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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푸짐한 가정식 스타일 분식집, 전주 대성식품

dolf 2025. 9. 8. 13:08

여기서 질문입니다. 전주에 가면 보통 무엇을 드십니까? 비빔밥이요? 전주에서 가장 맛있는 비빔밥은 바로 전주 사람이 자기 집에서 대충 비벼먹는 비빔밥이라 합니다. 뭐 한정식은 어디를 가도 기본 이상은 다 하고, 콩나물국밥은 이미 프랜차이즈화 되어 있죠. 구멍가게를 술집으로 바꾸는 가맥은 아는 사람에겐 나름 유명하죠. 빵집 전대(?)의 하나인 풍년제과도 있고 브라보 칼국수도 있고... 뭐 전주 가면 최소한 먹는 것에는 크게 걱정을 안 합니다. 

 

하지만 이 전주에 '라면'이라는 키워드를 꽂아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사실 라면이라는 것은 어디서 먹건 다 비슷하지 않냐는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사실 인스턴트 라면을 기반으로 무슨 라면을 베이스로 하고 무엇을 더 투입해 튜닝하느냐의 차이만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라면의 튜닝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고 그래서 역시 생각보다 라면집도 잘 끓이는 집과 못 끓이는 집의 퀄리티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이 한식의 고장인 전주의 한 구석에서 라면을 먹어봅니다. 아, 엄청나게 특이한 라면은 아닙니다. 대신 정말 잘 끓인 가정식 라면일 뿐입니다.

 


 

 

일단은 지도부터. 여기는 한옥마을은 아니지만 넓게 보면 한옥마을의 범주에는 들어갑니다. 일반적으로 한옥마을은 저 지도에 있는 경기전이 있는 블럭까지로 생각하지만, 그냥 길 건너면 바로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기는 전주한옥마을과 연계해 생각하는 것이 좋은데, 사실 이는 아래 적을 주차 관련 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밖에서 부터 맛집의 오라가...

 

자, 그러면 이 맛집(?)의 겉모습부터 보죠. 척 볼 때 '이거 맛집 맞음?'이라고 생각할 분도 계시겠지만 반대로 '이런 집이 진짜지'라고 생각할 분도 계실 것입니다. 외형은 정말 낡은 구멍가게 수준이며, 사실 내부도 그렇습니다.

 

이걸 노포라 해야할지...

 

겉에서 생각한 내부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테이블은 달랑 네 개. 한 명이 오건 네 명이 오건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인원은 달랑 네 팀입니다. 규모를 키우지 않고 정말 소규모로 하는 동네 분식집 스타일이죠. 다만 이게 맛집에서는 좀 치명적인 어떤 문제가 있는데 그건 아래에서...

 

여기는 전형적인 '분식'집입니다. 라면, 칼국수, 떡국같은 분식에 사이드 메뉴로 계란말이가 있습니다. 라면은 그냥 일반 라면부터 떡라면, 콩나물라면, 정체불명의 울트라(?)에 너구리와 짜파게티가 있습니다. 일반 라면은 전부 신라면 기반입니다. 보통 베이스 라면을 하나만 쓰는 분식집이 대다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너구리와 짜파게티가 있는 시점에서 이 집은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생각한 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게 핵심인 울트라!!!!

 

자, 위에서 정체 불명의 '울트라'라는 라면이 있다고 했는데, 이게 이 집의 핵심입니다. 뭐 이름은 저렇지만 실상은 위 사진과 같습니다. 계란라면 + 떡 + 수제비 + 김치 + 콩나물 + 만두, 즉 분식집에서 넣을만한 것은 그냥 한 번에 다 몰아 넣은 것입니다. 그 결과 양이 꽤 많은데, 떡 봐도 양이 많습니다. 라면 자체는 그냥 하나 분량이지만 넣은 토핑이 많다보니 이거 하나만 먹어도 꽤 배가 부릅니다. 스프를 비롯한 국물에 특이한 튜닝을 하지는 않은 철저히 가정식, 아니 그냥 동네 분식집 라면 스타일을 고수하는데 그래서 최소한 호불호는 갈릴 이유가 없습니다. 신라면에 저런 토핑은 다들 정석으로 불리기도 하구요.

 

자... 그런데 이 라면이 얼마일까요? 보통 6,000원만 불러도 싸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단돈 4,500원!!! 기본 라면은 3,000원부터 시작합니다.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리는 착한 가격입니다. 다른 분식 메뉴도 5,000원 이내로 다 해결이 됩니다. 라면 자체가 엄청나게 특이하지는 않지만 이 가격을 생각하면 정말 라면 맛이 팍팍 살아납니다.

 

이게 4,000원. 믿을 수 없는 가격 T_T

 

사실상 유일한 사이드 메뉴인 계란말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집에서 만드는 막계란말이 스타일에 혼자 먹기 적절한 양이 나옵니다. 여기에 케찹을 뿌려 드셔도 되고 저는 그냥 순수한 맛을 좋아해 그냥 먹는데, 이게 4,000원입니다. 울트라 + 계란말이 + 공기밥을 해도 1인당 만원이 절대 안 넘고, 이렇게 먹으면 건장한 성인 젊은 남성도 배가 부릅니다.

 

이 분식집은 엄청나게 특이한 메뉴는 없지만 동네 분식집으로서 정말 기본에 충실한, 정말 그 기본 하나로 정성스럽게 승부하는 집입니다. 오더가 들어오면 그 때부터 천천히 끓이고 부치는, 맛은 가정식이지만 정성이 충분한 그런 맛을 느낄 수 있고 라면을 혐오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실패하지 않을 그런 맛입니다.

 

아름다운 전라감영... 하지만 주차장 전무.T_T

 

하지만... 이 집은 중대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결코 '품질'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 외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데,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 집의 규모와 위치에 있습니다. 먼저 여기는 주변에 주차를 할 수 있는 곳이 사실상 전무합니다. 나름 번화가라서 주차장 자체가 없지는 않으나 공영주차장이 가까이 없습니다. 이 근처에 역시 관광지인 전라감영도 있고 그 아래에는 전주식 콩나물국밥의 한 흐름을 자랑하는 남부시장이 있지만 작은 남부시장 주차장 말고는 주변에 편하게 주차할만한 주차장이 없습니다. 이 남부시장에서도 걸어서 오려면 약간 시간이 걸립니다.

 

이 때문에 여기는 전주한옥마을 관광과 연계해야 하는데, 좀 걸을 각오를 하고 한옥마을 주차장에 주차 후 한옥마을과 연계해 여기를 오는게 그나마 주차 스트레스는 덜 받습니다. 어차피 가까운 곳에 PNB풍년제과 본점도 있으니 함께 구경할 생각으로 오시면 큰 부담은 아닐 것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이 집의 규모입니다. 테이블이 딱 네 개 뿐이라 했는데, 정성스럽게 주문이 들어오면 하나씩 끓이는 특성, 그리고 푸짐한 양이 더해지면 어떻게 될까요? 예. 회전률이 심하게 낮게 되며 이는 대기 시간이 길어짐을 의미합니다. 점심 시간에 그냥 테이블 한 바퀴가 도는 데 한 시간이 걸린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간이 애매모호하게 되면 땡볕에 줄을 서는 일이 벌어집니다. 더군다나 자리에 앉은 이후에도 조리 시간이 꽤 걸리는데, 특히 메뉴가 복잡해질수록 그에 비례해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빠르게 드시고 싶으시다면 최소한 메뉴는 통일하는 것을 극히 권해드립니다. 어차피 이 집은 울트라가 메인이며, 최소한 다른걸 드시고 싶으시다면 점심 피크 시간은 피하시는게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