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이번 겨울 안 춥다더니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수치적으로 영하 18도 냉동실 온도만 안 나오지 칼바람이 부니 정말 체감기온은 저 냉동실 기온이 느껴집니다. 이럴 때는 따뜻한 방 안에서 '이불 밖은 위험해~'를 외치고 싶어지는 마음, 참으로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계속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법. 말처럼 나가야 합니다. 올해는 말의 해니까요.^^
올해에는 좀 색다르게 카페에서 일출을 봤으나, 방향 문제로 그 일출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 미련을 풀기 위해서 이번에는 Go East~를 외쳐봅니다. 동계에도 잡기 어려운, 누구나 잡고 싶어하지만 그 기회가 잘 오지 않는 대한민국에서도 손꼽히는 뷰를 자랑하는 캠핑장으로 말입니다. 자, 이러면 어딘지 다들 예상이 가시죠. 바로...

■ 동해시시설관리공단 추암오토캠핑장
- 사이트 수: 오토캠핑 32 사이트 / 일반 9 사이트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화장실은 잘 나오지만 개수대는 좀...
- 전기: 제공(기본 요금에 포함)
- 매점: 유명 해수욕장에 편의점 없는거 보셨습니까?
- 사이트 타입: 쇄석
- 테이블: 미제공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정오
- 무선 네트워크: 제공
- 요금(주말 기준): 오토 27,000원 / 일반 22,000원
- 기타 사항: 일반 영지는 옆에 동해선 철길 있음, 해수욕장 해안 바로 옆이라 일출 구경 가능


서울에서 추암해변을 가기 위해서는 어떤 루트를 타건(태백을 거쳐 넘어오지 않는 이상) 강릉을 들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릉에서 장을 보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동해에도 마트는 있지만 강릉IC에서 중앙시장이 그렇게 멀지 않고, 중앙시장에 홈플러스가 있어 그렇게 시간 낭비를 하지 않고 장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중앙시장에서 순대국 한 그릇을 시원하게 말아 먹고 마트에서 장도 본 뒤 7번국도를 타고 쭉쭉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그 전에 수도권의 지정체를 피하기 위해 양평까지 6번국도를 타고 가서 중부내륙->광주원주->영동고속도로 루트를 골랐는데 이것도 나름 신의 한수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거의 2년만에 다시 온 추암캠핑장. 사실 시설은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저 안내도에 어떠한 변화도 없듯이 정말 작은 딱 한 가지만 바뀌었을 뿐이고 정말 그것은 적을만한 일인가 할 정도의 작은 변화에 불과합니다. 그 불편한(?) 변화가 무엇인고 하니...

제대로 차량 등록을 했다면 차단기가 열리기에 미리 예약한 영지에 주차를 한 뒤 체크인을 합니다. 관리사무소는 추암해변쪽에 있고, 간단한 체크인을 하면 끝납니다. 다만 이 때 반드시 옆에 있는 설명문 사진을 찍어 가셔야 합니다. 안 찍어가면 나중에 후회하고 관리사무소를 또 오셔야 하니 미리 찍어두시는게 후회를 안 합니다. 왜냐면...

화장실 때문입니다. 관리사무소 건물에는 화장실, 개수대, 샤워장이 함께 있는데 샤워장은 예전부터 비밀번호가 걸려 있었지만 이제는 화장실에도 비밀번호식 락이 걸려 있습니다. 해수욕장 방문객들이 이 화장싱을 함께 이용하면서 관리가 어려워졌기 때문인데, 이 비밀번호가 저 설명문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덤으로 무선 인터넷 비밀번호도 있으니 사진을 꼭 찍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개수대는 그 반대쪽에 있으며, 일단 전기 온수기가 달려 있어 얼음물에 설겆이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전기 온수기 용량이 영 부족하여 다들 밥을 먹을 시간대가 되면 정말 물이 안 나오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물을 편하게 쓰려면 아예 일찍 또는 조금 늦게 식사를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일반 영지쪽에도 개수대는 있으나 아시다시피 동계에는 운영하지 않죠.


이 캠핑장은 일반 오토캠핑 영지가 메인이지만, 삼척과의 경계쪽 산에 일반 영지도 2층으로 놓여 있습니다. 오토캠핑 영지가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뷰를 생각하면 저렴한 일반 영지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높은 곳에서 캠핑장과 추암해변을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 다만 여기서 일출은 못 보는데, 해는 산쪽에서 뜨기 때문입니다. 일출을 보려면 해변으로 나가야 합니다.T_T


일단 영지 소개부터 후딱 해봅니다. 오토캠핑과 일반 영지 모두 쇄석 영지입니다. 물빠짐은 꽤 괜찮아서 비나 눈이 어느 정도 와도 불편은 덜합니다. 쇄석 영지 특유의 울퉁불퉁함은 매트로 해결을 봐야 합니다만, 그 점을 제외하면 데크 다음으로 좋은게 쇄석 영지죠. 영지 크기는 각 영지마다 정말 미묘하게 다른데, 작은건 4.8m * 6.1m 정도이며, 크면 12m * 5.6m라는 축구장(?)이 나옵니다. 오토 영지는 평균적으로 5.5~6m * 7m 정도 크기라고 보시면 되고, 일반 영지는 5.5m * 7.5m 정도라 평균적으로는 절대 작은 영지가 아닙니다. 일반 영지의 H1/H10 영지가 그야말로 축구장이라 초대형 텐트를 치고자 하시면 여기를 잡아보시면 되겠습니다.

전기는 두 영지 당 하나씩 나오는데, 10m 릴은 필요합니다. 전반적인 영지가 작은 편이 아니라서 텐트 설치 위치에 따라서는 그 이상 길이가 필요할 수 있으나 일단 최소 10m만 있으면 어떻게든 됩니다. 전기는 1KW 제한이라고 되어 있으나 일단 2KW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줍니다.


일단 재빨리 텐트부터 설치합니다. 이번에는 식사 조리는 전부 텐트 안에서 하기로 했기에 전실에서는 그냥 난로를 쬐며 바깥을 구경하고 짐을 보관하는 용도로만 쓰기로 했습니다. 지난번에 데뷔전을 치렀던 난로라고 쓰고 그냥 버너라 읽는 것 + LPG 가스통이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의자 가운데에 난로를 설치하고 불을 켭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확 따뜻한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기온 몇 도는 올려줍니다.T_T


추암캠핑장은 봄~가을은 정말 착하게 살아야 예약이 가능하고, 동계에도 오토캠핑 영지는 한 달전에 예약 시작이 되자마자 꽉 차버릴 정도의 초 인기 캠핑장입니다. 이 인기의 원인은 단 하나, 추암해변입니다. 애국가에도 나오는 촛대바위가 있는 추암해변은 일출 맛집(?)으로 불리는 명소이고, 이 해변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것이 추암캠핑장입니다. 텐트 너머로 바로 넓은 동해 바다가 보이고 아침에는 일출을 볼 수 있는 캠핑장이라는 이 한 가지만으로도 이 캠핑장은 인기가 차고 넘칠 수 밖에 없습니다.


추암해변 자체가 인기 관광지라서 캠핑장 앞에는 꽤 여러 가게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횟집이지만 카페도 있고 편의점도 있습니다. 요리하기 싫다면 그냥 회 파티를 벌여도 되고, 해변 반대로 철길을 지나면 대게마을도 있죠. 편의점은 두 개(전면 CU, 뒤에 세븐일레븐)가 있고, 캠핑장 주변 편의점이라 최소한의 필요 물품은 구비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따끈한 모닝 커피, 저녁에는 시원한 맥주 직송이 가능한 것이 나름 이 캠핑장의 장점에 속합니다.



아, 촛대바위 사진은 없냐 하시면... 없습니다. 이 캠핑장 주변으로는 저 촛대바위도 있고 산 뒤로는 이사부 사자공원도 있으나 죽어라 운전하고 와서 텐트까지 치고 난 뒤 추운데 밖에서 산을 탈 체력은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편의점에서 쓰레기봉투를 사러 간 김에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사들고 와서 미지근한 난로 앞에 앉아 그냥 푹~ 쳐졌습니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그냥 멍~하니 바다를 보고 때로는 눈도 감았습니다. 캠핑에 꼭 주변을 칼같이 돌아야 한다는 법은 없답니다.T_T


어쨌거나 의자에 파묻혀 시체놀이를 하는 사이에 해변에는 어둠이 깔립니다. 다들 텐트 안에 석유/가스/전기난로를 켜고 둘러 앉아 식사를 하거나 깡통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저도 저녁을 먹을 시간이 왔습니다. 보통은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많이 하지만 이번 캠핑은 그야말로 의욕이 바닥을 기는(?) 상황이어서 마트에 갈 때 까지도 무엇을 먹을지 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정한 것이 떡볶이였습니다. 마트표 즉석 떡볶이인데, 솔직히 맛이 시장표보다 좋다고는 못 하지만 이런 떡볶이는 그냥 물과 소스 붓고 끓이면 되는거라 정말 조리하기는 편하고, 그릇까지 포함이라 정리할 것도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즉 귀차니즘의 산물인 셈입니다. 안 그래도 전기장판이 많아 전력 소비량이 많아 작년 연말 지리산에서 선보인 2,200W급 하이라이트를 절반 파워로 썼는데, 그래도 끓기는 잘 끓습니다. 그냥 맛은 보통이지만 너무 매워서 먹다 포기한 것은 자랑이 아니었습니다만...T_T

잠시 울려오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바깥에서 다시 의자에 앉아 미지근한 불을 쬐며 배를 꺼트린 뒤 조금 일찍 잠을 청합니다. 다행히 이 날은 일반 영지의 한 층에 저희를 포함해 두 팀 뿐이고 그 두 팀이 양끝을 차지하고 있어 중간이 없어 주변에 소음 날 것이 없어 정말 조용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바다 옆이라 습도가 높아 결로가 좀 더 심하다는 것을 빼면요.T_T



그렇게 다음날을 맞이하고 가장 먼저 바닷가로 나갑니다. 당연히 일출을 보기 위함이죠. 다만 계산을 잘못한 부분이 있는데, 1월 1일 수도권의 일출 시간을 생각했다 이 보다 몇 분 빠른 동해안의 일출을 놓쳤습니다. 그래서 나갔더니 해가 수평선 위로 올라온 상태였습니다.T_T 그래도 붉은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나쁘지는 않았고, 커피를 끓이는 것도 귀찮아져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들고 잠시 바닷가에서 해 구경을 한 뒤 텐트로 돌아갔습니다.

아침밥 역시 재료는 이것저것 들고 갔으나 정리가 가장 쉽다는 이유로 고른 것은 김치볶음밥이었습니다. 정확히는 김치베이컨볶음밥이지만 뭐 어떻습니까. 그리들에 고슬고슬 밥을 볶고 잔열로 물기를 싹 날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적절한 상태의 볶음밥을 완성했습니다. 아, 저는 이번 캠핑에서 그냥 밥은 손가락만 빨았고, 요리사께서 알아서 다 해주셨습니다. 대신 올라오는 운전까지 제가 해야 했습니다만.T_T

그리고 이제 캠핑장을 떠날 시간. 열심히 철수를 준비하는 사이에 옆에서 누리호가 지나갑니다. 하필 이게 지날 때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유감입니다만, 이 영지는 철도 마니아에게는 정말 좋은 자리입니다. 대충 주말 아침 기준으로 오전 9시 27~28분 전후로 ITX-마음이, 10시 10~11분 전후로 추암에 서는 누리로가, 10시 50분 전후로 KTX-이음이 지나니 기차 구경을 원하시면 이 시간대를 꼭 노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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