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ゆるキャン△(캠핑|여행)

[옛글] 늦가을 & 초겨울 캠핑에 한웅큼의 따뜻함을... 코베아 핸디썬 가스히터

dolf 2023. 5. 25. 10:47
1. 쓸데없는 서론
 
이번에도 카테고리 제목과 같은 모 판타지 캠핑만화 이야기부터 하고 들어갑니다. 겨울 캠핑에 하악하는, 동아시아권에서는 정말 판타지에서나 존재할거라는 여고생 캠핑족들이 왜 침낭에 핫팩을 가득 채워야 했고 모닥불에 하악대며 그것도 모자라 비밀결사 블랭킷까지 결성했어야 했을까요? 이유는 캠핑을 해본 분, 아니 그냥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들은 다들 아는 일이죠. 이유는 바로...
 
'추우니까.'
 
사실 이게 겨울 캠핑 최대의 문제점입니다. 더우면 더운대로 캠핑은 할 수 있습니다. 텐트를 그늘막 모드로 변신시키고 옷과 침낭(또는 이불)을 얇게 덮으면 그만이니까요. 하지만 추위에는 답이 없습니다. 값비싼 침낭도 만능은 아니며 침낭은 어디까지나 잘 때 효과가 있지 외부 활동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야클 아가씨들은 돈도 없고 장비 수송도 도보, 자전거, 기껏해야 50cc 스쿠터니 두껍게 입고 담요 둘러싸고 핫팩으로 무장하고 장작 때는거죠. 그 장작도 사실 캠핑장에서 산림보호나 산불 문제로 못 때게 하면 답이 없어지고, 만화에서도 언급하듯이 솔캠에서는 꽤나 귀찮은 일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사실 돈만 많고 장비를 많이 실을 수 있는 수단만 있다면야 추위를 버티는 방법은 많기야 합니다. 대형 가스/휘발유 히터부터 시작하여 전기가 들어오면 전기히터나 전기장판도 쓸 수 있죠. 전기가 안 들어와도 발전기가 있다면 OK. 정말 돈을 쓰면 캐러반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솔캠을 즐긴다면 아무래도 장비는 최소화하는걸 선호하게 되니 이렇게 거추장스러운건 일단 NG. 캠핑장에서 화로를 쓸 수 없다면 더욱 귀찮아지죠. 그러한 상황에서 쓸만한 물건 하나를 지른 김에 소개해봅니다.
 
2. 토치에 깡통 붙였다고 비웃지 마라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쓸 수 있는 히터는 '발전기를 가져온다'는 선택지를 제외하면 결국 가스 아니면 석유의 두 가지 뿐이라 해도 좋습니다. 석유 난로는 작게는 손난로급도 있지만 보통은 중대형 텐트용 난방용으로 나오는거라 사이즈가 꽤 커 휴대성이 떨어집니다. 가스 난로도 물론 크게는 10kg급 또는 그 보다 조금 작은 급의 가스통을 쓰는 것들도 있지만 버너용 소형 가스를 쓰는 물건도 있습니다. 제가 지른게 바로 이런 모델, 코베아 핸디썬이라는 물건입니다. 보통 '낚시 히터'라 부르는 물건인데, 낚시처럼 1인 중심의 야외활동에 적합한 히터라는 의미입니다.
 
사실 이건 구조면에서 정말 뭐라 할게 없는 것입니다. 속된 말로 토치에 반사판과 화망 씌우면 이게 됩니다. 사실 버너 위에 올리는 금속제 화망을 스토브라고 파는게 있는데, 그런건 공기 전체를 은은하게 데우는, 텐트 실내용이라 한다면 이건 열을 한 방향으로 몰리게 하는 야외용 목적입니다. 실내용으로도 못 쓰진 않겠지만 잘못하면 화재 위험이 있다는 거.
 
사서 뜯자마자 불 한 번 안 땡긴거라 번쩍번쩍 합니다. 불 한 번 땡기면 이제 화망은 시커멓게 변합니다. 뭐 그러려니 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사실 이건 청소하기도 좀 힘든 구조이기도 합니다.
 
정말 구조는 가스 토치 그 자체입니다. 가스통 연결하고 주황색 밸브 열고 압전 스위치 누르면 뽜이야~ 이게 잘 안 되면 사진 위에 있는 공기 차단 버튼 누르고 뽜이야~ 설명서에 자세히 나와 있기는 하지만 은근히 이거 모르는 분 많습니다. RTFM은 컴퓨터에서만 통하는 말이 아니라 어디든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로 레이도 건담 설명서 읽고 조작했지 그냥 시드 깨고 조종한게 아니랍니다.^^
 
여기에 연결하는 가스는 나사 방식의 이소 가스를 씁니다. 왜 비싼 이소 가스를 쓰게 하느냐 불만이 가득한 분들도 있겠으며, 실제로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다고 이 물건을 팔 때 일반 타입 가스를 쓸 수 있게 하는 어댑터를 함께 파는 판매자가 많습니다. 사실 꼭 이소 가스를 쓸 필요는 없기는 합니다만, 이소 가스가 아니라면 추울 때 제대로 가스가 기화가 안 되어 화력 유지가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니 이해를 못 할 바는 아닙니다. 덤으로 이소 가스통은 이렇게 받침대 역할도 해주기도 합니다.
 
가스 히터의 첫 경험. 가스 열고 점화하여 뽜이야~ 생각보다 따뜻하긴 합니다. 물론 만지면 '핫뜨거뜨거핫!'을 외치겠지만 말입니다. 대충 시간당 60g, 가스통 작은거 하나로 3~4시간 정도 쓰는 셈입니다. 생각보다 오래가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열기가 멀리 가지는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즉 바닥에 놓으면 다리, 테이블에 놓으면 얼굴만 따뜻하다는 이야기. 저는 테이블에 놓고 얼굴 따뜻하라는 용도로 샀으니 충분한 일입니다만 이 사이즈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도 사실 무리기는 하죠.
 
이 히터는 작은 크기만큼 그렇게까지 확 따뜻함을 주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텐트 실내를 덥히는 용도로도 좀 문제가 있습니다. 쥐포나 육포 구워먹기도 좀 힘들구요. 하지만 생각보다 작은 크기에 쓰기도 간편하니 정말 솔캠용으로 밖에서 좀 덜 춥게 살 목적으로는 2만원 남짓한 가격이 그리 아깝지 않습니다. 실제로 다른 사용기들을 봐도 딱 이 목적으로는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입니다.