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어가는 여름, 광복절을 포함한 3일 연휴(저는 택배 없는 날 포함 4일이지만 첫 날은 사실상 재택근무라 3.5일)를 다들 잘 보내셨을지요? 이 나흘, 정작 집콕을 한 날이 하루도 없었습니다. 팔당댐 물구경을 간 14일, 별다방 더양평과 테라로사에서 드립 커피를 연속으로 들이킨 15일, 온천이야기 시즌 3를 위한 목욕(?)을 간 16일, 그리고 어제인 17일도 잠시 길을 나섰습니다. 아침까지 이불 속은 위험하다 외칠 것인지 나갈지 고민하다 이불을 박차고 엔진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번에 가기로 작정한 곳은 김포 애기봉입니다. 고성 통일전망대는 너무 멀기도 하고 오두산 통일전망대도 질렸는데 정작 애기봉은 일반 개방을 한 이후에도 한 번도 가본적이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거리면에서도 도로가 막히지 않으면 1시간 조금 넘는 정도로 멀지 않아서 연휴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은 여행으로 딱 맞기도 했구요.

사실 지도는 이렇게 되어 있고 목적지도 여기이긴 합니다만 여기를 그냥 갈 수는 없습니다. 저 전망대에 주차 공간이 없는 것은 아닌데 정말 차량 몇 대 주차를 못 하게 되어 있어 대부분의 차량은 여기 주차는 그냥 꿈도 못 꿉니다. 그래서 한참 아래에 있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이라고 지도에 나오는 곳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물론 실상은 여기가 공원은 아니고 그냥 주차장이자 매표소에 불과합니다. 주차장도 그냥 나대지에 줄 그어놓은 것이구요. 어찌 되었건 여기는 한 번 들려야 하는데, 온라인으로 예약해도 발권을 해야 하고, 현장에서 표를 사도 신청은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애기봉은 해병대가 관할하는 지역이라 사실상 민통선에 준하게 관리하며, 그래서 반드시 신분증을 갖고 와야 입장이 됩니다. 여기서 출입신고서를 작성하고 발권을 하면 되고(출입신고서 작성/예약은 온라인으로도 가능), 일단 회차당 인원 제한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그냥 발권 순서대로 들어갑니다. 15분 단위로 셔틀버스가 주차장에서 애기봉까지 다니고, 대충 5분 남짓 걸립니다. 말은 걸어서 15분이라 하는데 실제로는 업다운이 심해서 절대 이렇게는 못 갑니다.


버스를 내리면 평화생태전시관이라는 것이 나오는데, 사실 여기는 그냥 패스하는 곳에 가깝습니다. 많이 볼만한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 옆으로 된 구름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구름다리가 지그재그 형태로 되어 있는데, 이는 과거에 있던 애기봉 크리스마스 트리를 상징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게 나름 뺑 도는 길이라서 무릎 관절이 불편하지 않다면 오히려 구름다리 옆으로 된 길을 오르는게 빠릅니다. 최소한 내려오는 길은 이 길을 이용하는걸 추천드립니다. 빨리 가면 5분이면 주차장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구름다리는 중간중간 쉬는 곳도 마련되어 있고 중간에 쿨링포그도 갖춰져 있어서 나름 신경을 썼습니다. 상당히 도는 길이라 그렇지 관절에는 부담이 없는 길이라 장년층도 걸으실 수만 있다면 그런대로 문제 없는 난이도입니다. 뺑뺑 도는 길이지만 그래도 반대편에서 보면 나름 멉니다.

여기까지 오면 강폭은 1.5km 남짓까지 커집니다. 임진강과 한강이 퓨전하기 때문인데 그 자체만으로도 나름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느낌을 줍니다.

그렇게 도착한 애기봉 전망대. 과거에 크리스마트 트리를 올리던 곳이 낡아서 새로 전망대를 올린 것인데, 2층 규모라 크기는 그렇게 큰 편은 아닙니다. 이 전망대 2층에 별다방 SNS 핫플레이스 가운데 한 곳인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이 있습니다만 이건 뒤에 적기로 하고...

2층에는 전망대와 망배단, 평화의 종이 있습니다. 평화의 종은 그냥 레플리카라 눈으로만 봐주시면 되겠으며, 망배단과 애기봉 비석은 인증샷용이죠.^^


애기봉 건너편에 보이는 땅이 바로 부카니스탄인데, 여기에도 나름 부카니스탄은 전시용 마을을 지어 놓았습니다. 암실마을인가 뭔가 한다 합니다만, 전시용으로 만들어 놓았음에도 1980년대 강원도보다 못한 수준입니다. 그래도 나름 벼는 심었는지 벼가 파릇파릇 자라고 있습니다.

1층은 휴게실 겸 실내 전망대로 쓰이는데 사실상 아래 적을 별다방의 추가 좌석 역할을 합니다. 테이크아웃 후 여기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부카니스탄 구경을 하면 딱입니다.

자, 그러면 SNS의 스타, 별다방은 어떨까요? 2층 전망대 바로 앞에 별다방이 있는데, 일단 별다방이라 사이렌오더가 가능합니다. 다만 폼나게 사진을 올리고자 여기를 주말에 방문하는 것은 극히 권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예. 이게 오전 10시 상황인데, 9시 30분 오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냥 오전 내내 이 상황이라 생각하셔야 합니다. 좌석 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보니 휴일에 사람에게 둘러 쌓이지 않는 폼나는 SNS용 사진은 절대 못 찍습니다.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가 뒤섞여 스테레오로 들리는 사운드를 참기도 해야 하구요.

상황이 이러하니 폼나게 인증샷 찍기는 포기하고 후딱 테이크아웃 후 운좋게 1층에서 자리를 잡아 땀을 식히며 가볍게 일을 합니다. 그렇게 부카니스탄 구경을 끝낸 뒤 다시 걸어서 주차장을 향합니다. 위에 적은 바와 같이 경사가 좀 급해서 그렇지 구름다리를 건너지 않고 그 옆으로 내려오면 훨씬 시간은 빠릅니다. 다시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빨간 친구가 기다리는 주차장에서 애기봉을 뒤로 하며 일요일 오전의 짧은 여행을 끝마칩니다.

애기봉은 김포에서도 외진 곳이라 차가 없으면 쉽게 오기는 어려운 곳이기는 합니다. 특히 평일은 답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주말에는 버스가 나름 운영되는데, 김포의 교통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구래역에서 7-2번이라는 버스를 타면 애기봉 주차장까지 옵니다. 직선 거리로 가까운 운양역에서 3-2라는 버스도 있지만 이건 거의 두 시간에 한 대 정도지만 7-2는 40분에 한 대는 다니는 만큼 타이밍만 잘 맞추면 대중교통으로도 얼마든지 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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