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단풍의 계절. 그리고 여행의 계절입니다. 11월이면 이제는 슬슬 겨울 느낌도 나야 하겠지만 지난 주말에는 낮에도 20도를 넘었죠. 그래서 아직은 가을 느낌이 꽤 남아 있습니다. 이런 시기는 여행을 가기도 좋죠. 얼마 전 생애 마지막 정규 앨범을 내신 가왕 선생님의 락 명곡 한 곡을 듣고 시작해 볼까요?
그리고 가을은 먹방을 찍기 좋은 계절이죠. 그래서... 뭔가를 먹으러 당일치기 기차 여행을 떠났습니다. 뜬금없지만 사실 여행은 이런겁니다.^^ 사실 계획은 수 개월 전부터 세웠고 캠핑과 연계를 하고자 했지만 자리를 잡지 못해 그냥 당일치기 여행으로 변경을 했습니다. 목표는...
이 축제도 올해 3번째인데, 공단밖에 없는 구미라는 동네와 라면이 무슨 관계냐 하시면... 사실 이유가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농심 라면 공장 가운데 하나가 구미에 있습니다. 안성탕면 효과로 보통 안성이 라면의 도시 아니냐 하시겠지만 농심 안성공장은 스프 전문 공장이라 완제품 공장은 아닙니다. 하여간 이러한 이유로 정말 공단밖에 없는 도시 구미에서 라면 축제를 열게 되었는데, 농심이 스폰서라 그냥 농심으로 시작해서 농심으로 끝나는 축제입니다. 사실 라면축제라는 이름에 대해 좀 문제가 있는게 이 부분이지만, 이건 뒤에서 적기로 하고... 올해 라면 축제는 지난 주말 3일간 열렸습니다. 구미역 앞 도로를 막고 행사장으로 삼았죠.
다만 이 포스팅은 라면축제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경부선은 2~3주전에 예약을 해도 표를 구하기가 어려운 곳이라 아침 6시에 출발하는 표를 예매했는데, 서울에서 구미는 1시간 40분 남짓이면 갑니다. 행사가 11시부터 시작이라 시간이 너무 남는 부분이 있어 더 남쪽으로, 대구로 가는 경로를 잡았습니다. 목표는요? 빵~ 빵~ 빵~ 되겠습니다. 5시에 차에 시동 걸고 서울역 주차장에 차를 집어 넣고(한 달에 세 번 무료 주차가 됩니다.) KTX에 올라 탑니다.
남쪽은 대만 강타 태풍의 잔해(?)로 인해 새벽까지 비가 왔다 하는데, 그래서 땅은 다 젖어 있고 아침에는 구름도 끼어 있습니다. 그리고... 덥습니다.T_T 역을 나와서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지난 번 홍빨갱이를 칭찬했던 대구 지하철 자판기 음료 가격이 왕창 올랐습니다. 안 오른 것도 있지만 커피는 무려 200원이 올랐습니다. 아... 정말 홍빨갱이가 더 싫어지려고 합니다.T_T 하여간 목표지는...
예. 대구의 나름 서쪽 끝을 향해 왔습니다. 건너편은 계명대에 이쪽은 주택가와 아파트인 이 곳... 여기에서 10분 안쪽으로 살짝 걸어가면...
와룡시장을 왔다면 목표지는 뻔하죠. 바로...
그냥 동네 빵집이지만 대한민국 최저가를 자랑하는 그 집, 그러면서도 퀄리티를 희생하지 않은 그 집에 다시 왔습니다. 물가 인상으로 일부 메뉴는 가격이 사알짝 오른것도 없지 않아 보이지만 그래도 주력 메뉴는 여전히 500원!!! 아침 일찍부터 여는 여기를 목표로 한 것은 정답입니다.
이 살구파이가 오늘 아침밥이 되겠습니다. 살구쨈이 가운데 들어 있고 파이는 바삭바삭 쫄깃쫄깃 씹는 맛이 좋습니다. 이게 서울로 가면 도대체 몇 천원 짜리가 될까요?
계명대역에서 다음 목적지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며 이 빵을 먹는데... 아, 홍빨갱이를 다시 조금은 용서해주고픈 생각이 듭니다. 아직 그 착한 가격을 유지하는 자판기도 남아 있습니다. .
대구 지하철 교통의 핵심인 반월당. 대구는 순환선이 없다보니 도심 중간에 환승이 몰리는데, 그래서 중심지역인 이 반월당이 번성합니다. 그리고 서울의 종로5가이기도 한데, 역 지하에는 약국이 바글바글하죠. 뭐 이건 지역 분들은 다 아실 내용이고, 혹시나 대구 오실 일이 있는 타 지역 분을 위해 적습니다. 여기에서 내려 5분 정도를 중앙로역 방향으로 걸으면...
예. 봉하빵이 아는 사람만 아는 대구의 어둠의(?) 빵 패자라면 빛의 패자는 이 삼송빵집이죠. 여기는 프랜차이즈도 하여 각 지역에 꽤 있지만 그래도 이 중앙로가 본점입니다. 몇 가지 메뉴는 이 본점에서만 취급하기도 하구요. 삼송빵집은 아시다시피 옥수수빵이 메인이지만 여기도 성심당이나 이성당과 마찬가지로 고로케를 잘 합니다. 다만 라인업이 성심당이나 이성당 대비 조금 폭이 좁습니다. 그렇다고 안동 맘모스제과 레벨로 좁지는 않습니다만.
빵의 전체 부피는 비슷한데 봉하빵에서 쓴 돈의 네 배는 썼다는게 나름 함정입니다만, 싼건 싼 것 나름대로의 맛이 있고 비싼 것은 비싼 것 나름의 맛과 퀄리티가 있는 법이죠. 확실히 삼송빵집 빵은 비싸기는 해도 퀄리티는 좋습니다. 하여간... 이렇게 빵을 털러 대구까지 찾아온 목적은 전부 달성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구미를 향해 싸궁화호를 기다립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이 사람들의 다수가 구미에서 내리는데, 확실히 대경권 전철이 완성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다음 달 개통이 가능할지는 뭐... 국가철도공단과 코레일 마음이죠.
그러면... 본격적으로 라면축제장에 가 봅니다. 먼저 구미역에 내리면 라면 봉지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정말 최초의 삼양라면 봉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대로 라면 봉지들이 있는데, 앞면에는 농심것만, 뒷면에는 다른 회사 라면 봉지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행사 특성상 사람이 너무 많이 대충 블러 처리를 진행합니다. 이 게이트를 지나면 가장 처음 보이는 곳은...
엄청나게 대단한 것은 아니고, 자기 입맛에 맞는 라면을 하나 커스텀 해주는 곳입니다. 사리면에 스프를 원하는대로 튜닝해줍니다. 다만 아무나 참여가 되는게 아니라 인스타그램 참여, 지역 내 상품 구매 등 조건을 만족해야만 합니다. 더군다나 회차도 있어서 그냥 줄만 선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건 참여를 못했는데, 저기 사진처럼 목걸이 형태로 라면을 튜닝해줍니다. 이건 가지고 가도 되지만 끓여 먹어도 되긴 합니다.
농심이 스폰서라서 농심 구미공장에서 당일에 생산한 라면을 판매하는 행사도 진행중입니다. 가격은 엄청난 특가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괜찮은 가격입니다. 우체국과 협력해 택배 배송도 해줬습니다. 이거 끓여 먹어 봤는데, 스프야 다를 바 없지만 면이 조금 더 탱탱하게 오래 버티더군요. 다만 30분 줄을 서야 라면을 살 수 있는데, 갔을 때는 그야말로 늦가을답지 않은 더워라 햇볕에 땀을 흘리며 버텼습니다.T_T
위에 라면공작소에서 만든 커스텀 라면은 여기에서 직접 끓여 먹을 수도 있습니다. 먹는 곳은 바로 앞에 있는데, 역시 끓이는 데 30분은 가볍게 걸립니다.
하지만 라면 축제라면 라면을 먹어야죠. 총 18개의 간이 점포가 18종의 튜닝 라면을 출품했는데, 사실 엄청나게 듣도보도 못한 그런 물건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범주의, 즉 먹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대패라면, 통오징어를 넣은 해물라면, 소불고기라면, 육전 올린 라면 등등이죠.
이렇게 산 라면은 옆에 있는 식당에서 먹습니다. 아, 음료 등은 제공을 안 해주니 그건 따로 주변 편의점 등에서 구매하셨어야 하구요.
하지만... 축제에는 늘 문제는 따르고 아쉬움은 남죠. 사실 지금부터 적는 문제는 대다수의 지역 축제에서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만...
라면축제라고 한 이상 행사의 메인은 라면을 먹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먹는 부분에서 극히 문제가 발생합니다.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각 부스별로 주문을 따로 받는데, 먼저 주문을 하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10~20분 정도 걸립니다. 그리고 조리된 음식을 받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분~1시간. 즉 뭔가 하나의 음식을 받는 데 까지 1시간~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셈입니다. 여러 가지를 골라서 먹는다... 각 부스별로 주문을 따로 받는 이상 일행이 많아서 분산하지 않는 이상 무리입니다. 저 처럼 솔로로 여행을 다니는 사람은 그냥 하나 먹으면 잘 먹는 지경에 이르죠.
그렇게 기다려 쟁취한 밥. 가격은 6,000원입니다. 신라면 컵라면 넣고 볶은 볶음밥에 불과하니 이것만 생각하면 비싸지만 축제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라면 메뉴는 1만원 이내에서 나옵니다. 즉 음식 가격에 대해서는 그렇게 불만이 나올 정도은 아닙니다. 다만 이걸 여유롭게 먹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전혀 못 된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는 이상 그냥 주문은 일괄적으로 받게 하는게 더 나았을 거라 봅니다.
더군다나 행사장의 위치도 문제입니다. 행사는 구미역 앞의 역전로, 그리고 뒤의 광장에서 열리는데 뒷부분의 광장은 그냥 서브 행사로 휴게실 역할에 더 가깝습니다. 문제는 역전로라는 도로가 왕복 4차로의 좁은 도로라는 것입니다. 인도 역시 그냥 사람이 다니기엔 충분하지만 도로 전체를 행사장으로 쓰다보니 정작 사람이 다닐 길이 너무나 좁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스태프들이 필사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정리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복잡한 상황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그냥 사람 치이는 맛으로 가는게 지역 축제라 하는 분들이라면 즐길만한 여지는 충분하고 남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라면을 먹는다'에 초점을 맞춘 분이라면 그것이 너무나 힘든 축제입니다. 라면은 대중적인 아이템이지만 마니아의 폭도 넓고 깊은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내년에 축제를 기획할 때는 조금 더 라면을 먹는다는 부분에 대해 집중할 필요가 있고, 사람의 통행이 원활하도록 하는 장소 고민도 더 필요해 보입니다.
다행히 행사장의 위치상 교통 관련 사항은 좀 편합니다. 경부선 일반 철도가 오는 구미역 앞이라 철도 접근성도 좋고, KTX를 타려고 김천구미역으로 가려 하면 조금 걸어가면 좌석버스가 그런대로 자주 오는 편입니다. 김천구미역까지는 30분 내외 정도 걸립니다. 대구와 구미에서 Get한 짐을 들고 열심히 KTX를 타러 가서 상경합니다. 갈 때는 있는대로 지연을 먹더니 올 때는 5분 이내로 양반이었습니다.T_T
추신: 그리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반겨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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