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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이야기2] 아이들과 손잡고 오는 온양온천?! 온양온천랜드

dolf 2025. 1. 31. 17:26

자... 이제 설 연휴도 일단 끝나갑니다. 내일부터는 그냥 주말이죠. 그냥 집에서 쉬고 싶다는 것이 어른들의 마음이겠지만 아이들은 또 그렇지 않죠. 특히 설 연휴는 어디를 가더라도 자기들이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아빠 엄마 사정에 의해 가는 경우가 많아서 자기 놀고 싶은 데 가자고 떼를 쓰겠죠. 그런데 지금은 한겨울. 이 상황에서 삐친 아이들을 달랠 곳을 찾으셨나요? 그러면 온양온천으로 가보죠.

 

예?! 잘못 들은 거 아니냐구요? 사실 지금까지 온천이야기 시리즈에서 온양온천 이야기가 나온걸 읽어 보셨다면 정말 이 무슨 헛소리냐는 말이 나올 것입니다. 온양온천의 원조라는 신천탕, 정말 레트로의 극한을 달리는 신정관, 1980 시대로 돌아가는 용문탕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들만 많은 곳이거든요. 그런 곳에서 아이들과 온양온천을 가라니 정말 머리에 총 맞은 소리나 마찬가지죠. 하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설 연휴에 떡국 잘못 먹고 정신이 나가서 이런 헛소리를 쓰는게 아닙니다. 이 온천은 온양온천이지만 입구부터 어린이들이 한가득인 곳입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단체로 뭘 잘못 먹은 거 아닙니다. 다 이유가 있습니다. 거기가 어디냐 하면...

 

이런 곳입니다

 


 

 

일단 먼저 지도부터 꺼내 듭니다. 온양온천랜드는 '온양온천답지 않은' 손님층을 자랑하지만 위치부터 이미 범상치 않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온양온천 목욕탕들, 사실 온양온천에 속하는 거의 대부분의 목욕탕은 온양온천역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주변에 몰려 있지만, 여기는 오히려 아산버스터미널에 가깝습니다. 물론 온양온천역에서 엄청나게 먼 것은 아니고 버스로 5정거장 정도입니다만 그래도 두 블럭 차이는 나기에 좀 이질적이기는 합니다. 다른 온천은 시외버스로 올 때는 시내버스를 한 번 갈아 타야 하지만, 반대로 이 온천은 지하철이나 무궁화호를 타고 오면 버스로 갈아타야 합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오셨다면 그냥 걸어 올 수 있을 정도로 가깝습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길을 건너 그냥 골목길로 쭉 들어오면 되고, 정말 400m 정도에 불과해 5분이면 옵니다. 물론 여기 오는 분들이 아래에 적을 이유로 버스나 지하철, 기차를 타고 올거라 생각치는 않습니다만, 혹시 혼자서 목욕하는 취미가 있는 분이 이 글을 보실 수 있기에 이 내용도 적습니다.

 

 

온양온천의 다른 목욕탕들과 비교해 온양온천랜드는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다른 곳들은 말 그대로 '목욕'을 위한 곳이지만 여기는 그 목적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단 건물 입구에 붙은 이 표지판을 잘 보십시오. 특히 오른쪽 말입니다. '어린이온천'이라고 적혀 있을텐데 이것이 온양온천랜드의 정체성입니다. 어린이온천?! 이렇게 써 놓으니 어려운데... 쉽게 말하면 그냥 스파입니다. 예. 온양온천랜드의 핵심은 이 스파인 것입니다. 이전에 신북온천 이야기를 적었지만 이런 스파들은 어린이 비중이 압도적으로 올라갑니다. 정말 기회가 되면 적을 파라다이스스파 도고도 그렇구요.

 

사진이 흔들린 것은 양해를 당부드립니다.T_T

 

대충 건물 내 시설 구성은 이렇습니다. 스파만 있는게 아니라 일반적인 목욕탕과 찜질방도 있고, 헬스장도 있습니다. 헬스장은 동네 분들 아니면 별 메리트는 없으니 넘어가지만 찜질방이 있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즐길 거리는 충분합니다. 본관 건물에는 목욕탕과 찜질방만 있고, 주차장쪽에 스파가 있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 온천은 스파 이외의 부분에서도 특이점이 있는데, 24시간 영업을 합니다. 온양온천에 있는 목욕탕들이 빨리 여는 곳은 정말 새벽같이 열기는 합니다만 24시간 여는 곳은 드문데, 여기는 스파를 제외한 온천과 찜질방은 24시간 운영을 합니다. 찜질방의 역할(?) 가운데 하나인 늦게까지 놀다 첫 차를 기다리며 버티는 공간으로서도 기능하지만, 온양을 왔는데 너무 일찍 또는 늦게 왔다 싶을 때 최후의 보루가 되기도 합니다.

 

스파는 10시부터 오픈하는데, 그래서 이 이후 시간 오전 중에는 위 사진처럼 아이들을 동반한 사람들로 꽉 들어찹니다. 애들 떼쓰는 사운드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아빠 엄마의 고생이 눈에 보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여기를 조용하게 오고 싶으시면 스파 운영 시간을 싹 피해서 오시면 되겠습니다.

 

온양온천의 다른 곳과 떨어져 있어서 물의 성격이 다른 거 아니냐 반문할 수 있으나 물 자체는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즉 단순 알칼리천 기반에 이것저것 꽤 많이 성분이 섞인 그런 물입니다. 즉 '온양온천의 그 물' 맞습니다. 물 이야기를 먼저 적는 이유를 이제부터 풀어봅니다.

 

온천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목욕탕 부분에 대해서만 적는 만큼 스파 부분은 넘어가고... 목욕탕 부분은 온양온천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좋습니다. 사실 스파들은 목욕탕 부분도 평균 이상은 하는 법이죠. 탕 자체도 신북온천만큼 크지는 않아도 신천탕보다 좀 더 큰 수준입니다. 욕탕은 크게 온탕, 냉탕, 열탕, 저온탕, 어린이탕으로 나뉘며 여기에 사우나 두 개와 노천탕이 있습니다. 수면실은 따로 없고 중간에 수면용 비치 체어가 있으니 그걸 쓰시면 되겠구요.

 

하지만 말입니다... 어린이들이 온다고 하니 수온이 어린이들 취향에 맞겠구나 하시면 이 온천이 '온양온천'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예. 수온에 대해서는 여기도 온양온천일 뿐입니다. 괜히 위에서 온양온천 물이라 한게 아닙니다. 온탕 온도가 기본 41~42도로 웬만한 목욕탕 열탕 수준이고, 열탕은 43~44도 레벨입니다. 그래서 저온탕이 있겠구나 하시겠는데... 저온탕이라는 이름, 일단 거짓말이라 생각하셔야 합니다. 일단 써 있는 온도도 41도 기준이고 실제로는 온탕과 같거나 더 뜨거운 사태도 벌어집니다. 노천탕은 온탕과 같거나 열이 식는 문제 때문에 오히려 1도쯤 더 높게 세팅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유일한 구세주가 어린이탕이며 이건 35도 정도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들어가는건 웬만하면 권하지는 않습니다. 쪽팔리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어른이 들어가면 반신욕도 안 될 정도로 얕기 때문인데, 어른이 들어가 있으려면 거의 반쯤 눕는 수준은 되어야 어깨까지 잠기게 됩니다. 그래서 정말 40도를 못 버틴다고 하는 분이 아니라면 여기에 들어가는 것은 권장하지 않고, 지금같은 한겨울에는 차라리 노천탕에서 버티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몸은 따가울 정도로 뜨겁겠지만 버티고 버티면 머리는 차갑고 몸은 감각이 마비되어 따뜻한 그런 노천탕 특유의 기분을 맛볼 수 있습니다. 노천탕은 이름만 그런게 아니라 정말 윗부분이 절반 이상 오픈되어 있어 비가 내리면 비를 맞고, 눈이 내리면 눈송이가 머리에 쌓입니다.

 

목욕탕으로서의 단점이 있다면 이 온도 이외에 안마탕의 부재, 그리고 때타올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사실 안마탕의 부재는 온양온천 대다수 목욕탕의 공통이긴 하지만 이 정도의 스파라면 있어 주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사람 심리죠. 이 부분의 아쉬움은 분명히 남습니다. 또한 온천수가 때를 미는 데 부적합한 것(해수 등)이 아님에도 때타올을 제공하지 않는 것도 꽤나 마음의 불편함으로 다가옵니다. 때타올은 지참하거나 자판기/매점에서 따로 사야 합니다. 비누는 기본 제공을 합니다만.

 

 

 

아, 주차 이야기를 안 적었군요. 주차는 스파 아래의 타워형 주차장에 주차하는데, 전체 주차 면수는 많지만 스파 특성상 다들 차를 가지고 오기에 스파 운영 시간 중에는 차를 대려면 조금 복잡하기는 합니다. 타워를 끝까지 올라가야 할 수도 있어서 2층에 아이들을 먼저 내려 놓고 차를 대는 것이 더 편합니다.

 

정리를 해보죠. 온양온천랜드는 온양온천 특유의 뜨거운 물이라 이 온도에 대한 부담을 갖는 분이라면 좀 껄끄러운 면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 문제는 온양온천의 공통 사항이라 여기만의 단점은 아닙니다. 순수한 목욕탕으로서는 안마탕의 부재와 때타올의 미제공같은 부분에서도 불만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점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온천 수준 대비 부담스럽지는 않은 요금(1만원)에 24시간 운영 + 찜질방 운영이라는 장점, 그리고 어린 자녀과 부모님들 모두 즐길 거리가 있다는 장점이 더 큰 것도 사실입니다. 거리면에서도 서울에서 오려면 온양은 좀 부담스러운 거리이기는 하나 어린이들 비중이 높은 수원이나 동탄/화성쪽에 사는 분들이면 조금만 시간을 내면 갈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합니다. 특히 당진청주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아산현충사IC에서 10분 정도면 갈 수 있어 더 접근성이 좋아졌습니다.

 

아이들이 놀러가자 엄마 아빠를 괴롭힌다면 이번 주말에는 여기 한 번 떠보심은 어떨런지요?

 

■ 온양온천랜드 간단 요약

 

- 온천수 특성: 알칼리 단순천
- 안마탕 여부: 없음
- 요금: 10,000원(2025년 1월 기준, 찜질방은 주간 3,000원/야간 및 주말 5,000원 추가)
- 부대시설: 스파, 찜질방, 헬스장, 매점
- 주차장: 제공(3시간 무료)
- 대중교통 접근성: 매우 좋음 > 가능 > 하드코어 > 미션 임파서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