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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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 본의아니게 네비게이션을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바꾸다(2017/10/30)

dolf 2023. 5. 25. 13:34

원치 않게 쓸 내용이 별로 없어져 개점휴업 상태인 이 블로그에 무언가 삶의 신호를 주기 위한 뻘글이자 주말동안 한 작업입니다.

일단 시작은... 아버지께서 '네비를 내놓아라'라는 지시를 내린 것에서 시작합니다. 원래 아버지용 네비가 없는건 아닙니다. 상당히 구형이긴 하나 초소형 네비게이션으로서 한 획은 그은 아이나비 UZ입니다. 보통은 그냥 GPS로만 썼지만 그것도 활용도가 영 낮아 한참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눈꼽만한 화면이기는 해도 제대로 된 네비이기는 하니 '되는데요'를 시전하고 맵 업데이트나 해서 다시 드리자 했습니다. 중간에 메모리카드가 기록이 되지 않는 불량이 생겨 메모리카드를 바꾼건 그냥 해프닝으로 치고... 업데이트를 다 하고 다시 켰는데, 문제는 GPS를 못 잡습니다. 낡아빠진 SiRF III라서 위성을 늦게 잡는건 일상이라 그러려니 하고 동네 한 바퀴를 차를 몰고 나갔는데... 두 시간이 지나도 위성을 못 잡습니다. 뭐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포기하자'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네비를 새로 알아봐야 하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저번 주말에 기능면에서 좋은 것은 필요치 않으니(오히려 너무 많아도 70대 부친의 학습 능력으로는 문제가 됩니다.) 중고를 알아보자고 하여 좀 시내를 돌아 다녔습니다. 하지만 정말 폐급조차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 것에 불이 나서(오픈마켓에 올라온 것도 살짝 쌀 뿐 상태는 영 좋지 않았습니다.) 그냥 제 똥개에 달린 네비(COWON L3)를 드리고 전부터 생각만 해왔던 똥개의 장비 통합(게이지와 네비게이션)을 위해 7인치급 패블릿이나 태블릿으로 바꾸자는 계획으로 선회했습니다.

그래서 역시 간단히 집 근처 모 마트(?)를 돌았는데, 원래는 갤럭시 W 정도를 생각했으나 이건 물건을 못찾았고 좀 외형이 거시기한 갤럭시탭 4 8.0을 중고 네비 가격 수준으로 그냥 모셔왔습니다. 이렇게 일단 하드웨어는 준비가 끝났는데... 본격적인 문제는 다는 것!

아버지 똥개의 경우 '유리에 거치는 최대한 피할 것', '외형은 어차피 타는 분은 절대 신경쓰지 않음', '중앙부 장착은 절대적으로 피할 것'이라는 세 가지 조건에 맞춰, 그리고 이걸 달아야 하는 제 입장에서 가장 돈을 안 쓰고 편하게 하기 위해 열심히(?) 주변에서 자재를 긁어 모아 위와 같이 구성을 했습니다.

- 라이트컴표 시거잭 3m 연장 소켓: 6,x00원
- 다이소표 헤드레스트 태블릿 거치대: 2,000원
- 3M VHB 투명 양면 테이프: 0원(갖고 있는 물건)
- 케이블 정리 타이 x개: 0원(역시 보유 자재)
- 총 8,x00원 + 작업 시간 30분

쓸만한 거치대를 꾸준히 찾았지만 회사에서도 쓸만한걸 못 찾았고 마트나 전자상가에서도 맘에 드는 것을 못 찾았는데, 운명의 만남인지 동네 다이소 한 구석에서 하나 남은 2,000원짜리 헤드레스트용 태블릿 거치대를 봤고 이걸 뒤집어서 쓰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헤드레스트 걸이 부분을 다리 삼아 여기에 VHB 테이프를 붙여 고정을 시켰습니다. 보기는 좀 흉하지만 정말 운명처럼 잘 고정을 시켰습니다.

이제는 제 똥개에 갤탭을 붙일 차례. 이건 조금 더 머리가 아팠습니다. 원래 M300 똥개의 가운데에는 LPG 관련 램프가 들어가는 자리가 있는데, 여기에 7인치급 네비게이션을 넣으면 사이즈가 딱 맞아 떨어집니다. 하지만 갤럭시탭 4 8.0은 8인치. 거기다 전화 기능 있다고 크기도 더 큽니다. 저 포인트에 딱 예쁘게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화면을 왼쪽으로 틀어 어떻게든 밀어 넣는 방법도 있지만 고정이 잘 되지 않고 무엇보다 이쁘지 않은 것을 넘어 꽤 흉해집니다. 그렇다고 유리창에 거치하는 것은 저 하늘이 내려준 공간을 죽이는 일이니 절대 하기는 싫고... 그러다 떠올린 것이 예전에 쓰던 그냥 ㄷ자 형태로 된 플라스틱 거치대였습니다. ㄷ자 플라스틱 안에 스펀지를 넣어 공간을 잡은 다음 스마트폰을 밀어 넣는 단순한 물건인데 그걸 쓰면 되겠다 생각하여 이걸 예전에 샀던 동네 롯데마트에 갔습니다. 역시 구석에 딱 하나 남아 있더군요. 이걸 가운데 달아주면 약간 회전도 되면서 걸리지도 않는 그런 모습이 됩니다. 각도가 딱 수직이 아니라 빛 반사가 조금 있지만 다른 방법보다는 훨씬 낫죠.

- 회전 되는 롯데마트제 단무지 거치대: 5,x00원
- 작업 시간 15분

오늘 점심 시간에 SKT에 가서 데이터 셰어링 변경까지 끝냈으니 이제 게이지 + 추가 음악 플레이어 + 네비게이션이 제대로 생겼습니다. 이렇게 아버지 오더도 해결하고 제 욕구도 해결하는 업그레이드를 끝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