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lf의 엉망진창 블로그

중립성 따윈 없는 여행/18禁/자동차/IT 제멋대로 1인 언론(?)

Outdoor Life(캠핑|여행|온천)/ゆるキャン△(캠핑)

월악산 닷돈재 야영장 - 영하 14도 혹한에 즐기는 날림캠핑(2026/2/7)

dolf 2026. 2. 13. 18:43

이제 주말부터 설 연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적었지만 국내외 여행 가시는 분, 귀성하지 않으시는 분은 짧게나마 어디 나가보실 계획은 한 번쯤 세워보지 않으셨을까 합니다. 바로 직전 포스팅에 소개한 것 처럼 수안보같은 온천에 가서 몸을 따뜻하게(아니 불타게) 담궈보는 것도 좋죠. 그렇지 않아도 올해 1월은 최근 몇 년간 가장 추운 1월이었고, -18도 극한 혹한만 없었지 정말 내내 추웠으니 따뜻함이 그립기는 하죠. 다행히 이번 설 연휴에는 그렇게 춥지는 않을 듯 하니 짧은 여행을 계획하기에 결코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지난 주말은 정말 추웠습니다. 그 땡땡 어는 1월이 다시 돌아왔죠. 어차피 경칩 오기 전까지는 입춘이 지나도 봄이 아니기는 합니다만 이럴 때 노숙(?)을 한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 아니 똘기가 필요한 법입니다. 그런데 그 똘기를 발휘해서 캠핑을 왔습니다. 이미 지난 포스팅에서 수안보를 갔다는 의미는 어디에서 캠핑을 하는지 다들 추정이 될 것입니다. 예. 월악산인데, 이 월악산에서 동계에 운영하는 캠핑장은 얼마 안 됩니다. 그 중에서도 혹한에서도 날로 먹는 캠핑이 가능한 곳은 한 곳 뿐이죠. 예. 그렇습니다.

 

또다시 닷돈재입니다


 

 

■ 국립공원공단 월악산 닷돈재야영장

- 사이트 수: 일반 113 사이트 / 하우스 46동
- 샤워장: 있음
- 개수대/화장실 온수: 실내 개수대/화장실은 그런대로 나옴
- 전기: 제공(옵션. 공식적으로는 1,300W 허용)
- 매점: 없음(캠핑장 바깥에 등산객용 매점은 있음)
- 사이트 타입: 맨땅(마사토)
- 테이블: 제공
- 체크인/아웃: 오후 2시/정오(하우스는 오후 3시/오전 11시)
- 무선 네트워크: 제공(신호 강도는 Case by Case)
- 요금(주말 기준): 일반 30,000원 / 하우스 70,000원
- 기타 사항: 일반 영지 A/B/F는 동계 휴장, 워케이션 운영

 

아... 앵봉산은 스쳐 가는 곳...T_T

 

사실 1월과 2월에 동계 캠핑 관련 포스팅이 적은데 이게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1/2월 국립 캠핑장 예약을 개인적인 사정으로 제 때 하지 못했다는 점도 있지만 여러가지 사정이 나쁜 것이 더 큰 원인입니다. 1월 말에는 가까운 앵봉산을 갈 예정이었으나 혹한이 계속되면서 일정을 연기했고, 연기한 이후에도 함께 가야 할 사람이 독감으로 앓아 누우면서 당일에 취소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1월이 너무 추우니 독감도 유행을 제대로 합니다. 저 역시 한 달 가까이 감기에 시달렸으니 뭐 할 말이 없습니다.T_T

 

그래서 이번 캠핑, 아니 날로 먹기(?)도 진행 여부를 고민하였으나 다행히도 가야 할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상대적으로 호전되어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이것도 날로 먹기 모드로 진행하는게 아니었다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닷돈재여, 그대는 한겨울에 날림 캠핑을 가능하게 해주는 정말 좋은 캠핑장일지어다... 이런 찬사를 보내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에는 초봄에 이 닷돈재를 시작으로 하여 갈 일이 없는 하선암과 이상하게 갈 기회를 못 잡은 용하를 제외한 송계리 3형제를 전부 갔다 왔고, 올해도 오프닝을 겨울 날림 캠핑이 가능한 닷돈재로 잡았습니다. 주말의 강추위에 나가는 사람도 적어서 큰 도로 지정체도 없이 편하게 수안보를 거쳐 캠핑장에 도착했습니다.

 

이 문을 통과하려는 자여, 신분증을 반드시 손에 쥐어야 할 것이다
전체 영지 안내도

 

1년 전과 올해 닷돈재야영장의 환경은 크게 변한 것은 없습니다. 작년에 A 영지와 하우스 공용으로 쓰는 입구의 화장실 및 실내 개수대를 신축한 것을 제외하면 환경면에서 큰 개량은 없습니다. 이번은 하우스에서 편히(?) 즐기는 날림 캠핑이기에 먼저 주차장에 차를 댄 뒤 다리를 건너 관리사무소에서 체크인을 합니다. 다들 아실 내용이겠으나 반드시 예약자 본인이 신분증 들고와 체크인을 해야 하는데, 신분증을 잊으면 난감해지기에 최소한 PASS같은 앱의 신분증 조회 기능으로 예비 신분증을 준비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건 체크인을 할 때 써먹을 수 있습니다. 쓰레기봉투를 받고 주의사항 전달받으면 체크인 완료. 어차피 하우스는 번호키 방식으로 바뀌었기에 키는 따로 받지 않습니다.

 

주차장이 텅텅...(참고로 캠핑장 영업중 맞습니다)
이 큰 영지에 일반 텐트는 이거 한 동 뿐입니다. 역시 동장군의 위엄 T_T

 

하우스 영지를 가기 전에 그냥 날림으로 일반 영지를 살짝만 보고 갑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영하 12도에서 캠핑을 하는 용자는 많지 않습니다. 난방기구가 정말 잘 갖춰져 있어야 버틸 수 있기도 하지만(덜덜 떨면서, 감기 걸릴 가능성을 안는다면 전기장판만 있어도 되긴 합니다.), 바람도 약하지 않아서 치고 철수하는 것도 짜증이 나죠. 그러다보니 나름 작지 않은 일반 영지에 텐트가 달랑 한 동 보입니다. 저 안쪽까지 가면 몇 채는 더 있겠지만 이 정도면 거의 전멸 레벨이죠. 

 

영지 퀄리티는 좀 그래도 전기 걱정은 그나마 적은 것이 장점입니다

 

닷돈재야영장의 일반 영지는 전부 마사토 영지입니다. 마사토라고 쓰지만 그냥 맨땅에 가깝고, 운이 좀 없으면 영지의 평탄화도 좀 아쉽고 나무가 방해되는 영지가 잡힐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오토캠핑 영지인 송계를 제외한 월악산의 다른 캠핑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는 일단 공식적으로는 1,300W까지 허용하는데, 이 정도면 작은 전기난로에 전기장판을 어떻게든 돌릴 수 있습니다. 1~2인용 알파인 텐트라면 안에서 전기장판 깔고 600W급 전기난로 하나 켜놓으면 최소한 얼어 죽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T_T

 

입구에서 맞아주는 놀이터는 여전한데..
겨울에는 운영하지 않는 영지가 있으니 바람만 휭하니 붑니다

 

참고로 닷돈재야영장은 동계에도 운영은 하지만 모든 영지가 그런건 아닙니다. 재생에너지에 의존하는 A 영지, 완전히 입구에 붙은 B 영지, 산속에 박힌 F 영지는 동계에 운영하지 않고 중앙 C~E 영지만 운영합니다. 그나마 날씨가 좋으면 여기도 그런대로 사람이 차지만 영하 12도 칼바람이 분다는데 예약 취소가 쇄도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것입니다. 당연히 A 영지 앞의 놀이터도 동계 폐쇄. 그래서 정말 하우스 영지를 제외하면 썰렁함이 감돕니다.

 

그나마 사람이 보이는 것이 이 하우스 영지입니다
입구에 카트가 있으니 주차장에서 거리가 멀다면 애용해주세용~

 

하우스 영지도 중간중간 비는 곳이 있지만 그래도 여기는 주차장이 꽤 찰 정도로 야영객이 옵니다. 3시 조금 넘어 도착했을 때 이미 차에서 짐을 내리는 분들지 적지 않았습니다. 화장실과 개수대가 가깝도록 입구에서 가까운 곳을 잡았으나 그래도 주차장과 약간 거리는 있는데, 다행히 입구에 카트를 제공해주니 이걸로 한 번에 짐을 나릅니다.

 

 

일반적인 하우스 외형
화로대는 기본 제공이지만 이 위치에서 절대 움직이거나 내려서는 안 됩니다
지금 시기의 아이스박는 오히려 식자재를 '덜' 얼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T_T

 

닷돈재의 하우스는 이미 너무나 많이 소개를 했지만 그래도 다른 포스팅을 못 보신 분을 위해 구조를 소개합니다. 닷돈재야영장의 하우스는 '거의 대부분' 위 사진과 같은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나무 산막 형태 구조에 바깥에는 4인용 나무 테이블과 화로대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조명도 있어서 폭우라도 내리지 않는 이상에는 밖에서 조리하는 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영하 12도의 기온은 어찌할 수 없는데, 바람막이는 없기 때문입니다.T_T 또한 개인 화로대는 절대 사용 금지이기에 반드시 고정된 화로대를 그 위치 그대로 써야 합니다. 이건 체크인 시 다시 주의를 주는 내용입니다. 

 

중형 텐트 정도의 내부 공간을 갖고 있어 4명이 자는 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활용도가 높은 수납장. 저 왼쪽에는 지금은 쓸 일이 없는 선풍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러면 실내를 보죠. 실내는 4m * 3m 크기의 4인 규모의 원룸입니다. 지금 쓰는 텐트인 Naturehike Village 13 텐트 크기와 기본적으로는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렇게 여유로운 공간은 아니지만 입구쪽에 신발장과 수납장이 설치되어 있어서 짐은 여기에 잘 두면 어떻게 네 명이 실내에서 먹고 자고 할 정도는 됩니다.

 

바깥이 한파면 60도 설정을 해도 미지근한 정도입니다.

 

지금 시기에 중요한 문제, 즉 난방은 다행히도 온수 패널이 설치되어 있어 얼어 죽을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대로 설치 된 나무집이 바람과 냉기를 막아주고, 온수 패널이 바닥을 덥혀주니 바깥이 냉동실일지라도 추운 캠핑 걱정은 전무합니다. 괜히 날림 캠핑이 아닌 것입니다. 대신 여름이 문제인데, 닷돈재야영장의 하우스에는 어디에도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며, 선풍기만 있습니다. 

 

 

이게 문제(?)의 폴딩 하우스

 

참고로 위에 '거의 대부분'이라 했으니 무언가 예외가 있는데, 가장 마지막의 5채는 좀 구조가 다릅니다. 여기는 폴딩 하우스라고 하여 5m * 2m 크기에 원룸형이 아닌 양 끝단이 침상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말은 4인이지만 실제로는 2인에 적합한 구조입니다. 예약 시 이 부분을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대신 이 하우스들은 주차장에 붙어 있어서 짐을 내리기는 편한 장점은 있습니다.

 

워케이션은 꼭 일하러 오는 곳이 아니라 추위 피하러 + 더위 피하러 노트북 들고 오는 곳입니다^^

 

아, 그리고 이 캠핑장의 나름 소개해야 할 시설이 있으니 바로 '워케이션'입니다. Work + Vacation의 뻔한 합성어입니다만, 쉽게 말하면 캠핑장에 있는 공유 오피스입니다. 사실 날씨만 좋으면 굳이 여기를 쓸 필요는 없기는 한데, 국립공원공단 설명과 달리 이 캠핑장은 공중 무선 인터넷이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신호 강도는 좀 차이는 있지만 날씨가 좋으면 그냥 나무 테이블에 앉아서 업무를 보면 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보통 추운게 아니라서 바람을 막아주고 난방도 되는 워케이션은 일을 핑계로 추위에서 도망갈 수 있는 좋은 자리입니다. 전용 무선 인터넷도 따로 제공되고, 전기도 제공됩니다.

 

입구의 공용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이걸 잘 활용해도 캠핑이 편해집니다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에어박스를 바닥에 깔고 이불도 깔아 잘 자리를 다 마련한 뒤 간식 준비를 하러 바깥에 다시 나옵니다. 전자레인지가 있으니 그걸 활용해야죠. 호빵을 입구에 있는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줍니다. 쓰레기장, 전자레인지, 공용 냉장고가 한 곳에 있는데, 지금이야 자연 냉동고(?)가 맹위를 떨치니 아무도 냉장고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이불 속에 푹 들어가 호빵을 씹으며 게으름을 만끽합니다. 언제까지요?

 

캠핑장에 어둠이 깔리는 그 시간까지
정말 인기척조차 느끼기 어려운 차원입니다

 

아무리 해가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고는 해도 산으로 둘러싸인 곳은 6시만 되면 해가 집니다. 이쯤 되면 다들 바깥에서는 숯불에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해야 하는데... 이 날은 아닙니다. 오후 6시에도 -10도가 찍히고 칼바람이 불어 체감기온은 더 낮기 때문입니다. 바깥에 두 시간쯤 놓아 놓은 물은 1/3쯤 얼었고, 콜라는 멀쩡해 보이지만 흔드니 과냉각으로 슬러시가 되어 버립니다. 이러니 정말 용감한(?) 몇 팀을 제외하면 다들 하우스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 용기 없는 사람들에는 당연히 저도 포함됩니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니 준비를 합니다.

 

끝내주는 한우 등심과 싸구려 호주산 척아이롤이 한자리에...
하지만 구워서 먹으면 결국 그게 그거입니다

 

하우스 안에서 버너를 때는 것은 그야말로 NG라서 가져온 하이라이트를 테이블에 넣고 그리들을 가열합니다. 물론 추워도 환기는 잘 하고나서 이야기입니다. 그 위로 한우 등심과 수입산 척아이롤이라는 극단적인 두 고기를 올렸습니다. 등심은 나름 부드럽긴 합니다만, 이상하게 감칠맛은 수입산이 더 낫더라는 오묘한 상황이었습니다. 탄수화물 하나 없이 야채와 고기로만 배를 채운 레알 저탄고지 식사가 되었습니다. 

 

자기 전 화장실 갈 때 한 컷. 나이 먹고도 부끄럽지도 않은지...^^

 

온수패널의 온도를 60도까지 올려도 최소한 바닥이 '뜨겁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바깥은 차갑고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캠핑장은 더욱 을씨년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어쨌거나 제대로 된 벽과 지붕이 있는 곳에서 잠을 자니 몸은 추운줄 모릅니다. 쌔근쌔근 잠만 잘 옵니다. 아침 일찍 '안전 안내문자'가 날아오지만 않았다면요.

 

아침 날씨는 멀쩡해 보이지만 해가 떴음에도 -14도입니다.T_T
그렇지 않아도 수량도 적은데 땡땡 얼었습니다

 

이 안내문자의 내용은 뭐 뻔합니다. '아이고 추워~' 아니면 '산불조심'이죠. 그 다음 보는 것은 당연히 기온이지만... -14도를 찍고 있습니다. 최소한 철수할 때 까지 이 온도는 변하지 않는다고 예보까지 나온 상황. 그나마 다행인건 전날과 달리 칼바람은 불지 않아서 체감 온도는 오히려 더 나았다는 것 정도죠. 주말 날씨가 이 모양이 될거라 예보가 나온 시점에서 아침밥 메뉴도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했고, 아이스박스에 아이스가방이라는 이중 포장을 해 놓았음에도 절반쯤 얼어벌인 식자재를 주섬주섬 꺼내 커피와 함께 준비합니다.

 

일단 끓이고 다 털어넣고 기다렸다 후루룩하는 레알 저탄고지 밸런스 아침식사(?)

 

보통 샤브샤브는 저녁 메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 날은 국물 요리라는 이유로 아침에 준비했습니다. 어느 정도는 즉흥성이 있었는데, 출발 전날 샤브샤브 밀키트가 세일을 하여 여기에 집에 남아 있던 추가적인 샤브용 고기와 야채를 더해서 끓였습니다. 샤브샤브는 2~3인용이면 밀키트보다는 그냥 소스하고 고기, 야채 따로 사서 끓이는게 더 푸짐하고 싸게 먹히고 워낙 재료 준비가 간단해 밀키트도 필요가 없지만 가격이 싸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야채와 고기, 약간의 국물로 배를 채우는 역시 저탄고지(?) 식사가 되었습니다. 전날 간식으로 먹은 호빵을 제외하면 탄수화물이 사실상 뱃속에 들어가지 않은 셈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그냥 바로 철수하는 것 뿐이죠. 다시 수안보에 들려 장을 간단히 보고 마실 커피를 사들고 그냥 다이렉트로 고속도로를 밟습니다. 전날보다 더 추운 날씨에 고속도로 정체라는 단어가 그냥 쏙 들어갔습니다. 2시간도 걸리지 않아 집에 도착하여 짐을 내렸으니 체감적으로 부담이 작은 캠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