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너 온 Made in USA Windows 8.1 태블릿 PC가 도착했습니다. 흔히들 직구를 하는 64GB 리퍼비시드 모델이며, 그것을 개봉하여 일단 간단히 세팅하면서 하루 정도 써본 결과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아무리 리퍼라지만 구성이 너무합니다. 태블릿 본체, 보증서 및 운영체제 보증서(COA), 5V 2A USB 충전기, Micro USB 충전 케이블. 이게 끝. 이것만 있으면 사실상 쓰는 데 아무런 지장은 없지만 커다란 박스 크기를 생각하면 참 허무한 구성.
- 39$짜리 돈 값 못한다는 Dell Folio 커버를 같이 주문하지 않은게 천추의 한으로 느껴집니다. 그 넓은 용산에서도 쓸만한 커버를 파는 집이 없습니다. 오픈마켓을 뒤져봐야 하겠습니다만, 꽤 귀찮아질듯 합니다.
- 액정 보호 필름... 맞는건 기대할 수 없으니 잘라 써야 합니다. 저는 갤럭시노트 8용 액정 보호 필름을 싼걸 사서 그냥 잘라 썼는데, 기술자가 아니라서 영 폼이 안나게 붙고 말았습니다. 어차피 폼으로 쓰는건 아니니 상관은 없습니다만.
- 국내에 파는 모델이 아닌 만큼 운영체제는 기본적으로 영문 Windows 8.1 탑재형입니다. 하지만 한글 MUI를 설치할 수 있는 모델이기에 어느 정도의 한글화는 이뤄집니다. 한글 Windows 8.1과 달리 일부 영문의 잔재가 남아 있으며 운영체제의 기본 언어는 영문이기에 운영체제의 기본 언어를 파악하는 어플리케이션에서는 영문 OS로 인식을 합니다만, 이런 극히 예외 사항을 빼면 큰 지장은 없습니다. 150$ 정도면 사는 중국산 모델을 포기하고 이걸 산 것도 이 MUI의 자유도 때문입니다.
- 덤으로 MS Office 2013도 영문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CD-Key는 만국 공통이기에 설치된 영문 Office를 지워버린 뒤(안드로이드와 달리 ROM 영역과 RAM 영역으로 나뉜 것이 아닌 그냥 저장장치+복구 파티션 구조이기에 지워버리는건 자유입니다.) MS 웹 사이트에서 Office 정품 인증을 받고 한글판을 다운로드 설치하면 됩니다.
- Baytrail 프로세서 기반이기에 이름은 아톰이라도 속도는 그런대로 나옵니다. eMMC가 빨라봐야 그게 그거라서 하드디스크를 썼을 때 보다 획기적으로 빠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웹 서펑이나 간단한 작업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UMPC/MID보다 빠릅니다.
- 이 물건의 가장 큰 문제는 확장성입니다. 태블릿에 뭘 더 확장을 하겠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게 은근히 불편합니다. Micro USB 단자 하나로 충전 및 외부 USB 연결을 모두 하는데, 충전을 하면서 USB 장치를 쓰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만약 유선 USB 장치를 장시간 써야 한다면 유전원 USB 허브를 써야만 합니다. 복구 파티션의 백업같은 것은 전원을 연결한 상태로 USB 장치 연결을 해야 하기에 정말 이런 유전원 허브 없이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 두 번째 문제는 발열입니다. 조금만 써도 열이 손바닥으로 바로 올라올 정도입니다. 뜨거울 정도는 아니더라도 여름에는 불쾌함을 느낄 정도의 열은 있습니다. 심지어 이는 전원을 끈 상태가 아닌 대기 상태(전원 버튼을 누르는 경우 대기 모드로 들어가는 것이 기본 설정입니다.)에서도 열이 납니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느낌은 없어도 쓰는 데 불쾌함이 없지는 않습니다.
- 12인치급만큼 화면이 크지는 않아 장시간 작업은 무리입니다만, 그래도 블루투스 방식 미니 키보드와 마우스를 따로 갖추면 간단한 작업은 할 수 있는 정도는 됩니다. 보통 때는 들고 다니면서 책을 보거나 간단한 웹 서핑을 하고, 거치대(또는 Folio 케이스)와 입력 장치를 준비하면 그럭저럭 쓸만한 업무용 컴퓨터도 됩니다. 30만원 미만에 살 수 있는 보조 목적의 엔터테인먼트 반, 비즈니스 반 목적으로는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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