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하지만 이 크리스마스를 텐트 속에서 맞이하는 분들은 이 땅 어딘가에 분명히 계실 것입니다. 2025~2026년 동계 캠핑 시즌이 한참 진행중인 지금, 살이 에이는 추위를 다양한 방법으로 버티며 야영(저는 '노숙'으로 부릅니다만.^^)을 즐기는 분들께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시길 기원하며 오프닝을 시작합니다.
동계 캠핑은 추위를 벗삼아 즐긴다고 합니다. 확실히 칼바람 부는 텐트 밖과 그 안의 온도 차이는 나름 쾌락(?)이라 할 수 있죠. 그렇지만 이왕이면 덜 춥길 바라는 이율배반적인 심정 역시 분명히 존재합니다. 쾌적한 것을 바라는 것은 사람, 아니 동물이라면 당연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이번 캠핑은 치트키를 동원하여 날로 먹기를 시전하기로 했습니다. 그것도 거의 1년 전에 똑같은 날로 먹기를 시전한 그 곳, 내원야영장에 돌아왔습니다.

■ 국립공원공단 지리산 내원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영지 8 사이트, 하우스 6동, 산막텐트 20동, 카라만 2동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나오기는 하지만 편차가 있음
- 전기: 유료
- 매점: 우리에게 매점이란 없어!(수 km 이내 별다른 소매점 없음)
- 사이트 타입: 데크
- 테이블: 제공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오전 12시(하우스/산막텐트/카라반 오후 3시/오전 11시)
- 무선 네트워크: 제공
- 기타 사항: 일반영지 및 앞쪽 하우스는 개수대 및 화장실이 멈, 하우스/산막텐트 냉난방 완비
우리나라에는 국립공원이 24곳 있는데, 이 가운데 캠핑장이 있는 곳이 총 20곳입니다. 경주국립공원은 산도 바다도 아닌 유적지라 캠핑장이 있기가 좀 뭣하고, 한라산국립공원은 이건 국립공원인데 제주도 관할입니다. 올해 새로 지정된 금정산국립공원은 그냥 부산 뒷산이죠. 뭔가 있을만한데 없는 속리산국립공원이 미스테리이기는 한데... 어쨌거나국립공원공단 계열 캠핑장이 가장 많은 곳이 지리산입니다. 그러나 그 대다수는 사실상 3계절 캠핑장이고 동계에 문을 여는 곳은 캠핑카 전용인 학천야영장과 그리고 이 하우스전용 캠핑장인 내원야영장 두 곳 뿐입니다. 뭐 그 다음 많다는 월악산도 닷돈재 말고는 운영을 안 하는건 마찬가지입니다만.
이 내원야영장은 인기가 있을법 하면서도 없는(?) 위치에 있습니다. 지리산이 좀 큰건 아니지만 대다수의 메이저 등반로는 남원쪽에 있기 때문인데, 실제 야영장도 이 내원과 소막골을 제외하면 다 이쪽에 몰려 있습니다. 그 다음이 구례(화엄사)-화개(쌍계사) 코스이며 내원야영장이 있는 산청쪽은 마이너도 이런 마이너가 없죠. 산청IC에서도 꽤 안쪽으로 59번 국도를 타고 들어와야 하기에 접근성도 좀 떨어지는 것도 흠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캠핑장은 캠핑을 나름 날로 먹고자 하는 분, 편하게 즐기고자 하는 분께는 결코 나쁘지 않은 곳입니다. 캠핑장 최초 개설 당시에는 그냥 평범한 캠핑장이었지만, 개량을 통해 하우스와 산막텐트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했기 때문입니다. 즉 텐트가 없는 사람들도 캠핑을 맛볼 수 있는 그런 곳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덕분에 여름에도, 겨울에도 캠핑을 날로 먹을 수 있는 정말 좋은 캠핑장이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정~말 멀다는 점을 제외하면 '날로 먹을 수 있음 + 인기가 미묘함'이라는 점 덕분에 하계와 동계에 이 캠핑장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 일단 사진은 없지만 장보기 이야기부터 하고 시설 이야기를 들어갑니다. 정말 슬프게도 이 캠핑장 주변에서는 수 km 안에 구멍가게조차 없습니다. 그나마 캠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삼장면사무소 근처에 하나로마트가 있다고 되어 있는데, 정작 주말에 여는 꼴을 못 봤습니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뭔가를 사야 한다면 여기에서 다시 남쪽으로 몇 km 더 내려와서 시천면에 있는 덕산하나로마트를 가야 합니다. 여기는 그래도 동네 수퍼 정도의 물건 갖춤은 됩니다. 이러다보니 먹고 마실 것은 웬만하면 철저히 다 준비해서 오셔야 피를 보지 않습니다.

이렇게 모든 준비를 다 갖추고 캠핑장의 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에 관리사무소가 있습니다. 체크인을 하면서 쓰레기봉투도 구매하면 되는데, 일반/음식물 봉투를 모두 사야 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아, 그리고 몇 개 없지만 관리사무소 옆에는 카트가 있는데 이건 A 영지를 잡았다면 정말 필수로 필요한 물건입니다.



그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좀 특이한 형태로 펼쳐져 있습니다. 거목이 있는 데크 전망대를 기준으로 삼각형 형태로 주차장이 펼쳐져 있는데, 뒤에 적을 카라반 2동을 제외한 모든 차량을 다 여기에 주차해야 합니다. 산막텐트나 하우스도 일단 예외는 없습니다. 물론 진짜 하우스인 B 영지(A 영지도 하우스로 되어 있으나 실상은 그냥 산막텐트입니다.)는 좀 이야기가 다른데, 주차장 구조 때문에 이 하우스 옆으로도 주차장이 있어서 여기를 사실상 전용 주차장처럼 쓸 수 있습니다. A 영지는... 그런 거 없습니다.T_T

이 캠핑장은 산막텐트 A 영지, 하우스 B 영지, 카라반 C 영지, 일반인 D 영지로 나뉩니다. A 영지가 가장 깊숙한 곳에 있고 B 영지가 주차장을 감싸는 외곽에, C 영지는 주요 시설이 몰린 중간에 있습니다. 이 캠핑장이 하우스전용(?) 캠핑장 아니랄까봐 D 영지는 그야말로 구석(?)에 있습니다. 물론 이 입지는 거시기하지만 나쁜건 아닌데 일단 자세한건 뒤에서 적기로 하고...



A 영지, 즉 산막텐트는 하우스라고 말은 되어 있지만 막구조, 즉 그냥 산막텐트와 다를 바 없습니다. 즉 벽면에 기대로 앉을 수도 없죠. 공간도 B 영지보다는 확실히 좁아서 그냥 실내에서 네 명 이불 깔고 자면 남는 공간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 부분의 내부 구조는 사실 이전에 올린 포스팅이 있으니 그걸 참고하시는 것이 더 낫습니다.
지리산 내원야영장 - 태풍의 망령이 덮쳐도 캠핑은 계속된다
아... 대한민국 사는 모든 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드디어 그 지겨운 9월 폭염이 끝났습니다. 상하이를 덮치고 망령이 되어서도 한반도를 습격해야 한다는 어떤 태풍 덕분에 주말이 폭우로
adolfkim.tistory.com


그렇지만 이 때와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으니, 바로 '에어컨'입니다. 위의 포스팅을 할 때만 해도 이동식 에어컨을 달아 놓았던 산막텐트가 전부 제대로 된 벽걸이형 에어컨을 달아 놓았습니다. 좁은 것만 좀 감안하면 이제 여름에도 더위 걱정은 전혀 없는 캠핑이 가능한 것입니다. 바깥에는 접이식 차양막(어닝)이 되어 있고 데크 위에 나무 테이블이 있으니 여름에도 폭우만 안 내리면 최소한 밖에서 뭘 해먹을 수는 있습니다.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오늘 다시 온 B 영지, 즉 하우스는 A 영지와 다르게 제대로 된 나무 구조 하우스입니다. 4인용 나무 테이블이 제공되는 A 영지와 달리 하우스 문 앞에는 2인용 라운드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4인용 나무 테이블은 하우스 옆면에 사실상 방치 모드(?)로 있습니다. 4명 가족이 무언가 해먹어야 한다면 저 나무 테이블을 이용해야 하지만, 두 분만 온 경우 라운드 테이블을 이용하는게 편합니다. 조명도 없는 나무 테이블보다 조명도 있어서 불편하지 않고, 전기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부 공간은 A 영지의 산막텐트보다는 거의 1.5배 수준으로 넓습니다. 네 명이 자도 공간이 충분합니다. 커다란 거실문이 측면에 설치되어 있고 창문도 많아 통기성은 충분합니다. 당연히 에어컨은 벽걸이형으로 설치되어 있으며, 겨울에 필요한 난방은 바닥난방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방바닥은 따뜻하지만 침대에 익숙한 분은 여기에 이불을 바로 깔고 자면 허리가 좀 아플 수 있으니 이런 분들은 매트를 따로 가져 오시는 것도 방법은 될 것입니다. 저희도 이번에 에어매트를 갖고 갔구요.

카라반인 C 영지... 사실 여지는 잡고 싶어도 잡을 수가 없는 곳입니다. 이 캠핑장에서도 달랑 두 동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입지도 좋은데, 바로 앞에 개수대, 화장실, 샤워장이 몰린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는 카라반이라 정말 의미는 없습니다만... 그냥 구성은 일반 4인용 카라반 되겠습니다.T_T






이왕 C 영지까지 온 김에 관련 시설을 D 영지 전에 먼저 소개합니다. 이 카라반이 있는 곳에 B/D 영지용 개수대, 화장실, 샤워장이 전부 몰려 있습니다. A 영지용 개수대는 조금 더 안쪽에 따로 있지만 A 영지도 아래쪽에 있는 곳들은 이 개수대를 이용합니다. 개수대는 실내 개수대 형태로서 개수대와 간이 세면대, 공용 냉장고 2대, 전자레인지 1대가 기본입니다. 여름을 대비한 선풍기 한 대, 겨울용 라디에이터 한 대가 있지만 이걸로 더위와 추위를 막는건 일단 무리입니다. 온수는 전기온수기를 이용하는데, 용량 문제가 있어서 시간대에 따라서 나오는 상황이 미묘합니다. 잘 나오면 뜨거운 물도 나오지만, 타이밍이 안 좋으면 그냥 손이 얼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길 그런 물이 나옵니다. 손이 안 어는 것만 해도 어디냐 하시겠지만 말입니다. 샤워장은 어디든 마찬가지, 동전 시간식입니다.




마지막으로 일반 영지인 D 영지로 갑니다. 이 D 영지는 그야말로 구석에 있어서 물을 쓰고 화장실을 가기는 가장 불편합니다. 물을 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이 캠핑장은 정말 저주받은 캠핑장이다... 이 소리가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점을 제외하면 영지가 나쁜건 아닌데, 전부 데크 영지라 냉기가 올라올 걱정, 평탄화 걱정은 일단 접어두셔도 좋습니다. 또한 모든 영지가 냇가 바로 옆에 있어서 물소리를 즐긴다면 정말 꿈같은 위치입니다. 전기는 데크에 바로 붙어 있어서 릴이 그렇게 길 필요도 없습니다.

아무래도 동계 + 입지가 조금 애매모호함이라는 특성상 캠핑장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지는 않았습니다. 원래부터 인기가 많은 카라반(C 영지)와 하우스(B 영지)는 다 들어 찼지만, A 영지는 물가쪽으로만 좀 야영객이 보이고 숲 안쪽은 비었습니다. D 영지도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바깥쪽에만 캠퍼들이 있는 정도입니다. 반대로 주차 등에는 여유가 있어서 다른 분 캠핑하는 것 구경할 재미는 없어도 몸은 편합니다.


점심을 따로 먹지 않아서 잠자리 준비를 끝낸 즉시 간식 준비를 합니다. 이번 캠핑을 위해 준비한 새 장비가 동원되었는데, 바로 2,000W급 하이라이트입니다. 기존에 쓰던 900W급 핫플레이트는 전기 제한이 1,500W급 이하인 곳에서 쓸 목적으로 준비해둔 것이지만 화력 부족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같은 하우스에서는 전기 걱정이 없으니 그냥 이런걸 동원할 수 있는데, 동계에 화력이 불안정한 가스에 비해 실내에서도, 실외에서도 안정적인 화력을 보여줍니다. 화력을 절반씩 개별 조정이 가능하여 전기 제한이 좀 있는 곳에서도 못 쓰는 것도 아니구요. 이걸로 싸구려 신당동식 떡볶이를 끓입니다. 그냥 싸구려지만 맛은 그냥 그런대로 나쁘지 않더군요.

전기를 넉넉히 쓸 수 있으니 후식도 전기로. 캡슐커피를 한 잔 진하게 내립니다. 플랫화이트를 내리는데, 드신 분 曰, '설탕 뺀 맥심 화이트골드 맛 남'이라 하십니다.^^ 반대로 몇 시간을 운전하고 밥까지 한 저는 그냥 바로 이불속으로 기절...


동지 직전의 산 속은 6시 전에 이미 암흑천지가 됩니다. 주변 하우스에만 불이 밝은데, 다행히 이 날은 저녁에 오히려 따뜻한 편(영상 10도 내외)이라서 밖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밖에 조리 준비를 해 놓으니 요리사께서 요리를 하는데...


사실 끝까지 고민을 했으나 아무도 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이유로 저녁 메뉴는 그냥 고기가 되었습니다. 마침 서울 마트에서 고오급 호주산 쇠고기 세일을 하여 등심과 갈비살을 적당히 사들고 와 하이라이트로 굽습니다. 정말 화력 끝내주더군요. 고기가 정말 잘 익는데, 이 계절에는 화력 부족에 고기가 좀 겉이 약하게 익는 것이 불만이었는데, 겉이 제대로 구워지고 속은 적당히 익은 고기는 지역 상추와 깻잎에 싸서 쓱쓱 사라집니다. 탄수화물 하나 안 들어간 고기고기고기 파티를 잘 벌였습니다.
하우스를 잡는 가장 큰 이유는 밤에 잘 자기 위해서죠. 오히려 이 날은 너무 잘 자서 문제였는데, 밤에 바닥 난방을 그렇게 세게 하지 않았음에도 이불킥을 몇 번을 하고 아예 나중에는 이불을 걷고 자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 분에 넘치는 날로 먹는 캠핑이여...



그렇게 천벌받을(?) 아침이 왔는데... 전날 저녁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영하까지는 아니더라도 0도의 날씨는 바깥에서 뭘 해먹기가 참으로 싫어지는 그런 날씨였습니다. 바깥 자연 냉장고에 내놓은 물은 얼지는 않아도 정말 시원합니다. 이제 방향을 수정해 실내 조리로 바꿉니다.


먼저 다시 캡슐커피를 한 잔 내린 다음 밥통에 밥을 잘 짓습니다. 그 사이에 다시 저는 이불 속으로 쑥 들어가고, 밥이 다 지어진 뒤 본격적인 아침을 준비합니다. 아침은 그냥 평범한 김치찌개를 골랐는데, 밀키트라도 제대로 재료는 잘 갖춰져 있습니다. 고기와 김치를 먼저 기름을 두른 팬에 볶아주고 그 다음 육수와 물을 붓고 잘 끓이고 두부까지 넣어 밥과 잘 비벼 먹습니다. 남은 국물에는 라면을 투입해 후루룩~
이렇게 하니 거의 10시.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와 번개처럼 설겆이와 뒷정리를 끝내고 다시 차에 불을 넣습니다. 내려올 때도 지정체가 사실상 없었는데, 올라올 때에도 예상외로 정체를 한 번도 겪지 않고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수도권 진입 후 염화칼슘에 찌든 차를 자동세차를 한 번 돌리고 올 정도의 여유를 갖고 서울로 복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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