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장. 지금은 시골 인구가 워낙 팍팍 줄어들어 정말 생필품 이외에는 볼 것이 없기는 하며 내용도 뻔하다면 뻔합니다만, 그래도 여행지에서 이러한 장이 서면 한 번은 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합니다. 여전히 5일장은 최소한 마트와는 다른 무언가를 여전히 느끼게 해줍니다.
지난 주말, 적당한 물에 육수를 빼고(?) 오는 길에 모 5일장을 들렸습니다. 수도권에서 No.2의 규모를 자랑하는, 사실상 대한민국 전체에서도 한 손에 꼽을 수 있는 대형 장터. 여주장입니다.

여주는 도농복합시라서 시내, 아니 읍내에 가도 크게 도시라는 느낌은 그리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10만명 이상 거주하는, 나름 규모가 있는 동네입니다. 그리고 과거부터 여주는 경기도의 쌀의 주산지로 나름 지명도가 높은 지역이었죠. 그래서 여기 5일장도 규모가 어느 정도 큰데, 수도권에서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성남 모란장 다음 가는 규모입니다. 사실 이 정도면 전국에서도 역시 TOP 3에 들어가는 규모가 됩니다.
현대의 5일장은 아무것도 없는 땅에 열리지는 않고 주변에 최소한 상설 시장이 있는 곳에서 확장 개념으로 열립니다. 이전에 한 번 소개한 바 있는 연천 전곡장도 열리는 장소는 조금 다르지만 그 배후에는 전곡시장이라는 상설시장이 있습니다. 전곡시장 이야기도 겸사겸사 한 번 읽어봐 주세요. 참고로 여주와 전곡장은 규모의 레벨이 다릅니다.
시골에 장이 섰으니 가봐야 하지 않겠는가?(전곡5일장)
온천이야기 시즌 3까지는 아직 꽤 남아 있습니다만, 한여름에도 온천은 계속 다닙니다. 집에서 씻는 것만으로는 피로가 안 풀리고 때밀이도 시원치 않으니 아무리 바깥은 더워도 온천을 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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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10만명이 사는 동네에 상설시장이 제대로 된 것이 없다면 그것도 나름 문제겠죠. 여주장은 여주 읍내의 두 개의 시장, 즉 세종시장과 한글시장에 5일장 한정으로 노점이 추가되는 형태로 열립니다. 어차피 세종시장과 한글시장은 그냥 길 하나 건너 너머에 있는거라 사실상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냥 하나로 볼 수 있는 것이기에 상인회 관계자가 아니라면 딱히 구분할 필요도 없습니다.

수도권에서 유명한 5일장은 0/5일에 여는 경향이 많은데(모란장도 이렇습니다.), 역시 0/5일에 여는 여주장은 수도권 2위 수준의 5일장답게 나름 시장 규모는 큽니다. 노점상이 들어서는 세종시장-한글시장을 관통하는 도로 길이만 600m라서 왕복해서 걸어도 꽤 거리가 있으며, 그 주변에도 조금씩 매장이 열리기에 실제로 돌아보면 시간은 좀 더 걸립니다.


물론 5일장에 엄청난 환상을 갖고 계시다면 그것은 깨야 하는데, 이건 아무리 규모가 크다는 여주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예. 여주장만의 특별한 아이템은 딱히 없습니다. 상설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좀 부족한 생선류, 곡류를 기본으로 과일 좌판이 열리고 여기에 5일장의 단골인 농어민용 여러 공구와 어르신용 효도라디오 등이 등장합니다. 먹을 것으로는 떡볶이와 튀김류, 만두, 족발, 돈까스 등의 좌판이 열립니다만 엄청나게 특이한 맛집이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예. 여주장은 규모 자체는 꽤 큰 것이 사실이지만 그 대부분은 거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아이템이며 외부에서 이 5일장 하나만을 위해 올만한 무언가가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장터에 오면 먹을 것은 먹어야죠. 밥반찬용 덴푸라를 사고 어묵 꼬치를 꽂아 입에 물고 장터를 거닐고 이것저것 담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묵과 떡볶이, 튀김이라는 흔한 메뉴를 점심으로 먹습니다. 만두도 살까 했으나 너무 인기 메뉴라 찌는 속도에 비해 줄이 너무 길어 과감히 포기해야만 했습니다.T_T
이러한 이유로 젊은 분들은 시장의 북적북적함을 체험할 목적이 아닌 무언가 특이한 볼거리나 먹거리를 찾으신다면 여주장의 메리트는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과거 장터의 느낌을 원하시는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여전히 볼만한 무언가를 제공해줍니다. 만약 주변에 시장이 없어서 마트에만 의존해야 하는 분이면 재래시장인 만큼 야채나 곡류 등은 충분히 볼 수 있기에 이 점은 나쁘지 않습니다.
추신: 아, 주차는 어떻게 하냐구요? 장날에는 '불법주차'라는 방법도 있기는 하지만 사실 이건 소개하기가 그렇고 '공식적인' 방법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일단 공식적으로 여주장에서 쓸 수 있는 주차장은 한글시장 주차장, 제일시장 주차장, 그리고 여주농협 하나로마트 주차장입니다. 제일시장 주차장은 카카오맵에서는 '제일시장', 네이버맵에서는 '여주장'으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제일시장/한글시장 주차장 모두 공영주차장이라 경차나 친환경차는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제일시장은 그냥 노천, 한글시장은 타워형 주차장입니다. 각각 제일시장/한글시장의 구석편에 있어서 그냥 시작 지점이 달라질 뿐 두 곳을 전체적으로 돌아볼 때 편의성은 비슷합니다.

여기에 제일시장 입구에 있는 여주농협 하나로마트 주차장이 있으나 이건 최후의 수단에 가깝습니다. 일단 시장 주차장이 아닌 마트 주차장인데다 주차 인심이 사납기 때문입니다. 3만원 이상 구매에 한해 겨우 1시간 주차를 허용해주기 때문인데, 결국 이 주차장을 공짜로 이용하려면 최소한 쌀 한 포대는 사야 합니다. 그래도 1시간이니 여기는 그야말로 최후 of 최후의 선택인 셈입니다. 장날에는 외곽에 있는 여주시청 주차장을 이용하라는 말도 있지만 여기는 좀 거리가 있어서 정말 최후 of 최후 of 최후의 선택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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