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추석 연휴를 잘 보내고 계신지요? 잔소리로 추석을 연 분들께는 유감의 말씀을 전하며, 해외나 국내의 여행지에서 편하게 오늘 하루를 보낸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저는 차로 5분 거리의 본가로 귀성(?) 후 그냥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짧은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하지만 파란만장한 반나절 여행이 되었는데...

일단 기차부터. 추석 때는 표가 안 잡히는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우연찮게 강릉 왕복표를 끊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출발지가 서울역이나 청량리가 아닌 양평. 사실 양평에 들렸다 이 여행을 강행했기에 이렇게 된 것인데, 양평역 앞 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여유롭게 기차를 기다렸습니다. 양평역에서 조금 내려오면 나오는 노상/타워형 주차장은 주말에는 무료 개방이라 주차비 걱정이 일단 없습니다. 이 때는 비는 내리지 않았으나 비상용으로 작은 우산 하나를 가방에 넣고 열차에 올랐습니다. 딱 역 두 개만 정차하고 바로 강릉으로.
다만 대관령터널을 들어가기 전 까지만 해도 내리지 않던 비가 터널을 지나자 꽤 뿌리기 시작합니다. 우산을 잘 가져왔다 생각하고 역에서 나오는데... 문제는 그런 차원이 아니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바람. 사실 비는 이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니었으나 바람이 거세 우산을 쓰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안목 해변에 도착하니...

추석날 낮, 그것도 안목 해변에 사람이 없는 괴상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사실 그럴만한게 비도 흩뿌리지만 바람이 여전히 거셉니다. 파도 치는 것을 보시면 알 수 있듯이 파도 역시 거칠고 높습니다. 이러니 해변을 거닐며 낭만을 찾는 것도 어지간한 용기가 필요한게 아닙니다.

하지만 해변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차로 도로는 꽉꽉 막히고 주차장도 꽉 들어찼습니다. 해변에는 사람이 안 보이는데 이 사람들은 다 어디 갔을까요? 예. 다 카페에 들어가서 창 밖으로 바다를 보고 있던 것입니다. 정말 카페마다 자리를 잡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사람으로 꽉꽉 채워져 있었습니다. 저도 자리를 잡는 것이 꽤 어려웠는데, 어떻게 운이 좋아 조금 기다려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창밖으로 쌩쌩 부는 바람과 비를 구경하며 잠시 사색의 시간을 가진 뒤 저녁을 먹으러 시내로 이동하는데... 강한 바람에 우산이 뒤집히며 살이 부러지고 맙니다. 그나마 우산이 버스 정류장 앞에서 부러져서 일단 정류장의 부스로 피했고, 얼마 뒤 버스가 와서 타고 시내로 갔는데... 바람은 약해져도 비는 더 거세집니다. 시내 모 마트로 뛰어 들어가 우산을 살까 했는데... 가격이 부모님 없는 수준으로 비싸게 부릅니다. 그나마 지도를 보니 중앙시장에 죽은소(?)가 있고 영업한다는 표기가 있어 비를 맞고 뛰어갔는데... 정작 열지는 않았습니다. 허무합니다. 이미 비에 꽤 젖어서 반 생쥐 모드.

비가 내려도 중앙시장은 닭강정을 사러 온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저도 국밥이라도 먹으며 조금이라도 몸을 말려볼까 했으나... 국밥집이 문을 닫았습니다. 아 정말 오늘은 뭐가 안 되는 날입니다.T_T 결국 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습니다.

힘들게 도착한 강릉역에는 반대로 늦게나마 도착한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이들을 실으러 온 승용차들이 버스 정류장을 완전히 장악해버린건 좀 문제입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정류장을 막는건 너무하지 않은지요. 어둠이 깔린 저녁, 다시 올라오는 기차에 몸을 싣고 양평으로 복귀합니다. 다만 여기서도 집에 가는게 문제인데, 양평도 비가 강해져 주차장까지 비를 쫄딱 또 맞아야 했고, 야간 + 비 + 부실한 차로 도색이 겹쳐 차선이 보이지 않는 바람에 정말 조심조심 차를 몰아야 했습니다. 아... 역시 번개처럼 무계획으로 추진한 여행은 많은 변수에 뜨거운 맛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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