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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봉산 가족캠핑장 - 운치를 버리고 편리함을 챙기다(2025/1/18)

dolf 2025. 1. 24. 14:51

너무나 당연해 굳이 적을 필요가 없지만, 가까운 캠핑장은 늘 경쟁이 치열하다 못해 불이 납니다. 그것도 2,000만명 이상이 바글대는 수도권이면 더 적어야 손가락만 아프죠. 그래서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은 이런 가까운 캠핑장은 캠핑 비수기, 즉 동계가 아니면 못 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인서울 최대의 캠핑장, 난지캠핑장의 덜덜 떨며 보낸 솔로 캠핑 이야기는 사실 저번주에 적은 바 있어 한 번 더 읽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울 난지캠핑장 - 한파의 미니멀 캠핑은 무모했나?!(2025/1/11)

올 겨울은 아직까지는 다른 때 보다는 덜 춥다고 하지만 그래도 1월인데 안 추울 수는 없죠. 그래서 1월 초부터 '이게 무슨 캠핑이야!' 소리를 들을 치트키를 동원했는데, 이것도 어디까지나 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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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여기 말고도 인서울 캠핑장은 여러 곳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서울시 관할 캠핑장이 아님에도 준 서울캠핑장(?) 대접을 받는 곳이 한 곳 있습니다. 작년에 나름 극찬을 했던 캠핑장, 구파발 한 가운데에 있는 앵봉산 가족캠핑장 이야기입니다. 1월 한 가운데 이 캠핑장에 다시 돌아 왔습니다.

 


 

 

■ 은평구 시설관리공단 앵봉산 가족캠핑장

- 사이트 수: 일반 25 사이트 / 글램핑 3 사이트
- 샤워장: 있음(화장실 내)
- 개수대/화장실 온수: 의외로 잘 나옴. 화장실 따끈함.^^
- 전기: 제공(600W 제한이나 실제로는 그 이상 가능)
- 매점: 없음(도로로 나가면 옆건물에 편의점 있음 및 길을 건너면 롯데몰 있음)
- 사이트 타입: 데크
- 테이블: 제공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오전 11시
- 무선 네트워크: 없음
- 기타 사항: 영지가 고지대에 있음!!

 

 

사실 시설은 작년과 딱히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영지는 총 25 사이트, 그리고 글램핑장 3 사이트로 운영하는데, 글램핑장은 동계에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일단 영지 배치는 이렇게 되어 있으나... 절대 이 배치도를 믿지는 마셔야 합니다. 정확히는 전체 구성은 이 지도대로가 맞지만... '평면도'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즉 입체적인 반영이 전혀 안 되어 있습니다.

 

아~ 깔끄막이 끝내줘요~

 

아~ 깔끄막이 끝내줘요~(2)

 

이 캠핑장 최대의 문제점은 바로 고저차입니다. 그야말로 산비탈에 캠핑장을 조성해 놓아서 경사가 상당한 편입니다. 그나마 오른쪽의 A~C 영지로 이어지는 길은 경사가 조금 덜한 편이지만 D 영지쪽은 그야말로 급경사입니다. 조금만 무릎 관절 안 좋으면 올라가는 것도 큰 일일 정도입니다. 앞의 A~C 영지도 돌아가는 거리로 이 경사를 버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이 캠핑장은 무려 '전동 카트' 대여 서비스가 있습니다. 일반 카트도 있고 전동카트는 2대가 있습니다. 전동카트가 있다면 어떻게든 D 영지 끝까지도 올라갈 수는 있습니다. 내려갈 때는 그냥 가속 필요도 없이 내려가면 됩니다. 다만 이 전동카트는 늘 누가 쓰고 있어서 빌 때 까지 기다려야 하는게 흠이며, 일반 카트는 용량이 작아서 여러 번 왕복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캠핑장의 두 번째 약점. 바로 이 경치입니다. 예. 아름다운 산과 강은... 개나 줘야 합니다. 캠핑장 바로 앞이 은평환경플랜트, 즉 쓰레기 소각장입니다. 최신 시설인 만큼 냄새 등은 전혀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커다란 시설과 굴뚝은 산을 가려 보기는 좋지 않죠. 그리고 바로 산 밑이 통일로인데다 그 건너편은 바로 은평뉴타운입니다. 작년보다 아파트가 더 들어서 있어 뒤의 북한산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T_T 이 문제만큼은 인서울 캠핑장은 어디서나 다들 비슷한 약점을 갖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 캠핑장은 나름 비탈에 있기에 그 건너편 은평뉴타운의 풍광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일 뿐입니다.T_T

 

자... 악담은 다 늘어 놓았으니 이제는 좋은 소리를 써야죠. 사실 모든 사람들이 캠핑에 아름다운 풍광과 완벽한 정적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캠핑은 사실상 '야외에서 고기 구워 먹는 장소'에 가깝죠. 이러한 목적의 캠핑에서 아름다운 경치는 사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심각하게 지장이 발생하는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있기에 장거리 여행이 어려운 만큼 거리가 가까운 것, 그리고 전반적인 시설이 편리한 것이 중요해집니다. 앵봉산 '가족캠핑장'은 이러한 가족 캠핑에 있어 장점이 많은 곳입니다.

 

지도를 다시 한 번...

 

이 캠핑장은 은평뉴타운 바로 옆, 즉 구파발에 있습니다. 그냥 도로 따라 쭉 내려가면 바로 1번 국도, 즉 통일로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건너편에는 이 동네 최대 규모의 쇼핑몰인 롯데몰 은평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바로 구파발역입니다. 언덕을 꽤 올라가야 하는 만큼 다리는 살짝 피곤하겠지만 버스나 지하철만으로도 캠핑을 올 수 있는 그런 입지입니다. 그리고 서울 어디, 즉 아예 정 반대인 강동에서 오더라도 1시간 정도면 오고 갈 수 있는 위치입니다. 어린이 동반 캠핑에서 이 거리는 상당한 메리트가 됩니다.

 

 

또한 저 건너편에 있는 롯데몰은 캠핑의 음식 준비에 있어 골치거리를 크게 줄여줍니다. 그냥 캠핑장 들어가기 전에 여기서 싹 장을 봐 들어가면 되는데, 여기 지하에 있는 롯데마트 은평점은 식품류 전문 매장인 그랑그로서리라 다른 대형마트보다 식재료 비중이 높습니다. 지금은 음식물 부패 걱정이 없는 동계라 중요도가 덜하지만, 신선하고 시원한 식재료가 필요한 계절에는 정말 이 마트의 존재가 더 중요해집니다.

 

 

일단 종합몰인 만큼 마트만 있는 것은 아니며 여러 매장이 입점해 있어 아예 전문점 음식을 포장해서 그냥 캠핑장에서 조리하는 것도 가능하고, 전문점 아이스크림같은 캠핑장에서는 꿈도 못 꾸는 것도 사갈 수 있습니다. 애들이 캠핑 와서 아이스크림 달라고 떼를 쓰면... 차를 탈 필요도 없이 그냥 걸어 내려와 길만 건너면 됩니다.

 

 

또한 영지 구성도 좋은데, 기본적으로 데크 영지에 텐트를 치지 않는 부분은 맨땅이 아닌 쇄석 영지라 물빠짐이 좋고 냉기가 상대적으로 덜 올라옵니다. 평탄화에 대한 고민도 덜 하는 만큼 내부에서 활동하거나 자기도 상대적으로 편합니다. 테이블까지 전부 갖춰져 있어 테이블을 따로 챙겨와야 하는 불편은 덜합니다. 대신 이 날씨에 거실형텐트를 쓴다면 저 테이블은 큰 의미가 없기는 합니다만.T_T

 

 

 

BUT 그러나... 영지라고 다 같은 영지는 아니라는 것이 나름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영지는 다 데크 타입에 나무 테이블이 붙어 있는 것은 같지만 데크의 크기가 천차만별입니다. 이 캠핑장의 데크 배치를 정리하면...

 

- 4m * 4m : 3개(전부 D 영지)
- 4m * 5m : 2개(B/C 각 1곳)
- 5m * 5m : 7개(B/C 각 2곳, D 3곳)
- 4m * 6m : 2개(전부 A 영지)
- 5m * 6m : 10개(A 6곳, B 3곳, C 1곳)

 

이게 일반적인 돔텐트면 어디를 잡건 문제는 안 되지만, 중대형 거실형 텐트를 쓰는 경우 데크의 크기를 잘 보셔야 낭패를 보지 않습니다. 이게 다 흩어져 있어 A 영지는 다 이러겠지, B 영지는 저러겠지... 이런 분석도 안 통합니다. 그래서 예약할 때 반드시 표기되는 데크 크기까지 확인을 해야 합니다. 데크가 작다고 요금이 싼 건 없습니다.T_T

 

관리사무실 & 실내 개수대

 

화장실 & 샤워실

 

개설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캠핑장인 만큼 시설은 꽤 깔끔합니다. 그냥 깔끔한걸 넘어서 오히려 '너무 친절한 거 아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개수대는 실내외 실외 모두 있으나 실외 개수대는 동계에는 운영을 안 하여 지금은 실내 개수대만 운영하는데, 따뜻한 물이 눈물나게 잘 나오는 편이며 일부 개수대에는 아예 정수기까지 달려 있습니다. 식수로 쓰지 말라는 경고문이야 붙어 있습니다만 정수기까지 달아준 캠핑장은 웬만하면 없죠. 전자레인지도 내부에 한 대 있습니다. 아쉽다면 동계 이외에 쓸만한 냉장고가 없다는 그 하나 뿐이죠.

 

화장실은 깔끔하게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동계에 '이래도 되는가' 할 정도로 난방 및 보온이 잘 되어 있습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자다 추워 죽겠다 생각이 들면 화장실로 도피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샤워장은 화장실 안에 있어서 동계에도 운영하고 별도 비용을 받지는 않습니다. 애들 씻기는 문제로 머리가 아플 부모님께는 나름 즐거운 소식이죠.

 

 

그러면 나머지 시설을 후딱 보고 텐트를 쳐야죠. 열심히 액셀 페달을 밟아 산을 오르면 이런 주차장이 나옵니다. 주차 공간은 딱 영지 당 한 대 정도로 여유롭지는 않으며, 만약 한 영지에 여러 사람이 놀러온 경우라면 구파발역 주차장에 차를 댄 뒤 좀 걸어 오시거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 적은 바와 같이 죽어라 언덕을 오르면 가장 위에 글램핑용 텐트 3동이 있습니다. 이건 동계, 그 가운데서도 가장 추운 1월과 2월에는 운영을 안 합니다. 글램핑이라 정말 있는 것은 다 있는 그런 동네입니다.

 

 

주차장 입구에는 어린이 놀이터가 있습니다. 지금 사진에는 노는 아이들은 없는데, 다음날 오전에는 그나마 노는 애들이 몇 명 있었습니다. 땅이 얼어서 모래놀이는 어렵지만 미끄럼틀은 그런 거 없죠.^^

 

 

이번에 잡은 영지는 5m * 5m 크기입니다. 그래도 지금 쓰는 텐트가 가로 4m 정도로 크지 않아서 여기에 익스텐션까지 붙여도 여유는 충분합니다. 이번에는 잠을 잘 곳, 즉 에어매트를 올리는 곳 이외에 앉아서 활동할 곳에 놓을 전기장판을 하나 새로 들였는데, 두께가 두꺼워 쿠션용으로도 쓸만합니다. 실내 난방용으로는 좀 그렇지만, 앉아 있으면 나름 따끈합니다.^^

 

 

이렇게 장비를 차에 구겨 넣어야 하기에 부피가 큰 불필요한 것은 최대한 줄였고, 이번에는 캡슐커피 머신을 뺐기에 포트에 물을 끓여 드립 커피를 내렸습니다. 에스프레소와 달리 드립은 드립 나름의 맛과 향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맛 말이죠.^^

 

그렇게 여유롭게 텐트 안에서 데굴거리며...

 

캠핑장에 어둠이 깔리길 기다립니다

 

 

낮의 은평뉴타운 아파트들은 그냥 못생긴 가림막이지만, 이렇게 불이 켜지면 나름 볼만해집니다. 나름 분위기가 살아났으니 좀 추워도 밖으로 나와야죠.

 

갈비살을 굽고...

 

콩나물국을 끓입니다

 

저녁 밥 메뉴를 어떠한 장르로 골라야 할지 끝까지 고민하였으나 그 결과는 고기 + 국물 + 밥의 심플 조합이었습니다. 고기는 요즘 자주 먹는 만능 고기, 갈비살을 메인으로 하여 약간의 양념 고기를 더했습니다만, 국물이 좀 바뀌었습니다. 보통은 김치찌개나 부대찌개같은 좀 매운 국물을 골랐지만 이번에는 콩나물국입니다. 요즘은 밀키트도 잘 나오는데, 그냥 대충 털어 넣어도 확실히 전문점 비슷한 맛은 납니다. 남은 밥을 국물에 털어 넣어 국밥을 만들어 말아 먹으니 정리도 참 쉽습니다.^^

 

 

다만... 가스의 기화가 영 잘 되지 않아 고기 굽는 화력이 부족해 이소가스도 동원했으나 이 역시 영 시원치 않아 결국 난방용 가스 난로에 쓰는 트리플코어(?) 가스 어댑터를 꺼냈습니다. 듀얼코어만 되어도 훨씬 유지 능력은 좋습니다. 물론 그래도 한계는 있습니다만.T_T

 

한파가 아니더라도 서울은 북쪽이라 밤에는 나름 춥고, 밖에 놓아둔 컵의 물은 살얼음이 낍니다.

 

그렇게 새 아침이 왔습니다...

 

겨울 아침, 해가 늦게 뜨는 만큼 그냥 9시까지 푹~ 퍼잔 뒤... 밥 준비를 시작합니다. 원래 아침은 심플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메뉴가 다릅니다.

 

늘 먹는 김치 볶음밥에...

 

스프를 끓입니다

 

먼저 조리가 쉬운 볶음밥을 후딱 볶아 먼저 해치우고, 전날 사준 대파 모닝빵에 스프를 끓여 찍어 먹습니다. 처음에는 찍어 먹다 나중에는 그냥 푹 담가 불려 먹는데, 차가워서 대파의 맛이 잘 살지 않는 것이 아깝지만, 배는 따뜻하고 설겆이도 편합니다.

 

다만 이렇게 여유를 부린 결과 정리에 시간이 걸려 체크아웃 시간에 딱 걸려서야 겨우 집으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가깝다고 게으름을 부리면 될 것도 안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