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포토라는 것은 참으로 요물(?)입니다. 사진을 온라인으로 백업해 놓으니 일차적으로 사진의 분실 위험도 줄일 수 있는 보험 역할을 해주지만, 이렇게 찍어 놓은 사진을 가끔씩 묶어서 보여주어 추억의 세계로 사람을 이끕니다. 다만 15GB라는 기본 용량도 요즘은 부족해서 중간중간 백업한 사진 가운데 좀 불필요한 것은 쳐내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보게 된 과거의 추억(?)의 사진을 포스팅 땜빵을 겸해 올려볼까 합니다.
일단 오늘의 주제는 커피입니다. 물론 폼나는 커피도 있지만 전혀 폼은 나지 않는, 하지만 나름 추억이 있는 커피도 있습니다.
먼저 폼나고 비싼 커피부터. 강릉이라고 했으니 어딘가 폼나는 커피집일 것은 추정이 가능한데, 보헤미안 본점의 파나마 게이샤입니다. 예. 더럽게 비쌉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원두가 중미산인데, 너무 지나치게 배전하지 않아 쓴맛이 너무 강하지 않으면서도, 반대로 아프리카 원두처럼 신맛이 도드라지는 것도 아닌 딱 부드럽게 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100원짜리 자판기 커피부터 비싼 커피까지 전부를 소화(?)한다고 자부합니다만(나쁘게 말하면 맛알못.^^), 확실히 게이샤는 맛있습니다. 향도 풍부하지만 맛도 부드럽고 산미가 없지는 않으나 튀지는 않습니다. 물론 돈 값을 하느냐 하면... 사실 그건 좀 의문이 붙지만 이건 위로 올라가면 다들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죠.
예. 또 강릉입니다. 사실 올라오는 사진 가운데 상당수가 강릉과 관련이 있습니다. 여기를 자주 놀러(?)가기 때문인데, 반대로 이번에는 강릉커피와 가장 거리가 먼 물건입니다. 예. 안목해변의 별다방 커피입니다. 다만 에스프레소는 아닌 드립 커피(오늘의 커피)인데, 별다방 드립은 커피메이커로 만드는 것이라고 우습게 보지는 못합니다. 원두도 매일 랜덤으로 돌아가서 백반같은 느낌이 있는데다, 에스프레소의 유분맛이 걸러져 전반적으로 깔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집은 베란다 블렌드를 가장 좋아합니다만. 사람들 덜 오는 아침 일찍 새벽같이 차를 달려 안목 해변에 차를 세우고 다방 오픈 시간에 맞춰 커피를 뽑아 바다를 보며 차를 마시면 나름 피로가 풀립니다. 덤으로 중앙시장에 가서 국밥 한 그릇을 말아 먹으면 속도 든든하죠.^^
아... 지겹지 않냐구요? 하지만 오늘의 커피는 싸구려입니다. 예. 안목 해변을 커피의 동네, 아니 강릉을 커피의 동네로 만든 드 원흉(?)입니다. 그래봐야 500원짜리 자판기 커피에 불과하고 맛이 엄청나게 대단할 것도 없습니다. 과도한 기대를 하고 마시면 정말 실망만 합니다. 하지만 나름의 역사(?)를 음미하면서... 그냥 원샷을 때려버리면 나름 시원합니다. 예. 얼음만 왕창 들어간 아이스 커피입니다. 정말 한 번 원샷을 때리면 얼음만 왕창 남죠. 그 얼음이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매번 들기는 합니다. 이 커피를 원샷을 때리고 바다 구경 좀 한 뒤 바로 Go South를 했습니다. 예. 이 커피가 이 해 여름 휴가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강릉이 아닙니다. 20년 이상 이어지는 모 모임(?) 자리이며, 이 모임의 영감님(?)의 거주지 근처 별다방입니다. 다만 커피가 좀 극단적이죠. 잘린 왼쪽은 그냥 아메리카노, 가운데는 별다방의 나름 특이 메뉴인데 시키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더블샷, 가장 마지막은 왠지 비주얼부터 심상치 않은데... 공식 명칭은 없고 이걸 주문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아, 옆나라 기준입니다.
"캐러맬 소스 헤이즐넛 시럽 초콜렛 칩 엑스트라 휩으로 에스프레스 쇼트 한 잔을 추가한 화이트 초콜렛 모카 프라푸치노 그란데 "
예. 나름 컬트적으로 유명한 모 만화에서 나온 유명한 오더(?)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종되어 완전히 똑같이 시키지는 못합니다.T_T
이번에는 정말 별 것 없는 그냥 커피입니다. 일단은 '원두커피'가 맞습니다. 맛은 그냥 싸구려 원두커피구요. 그런데 이게 왜 올라갈 정도였냐 하면... 사실 가격 때문입니다.
일베마트(?)의 자판기가 세일(?)을 한 것인데, 그냥 싸구려 자판기 커피 가격보다 싼 300원에 원두를 기간 한정으로 팔았습니다. 그래봐야 자판기 커피라 맛은 싸구려지만 그래도 그냥 자판기 커피 가격에 양도 많고 일단 원두라 맛은 더 낫기는 하죠. 이 행사 기간동안 마트를 세 번 가서 나름 잘 뽑아(?) 마셨습니다.
이번에는 갑자기 거리의 다방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대관령에서, 새벽에 후딱 오픈하여 30분만에 철수한 다방입니다. 한여름이지만 새벽의 대관령은 나름 서늘한 느낌이 드는데, 원두를 바로 갈아서 드리퍼에 올리고 버너로 끓인 물을 천천히 부어 커피를 내립니다. 아, 내린건 제가 아닙니다. 제가 내리면 너무 대충 내려서 맛이 별로입니다.T_T 지금도 차에 테이블과 의자 하나, 버너 정도는 갖고 다니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이런 다방을 차릴 수는 있습니다만, 새벽에 이렇게 차를 달릴 체력이 이제 슬슬 고갈되고 있습니다.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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