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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이야기3] 오늘도 아는 사람이 또 찾는 그 온천, 여주온천

dolf 2026. 2. 24. 18:59

오늘은 살짝 쌀쌀하지만 지난 주말은 오히려 더웠죠. 지난 토요일은 서울 기온이 2월 기온으로는 두 번째로 따뜻했다 하는데, 정말 두꺼운 옷을 입으면 살짝 더울 정도였습니다. 공기가 안 좋아도 산책을 하고 싶어지는 그런 날씨였습니다. 일요일은 망할(?) 흙비가 내렸고 바람이 세게 불어 춥긴 했어도 그래도 기온은 낮지는 않았죠. 이럴 때 설 연휴의 피로를 풀기 위해 따끈한 물에 담그면 정말 세상 부러울게 없습니다.

 

이런 날, 온천이야기 시즌 3에서 아직 안 다뤄본 '그 온천'을 가봅니다. 서울 동부에서 한 시간 조금 넘게 차를 몰면 도착하는 그 온천, 지명도가 애매모호해 아는 사람만 아는 그 온천, 하지만 그 아는 사람은 나름 자주 다니는 그 온천 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예 안 가본 사람은 많아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그 여주온천 되겠습니다.

 

2026년에도 또 왔습니다(실제로는 작년에도 여러 번 왔습니다만.^^)

 


 

 

여주온천은 조선시대나 일제시대부터 이어지는 그런 온천은 아닌 20세기 말에 개발된 온천입니다만, 그래도 여주시가 여주군일 시절에 개발된 온천이라 21세기에 온천공을 뚫은 수도권의 대다수 온천들보다는 역사가 깁니다. 그렇지만 나름 짧지 않은 역사에도 이 온천은 수도권의 다른 온천에 비해서는 지명도가 낮습니다. 이천에 있는 테르메덴처럼 아예 대기업이 운영하는 온천 리조트야 그렇다 쳐도 서쪽에 있는 이천 설봉온천, 남쪽에 있는 앙성온천에 비해서는 확실히 지명도와 인기가 떨어집니다.

 

아... 산 오르기 힘듭니다(하지만 여기가 나름 일출 맛집이라는 것.)

 

이렇게 아는 사람만 아는 온천이 된 이유야 한두가지가 아니겠으나 일차적으로는 교통의 불편함이 있습니다. 물론 차로 온다면야 어디든 못 갈 것이 없겠습니다만, 여주온천은 여주 시내나 최소한 큰길가에 있는 것도 아닌 여주와 원주의 경계에 있고 42번 국도에서도 다시 산(뚜갈봉)을 올라가야 하는 좀 외진 곳에 있습니다. 그나마 원주쪽에서 오는 길은 좀 나은데 여주 시내에서 오는 길은 길지는 않아도 확실히 산길입니다. 그나마 노래 한 곡 틀고 올라가면 그거 끝날 때 쯤이면 도착합니다만. 매 시즌 틀었으니 이번에도 안 틀면 심심하니 등산용 노래를 하나 걸어봅니다.^^

 

 

이 버스 정류장, 하루에 오직 다섯 번만 제 역할을 합니다

 

또한 경계지라는 것은 대체로 두 지자체 모두 대중교통을 그리 신경쓰지 않음을 의미하는데, 일단 온천 앞으로 버스가 가긴 갑니다. 여주역에서 출발하는 여주 버스 130번이라는 것이 있는데, 문제는 이게 하루에 겨우 5번 옵니다. 일단 버스에서 내려서 다시 여주 시내로 가는 버스가 올 때 까지 1시간~1시간 20분 정도 시간이 있기는 한데, 남자들도 시간 재촉하며 목욕해야 하는 것이고 보통 탕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긴 여성분들이면 다음차를 몇 시간 기다려 타야 합니다. 여기에 여주역까지 오는 시간을 고려하면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하지는 않아도 꽤 부담이 가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1층 장애인(?) 주차장
메인 주차장

 

그 다음 문제는 일단 온천 시설을 소개하면서 적어봅니다. 버스로 오기는 부담스러운게 여주온천이지만, 대신 주차장만큼은 정말 넓습니다. 얼마나 온천 건물 앞에 대느냐가 문제일 뿐 못 댈 걱정은 1년 365일 언제나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온천 건물 바로 앞에도 좀 돌아서 와야 하는 주차장이 있는데 이건 일종의 장애인 주차장 개념이라서 보통은 계단 아래의 주 주차장에 주차합니다. 

 

온천 글자만 지우면 그냥 동네 목욕탕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시설 수준은 뭐 저 위의 건물 외형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온천이 세워진 이래 시설은 큰 개량은 없어서 아무래도 연식이 건물에서 그대로 느껴집니다. 원래는 여관을 겸했으나 코로나 정국을 거치며 여관은 폐쇄되고 이 여관은 그 아래에 있는 골프장 기숙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건물 1층이 여탕, 2층이 남탕입니다. 참고로 이 온천은 매표소에서 입욕권을 주지만 그걸 욕탕에서 라커 키로 바꾸는게 아니라 그냥 빈 라커를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인 구조이기에 당황하지 마시고 그냥 입욕권을 회수함에 넣고 대충 키 꽂힌 라커 찾아서 가시면 그게 자기 자리입니다.

 

물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욕탕 구성을 먼저 설명합니다. 온천 욕탕 자체는 동네 목욕탕 레벨로 작지는 않고 꽤 공간이 넉넉합니다. 대신 시설이 많은 것은 아닌데, 탕 구성은 온탕과 열탕, 별도의 이름은 없으나 일단 이벤트탕으로 분류할 수 있는 추가 온탕, 냉탕, 그리고 여기에 사우나가 2개 있습니다. 발 지압 공간과 수면 공간도 있으나 대신 별도의 안마탕은 없습니다. 폭포 안마는 다른 목욕탕과 비슷하게 냉탕 안에 있습니다. 

 

노천탕은 죽었어 이제 없어.T_T (덤으로 버스 시간표도 있습니다)

 

슬프게도 바깥 건물에서 느껴지는 운치는 탕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최소한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시설 관리는 되어 있으나 위에 적은 바와 같이 다양하게 즐길 것은 없는 것도 사실이고 호텔 수준으로 번쩍번쩍할 정도로 시설이 꾸며진 것도 아닙니다. 온천수가 나오는 것을 제외하면 정말 동네 목욕탕급의 시설인 셈입니다. 또한 과거에는 노천탕도 있었고 여기가 나름 몸을 담그고 시간을 보내기 좋았으나 역시 코로나 정국을 이기지 못하고 폐쇄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저 위의 안내판 사진에도 그 내용이 있습니다.T_T

 

이렇게만 적으면 외진 동네 목욕탕인데... 그래도 왜 오는 사람은 계속 올까요? 그게 이 온천의 나름의 매력(?)입니다. 사실 물 자체는 그냥 흔한 알칼리 단순천입니다. 다만 물이 확실히 미끌거리는데, 비슷한 성격의 온천수를 지닌 북수원온천이 나름 라이벌(?)로 여기는 물입니다. 수온은 온탕 기준 40~41도, 열탕 기준 43~45도인데 온도를 최근 끌어 올린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이렇습니다. 그래서 온탕도 좀 뜨거운 느낌이 있는데, 이 때는 냉탕 옆에 작게 위치하는 이벤트탕에 들어가시면 됩니다. 여기는 시간대에 따라서 편차는 있으나 37~39도 수준이라서 정말 딱 오래 들어가 있기에 좋은 그런 수온이 나옵니다. 

 

또한 좀 교통이 불편하고 시설이 번쩍번쩍하지 않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오는 사람이 너무 많지는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나마 지금은 온천의 최대의 성수기라서 이 온천도 사람은 꽤 보입니다만, 그래도 사람에 치일 정도로 많지는 않습니다. 온천의 비수기나 오전 일찍 오시면 정말 조용하게 목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입지 특성상 아이들을 씻기러 온 부모들도 없다보니 주로 장년층 이상이 일부러 찾아서 오는 것이 이 온천이며 그래서 더욱 조용하게 목욕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무난한 알칼리 온천수에 순수하게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조용함이 겹쳐지니 이 온천을 몰라서 못 오는 사람은 있을지라도 정말 한 번 이 온천의 특성에 맞으면 계속 찾는 그런 곳이 됩니다. 저 역시 이 온천을 여름에도 찾을 정도입니다.

 

참고로 이 온천 자체에는 무언가 대단한 시설은 없으나, 여주장과 연계하여 오면 나름 즐길 것도 없지는 않습니다. 매달 0/5일에 여는 것이 여주장인데, 규모면에서 모란장 다음갈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뭐 시골장이 거기서 거기라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장터를 보고 즐기고 먹는 재미도 나름 있죠. 여주 시내로 들어가는 교리IC 근처에 맥도날드가 생겨서 젊은 분들 식사거리도 이제 어느 정도 해결이 됩니다.^^

 

■ 여주온천 시설 요약

- 온천수 특성: 알칼리 단순천
- 목욕탕 크기(대/중/소): 중

- 탕 종류(전체): 온탕 2, 열탕 1, 냉탕 1, 사우나 2
- 노천탕 여부: X(있었는데 없었습니다.T_T)
- 요금: 9,000원(2026년 2월 기준)
- 부대시설: 그런 거 없음.T_T (역시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 주차장: 제공(별도 시간 제한 없음)
- 대중교통: 하루 5번 여주 버스 130번 운행

- 추천 대상: 조용한 온천 선호자, 중장년 온천 마니아, 저렴한 목욕비를 선호하는 사람
- 비추천 대상: 뚜벅이, 시설 수준을 중시하는 사람

 

추신: 저 위에 산 아래를 보여주는 도로 사진을 올렸는데, 이게 나름 의미가 있는 사진입니다.

예. 여기가 나름 동네 해돋이 명소(?)라서 강천면 해돋이 행사를 여기서 진행합니다. 내년 1월 해돋이는 여기서 보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돌아가시는 코스를 잡아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