오전 9시이기 때문입니다.
시즌 1에서도 적었지만 이 스파마트에서는 정말 특이한 음료를 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박카스 A. 다른 어디에서도 못 구하고 PX 한정으로 파는 물건 되겠습니다. 물론 실상은 박카스맛 에너지 드링크에 불과합니다만, 박카스 대용량을 찾던 분이라면 이것 만으로도 계룡스파텔에 목욕을 올만한 메리트가 있습니다. 목욕탕 안 자판기에서도 팔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게 되어 있어 차라리 스파마트가 여는 시간에는 여기에서 사는게 반값 이하로 살 수 있습니다. 한 캔 단위로도 냉장된 것을 팔고 15개 선물세트, 30개 박스로도 살 수 있습니다. 다만 개당 가격으로 계산이라 1개짜리를 30개 사건 선물세트를 2개 사건 박스로 하나를 사건 가격은 똑같아 대량으로 사면 선물세트 팩이 가장 다루기는 쉽습니다.
추신: 유성온천이 있는 봉명동은 유흥가로는 예전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전 전체에서는 나름 입지가 괜찮은 편입니다. 저기 지도 오른쪽의 만년교를 건너면 현 대전의 핵심지역인 둔산신도시로 가며, 온천 바로 북쪽은 충남대학교와 KAIST가 있습니다. 그리고 온천 아래로는 길게 도안신도시로 이어집니다. 서쪽으로는 계룡산(수통골, 동학사) 가는 길이구요. 그래서 나름 교통도 나쁘지 않게 되어 있는데, 계룡스파텔 바로 앞으로 가는 버스는 없어도 조금만 걸어 나오면 버스를 어렵지 않게 탈 수 있습니다. 또한 조금 더 걸으면 대전 1호선 지하철을 탈 수도 있는데, 버스정류장까지는 5분, 지하철역까지는 10분 정도 걸립니다. 그래서 대전 거주민이 여기에 대중교통만으로 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다만 다른 지역에서 올 때는 난이도가 하늘을 찌르지는 않지만 아주 조금 귀찮기는 합니다. 서울에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이 하나가 아니듯 대전의 모든 버스가 '복터' 하나만 의존하지는 않습니다. 서울의 동서울급으로 대접받는 곳이 바로 이 유성인데, 유성 고속/시외터미널이 있습니다. 사실 유성고속터미널은 동서울과 광주 전용이고, 그 동서울조차 시외버스가 따로 가고 그게 더 자주 오기에 보통은 이 유성시외터미널(실상은 정류소)을 기준으로 하게 됩니다.
이 유성시외터미널은 유성온천역에서 한 정류장 떨어진 구암역에 있는데, 버스로도 3~4정류장 정도입니다. 걸어서는 거의 2km 가까운 거리라 운동삼아 걷자면 나쁘지는 않아도 그 목적이 아니면 얌전히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것이 최선입니다. 유성고속터미널은 시내버스를 타기도 상당히 어려운 곳이라 웬만하면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올해 말에는 이 두 곳을 합쳐 구암역 옆에 복합터미널을 만들기에 그냥 시외터미널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앞으로도 먹히게 됩니다.
■ 계룡스파텔 간단 요약
- 온천수 특성: 알칼리 단순천
- 안마탕 여부: 없음?(온탕에 부수시설로 존재)
- 요금: 8,000원(2025년 1월 기준.)
- 부대시설: 호텔, 부설 수퍼마켓
- 주차장: 제공(3시간 무료)
- 대중교통 접근성: 매우 좋음 > 가능 > 하드코어 > 미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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