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연휴에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강릉으로 떴던 아주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연휴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강릉은 기차로도, 버스로도 가기 어려운 곳입니다. 죽어라 표를 찾으면 어떻게든 맞출 수는 있겠지만 강철같은 의지가 없으면 운은 알아서 굴러 오지 않죠. 그래서 그냥 '걸리면 좋고 아님 말고'라는 생각으로 표를 찾았는데 정말 운좋게도(?) 적당한 시간의 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당일치기로 강릉가서 가배 마시고 장보고 밥먹고 집에 온 그냥 평범한 이야기입니다.
동서울터미널로 첫차를 타러 출발합니다. 터미널까지 걸어서 5분. 참 나름 나쁘지 않은 동네에 사는 것이 이럴 때는 좋습니다. 대신 기차 타는 게 뭣같지만 말입니다.T_T 동서울-강릉 시외버스는 똑같은 노선의 고속버스와 경쟁하는 차원을 넘어서 공동배차하는 두 회사끼리 팀킬하는 그런 노선이라 동해고속은 동서울 출발에 대해서는 주말 첫차 할인을, 반대로 강릉에서 출발할 때는 아예 일반 가격으로 우등을 넣어주는 일명 서비스 우등을 굴립니다. 늘 그렇듯이 답 없는 초월JC 주변을 제외하면 큰 문제 없이 강릉에 도착했습니다. 열심히 버스를 갈아타고 온 곳은 당연히...
강릉 = 커피를 만든 원조. 사실 별반 다를 게 없는 그냥 아이스 자판기 커피에 불과합니다만, 정말 싸게 마시기는 좋습니다. 다만 그 싸다는 것도 이제 아이스 기준 600~700원이라 비쌉니다.T_T
오전 중 안목 해변은 사람이 꽤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북적이는 수준은 아닙니다. 구름이 좀 많이 깔려서 우중충한 느낌은 있는데, 그래도 해변에 사람은 적어서 적절히 산책하기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주차장에서 캠핑하는건 이제 나라에서 금지시키지 않았는지요. 저도 캠핑을 다니지만 저렇게는 안 합니다.T_T
그 다음 커피를 한 잔 드립으로 내려서 바다를 보며 여유를 즐기다...
밥 시간에 맞춰 중앙시장으로 이동합니다. 사실 여기는 어느 정도 관광객은 있어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특히 사람이 바글바글합니다. 닭집은 다른 주말에 비해 2~3배쯤 줄이 더 길었고, 고로케집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그래서 닭을 사가는 것은 그냥 깔끔하게 포기. 어차피 닭은 집 근처에서 튀겨도 맛있으니 말입니다. 본가에 바칠 용도로 오징어젓갈만 산 다음...
밥을 먹으러 갑니다. 여기에 오면 늘 가는 그 곳. 썬데이 스프(?)가 아니면 초저가 칼국수를 추천하는데, 오늘은 국물의 날이라 여길 왔습니다. 다른 곳에도 지점이 생겼지만 역시 원조가 낫죠. 사람이 많기는 해도 거의 대기 없이 바로 앉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회전 빠른 썬데이 스프집입니다.
솔직히 이 집 썬데이 스프가 엄청나게 끝내주는 것은 아닙니다. 국물은 일반적인 돼지 기반이 아닌 소머리 기반인 어찌 보면 이단에 가깝죠. 순대도 고기순대가 아니라 그냥 막순대. 하지만 그 결과 국물이 깔끔한데다 대다수의 썬데이 스프집이 순대를 팔팔 끓이는데 비해 이 집은 그야말로 열만 가하는 정도의, 정말 썬데이 스프에서 순대가 차지하는 존재 이유를 제대로 살리고 있습니다. 원래 썬데이 스프에서 순대는 불리는게 아니라 내오기 전에 살짝 열만 가해서 오는게 FM이죠. 다대기를 적당히 넣어 얼큰 버전으로 만들어 먹고 일어섭니다. 가격이 역시 많이 오른게 슬프지만 여기는 일반으로 시켜도 순대는 그런대로 많은 편이라서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
이렇게 후딱 구경할 것도 다 하고 먹을 것도 다 먹고 장도 다 보고 후딱 할인받은 버스를 탔는데... 2시간 30분이 걸릴 차가 6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정말 명절이 아닌데도 도착 버스가 하차장이 아닌 승차장에 바로 뛰어 들어 내리고 바로 사람을 태우는걸 오랜만에 봤습니다. 그것도 최소 30분 이상 지연 먹은 상태로 말이죠. 역시 광주원주고속도로는 사람이 탈 곳이 못 됩니다.T_T
추신: 약 2주간 월요일 포스팅은 진행치 아니합니다. 공적인 이유가 있어서이기에 많은 분들의 양해를 당부드립니다.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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